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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ug 10. 2023

빅마마의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

작사 윤민수(바이브), 이수빈 / 작곡 윤민수, KingMing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빅마마'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V39yfcS-oxg

분명 나는 꿈을 꾼 거다

...
헛웃음만 흘러나왔고

두 다리는 풀려 버렸고

문득 스친 네 얼굴 생각나

눈물이 하염없이 쏟아지는데

대체 무슨 짓을 한 건데

...

한 번만 더 기회를 줘

다시 하면 잘할 텐데

내가 바보 같아 화가 나

참을 수가 없다

...

네가 날 떠나가면 그냥 가버리면

이런 식이면 나 곤란한데

...

나는 너 아니면 곤란한데

평생 나는 너 아니면 안 되는데

...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



제발 꿈이라고 말해줘

눈을 다시 감으면

다 꿈이 될지도 몰라

이건 현실이 아닐 거야


애써 부정해 봐도 소용없잖아

대체 무슨 짓을 한 건데


헛웃음만 흘러나오고

두 다리는 풀려 버렸어

하염없이 쏟아지던

눈물마저 말라버렸어


수많은 이별로

단단해진 내 마음이지만

늘 곁에 있던 네가

이런 식으로 날 떠나가면

나도 어찌할 도리가 없잖아


한 번 더 기회를 주면 안 될까

다시 하면 잘할 것 같은데

내가 바보 너무 같아 화가 나

그런 내가 참을 수가 없어


가슴을 찢어 놔도 네가 날 짓밟아도

나 아닌 딴 사람과 평생 사랑해도

난 그런 네가 있어야 하는데

눈 떠보니 이별이더라




빅마마는 4인조 여성 보컬 그룹입니다. 이영현 씨를 비롯해서 박민혜, 이지영, 신연아 씨가 멤버입니다. 20년 전인 2003년에 데뷔했고 2012년부터 각자 활동을 하다가 2021년에 재결합한 그룹입니다. 멤버 전원이 현직 실용음악과 교수 출신이라 '교수돌'이라고 불리기도 한답니다.

이번 곡은 재결합한 후인 2022년도에 발매한 곡입니다. 보시면 아시겠지만 여기에도 작사와 작곡에 바이브의 윤민수 씨가 참여했네요. 윤민수 씨는 여기저기에서 두각을 드러내네요. 음원 비용도 꽤 있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해지네요. 하하. 저도 이번 프로젝트를 하면서 알게 되는 것들이 이렇게 생기네요.

아시다시피 빅마마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비주얼 그룹에 반기를 들고 목소리만으로 승부하는 실력파로 꾸려졌습니다. <Break Away><거부><배반> 등 주옥같은 노래들이 즐비합니다. 재결합 이후에는 이번 곡을 비롯해서 <한 루만 더><아무렇지 않은 척> 등이 있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이야기로 가 보시죠. 제목을 보면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받은 상황이 떠오르죠. 믿기 힘든 이별 통보에 부정, 당혹감, 배신감, 상실감 등 많은 감정이 노래 가사에 녹아 있습니다. 눈 떠보니 스타가 되었거나 돈방석에 올랐다는 표현은 자주 쓰지만 눈 떠보니 다음에 이별이라는 단어를 배치한 것은 신의 한 수가 아닌가 합니다. 작사가님 칭찬합니다. 하하.

첫 가사가 '분명 나는 꿈을 꾼 거다'로 시작합니다. 믿기지가 않는 거죠. 그래서 부정을 합니다. 그런데 휴대폰을 확인해 보니 이별이 현실임이 더 확실해질 뿐이죠. 그래서 다시 꿈이길 바라며 눈을 감아버리죠. 하지만 이별이 현실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고 두 다리가 풀려버리고 눈물이야 말할 것도 없이 흐르죠. 분명 사랑했고 좀 전까지도 같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별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테니까요. 노래 가사에서 판단한 건데 노래의 화자는 이별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인데도 이별 앞에서 맥없이 무너집니다.

이별이라는 상황이 그리고 감정은 참 익숙해지가 어려운 듯합니다. '엎질러진 물에/난 젖은 채로 꼼짝 못 하고'라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것을 자각하고 이별의 아픔에 흠뻑 젖어 꼼짝달싹 못하고 어리둥절한 것을 가사로 표현한 듯합니다.

너무나 눈물을 쏟아냈는지 눈물마저 말라버리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떠난 님을 목놓아 부르죠. 인생도 사랑도 일장춘몽이라고 했던가요. '꿈만 같았던 사랑도/ 다 이별하면 현실이야'라는 가사가 그런 느낌을 주네요. 인정하기에는 아직 이른 걸까요? 애원이라도 해 봅니다.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그러면 더 잘할 수 있다고요. 이렇게 어처구니없이 상대를 떠나 보낸 자신이 바보가 같아 참을 수가 없는 거죠.

그 바람의 정도가 어느 정도냐면 그렇게 상처를 준 사람일지라도, 다른 사람을 평생 사랑하는 사람이라도 돌아와면 준다면 괜찮다고 말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역시 윤민수표 노래들은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절절함의 끝판왕을 꼭 찍어야 곡이 마무리되죠.

전 이 노래 가사를 뜯어보면서 사랑하는 사람이 저 세상으로 간 상황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느 날 아침에 병원으로부터 받은 문자 한 통에 무너지는 마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마음, 있을 때 더 잘해 줄 껄이라는 후회, 살아만 돌아온다면 무슨 일이든 다 용서할 것 같은 마음이 그런 상황과 잘 매치가 되는 듯해서요.

어느 날 갑자기 예고도 없이 찾아온 비보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이런 일들을 자주 겪는다고 해서 우리 마음의 요동을 막을 수 있을까요? 이런 일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만 발생된 일은 아닐 겁니다. 우리보다 먼저 삶을 살아간 사람들이나 다른 나라나 장소에서 사는 사람들도 유사한 경험을 하죠.

그래서 '카르페디엠'이라는 말이 자주 회자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금을 즐길 줄 아는 것, 미래에 발생할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주지는 못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며 들끊는 아쉬움 한 목음 정도는 줄여줄 수 있는, 우리 인류가 발견한 가장 의미 있는 단어가 아닐까 싶네요.

여러분들은 돌발 악재에 대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현재를 사랑하는 것 외에 그것에 대항할 수 있는 인간의 무기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카르페디엠'을 삶에서 실천해 가는 여러분들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은 여기서 마치겠습니다.


PS. 브런치 개편으로 말들이 많은 요즘입니다. 저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습니다. 하하. 워낙 브런치를 늦게 시작했는지라 1년 정도는 꾸준히 한 다음에야 의견을 내도 늦지 않는다고 생각해서요. 부디 많이 분들이 우려하지 않는 상황이 되기를 바랄 뿐입니다. 참. 그룹 노래만 들으시면 지겨울 수 있어 어떤 가수든 다룰 수 있는 미분류 버전의 브런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태풍 피해는 없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오늘 밤이 고비인데 같이 잘 넘겨보아요. See you. Coming Soon- (NO.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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