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수의 <사랑이란 말은 너무너무 흔해>

작사/작곡 신상호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임병'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gGusuzVmuok? si=Vg5 znkF_hICeIsGs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어느 누구도 아닌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 임병수의 <사랑이란 말은 너무 흔해> 가사 중 -




임병수는 1984년 데뷔했습니다. 5살 대 부모가 볼리비아로 이민을 가사 살게 되었습니다. 무려 10남매의 막내였다고 하네요. 이민을 떠난 이유가 전쟁 없는 나라로 가고 싶어서였다고 하네요. 이론. 그 덕에 스페인어를 할 줄 알게 되었죠. 참고로 볼리비아는 남미 브라질과 페루 사이에 있습니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녔고 남미가요제 본선에서 2위에 입선하게 됩니다. 일명 염소 창법을 히트시켰습니다. 그의 데뷔곡은 <약속>이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984년 그의 두 번째 앨범 타이틀 곡입니다. 이 노래 말고 <아이스크림 사랑>이라는 곡도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그는 기획사의 방관 속에 4~5년가량 암흑기를 보내게 되죠.

그래서 90년 이후는 급격히 활동이 뜸해졌습니다. 그 사이 환경도 많이 변했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18년까지 정규 8집을 발매했고요. 2025년 싱글을 발표하는 등 현재까지도 아름아름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볼리비아에서 가수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08년 다시 볼리비아에서 음반을 발매해서 6위까지 올랐다고 하네요. 라틴 1세대 가수라는 타이틀을 보유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이력이 상당히 독특하죠? 음메~. 하하하. 오늘 그를 <가사실종사건>에 소환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사랑이란 말은 너무 흔해'입니다. 네 사랑이라는 말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질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애인에게 할 수 있던 무거운 말이 아무나에게 던질 수 있는 가벼운 말이 되었죠. 고객님. 사랑합니다처럼요.

'사랑이란 말은/ 너무너무 흔해/ 너에게 만은/ 쓰고 싶지 않지만은/ 달리 말을 찾으려 해도/ 마땅한 말이 없어/ 쓰고 싶지 않지만은/ 어쩔 수가 없어' 부분입니다. 화자는 상대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싶지만 사랑이라는 말로는 기가 안 찹니다. 더 심각한 것은 그것을 대신할 대안이 없다는 점이죠.

'그대 곁에 있는 순간/ 모든 걱정 사라지고/ 어찌하면 그대를/ 즐겁게 해 줄까 하네/ 내 마음이 책이라면/ 그대에게 선물하여/ 말로 표현 못한 이 맘/ 밝혀주고 싶네' 부분입니다. 진실한 사랑의 마음을 표현할 화자만의 방법을 찾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선물해 보겠다고 하네요. 기특합니다.

'너무나도 사랑하니/ 은근히 겁이 나고/ 이러다가 어쩌다가/ 돌아설까 떨려오고/ 괜한 걱정 한다 싶어/ 바보 같다 생각지만/ 너를 내가 사랑하니/ 어쩔 수가 없네' 부분입니다. 사랑에는 두려움도 따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날 것 같은 두려움 말이죠. 괜한 걱정일 수 있지만 그만큼 이 순간이 좋다는 의미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너를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어느 누구도 아닌 너를/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부분입니다. 염소 창법이 극대화되는 구간인데요. 마치 사랑해라는 말로는 부족해서 자신만의 창법을 입힌 것은 아닐까요? 하하하.


음. 오늘은 제목 '사랑이라는 말은 너무 흔해'에 대해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데는 '사랑'이라는 말이 그간 너무도 오염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개나 소나 사랑타령을 하다 보니 사랑이 언제 어떤 상황에서 써야 하는 것이 적절한 지조차 모호해졌죠.

앞에서 말씀드렸지만 예전에 CF에서 '고객님. 사랑합니다'라는 광고 카피가 있었습니다. 기억나시나요? 심지어 고객센터 같은 곳에 전화를 걸면 이런 말을 인사말로 쓰곤 했죠. 안면부지의 사람이 '사랑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로 건네는 이 어치구니 없는 상황 말이죠. 가짜 사랑이라는 것을 알아서인지 역효과가 났던지 요즘은 좀 줄어든 것 같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사랑해라는 말을 일본 사람들에 비하면 자주 쓰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연애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보면, 우리가 알고 있는 '아이시테루'라는 표현은 일평생 한 번도 말하지도 들어보지도 못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하네요. '아나타노 고토가 스키' 정도가 무난하죠. 영어로 Like 말이죠.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이토록 나라마다 다르고 시대마다 다른 것일까요? 우리가 말하는 사랑은 광의의 사랑일 겁니다. 이건 누구에게든 쓸 수 있죠. 인류애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친구 간에도 이웃 간에도 동료 간에도 이런 사랑의 형태는 다 있습니다.

이에 반해 협의의 사랑이라는 의미는 이성, 애인 간에만 국한되어 통용되죠. 이성을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으로 배타적입니다. 한 사람을 사랑하면 다른 사람과는 사랑이 이어질 수 없는 구조죠. 광의의 사랑과 협의의 사랑이 갖는 가장 큰 차이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혼용해서 사용하면 혼란에 빠지기 쉽습니다. 누구와도 사랑할 수 있는 광의의 사랑과 특정인만 사랑할 수 있는 협의의 사랑이 상충되니까요. 하지만 우리가 사랑이라는 단어를 입 밖으로 꺼낼 때 그게 광의인지 협의인지는 구분이 어렵습니다. 맥락으로 이해되어야 하는 것이죠.

실제 현장에서는 그 말이 너무 많이 사용되면 오히려 협의의 사랑이 공격을 받게 되는 형국입니다. 모두가 사랑이다 보니 연인 간의 사랑도 유니크한 것이 아니라 그중에 하나로 가치가 급격히 떨어지는 것이죠. 그래서 사랑하는 연인 간에 사랑이라는 단어를 말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남들도 말하는 사랑과 내 입을 통해서 특정인에게 말하는 사랑이 같은 값으로 매겨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이 노래의 화자처럼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 흔해서 이를 대체하는 말을 찾게 되는 소동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말이죠. 사랑이라는 말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사랑해라는 말을 첫 번 만 번 말한다고 해서 사랑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사랑은 사전 속의 단어가 아니라 현실의 액션이 아닐까 싶은데요. 우린 누군가가 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고 좋아하는 게 아닐 겁니다. 그거 사랑하는 행동을 보여주고 그것을 입으로 말했을 때를 좋아하는 것이죠.

여러분들은 그 흔한 사랑한다는 표현 말고 어떤 표현을 준비하고 계신가요? '넌 내 거' '반려자' '나의 반쪽'처럼 사랑한다는 말을 대신해서 쓸 수 있는 말은 있죠. 그런데 사랑 본연의 뜻을 온전히 담은 표현은 딱히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게 사랑해 가 가진 나름의 경쟁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사랑은 감정이죠. 감정은 흘러갑니다. 이 노래에서 '내 마음이 책이라면/ 그대에게 선물하여/ 말로 표현 못한 이 맘/ 밝혀주고 싶네'라는 가사를 보시죠. 네. 화자는 자신이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감정을 전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마음이 꾹꾹 눌러 담긴 책을 만들어 보고자 하죠.

이 역시 책을 쓴다는 행위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흐르는 감정을 잡아둘 수 있는 방법은 마땅히 없기 때문에 우린 그것을 액션으로 전환시킬 수밖에요. 전후맥락을 제외하고 사랑해라는 말을 던지는 상황과 여차여차해서 다음에 사랑해라는 말을 하는 것이 조금은 다를 수 있겠죠.

언어의 인플레이션, 소비재가 된 사랑, 폭력과 가스라이팅 등이 오늘도 사랑이라는 단어를 쉼 없이 공격하고 있습니다. 우리 인류는 그것에 굴하지 않고 사랑해라는 단어가 가진 본연의 뜻을 지키는 임무를 띠고 이 세상에 온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들은 사랑해라는 말을 잘 지키고 있으신가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사랑은 '말하지 않아도 아는' 그런 것이 아닐까 합니다. 굳이 사랑해라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요. 상대방에게 자신을 사랑하냐고 묻는 것은 사랑에 대한 의심이 자리하고 있죠. 사랑해라는 말을 안 하는 것보다 더 큰 문제는 사랑하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이라는 말은 흔한데, 사랑하는 행위는 생각보다 흔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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