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이혜민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흥국'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gAO3 Gh3 GDh8? si=lnyUm8 EzGLHfAagT
호랑나비야 날아봐
하늘 높이 날아봐
호랑나비야 날아봐
구름 위로 숨어봐
- 김흥국의 <호랑나비> 가사 중 -
김흥국은 1985년 데뷔했습니다. 밴드 드러머로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서라벌레코드에서 1집을 내고 본격 데뷔합니다. 10년 가까운 무명생활 끝에 그가 가수로 인정받은 것은 1989년 발표한, 오늘 소개할 곡입니다. 이 노래 하나 그의 인생의 송두리째 바뀌었죠. 노래가 인기를 끌자 영화로도 제작되었답니다.
이 노래의 원래 주인인 그가 아니었습니다. '논개'로 유명세를 탔던 이동기라는 분이 1985년 발표한 바 있고 1987년에는 김홍경이라는 가수가 리메이크를 했지만 크게 반응이 없었던 곡을 그가 심폐소생시킨 것이죠. 쓰러질듯한 익살스러운 춤사위가 딱 들어맞는 그런 노래였습니다.
원히트원더 가수가 될 뻔한 그는 1992년 <59년 왕십리>라는 곡을 발표하며 가까스로 그 위기를 넘깁니다. 하지만 그게 다였죠. 원래 그는 진지한 음악을 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첫 히트곡 때문인지 그의 인생 항로는 급변경을 하죠. 예능 캐릭터로서도 각광을 받을 정도였습니다.
축구를 너무 좋아해서 국가대표 경기장에는 늘 보이는 열정을 보여주기도 했고. 가수 협회장 활동도 한 바 있습니다. 라디오 DJ로 입담을 뽐내기도 했고요. 하지만 최근에는 한쪽으로 편중된 정치적 활동으로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인생을 보면 파란만장하다고 할 수밖에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호랑나비'입니다. 가사를 보면 마치 동요를 연상시킵니다. 교과서에 실려도 무리가 없을 만큼 해학적이기까지 하죠. 도대체 이런 노래가 어떤 이유로 만들어졌는지 알고 싶을 따름입니다.
'호랑나비 한 마리가 꽃밭에 앉았는데/ 도대체 한 사람도 즐겨 찾는 이 하나 없네' 부분입니다. 아마도 호랑나비하면 노랑 바탕에 검은 점이 있는 아름다운 무늬가 특징일 텐데요. 그만큼 우리의 눈에 잘 띄는 것이죠. 그런데 오히려 가사에서는 그런 호랑나비에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 말합니다.
'하- 예 하루 이틀 기다려도 도대체 사람 없네/ 이것 참 속상해 속상해 못 살겠네' 부분입니다. 무명의 설움을 표현한 것일까요? 호랑나비처럼 노래나 춤 실력은 진즉에 완성이 되었지만 이름이 안 알려져서 사람들의 관심을 못 받고 있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했다고 보면 어떨까 싶네요.
'호랑나비야 날아봐 하늘 높이 날아봐/ 호랑나비야 날아봐 구름 위로 숨어봐/ 예 예 숨어봐 예 예 숨을까
예 예 숨었다 흐하하하하하' 부분입니다. 사람들의 눈에 띄도록 호랑나비에게 하늘 높이 날아보라고 하네요. 그러나 구름 위로 숨어보라고 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일까요? 숨바꼭질일까요? 하하하. 세상의 시선이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구름으로 숨은 것은 아니었을까요?
음. 오늘은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딱히 쓸 주제가 없.습.니.다. 하하하. 이 정도 가사로 글을 한 편 쓸 수 있는 내공은 아직 아니올시다입니다. 휴~ 그래도 도전을 해 봐야겠죠. 가사 중 '도대체 사람 없네'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세계에는 약 82억 명의 인구가 있습니다. 한국에만도 5,200만 명이 살고 있죠. 여러분들이 사는 도시 혹은 구 그것도 아니면 동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나요? 인구 소멸 지역이 아니라면 최소 10만은 훌쩍 넘는 인구가 살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사람이 없다니요.
현대 사회라는 것이 그렇죠. 사람은 많은데 내 사람은 없습니다. 물리적 사람의 수는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많지만 나와 마음이 통하는 사람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입니다. 모두가 바쁘다는 이유로 돈을 번다는 이유로 사람을 사람이 아닌 풍경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다반사죠.
돈을 버는 사람에게는 사람들이 고객으로만 보이고 거리를 청소하는 누군가에게는 사람들이 거리를 어지럽히는 존재로 보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지어는 고 노회찬 의원이 말한 6411번 버스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처럼 우리 현실에는 있지만 우리와 마주치지 않는 사람들이어서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죠. 참고로 이 분들은 아침 첫 버스를 타고 건물을 청소하는 노동자들을 지칭합니다.
신자본주의가 본격화되면서 인간성의 상실이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요즘입니다. 최근 이란 전쟁 뉴스가 매일매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죠. 기름값을 비롯해 물가가 올라서 전 세계 서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도 연일 하락하며 한 달간 1,000조 원이 사라졌다고 하네요. 쩝.
예전엔 전쟁을 하면 그 타당성을 얻기 위한 명분에 대한 논쟁이라도 있었는데 지금은 언급조차 없습니다. 전쟁이 다 돈으로만 그려집니다. 몇 천만 원 하는 드론을 떨어 뜨기 위해 쏘는 미사일 한대가 몇 십억이니,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세를 받게 다느니 사람 목숨을 두고 이러는 게 정말 어이가 없죠. 사람은 있는데 사람은 없고 돈만 있다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사람의 인생에서도 사람이 없어서는 안 될 겁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자신은 날로 승승장구하는데 주변에 사람들이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는 압니다. 어떤 사람의 곁에 가면 콩가루라도 떨어진 것을 먹을 수 있는지 아닌지 말이죠.
저는 좋은 사람은 꽃과 같다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꽃은 형태가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본연의 역할인 씨를 잘 퍼트려야 하는데요. 그러려면 좋은 향기를 뿜어서 각종 벌레들을 유인해야 합니다. 그들을 운반체로 삼아 다리는 없지만 더 먼 곳으로 꽃가루를 보낼 수 있죠.
사람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성이 좋으면 가만히 있어서 사람들이 그 사람 주변으로 모입니다. 주는 것 없어도 그냥 즐거운 사람인 것이죠. 겉모습이 화려해서 곁에 갔더라도 그 검은 속내를 알게 되면 뒤꽁무니를 치기 바쁘고요. 그 사람 주변으로 사람이 모으느냐 흩어지느냐가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죠.
사람이 없는 것이 아니라 베푸는 마음이 없는 것일 수 있습니다. 베풀지 않으니 사람들은 거리를 두게 되죠. 거기서 한 술 더 떠서 빼앗기까지 하면 이건 구제불능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멀어지는 것도 모자라 피해 다녀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되죠.
지리산 산자락에서 독수공방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야 걱정할 게 없겠지만 우리는 사람들이 모인 사회라는 곳에서 평생을 살다 갑니다. 그 안에서 다른 사람의 관계가 행복도를 좌우하는 첫 번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돈이 많고 백이 좋더라도 사람이 없으면 말짱 꽝이니까요.
스스로에게 물어봅시다. 지금 내 주변에는 사람들이 모이고 있나요? 흩어지고 있나요? 흩어지는 사람들을 모을 비책을 만들고 있으신가요? 사람들의 눈에 잘 띄게 호랑나비처럼 화려하고 유창한 의상이나 멘트를 준비한다고 해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보다는 낄낄 빠빠. 낄 때 끼고 빠질 때 빠지는 현명함 같은 게 더욱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외로워하는 호랑나비에게 필요한 것은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능력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유머는 인간관계의 꽃과 같은 역할을 하니까요. 너무 진지해지지도 너무 우울해하지도 말고 가급적 웃음을 머금고 유머를 선보일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길 바라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아싸! 호랑나비!
PS. 요 며칠 수노라는 프로그램으로 인생곡을 만들어 보느냐고 정신을 못 차렸네요. AI를 전쟁에 사용하는 문제가 화제가 되었었죠. AI에게는 감정도 없지만 사람도 없을 겁니다. 그저 숫자적 유리함만을 판단하게 되죠. AI가 일상에 침투하면 침투할수록 사람은 점점 없어질 것이 자명해 보입니다. 주객이 전도되는 것이죠. 사람 여기 있다는 외침이 2026년판 호랑나비는 아닐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