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바비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사랑해 널 사랑해
불러도 대답 없는 멜로디
가슴이 멍들고
맘에 눈은 멀어도
다시 또 발길은 그 자리로
사랑해 또 사랑해
제 멋대로 왔다가
자기 맘대로 떠나간다
왔을 때처럼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간다
- 바비킴의 <사랑 그놈> 가사 중 -
늘 혼자
사랑하고 이별하고
추억하고 무너지고
늘 혼자
외면하고 후회하고
휘청거리지만
아닌 척 하지
사랑이란 놈
그놈 앞에서
언제나 난
늘 빈털터릴 뿐
늘 웃음거리일 뿐
늘 기억땜에 살고
추억에 울어
늘 너를 잊었다고
거짓말을 해
숨처럼 맘을 삼키고
그저 웃으며 널 보낸다
허공에다 대고
니가 듣지도 못할
사랑해란 말을
목이 메어 불러봐
가슴은 멍들고
맘에 눈은 멀어
고개 떨구며
걸어보지만
다시 또 발길은
그 자리로 향하지
사랑이란 놈은
제 멋대로 왔다가
아무 말 없이
자기 맘대로 떠나가
다시 또 나를 찾아온다
바비킴은 1994년 그룹 <닥터 레게>도 데뷔했습니다. 별로 주목받지는 못했죠. 어린 시절 미국으로 이민 가서 래퍼로도 활동한 이력도 있습니다. 검색하다 보니 여기저기 연을 많이 닿은 가수네요. 1999년에는 룰라 이상민의 14인 프로젝트 그룹 <브로스>의 멤버이기도 했고, 2000년에는 <부가킹즈>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윤미래의 솔로 앨범에서 보컬을 시도했다가 좋은 반응을 얻으며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R&B로 노선 변경을 꾀합니다. 이번 노래는 2009년 비정규 앨범 <Love Chapter1>에 수록된 곡입니다. <고래의 꿈>이라는 노래와 함께 바비킴을 대표하는 곡으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명곡입니다. 가사를 정리하다 보니 오래간만에 한 편의 시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네요.
자 그럼 본격적으로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살펴보시죠. 사랑을 의인화해서 표현하고 있죠. 사랑이란 그 놈이라고 말이죠. 그래서 가사는 사랑이라는 놈의 아이덴티티(정체성)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제 멋대로 왔다가/ 자기 마음대로 떠나가고/ 왔을 때처럼/ 아무 말도 없이 떠나간다'라는 가사에서 보듯 사랑이란 놈은 한 마디로 '말을 안 듣고 제 멋대로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왜 그렇게 표현했을까요. 같이 가사를 살펴보시죠.
노래의 화자는 '늘 혼자 사랑하고/ 혼자 이별하고/ 늘 혼자 추억하고 / 혼자 무너지고'에서 알 수 있듯이 짝사랑을 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추측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 본 적이 없으니 자신을 빈털터리라고 표현하고 있죠.
'늘 혼자 외면하고/ 혼자 후회하고/ 늘 휘청거리면서/ 아닌 척하고' 부분에서는 짝사랑을 하다 느끼는 혼자만의 아픔을 표현하고 있죠. 뭐라도 해 보고 헤어졌더라도 마음이 아플 텐데 뭘 해 보지도 못하고 그리 되었으니 늘 사랑의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밖에요.
그래서 허공에다 대고 '사랑해 또 사랑해'라고 목놓아 불러 봅니다. 갈대밭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말하는 동화가 떠오르네요.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 목소리가 들릴리 없죠. 혼자만 사랑에 눈이 멀어 답답할 따름이죠. 마음에 있는 말을 꺼내보면 속이 후련해질 줄 알았지만 그 사람에 대한 생각으로 다시 돌아오죠. 그래서 사랑이란 그놈이 참 제 멋대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늘 기억땜에 살고/ 추억에 울어도/ 너를 잊겠다고/ 거짓말을 해도'에서 알 수 있듯이 잊어보려고 지워보려고 안간힘을 써 보기도 합니다. 마음을 가다듬듯 호흡을 가다듬고 그냥 히죽 웃으면서 그녀를 놓아보려 해 보죠. 결과는 고개를 떨꾸며 사랑 그놈 앞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 뿐이죠.
마지막 가사가 의미심장한데, '그래 아직 내 가슴은 믿는다/ 사랑 사랑은 다시 또 온다' 부분입니다. 노래의 화자의 선택은 요망한 사랑이란 그놈을 그래도 끝까지 돌아올 거라 믿는 것으로 끝을 맺습니다. 과연 잘 한 선택일까요? 평소에 반대로만 하던 개구리 자식에게 어머니가 죽으면서 '강가에 나를 묻어달라' 말하는 동화가 떠오르네요. 과연 그 개구리는 어머니를 어디에 묻었을까요?
사랑처럼 요망한 것이 없지요. 나 자신의 목숨을 내놓을 만큼 소중한 사람이었다가 이 세상에서 다시는 마주치지 않는 사람이기를 바라잖아요. 심지어는 사랑하는 사람이 원수가 되어 총을 겨누는 상황도 생기죠. 사랑처럼 갈팡질팡하고 개구리 널뛰듯 하는 것도 없죠. 그래서 더 위대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 알면 재미도 흥미도 반감될 테니까요.
여러분들이 가진 사랑의 정체성은 어떤 모습인가요? 다 부질없는 어떤 것인가요? 살면서 꼭 가지고 살아야 하는 어떤 것인가요? 사랑에 대한 정의가 제각각이듯이 사랑에 대한 정체성도 모두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긍정적인 면도 있고 부정적인 면도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자신의 경험 안에서 그 추가 어디로 기울여 있느냐 가 차이를 만드는 거겠죠. 저는 사랑을 '달콤 살벌 그 자체'로 표현하고 싶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는 스포츠를 참 좋아합니다. 종목도 그리 가리지 않죠. 아마 제 인생에서 스포츠를 관람한 시간만 다 합쳐도 꽤 될 겁니다. 특히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야구가 최애 종목이다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지금 바다 건너 항저우에서는 아시안 게임이 한창이죠.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그동안 땀 흘린 모든 나라 선수들을 응원합니다. 그 땀에 화답하고자 저는 가급적 주요 경기는 놓치지 않고 볼 생각입니다. 스포츠란 그놈은 재방보다는 생방이 훨씬 매력적이니까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