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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an 19. 2024

MSG워너비의 <바라만 본다>

작사 강은경, 김도훈 / 작곡 박근태, 김도훈, 강지원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MSG워너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GPvW1 k9 sY6 s? si=2 LeOzCYXj9 w7 XWFT


너를 바라만 바라만 본다

외쳐 네 이름만 부른다

보고 싶은 맘에

너를 향한 그 발걸음

네 곁을 맴도는데


오늘도 그리고 그리워하다

애써 참았던 눈물이 흘러

그저 멀리서만 바라보다

또 소리쳐 네가 보고 싶다


- MSG의 <바라만 본다> 가사 중 -




왜 이렇게 눈치가 없니

널 위한 한 사람

여기 네 앞에 있잖아


오랜 시간 동안

너의 곁을 지켜온 사람

나일걸 진짜 모르겠어?


내가 너라면

이토록 마음을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행복할 것 같은데


슬픈 역할은 안 해도 되고

환하게 웃기만 하는 것도

어려운 거야


잠시만이라도

네가 나였으면 좋겠어

너만 바라보며

네 이름을 부르고 있는

내 맘을 이해하도록


네 곁을 맴도며

그리워하다 눈물을 흘리고

바라보다 지쳐서 

네가 보고 싶다고 소리치는

내 맘을 느껴보라고


얼마나 그리움에 사무쳐봐야

네게 다가가

사랑한단 말을 할 수 있을까


언제쯤 이런 맘이

너에게 닿게 될까




MSG는 2021년에 데뷔한 MBC 소속 8인조 남성 보컬 그룹입니다. MBC <놀면 뭐 하니?>에서 싹쓰리, 환불원정대 이어 3번째로 기획한 프로젝트 그룹입니다. 여자 가수 버전은 WSG 워너비가 있었죠.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룹명 'SG워너비'에 노래를 맛깔나게 부른다는 뜻으로 조미료인 MSG로 정했죠.  

김정민(김정수), 사이먼 도미닉(정기석), 이동휘, 이상희가 '정상동기'라는 한 팀이고 지석진(별루지), KCM(강창모), 원슈타인, 박재정이 'MOM' 팀으로 구분하기도 하죠. 이동휘 씨만 유일하게 음악 작업을 한 경력이 없고요. 활동명을 쓴 인물들은 당시 기준으로 인지도가 높은 멤버들이죠.

이번 노래는 MOM팀이 부른 노래입니다. <듣고 싶을까>라는 제목의 노래도 참 좋습니다. SG워너비를 추종했기 때문에 노래 분위기가 딱 그렇습니다. 메인 부분을 KCM이 맡고 있어서인지 그의 존재감이 크게 느껴지고요. 이런 다양한 조합의 가수들이 모여서 프로젝트 그룹으로 음원을 내는 것에 대해 저는 대찬성입니다. 새로운 느낌을 주기도 하고 그 자체가 이색적이거든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짚어보죠. <바라만 본다>입니다. 네 사랑하는 상대를 바라만 보는 일명 '바보 사랑'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상대 역시 그 바보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이죠. 그래서 화자는 바라만 보는 답답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죠.

'내가 너라면 다 알아볼 텐데/ 널 위할 사람 찾아낼 텐데/ 지난 오랜 시간 너의 그 곁을/ 지켜온 나라는 걸'이 첫 가사입니다.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 상대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고 있죠. '내가 너였다면 참 행복할 텐데/ 한 사람을 다 가졌으니까/ 둔한 바보도 눈치챌 그 사랑을/ 너만 왜 모르니'가 다음 가사입니다. 눈치 없는 상대방에게 자신처럼 해바라기 사랑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엄청 좋을 거라며 설레발을 치죠. 그건 본인이 넘겨짚을 문제가 아닌 것 같지만요.

2절에서는 '네가 나라면 더 참 아팠을 텐데/ 슬픈 역할은 내가 맡을게/ 웃는 모습만 보이며 살아가 줘

/ 내가 볼 수 있게' 부분이 나오죠. 계속해서 '입장 바꿔 생각해 보자'라는 말을 하고 있죠. 그만큼 상대가 지금 화자의 마음을 몰라주는 답답함을 에둘러 표현하고 싶어서겠죠. 힘든 건 본인이 다 감당할 테니 옆에서 웃음만 지어달라고 하는 걸 보니 어지간히 좋아하는 감정인가 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너를 바라만 바라만 본다/ 외쳐 네 이름만 부른다/ 보고 싶은 맘에/ 너를 향한 그 발걸음/ 네 곁을 맴도는데/ 오늘도 그리고 그리워하다/ 애써 참았던 눈물이 흘러/ 그저 멀리서만 바라보다/ 또 소리쳐 네가 보고 싶다' 부분입니다. 딱히 추가 설명이 필요한 부분은 아닌 것 같네요.

'더 가까이 네게 갈까/... 바보 같은 맘에 하지 못한 그 한마디/ 널 사랑한다는 말/ 얼마나 그리고 그리워해야/ 내 맘 너의 곁에 닿게 될까' 부분에서는 더 이상 몸 참겠는지 행동에 옮기려는 생각을 해 보죠. 하지만 결국은 속이 문드러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택하는 듯하네요. 이론.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드는 가사입니다. 화자의 마음을 몰라주는 상대를 탓할 게 아니라 자신을 탓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음. 오늘은 제목 '바라만 본다'에서 힌트를 얻어 '관조'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저는 이 노래 제목에서 아내가 남편에게 '애 좀 보고 있어'하고 잠시 뒤에 돌아와 보면 애가 울고 있고 아내가 속 터져서 하는 말이 떠오릅니다. '애를 보고 있으란다고 보고만 있으면 어떻게'라고요. 하하하.

관조는 '밝게 비추어 본다'는 뜻입니다. 불교에서는 어떠한 특정한 견해에 얽매이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마음의 성품과 진리의 세계를 비추어 아는 것을 의미하는데 수행법 중 하나라고 하네요. '주관을 떠나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을 관찰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합니다. 다 같은 맥락입니다. 공통분모가 있죠.

사물이나 사람,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선입관이나 고정관념은 물론 각종 이해관계 등이 개입해서 내가 보고 싶은 것만을 선택적으로 보게 되기 쉽죠. 한 마디도 주관이 개입하면서 객관의 영역은 힘없이 무너져 내립니다. 사실은 은폐하고 왜곡하는 것이죠.

관조가 가능하려면 어떤 대상과 나 사이에 일정한 거리를 두어야 합니다. 그 중간에 선입관, 고정관념, 이해관계 등 이를 방해하는 것들이 자리를 차지해 버리면 관조는 불가능해집니다. 왜 책을 읽을 때도 자신의 생각을 비우고 작가가 이야기하는 것을 순수하게 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이치일 겁니다.

관조가 잘 되려면 감정의 영역보다는 이성의 영역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흥분하거나 신경질적이 되면 평소에도 좁던 시야가 더 좁아지곤 하니까요. 이성의 끈을 붙잡고 있어야 그나마 관조 근처라도 갈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저라는 사람을 분석해 보면 '관조적'이라는 단어와의 연결 고리를 찾곤 합니다. 좋은 뜻으로 말씀드린 게 아니라 제가 어떤 무리에든 잘 섞이는 화합형 인간은 아니라는 말도 되니까요. 하하하. 글을 쓰거나 비판적 사고가 필요한 영역에서 관조를 끌어내기에 상대적으로 쉬운 DNA를 가진 점은 다행스럽기도 합니다.

관조까지 안 가더라도 어떤 것을 편안하게 보려면 '사심'이라는 게 없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어떤 말을 해도 어떤 행동을 해도 순수한 마음이 아니라 의도한 바가 있거나 리턴을 바라면서 임한다면 '관조의 영역'과 헤어지는 일일 테니까요. 바라만 볼 수 있으려면 그래서 사심이 아닌 공심이 우위에 서야 하겠죠.

이 사심은 욕심과 괘를 같이 하는 듯합니다. 그냥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보는 순수함으로 세상 만물을 바라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우리가 지구에서 시간을 보내는 사이 가장 크게 잃은 것은 바로 그런 순수한 시선이 아닐지 모르겠네요. 아이를 보듯 세상을 대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아무도 모르는데 저 혼자 백일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하루도 안 거르고 100일 동안 브런치를 해내는 프로젝트죠. 지금 2달이 조금 넘었으니까 아마도 3월 중순 즈음쯤이 아닐까 하는데요. 지금으로 봐서는 성공 가능성이 꽤나 높아지고 있죠? 하하하. 어딘가에서 들은 말인데 100일 동안 뭔가를 꾸준히 하면 사람이 바뀐다나 뭐라나. 꼭 그것 때문은 아니지만 왠지 뿌듯할 것 같아요. 다른 이유는 없습니다. 못 한다고 누가 뭐라는 것도 아니고 제가 어찌 되는 것도 아니잖아요. 저 스스로가 제 브런치를 할 때 사심 없이 관조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리 되시길 희망해 봅니다. 편안한 저녁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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