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NE1은 박봄, 산다라 박, 공민지, CL로 이루어진 4인조 걸그룹입니다. 2009년 YG에서 데뷔했고요. 2016년 공민지 씨가 탈퇴하면서 잠시 3인조로도 활동했지만 그 해 말 공식적으로 해체되었습니다. 2017년 디지털싱글 <안녕>이라는 곡을 마지막 앨범으로 내며 팀활동이 마무리되었죠. 아쉽습니다.
2NE1은 앞뒤에 있는 숫자 21이 21세기를 상징하고 중간의 NE는 'New Evolution(새로운 진화)'의 약자입니다. 이 두 개를 합쳐서 팀이름이 만들어졌네요. '21세기를 노래로 수놓는 새로운 진화' 정도가 될 듯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섹시나 귀염 콘셉트가 아니라 독특한 제3의 길을 추구한 걸그룹이어서 참 좋아했더랬습니다. 팀 자체가 역동적이고 에너지가 넘친다고 할까요. 다시 들어보니 멤버들의 목소리가 생각보다 어리게 들려서 놀랐네요.
이번에 소개할 곡은 2009년 발표한 첫 번째 미니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네가 제일 잘 나가><Go away><You & I> 등 히트곡도 다수를 보유한 그룹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살펴보죠. <I don't care>(상관없다)는 주어가 빠져있죠. '네가 뭘 하든'이 주어 부분에 들어갈 말입니다. 사귀던 남자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이죠. 한 마디로 시원하게 차버린 겁니다. 어떤 남자였길래 그 차임을 당한 것일까요. 가사 속에 담긴 사연을 살펴보시죠.
사실 여기에 나오는 남자는 '쓰레기' 그 자체입니다. 노래의 화자를 만나는데 옷깃에 있는 립스틱 자국을 들키지 않나, 하루종일 전화기는 꺼져 있고 누구냐고 물으며 그냥 여자친구라고 둘러대기 일쑤죠. 같이 있을 때 다른 여자들의 다리를 훔쳐보고 커플링은 매일 빼놓고 다니고 몰래몰래 소개팅은 다 하고 말이죠. 여러분들은 이런 분 용서가 되겠습니까.
진상의 최고봉은 '가끔씩 술에 취해 전화를 걸어/ 지금은 새벽 다섯 시 반/ 넌 또 다른 여자애 이름을 불러 no no' 부분입니다. 2절에도 비슷한 기사가 나옵니다. '오늘도 바쁘다고 말하는 너/ 혹시나 전화해 봤지만/ 역시 뒤에선 여자 웃음소리가 들려 oh no'입니다. 이 정도면 여자분들이 질려버려도 이상하지 않을 듯합니다.
이런 남자를 왜 사귀었는지 지금까지 관계를 끌고 온 노래의 화자도 마음에 들지 않지만 뒤늦게라도 헤어질 결심을 한 것을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날 똑같이 생각하지 마/ 이제 니 맘대로 해/ 난 미련은 버릴래'부분이나 '차라리 홀가분해/ 너에게 난 과분해'라는 가사에서 변심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 결정판은 랩 가사에 있는 '오늘 이후로 난 남자 울리는 bad girl'이라는 가사죠. 남자를 울리는 게 나쁜 여자라고 생각하는 게 귀엽긴 하지만 마음을 다잡고 이별 선언을 하죠. 이게 반복되는 후렴구입니다. 'I don't care 그만할래/ 니가 어디에서 뭘 하던/ 이제 정말 상관 안 할게/ 비켜줄래/ 이제와 울고불고 매달리지 마/.. Boy I don't care' 부분입니다. 네 이제 내 남자 친구가 아니니 네가 콩으로 메주를 쑤든 말든 남일이라 생각할 거다 정도로 해석이 되네요.
얼마나 그동안 속이 썩었으면 그랬을까요. 전형적인 비련의 착한 여주인공처럼 랩 부분에 보면 '난 너 때문에 물며 지새던 밤을 기억해'나 '속아준 거짓말만 해도 수백 번'이라고 말하죠. 너무 여리고 약한 사람이라 그동안 너무 많은 악행을 감내하며 관계를 유지해 온 듯 보입니다.
우리는 사랑의 반대가 증오가 아니라 무관심이라고 말합니다. 사랑은 긍정적 감정이 꿈틀거리는데 반해 증오는 부정적 감정으로 점철되죠. 이에 반해 무관심은 어떤 감정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죠. 상대방에 대한 무관심을 대표하는 말이 이 노래의 제목 <I don't care>입니다. 네가 뭘 하든 상관 안 하고 나는 내 갈길을 가겠다는 뉘앙스를 풍기잖아요.
어제까지 반갑게 맞아주던 누군가가 다음날부터 날 봐도 본채 만채 한다면 기분이 참 그렇겠죠. 그만큼 무관심은 무시당하고 있다는 감정을 불러일으키곤 합니다. 나의 존재가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더 이상 의미를 상실했다는 말이기도 하니까요.
이처럼 무심해지기 위해서는 뭐니 뭐니 해도 욕심을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겠죠. 내가 원하는 바람이 현실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을 때 우린 무심한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노래 속 가사처럼 상대가 질려서 마음을 내려놓는 것보단 그전에 욕심 비우기를 했어야 했는데 안타깝죠.
여러분들은 어떤 것에 무심하신가요? 무심하기가 잘 되시나요? 어떤 것에 욕심이 1도 없는 상태가 되는 것. <I don't care>라는 곡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아닐까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가을이 찾아와서인지 몸이 먼저 알아보나 봅니다. 초저녁에 그리도 잠이 쏟아지네요. 브런치고 운동이고 뭐고 무거워진 눈꺼풀에는 당해낼 재간이 없네요. 덕분에 브런치를 하루 쉬었습니다. 3일 만에 맞는 3일 연휴네요.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실내보다는 실외가 더 어울리는 요즘이죠. 오늘은 아시안게임 야구와 축구 결승이 있는 날이기도 합니다. 모두 즐거운 휴일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