남진의 <님과 함께>

작사 고향 작곡 남국인

by GAVAYA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오늘의 주인공은 '남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W2 kYoqdJyl8? si=Qn1k-gpDjRPKbvfT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 남진의 <임과 함께> 가사 중 -




남진은 1965년 데뷔했습니다. 1960년대와 1970년데 나훈아와 함께 양대축을 형성하며 우리나라 음악계를 들었다 놨다 했던 가수입니다. 유년 시절은 부유했습니다. 아버지가 국회의원이었거든요. 목포 출신으로 그 당시 집에 자가용이 있었다네요. 가수보다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 한양대 연극영화과에 진학합니다.

여학생 뒤꽁무니를 쫓다 가수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되죠. 그리고 몇 개월 후에 첫 음반 레코딩을 하게 됩니다. 급하게 서둘렀던 탓일까요. 폭망 합니다. 2번째 시도도 금지곡 처분을 받으며 광탈했고요. 그래서 다시 고향인 목포로 내려갑니다. 그러다 1966년 <가슴 아프게>라는 명곡과 만나게 됩니다.

이후부터는 탄탄대로였습니다. <마음이 고와야지>, <그대여 변치 마오>에 이어 오늘 소개할 노래로 이어졌죠. 그의 노래 중 하나만 꼽아야 한다면 저는 주저 없이 <님과 함께>를 픽할 것 같습니다. 한참 인기 고공행진을 하던 중 해병대에 입대해 베트남 전쟁에 파병되었습니다. 돌아와서 1971년 발표한 곡이었죠.

1976년 가수 윤복희와 결혼하여 화제가 되었고요. 미국으로 가게 되죠. 그리고 1990년으로 국내 복귀했습니다. 나훈아는 신비주의 콘셉트인데 반해 그는 자주 대중에 얼굴을 비추고 있습니다. 최근에도 트로트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볼 수 있죠. 2012년까지 무려 20집을 발매했습니다. 특집으로 다뤄야 할 만큼 비중 있는 가수입니다. 한국의 앨버스 프레슬리. 폼생폼사. 그 하면 떠오르는 별칭이죠. 현역 가수 중 최고령자입니다. 그가 우리 가요계에 준 기여와 영향에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님과 함께'입니다. 반 세기가 넘은 노래인데도 끊임없이 불리는 대단한 곡이죠. AI 시대가 되어도 '님과 함께'라는 표현은 아직도 유효하기 때문입니다. AI와 같은 과학도 결국 '님과 함께' 하기 위한 수단인 셈이죠.

'저 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우리님과 한 백 년 살고 싶어' 부분입니다. 이 노래의 주제절입니다. 처음과 노래 끝 부분 이렇게 두 번 나옵니다. 사는 데 필요한 것은 풍요로운 자연과 머무를 집,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이 전부입니다. 더 욕심을 부리면 그 기간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것이죠.

'봄이면 씨앗 뿌려 여름이면 꽃이 피네/ 가을이면 풍년 되어 겨울이면 행복하네' 부분입니다. 이제는 먹고사는 문제에 대해 언급합니다. 당시에는 농업이 가장 큰 산업이었을 겁니다. 열심히 농사를 지어서 그것으로 행복을 맞보는 전형적인 모습이죠. 4계절을 님과 함께 하는 모습을 그린다고 봐야겠죠.

'멋쟁이 높은 빌딩 으시되지만 /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 반딧불 초가집도 님과 함께면/ 나는 좋아 나는 좋아 님과 함께면/ 님과 함께 같이 산다면' 부분입니다. 당시에도 5층 정도의 높은 빌딩은 있었던 모양입니다. 하지만 화자는 그것이 하나도 부럽지 않습니다. 그걸 뭐라 하지도 않죠. 촌에서 반딧불을 보고 초가집에 살아도 님이라는 존재만 있으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말합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얼마 전까지 '두바이 쫀득 쿠기'가 전국적으로 유행했었죠. 그걸로 한몫 잡아보려고 원료를 미리 당겨놨던 가게들이 최근 비명을 지르고 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유행이 이리도 빨리 끝날 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것이죠.

우리나라는 유독 유행에 민감합니다. 철수가 뭐 한다고 하면 바로 옆집 영희가 가만히 있을 수 없죠. 요즘에는 SNS라는 실시간 플랫폼이 그러한 상황을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유명하다 싶은 장소나 물건 따위는 삽시간에 팔려 나가죠. 그걸 사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도 허탕을 치기 십상이고요.

이처럼 유행에 민감한 국민성으로 인해 '냄비 근성'이라는 불명예를 달고 있기도 합니다. 반대로 새로운 기계나 문물이 나왔을 때 가장 먼저 반응을 보는 나라로 선호되기도 하죠. 일명 테스트 배드로서 이만한 나라가 없는 셈이죠.

유행의 한자어는 '흐를 유'와 '다닐 행'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이 흐르듯 널리 퍼져 나간다'라는 뜻이죠. 풍조라고도 하고 트렌드, 추세라고도 부릅니다. 요즘 여러분 주변에는 뭐가 흐르고 있나요? 부동산 투자의 매력도가 떨어지고 주식 투자 열풍이 불고 있나요? 가장 강력한 것은 단연 AI 열풍이겠죠?

주변에 보면 유독 유행에 민감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계로 치면 '얼리 어답터'죠. 자신이 그것을 섭렵한 뒤 주변사람들에게 전파하는 전파자 역할까지 소화합니다. 늦게라도 유행에 반응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가 보다 취급하고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고 그러죠.

유행에 민감한 사람은 소속감에 대한 욕구가 강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무리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것이죠. 이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별난 사람으로 취급받을 것 같은 기시감을 못 견딥니다. 아니면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갖고 싶어서일 수 있습니다. 다소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구매에 호의적입니다. 그걸 구매해서 얻고 싶은 것은 주변의 인정 같은 것이겠죠. 첨단 이미지 같은 거요.

유행에도 아니러니가 있습니다. 유행의 다른 속성이 차별화인데요. 남들과 다르게 보이고 싶은 욕구죠. 처음에 소수가 알고 즐길 때는 그런대로 수용할 만 하지만 개나 소나 그걸 갖은 상태가 되면 못 견딥니다. 그래서 또 다른 유행을 찾아 떠나죠. 모든 유행이 그렇듯 어느 정도가 되면 정점이 생기고 꺾입니다. 유행에 대한 민감성이 지나치게 높으면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방황하게 될 겁니다.

이처럼 유행 안에는 타인과 같아지려는 마음과 타인과 달라지려는 상충된 마음이 공존합니다. 오묘하죠? 누군가가 타인과 달라지려고 시작했던 것들이 어느새 타인과 같아지는 현상으로 귀결되니까요. 그것의 무한 반복성이 유행인지도 모르겠네요.

유행 중 하나로 레트로 열풍이라는 것이 있죠. 매번 새로운 것으로 유행을 삼을 수 없으니까 잠시 쉬어가는 타이밍에 나타나기도 하고요. 거꾸로 너무 새로운 것들 일색이니까 오히려 낡은 폴더폰이나 카세트테이프 같은 게 타인과 나를 구별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죠.

하루가 멀다 하고 개선되는 과학 문명 앞에서 우리는 그것을 따라가기가 벅찹니다. 문화 지체 현상이라는 것이 나타는 이유죠. 소수만 쓰던 어떤 것들이 하나둘 참여하면서 대세를 이루면 우린 그걸 유행이라고 부르죠. 그때도 탑승에 실패했다면 우린 고인 물이라고 불릴 수 있습니다. 하하하.

그런데 저는 이 가사에서 유행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를 발견하게 됩니다. '유행 따라 사는 것도 제멋이지만' 부분 말이죠. 유행을 따르고 사느냐 거스르고 사느냐는 제멋입니다. 자기 멋대로 하면 된다는 말이죠. 두쫀쿠 아무리 유행해도 안물안궁 하다면 그만인 것이랄까요. 그게 뭣이 중헌디.

유행 안에는 그 시대의 사람들의 기대와 갈망 같은 것들이 투영되어 있습니다. 고가품의 유행이 비교적 지속적인 것도 그런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 쉽게 접근할 수 없는 고가품일수록 그 생명력이 긴 것이죠. 오히려 두쫀꾸 열풍은 그 반대에 서 있는 듯합니다. 아무나 쉽게 접근이 용이한 점이 고단한 현실을 반영한 최소한의 사치 같은 문구를 연상시키거든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유행은 소비와 연결됩니다. 뭔가 유행하다고 치면 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만 돈을 벌고 유행에 편입된 사람들은 소비를 하게 되죠. 유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우린 가난해집니다. 그래서일까요. 유행이 계속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뜨문뜨문 오죠. 우리의 지갑을 감안해서 말이죠.

여러분들은 유행에 민감하신 편인가요? 유행을 좇고 안 쫓고는 각자의 취향대로 하면 될 일입니다만 소속감과 개성 사이에 어느 쪽에 방점을 찍느냐는 개개인에 달려 있으니까요. 유행은 한 때입니다. 눈 질끈 감으면 순간에 사라지고 말죠. 유행 그 자체를 즐기는 것도 좋고요. 그 유행이 의미하는 무언가를 발견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 전쟁하는 게 유행인 것 같아요. 러시아 그러더니, 이스라엘도 그러고 미국도 그러고 있습니다. 공격받은 이란에도 번졌고요. 진짜 유행은 드론을 통한 전쟁이 아닐까 싶은데요. 적의 방공망을 무력화하기 위해, 혹은 비싼 미사일을 소진 하기 위해 값싼 드론을 먼저 수백 대씩 서로 날려 보낸다고 합니다. 아 이 분야에는 우리나라도 유행에 참여하고 있죠. 전 정부에서 북에 드론 몇 개 날려 보냈잖아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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