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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27. 2023

동방신기의 <Hug>

작사 박창현, 윤정 작곡 박창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동방신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xQ635vE2RQI?si=Sa1ImPM5wIsxozQn

하루만 니방의 침대가 되고 싶어

...

너의 작은 서랍 속의 일기장이 되고 싶어

...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고 싶어

...

언제까지 너의 곁에

연인으로 있고 싶어


너를 내 품에 가득 안은 채

굳어버렸으면 싶어 영원히


- 동방신기의 <Hug> 가사 중 -




하루만 니방의 

침대가 되고파


내 품에 너를 안고 

재워보고 싶어

한 시라도 눈에서 멀어지면

시간이 정지된 것만 같거든


하루만 너의 서랍 속 

일기장이 되고파


알 수 없는 너의 비밀을 

다 알 수 있겠지

그만큼 난 너의 

모든 것이 궁금해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고파


너에게 안길 수 있고 장난도 치고 

입맞춤도 할 수 있으니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널 지켜만 볼 수 있으면 좋겠어


단 하루만 너의 

애인이 되고 싶어


너의 자랑도 때론 투정도

다 들을 수 있을 테니 

할 수만 있다면 너의 곁에 

연인으로 남고 싶어


아직 어색하고 부족하지만

널 사랑할 수만 있다면

너를 내 품에 가득 안은 채

영원히 굳어버리고 싶어




동방신기는 SM소속의 5인조 보이그룹입니다. 2003년부터 현재까지 활동하고 있습니다. 2010년경부터는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두 사람만 활동을 하고 있죠. 올해로 20년 차가 되는 그룹입니다. 아쉬운 것은 2016년까지는 활발할 활동을 했지만 그 이후에는 이러다 할 활동의 흔적을 찾기가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2023년 기준으로 1,550만 장으로 남자 아이돌로는 가장 많은 앨범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네요. 

팀명은 '동방의 신이 일어나다'라는 의미고요. 멤버들의 예명을 4자로 사용한 것은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뜻대로는 되지 않았죠. 시아준수와 믹키유천, 영웅재중 등이 멤버 이름이었죠. 이번 곡은 2004년 동방신기의 데뷔 싱글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현재 유노윤호와 최강창민의 나이가 각각 37세와 35세니까 20년 전이면 완전 중학생, 고등학생 때잖아요. 그래서 그런지 이 노래 가사가 다소 유아틱 하기도 합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우린 가끔 이런 상상을 해 봅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지기 싫어서 그 사람 집에 어떤 물건이 되고 싶다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말이죠. 말도 못 하고 한없이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만 보고 있어야 하는 처지를 감수하고라도 곁에 있고 싶다는 마음을 그렇게 표현하곤 하죠. 네. 이 노래가 딱 그런 경우입니다. 그래서 뭐가 되고 싶은지 가사를 한 번 따라가 보시죠.

첫 번째는 상대방의 침대를 꼽습니다. 니 방의 침대가 되어서 '더 따스히 포근이/ 내 품에 감싸 안고/ 재우고 싶어'라고 말하죠. 침대가 상징하는 것이 무엇일까요. 집안의 모든 장소 중 가장 개인화된 공간이잖아요. 그 공간에 다른 누군가의 입장을 허락해 준다는 것은 그만큼 가까운 사이임을 나타내죠. 노래의 화자가 왜 침대를 제일 먼저 꼽았는지 이해가 되네요.

그다음은 일기장이 되고 싶다고 합니다. '알 수 없는 너의 그 비밀도/ 내 맘속에 담아둘래 너 몰래'라는 가사가 나오죠. 일기장은 우리 생각의 가장 내밀한 부분이라고 말씀드릴 수 있겠네요. 누군가가 보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자신의 마음을 거침없이 쏟아낼 수 있는 거잖아요. 그걸 들키지 않고 볼 수 있는 일기장이 되겠다고 하는 것은 그만큼 누군가의 마음이 궁금하다는 것을 역으로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세 번째는 고양이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요즘 반려동물들 키우시는 집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압니다. 거의 사람과 동등한 수준 혹은 그 이상의 대우를 받죠. 남편들이 반려동물보다 순위가 아래라는 우스개 이야기가 회자되곤 합니다. 

이 노래에서는 '니가 주는 맛있는 우유와/ 부드러운 니품에' 움직이는 장난에도/ 너의 귀여운 입맞춤에/ 나도 몰래 질투를 느끼고 있었나 봐'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반려동물이 되면 그 사람의 품에도 안길 수 있고 장난도 같이 추고 심지어는 뽀뽀도 하니까 질투가 난다는 의미겠죠.

마지막으로는 애인이 되고 싶다고 말합니다. 이제야 사람으로 돌아와서 천만다행이네요. 하하하. '너의 자랑도 때론 투정도/ 다 들을 수 있을 텐데 널 위해'라고 말하죠. 결국 위에서 언급한 3가지는 현실 속에서 애인이 되고 싶은 바람을 투명한 물건이라고 봐야겠네요. 또한 물건이지만 어느 누구보다 가까이에서 가장 깊은 심연을 들여다볼 수 있다는 공통점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제목이 <HUG>입니다. 안아주다는 뜻이죠. 왜 제목을 이렇게 정했을까요? 마지막 가사가 조금 어이가 없는데, '너를 내 품에 가득 안은 채/ 굳어버렸으면 싶어 영원히'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안은 채 석고상이 되겠다는 건데 그 뜻이야 알겠지만 너무 어색해서 피식 웃음이 나오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제목이 <널 위해 뭐라도 (되고 싶어)> 혹은 <사물이어도 좋아> 정도가 어땠을까 하는 안티를 부려봅니다. 10대의 아이돌이 펼쳐 치는 순수한 사랑 이야기로서는 손색이 없습니다만 요즘 10대들은 20년 전 10대들과는 다르게 너무 조숙해서 시리 이런 노래 보면 코웃음을 칠 게 뻔합니다. 하하하.

여러분들은 사랑을 할 때 이 노래 가사처럼 무언가 하나가 되고 싶어라고 말한다면 뭘 꼽으시겠어요. 예전 노래 소개할 때 핸드폰이 나왔던 적이 있죠. 갑자기 일본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떠오르기도 하는데요. 저라면 어디로 가는지를 알 수 있는 신발이나 얼굴 표정이 어떤지를 알 수 있는 거울 정도가 어떨까 하는데요. 하하하. 

역시 저는 T가 확실합니다. 노래에서 나오는 감성적인 물건과는 좀 거리가 있죠. 참고로 '요즘은 너 T야'라고 말하는 게 공감하지 못한 상대를 지적하는 말이라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이 노래는 F성향의 작사가가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혹시나 해서 이 분 히트곡을 찾아봤는데요. 바로 플라이투 더스카이의 'Missing you'의 작사/작곡을 하신 분이네요. 현재까지도 작사를 해오시고 있는 부분에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 처음으로 보이그룹을 다뤄봤는데요. 걸그룹처럼 다소 과거부터 현재로 올라가는 방식으로 진행하고자 합니다. 걸그룹에 다소 치이는 보이그룹이긴 하지만 한 때 걸그룹을 능가하던 보이그룹도 있으니 놓치지 않고 브런치화해 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걸그룹과 마찬가지로 끝을 두지 않고 10곡씩 1편, 2편 이런 식으로 진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좋은 주말 계획 짜셨나요?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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