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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ug 28. 2023

SG워너비의 <Timeless>

작사 강은경 / 작곡 박근태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SG워너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ifUI91Ra8ms?si=8iiO8hgEtvkIYZc5

너를 잊을 순 없지만

붙잡고 싶지만

이별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좋은 기억이라도 남도록

편히 보내 주는 일


혼자 남아도 괜찮아

가도 괜찮아

세상에 제일 자신 있는 건

내가 언제나 그래 왔듯이

너를 기다리는 일

....

날 아프게 했지만

울게 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고마워

눈 감는 그날

내가 가져갈 추억 만들어 줘서




실낱같은 희망이

나를 살아가게 해

언제가 네가 나를 한 번은

찾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너와 관련된 사소한 기억은

왜 그리도 잊히지 않는 건지


차라리 니가 다른 사람을 만나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면

억지로라도 포기가 될까


이별을 앞에 두고

좋은 기억을 선물하며

편히 보내주고 싶어


난 혼자여도 괜찮아

널 기다리는 일은

내가 제일 잘하는 거니까


잠시 동안이었지만

너를 사랑한 일은

태어나서 내가 유일하게

잘한 일인 것 같아


난 너에게 마음을,

넌 나에게 추억을 주며

이별의 선물을 나눠가졌지


날 울리고 아프게 한 너지만

내가 살아가게 할 힘과

내가 눈 감는 날 가져갈

좋은 추억도 함께 주었어

고마워..



SG워너비는 이석훈, 김용준, 김진호로 이루어진 3인조 R&B 남성 그룹입니다. 소몰이 창법의 대표주자죠. 2007년까지 채동화 씨가 멤버였다가 2008년 탈퇴와 함께 이석훈 씨가 영입되면서 노래 스타일이 일부 변경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저는 막귀라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하하. 

SG워너비는 2004년에 데뷔했고요. 이번 곡은 1집의 타이틀곡입니다. 팀명인 'SG워너비'는 포크 록 듀오였던 '사이먼 앤 가펑클처럼 되고 싶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런데 팀명과는 다르게 곡 분위기는 '사이먼 앤 가펑클' 의 내음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하하하. 아니면 어떻습니까 노래만 좋으면 되지?

자.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먼저 제목부터 살펴보죠. 'Timeless'는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사랑)' 정도가 됩니다. 이별을 맞이한 한 남자의 애절한 사랑을 표현하고 있는 곡이고요. 전체적으로 이 노래의 화자는 '너무 착한 남'으로 '이별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제가 이런 평가를 내렸는지 가사를 살펴보면서 함께 판단해 보시죠.

첫 가사가 '어쩜 살아가다 보면/ 한 번은 날 찾을지 몰라/ 난 그 기대 하나로 오늘도/ 힘겹게 버틴 걸'입니다. 여기까지는 '많이 사랑했구나. 한가닥 희망이라도 있다면 기다리고 싶은 마음이구나' 정도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기억력이 좋지 않은데 상대에 대한 사소한 추억들이 생각난다고 하는 것도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이별에 대한 아쉬움이 안 좋은 기억력을 더 좋게 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 분명하니까요.

'너를 잊을 순 없지만/ 붙잡고 싶지만/ 이별 앞에서 할 수 있는 건/ 좋은 기억이라도 남도록/ 편히 보내 주는 일'이라고 말하는 부분부터 가사 전개가 독특합니다. 상대방을 안 보내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떠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최대한 편하게 해 주자는 마인드이거든요.

다음 가사를 보시죠. '혼자 남아도 괜찮아/ 가도 괜찮아/ 세상에 제일 자신 있는 건/ 내가 언제나 그래 왔듯이/ 너를 기다리는 일'인데요. 사귀던 당시에 상대방이 꽤나 노래의 화자를 기다리게 했던 것 같죠. 그런데 혼자 남아서 기다리는 걸 제일 잘하니 떠난 후에도 견딜만하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건데요. 그런 부분까지 감내하면서 만났던 상대방이라 이별후라도 또 기다릴 수 있다니. 저로선 이 가사가 쉽게 이해가 되질 않습니다.

'부디 하루빨리 좋은 사람과/ 행복하길 바라/ 그래야만 내 마음속에서/ 널 보낼 것 같아' 부분은 워낙 마음이 여리고 착한 사람이라 본인의 의지로는 이 사랑을 끊어낼 수가 없어 차라리 상대방으로부터 완전히 돌아오지 못할 것임을 확인받아야 억지로라도 끝낼 수 있다는 표현이네요. 후~

이 노래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가사는 '서로가 하나씩 이별의 선물을/ 나눠간 거잖아/ 난 마음을 준 대신/ 넌 내게 추억을 준거야' 부분입니다. 이별할 때 서로를 미워해서 그 기억을 지우려고 난리 부르스를 추는 것보다 그 기억을 인정하고 내 마음과 추억을 간직하는 것으로 마무리하는 모습 좋아 보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다시 또 나를 살아게 할 거야' 부분이 아닐까 하는데요. 뒤이어 나오는 가사가 '날 아프게 했지만 울게 했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고마워/ 눈 감는 그날 내가 가져갈/ 추억 만들어 줘서'입니다. 연결해서 생각해 보면 '함께 한 추억으로 앞으로의 삶을 살다가/ 죽는 날 그 추억을 가져가겠다' 이렇게 되네요. 그러면서 그런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 준 상대방에게 고맙다고 말하죠. 아마도 헤어진 사람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가 아닐까 싶은데요.

전체 가사를 보시면 알겠지만 이 남자 너무 착한 거 아닙니까? 이 정도 되는 상대방이라면 이별해도 그리 슬프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라도 가서 그리 착하게 살면 안 된다고 말해줘야 할까요? 하하하. 아무튼 제목 참 잘 정한 것 같습니다. 마지막 가사에서 보듯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순애보)'로 아주 적합한 가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작사가님 칭찬합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바꿔 놓습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우주에는 변하는 사건만 있지 변하지 않는 사물은 없습니다. 그래서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사실은 변화의 속도가 느린 겁니다. 안 변하는 것은 아니고) 것들에 대해 우리가 더욱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겠지요.

특히 눈에 보이는 금 같은 것도 그럴진대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 우정, 연대 등 이런 감정들은 그 가치를 따지기도 어려울 정도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감정이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미친 겁니다. 하하하. 역설적이지만 우린 변해야만 사는 존재니까요. 흔히들 사귄 지 오래돼서 설렘이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말하면 우린 '그게 당연한 거다'라고 말하잖아요. 그걸 역으로 생각하면 사귈수록 그 사람이 좋다거나 이별한 후에도 추억이 계속 떠오르는 사람을 만나는 일은 아주 이례적인 일 아닐까요. 이 노래 제목 역시 그런 맥락이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들에게는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아니 변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있으신가요? 그럼 그걸 지키기 위해 지금 무슨 노력을 하시고 있나요? 잘 지켜지시던가요? 저는 지키고 싶은 한 가지가 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잡힌 눈'입니다. 하하하. 설명하려면 길어서 나중에 기회가 될 때 말씀드리고요. 이것으로 오늘은 마치겠습니다.


PS. 어제 브런치를 하나도 안 올렸는데, 혹시 아셨나요? 궁금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이번 곡이 51번째 곡이니까 오늘 전까지 50곡을 올렸는데요. 나름 중간점검을 좀 했습니다. 글 쓰는 즐거움을 파고든 의무감이라는 놈을 좀 떼어버리느냐고 마음 성찰 좀 했습니다. 하하하. 저도 사람이니 가끔 이럴 때도 있어야겠죠. 잠시 쉬어간다고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고 멀리 가려면 자주 쉬면서 가야 하니까요. 오늘도 편안한 저녁 되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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