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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영의 <사랑 안 해>

작사 차은택 / 작곡 박근택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백지영'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wjJV9VJhPW4?si=QpaWleG_G_R06UoK

이제 다시 사랑 안 해

말하는 난


너와 같은 사람

다시 만날 수가 없어서

사랑할 수 없어서


바보처럼 사랑 안해

말하는 널


사랑한다

나를 잊길 바래

나를 지워줘


- 백지영의 <사랑 안 해> 가사 중 -




등 떠밀지 않아도 돼

말하지 않아도 갈거야

니 맘 떠난 걸 나도 알아


유독 나에게 차가웠던 이유

언젠가부터 너의 손길

느낄 수 없었잖아


바보처럼 몰랐어

너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는 사실을

설마했는데 역시

알아서 정리하려는

내 자신이 가여워

이제라도 너의 기억

다 지운다고 다짐해 보지만

말처럼 쉽지 않아


아직도 너와의 기억을

붙잡고 있는 건

다 내 욕심이겠지


그녀에게 나를 모른다고 해줘

시간이 지나면

내가 얼마나 너를 사랑했는지

알게 될테니


이제 다시 사랑 안 할거야

너 같은 사람은

또 없을거니깐


바보같은 사랑

안하고 싶다 말하는 널

나는 아직도 사랑해


그런 너를 마주하고도

사랑한다는 말 조차 못하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가슴 아픈 걸


나를 잊길 바래

나를 지워줘




백지영은 공식 데뷔가 1999년입니다. <선택><부담><Dash> 등 비트가 있는 노래를 불렀더랬습니다. 라틴 리듬의 댄스곡이라고 해야 할까요. 높은 인기를 구가하다가 2000년말 동영상 스캔들이 터지면서 컴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죠. 백지영씨도 이 당시 생계와 재기를 위해 밤무대를 전전했다고 전한 바 있습니다.

이번 곡은 2012년 다시 복귀하면서 낸 곡으로 많은 사람들의 심금을 울렸더랬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사랑으로 인해 퇴출까지 거론되던 백지영 씨의 인생을 모티브로 한 노래 가사였기 때문이죠. 제목도 그래서 이제는 <사랑 안 해>로 정한 것이 아닌가 추측되죠.

이후 <잊지말아요><총 맞은 것처럼><캔디> 등 OST 중심으로 많은 히트곡을 양산해 오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구슬픈 것이 특징입니다. 이번 노래는 이별을 소재로 헤어진 사람이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어떤 사연을 담았는지 본업인 가사 이야기로 들어가 보시죠.

이별이 시점이 오면 직감적으로 알게 되죠. 차갑게 대하게 되고 터치가 없어집니다. 상대가 하는 행동의 몇 조각만으로도 마음이 떠났음을 어렵게 알 수 있죠. 그런데 문제는 단순하게 내가 싫어서인지 다른 사람이 생겨서인지는 구분하기 어렵죠. '바로처럼 몰랐어/ 너희 두 사람'이라는 가사에서 후자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별 앞에서 순수히 떠나라고 쿨하게 말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노래의 화자는 미련이라는 것이 퍽이나 많이 남는 모양입니다. '설마하는 그런 미련 때문에/...나를 위로해/ 나 이제 이러는 내가 더 가여워'부분이나 '그래 그건 다 욕심이야'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서 아직도 상대를 원하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죠.

헤어진 연인이 새로운 사람과 함께 있는 모습을 보았고 내가 있어야 할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떡 하니 있는 모습을 보니 속이 당연히 뒤집힐 수 밖에 없겠네요. 그래서 '제발 지금 내가 바라는 하나/ 내 얘길 너무 쉽게 하지마/ 차라리 나를 모른다고 말해줘/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거야/ 내 사랑의 가치를' 이라고 응수합니다.

자신이 힘들어 하고 있는 사랑에 대해 다 지난일이라고 폄훼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의 말이죠. 지난 시간을 의미없는 시간으로 치부하며 쉽게 말하느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이 더 낫다 말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상대방의 새로운 사람으로 인해 지난 과거가 하찮게 여겨질지 모르지만 많은 사람 만나 보면 자신과 같은 여자가 진국이었다는 사실을 늦게 알게 될거라면서요.

그러면서 '아프잖아/ 사랑한 널 지켜보며/ 사랑한다 그 말 한 마디를/ 하지 못해서'라고 말하며 자신의 감정을 꺼내 보이죠. 옆에 사귀는 사람이라도 없으면 다시금 매달려 보겠는데 그것이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라서 자신의 감정을 꽁꽁 감추며 아파해야 하는 슬픔이 느껴집니다.

뭐니뭐니 해도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제목이 가사 담긴 '이제 다시 사랑 안 해/ 말하는 난/ 너와 같은 사람 / 다시 만날 수가 없어서/ 사랑할 수 없어서/ 바보처럼 사랑 안 해/ 말하는 널 사랑한다/ 나를 잊길 바래/ 나를 지워져 ' 부분일 겁니다.

그냥 들을 때는 리듬감이 좋아서 몰랐는데 해석이 가장 난해한 구간이더라구요. 노래의 화자는 다시는 너와 같은 사람을 만날 수 없어서 앞으로 사랑을 할 수 없다고 말하는 반면 상대방은 '바보같은 사랑은 안 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요. 그래서 노래의 화자는 그런 그를 놓치 못하니 본인을 잊어달라 하죠. 아마도 둘 사이에 지난 시간을 기억하는 방식이 극과 극으로 갈리는 듯 합니다. 한 사람에게는 다시 돌아가고 싶은 천국이었고 다른 사람에게는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지옥이라서 '잊힘' 외에는 제3의 길은 없는 것이 아니었을까요.

우린 사랑에 상처 받으면 다시는 사랑 따위에 속지 않으리라 다짐을 하게 되죠. 하지만 시간이 좀 흐르면 다시금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이 노래의 제목은 <사랑 안 해>보다 <그런 사랑 안 해>가 더 적확한 표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좀 어감은 이상하지만. 사랑을 안하려는 의지를 발동시킨 것이므로 사랑을 못하는 상황과는 대비 되죠. 그 의지가 사그러지면 다시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룰 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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