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Sep 06. 2023

아이투아이의 <남자답게>

작사/작곡 정엽, 에코브릿지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아이투아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vFWGJw8dR8?si=rc4jyETDlW9pBcLA


솔직히 니가 싫증 났다고

말하면 내가

매달려 울 줄 알았니


나를 먼저 차버려

니가 먼저 차버려

미안한 척 웃기지마


이제 그만 가버려

너 따위 난 필요 없어

남자답게 해


- 아이투아이의 <남자답게> 가사 중 -




어젯밤에 그 눈빛 뭐야

나에만 보였던 눈빛을

다른 여자에게서

보고 말았어


심지어 나에게도

그리 사랑스런 눈빛을

보내준 적 없었잖아


세상이 날 비웃어도

너만은 그려면

안 되는 거잖아


모두가 등 돌려도

니가 어떻게

내 등에 칼을 꼽아


솔직히 니가 나에게

싫증나고 지겹다 말하면

내가 울며불며

매달릴 줄 알았니


미안한 척 하지마

나를 차버릴 용기도 없니

됐다 이제 그만 가버려

너 따위 난 필요 없어

 



아이투아이는 수해, 나래, 진선으로 이루어진 3인조 여자 보컬 그룹입니다. 관련 정보가 그리 많이 검색되지는 않는데요. 활동이 워낙 적었던 까닭입니다. 2011년 5곡이 수록된 미니 앨범을 발매하고 디지털 싱글 몇 곡과 OST 1곡이 전부입니다. 팀명은 대중과 눈을 맞대고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을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작사가로 정엽과 에코브릿지가 참여했는데요. 참고로 에코브릿지는 정엽 씨의 <Nothing Better>를 공동 작곡하기도 했습니다. 아이투아이의 미니 앨범 커버와 팀 로고를 나얼 씨가 디자인하기도 했다고 하네요. 브라운 아이드 소울의 나얼, 영준, 성훈 씨가 미니 앨범에 담길 곡을 한 곡씩 선물해서 여자 브라운 아이드 소올이 탄생하기를 희망하며 만든 그룹이라고 합니다. 재밌지네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시죠. 이번 노래는 미니앨범의 타이틀 곡입니다. 가사가 돌려서 말하지 않아서 이해도 쉽습니다. 제목에서 보듯 전체적인 내용은 바람피다가 들킨 남자 친구에게 '남자답게' 헤어지자고 말할 용기도 없는 찌질이냐고 타박하며 노래의 화자를 떠나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첫 가사가 '어젯밤 그 여잔 누구야/ 날 볼 때만 니가/ 그런 눈빛일 줄 알았어' 입니다. 바람의 현장을 목격한 것이죠. 약간 비꼬는 듯한 말투입니다. 어젯밤이라고 가사를 봐선 하루가 지난 다음인데도 그 화가 아직도 풀리지 않은 모양이네요. 풀리면 이상하죠. 오히려 그때까지 참은 게 신기해 보일 정도죠.

당연히 배신의 감정이 들겁니다. '세상이 날 모두 비웃어도/ 니가 그렇게 날/ 비웃어 줄 줄은 몰랐어' 부분이 배신을 당한 마음을 표현하고 있죠. 모르는 사람에게 속는 것도 마음 아픈데 믿었던 사람에게 당하는 배신은 정말 치명적이죠. 2절에서도 비슷한 가사가 나옵니다. '모두가 날 사랑 안 해줘도/ 니가 그렇게 날/ 배신할 줄은 몰랐어' 부분입니다. 사랑해도 모자랄 판에 배신이라니. 복창이 터지겠죠. 속이 뒤집어지겠죠.

노래의 화자는 울고불며 '어떻게 나에게 이럴 수가 있냐'는 심파 따위는 보이지 않습니다. 차도녀 스타일로 칼 같이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죠. '솔직히 니가 싫증 났다고/ 지겨워 졌다고/ 말하면 내가 매달려 올 줄 알았니'라고 질문하죠.

그러면서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인 '나를 먼저 차버려/ 니가 먼저 차버려/ 미안한 척 웃기지마' 부분이 나오는데요. 요 부분은 해석이 대략난감했습니다. 남자에게 차버리라고 말하는 건지 나를 차버린다는 게 말이 돼라고 말하는 건지 좀 헛갈리더라구요. 전 전자가 맞다고 보는데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미안한 척하며 우물쭈물하고 있는 남자를 보며 답답하고 짜증나서 남자답게 노래의 화자가 싫어졌으면 차버리며 헤어지자고 말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 다음 가사가 '이제 그만 가버려/ 너 따위 난 필요없어/ 남자답게 해'거든요. 바람 피운 것도 꼴 보기 싫은데 어물쩡 거리는 더 꼴보기 싫은 상황이 아니었을까요.

사실 양성평등 관점에서 제목은 수정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차버려' 정도가 어떨까 합니다. 하하하. 이 노래는 남자든 여자든 성에 상관없이 이별의 원인 제공자가 누구인지가 중요한 포인트 잖아요. 여자가 바람을 핀 상황이라면 제목을 '여자답게'로 했어야 하고 그게 소구력이 있었을까요. (전 페미니스트 그런 거 아닙니다. 그런 논쟁 아주 싫어합니다.) 남자는 찬다고 말하고 여자는 받아들이는 이야기 구조는 좀 옛스럽네요.

네 사랑은 깊은 신뢰의 관계를 전제로 합니다. 모두가 등을 돌리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내 편이 되어주는 게임이라고도 할 수 있죠. 그런 상대방이 바람이 피웠다면 그 신뢰 관계가 깨진 것이 확실합니다. 울고 불고 다시 돌아오길 기다리고 한다고 해서 깨진 신뢰 관계가 회복되지는 않습니다. 껍데기를 소유하는 것일뿐이죠. 노래 속 화자의 모습이 그래서 당당하고 속이 차 보입니다. 요즘 버전으로 에일리 가사가 떠오르네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제 <가사실종사건> G보컬 그룹편도 마지막 한 편을 남겨놓고 있습니다. 마지막 가수는 과연 누가 될까요? 이번 브런치가 끝나면 혼성 그룹편을 빠뜨린 것 같아 같은 방식으로 10곡 도전하려고 합니다.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자꾸 욕심이 늘어나서 큰 일입니다만 속도만 조절하면 못할 일은 아닌 듯 합니다. 다 해 놓고 나면 늘 뿌듯함이 기다리고 있기도 하니까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구요. See you. Coming Soon- (NO.59)

매거진의 이전글 가비엔제이의 <해바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