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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Nov 05. 2023

비스트의 <Fiction>

작사 신사동 호랭이, 용준형, 최규성 / 작곡 신사동 호랭이, 최규성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비스트'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m4Ig6FMsAOI?si=RqXpizqaggBstMcE

이렇게 난 또 (Fiction in Fiction)

잊지 못하고 (Fiction in Fiction)

내 가슴 속에 끝나지 않을

이야길 쓰고 있어


널 붙잡을게 (Fiction in Fiction)

놓지 않을게 (Fiction in Fiction in Fiction)

끝나지 않은 너와 나의 이야기 속에서

오늘도 in Fiction




모든 걸 부정하고 싶어

네가 내 곁은 떠났다는 사실도

아직도 난 널 보내지 못하고

이렇게 아파하고 있어


우리 이야기

여기서 끝나면 안돼

끝이 없는 이야기로

다시 만들어 가야 해


새로 써 나가는 시작은

너와 내가 행복하게 웃고 있어

탈출이 불가능한

출구가 없는 좁은 방안이야


아무렇게 너에게 키스하며

달콤한 너의 곁에 머무르지

여기선 끝이라는 단어가

만들어지지도 없어지지도 않아


행복한 이야기 일색이지

너는 내게 다가와 안기고

나는 그런 널을 품에 안으며

절대 놓치 않아


그래 맞아

이건 현실이 아닌

내가 꾸며낸 이야기야

그럴 법한 이야기지


가만 이 소설의 끝을

어떻게 마무리하지

사랑해 세 글자만

무한 반복하고 있을 뿐야


생각하는 것은 행복한데

현실이 아니라는 사실에 슬퍼

모든 게 다 내 바람일뿐이니까


우리가 함께 있어 행복하고

이제 시작하지만 끝이 없었으면

하는 나의 바람은

Fiction in Fiction in Fiction




비스트는(B2ST, BEAST)는 큐브엔터 소속으로 2009년 데뷔한 5인조 보이그룹입니다. 그룹은 'Boys 2 Search for Top'의 약자로 '정상을 노리는 소년들' 혹은 'Boys of East Standing Tall'로 '동쪽 아시에 우뚝 선 소년들' 정도의 의미를 답고 있습니다.

처음엔 6인조였지만 장현승이 탈퇴하면서 윤두준, 손동운, 양요섭, 이기광, 용준형이 남았죠. 2017년부터는 4명의 멤버가 '하이라이트'라는 그룹으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룹명답게 남성적인 비쥬얼을 선보였고 맴버 대다수가 보컬과 라이브가 되는 실력있는 그룹입니다.

일명 3대 기획사로 꼽히는 jyp, 빅히트, yg를 제외한 중소기업 소속 아이돌로는 처음으로 KBS와 멜론뮤직어워드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중소의 기적'이라는 별명이 생겼다고 하네요. 이번 곡은 2011년 발매된 1집 앨범 <Fiction and Fact>에 실린 타이틀곡입니다.

자. 그럼 본업이 가사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짚고 가보죠. <Fiction>입니다. 우리 말로 하면 '소설'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이 노래는 소설의 속성 중 현실에서 있을 법한 일을 바탕으로 하지만 실제로는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는 점에 주목한 것 같습니다.

그게 어떤 일일까요? 네 사랑하는 연인과 헤어진 상황을 '사랑의 끝'이라고 명명하고 그런 끝이 없는 소설을 써내려가는 것이죠. 한동근 씨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라는 노래와 닮은 점이 있죠. 그만큼 헤어짐을 받아들이는 일이 고통스럽고 아프다는 감정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첫 가사가 '아직 나 널 잊지 못하고/ 모든 걸 다 믿지 못하고/ 이렇게 널 보내지 못하고/ 오늘도' 입니다. 헤어진 충격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죠. 음절 마지막 가사가 '못하고'로 통일되면서 부정하고 싶은 마음을 극대화시켜주는 장치를 하고 있다고 보여주네요.

'다시 만들어볼게 우리 이야기/ 끝나지 않게 아주 기나긴' 부분이 이어지는데요. 이 노래의 주제절에 가깝습니다. 아무리 발버둥처도 이별 상황은 바뀌지 않기에 기지를 발휘해 보는거죠. 상상을 통해 이야기를 지어내보자고 말합니다. 지금처럼 끝이 없는 롱 스토리를 말이죠.

당연히 그 소설에서의 상황은 짐작이 됩니다. 좋은 일만 있겠죠. '행복하게 웃고 있는 너와 나'로 시작해서 '네가 날 떠나지 못하게 배경은 출구가 없는 좁은 방 안'으로 설정하죠. 이별을 사전 차단하는 것이 제일 먼저 나오는 배경은 지금 노래의 화자가 가장 취하고 싶은 1순위이기 때문일 듯 합니다.

'아무렇지 않게 내게 키스하고/ 달콤한 너의 곁을 떠나가질 못해'와 '너는 나에게로 달려와서 안기고/ 품 안에 안긴 너를 나는 절대 놓치 못해'라는 가사에서 보면 해 보고 싶은 거 마음대로 다 하고 있지만 뭔가 뒷 맛이 개운치 않습니다. '떠나가질 못해''놓치 못해'라는 가사가 마음 한 켠에서 느끼는 불안감을 표현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상상이지만 자꾸 현실이 오버랩되는 것이 아닐까 하네요.

이별의 아픔을 벗어나고자 소설이라는 방법을 사용해 보지만 소설 역시 한계는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끝이 나야 한다는 것이죠. 노래의 화자가 그렇게도 싫어하는 끝이 소설도 해결해주지 못하는 아이러니가 있네요. 그래서 그 한계를 고백합니다. '행복할 수도 슬플 수도 없어 이 이야기는/ 지금 난 너무나도 행복한 생각에 이야기를 쓰지만/ 모든 게 바람일 뿐이라고 여전히' 부분입니다.

인간의 가장 큰 능력 중 하나는 상상력일 겁니다. 생각안에서는 하늘도 날 수 있고 과거나 미래로도 가볼 수 있을 만큼 안 되는 일이 없죠. 그래서 생각은 가능성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취급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상에 좋은 면이 있으면 좋지 않은 법도 있는 게 이치죠.

생각도 많아지면 우리를 괴롭힙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실제로 현실에서 발생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이니까요. 그걸 해결한답시고 머리를 싸매며 인생을 허송세월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이별의 아픔을 잊어보고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그런다고 현실이 바뀔리 없는 거잖아요. 못 먹는 술을 드립다 마시며 알코올의 힘을 빌려보는 것과 대동소이 하잖아요. 생각을 멈추면 술에서 깨면 다시금 잔인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식이죠.

살면서 안 되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라도 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은 논리만 가지고는 살 수 업는 부분이 많으니까요. 너무 아픈 나머지 병의 완치를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잠시 동안만이라도 통증을 느끼지 않게 했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런 의미에서 Fiction은 마취제 성격이 짙습니다.

여러분들은 살면서 이별 등으로 이렇게 마취제를 찾을 만큼 아파해 보신 적이 있나요? 이 세상 어떤 주사 바늘보다도 아픈 사랑이라는 게 도대체 왜 만들어진 것일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시간에도 인류는 그 사랑에 목이 매여 눈빛을 교환하고 몸을 부대끼며 그리들 살아갑니다. 신기하죠. 하하하. 사랑의 양면성. 그 소설의 끝은 어떻게 마무리 지어야 하는 걸까요? 오늘은 이것으로 브런치를 마치겠습니다.


PS. 드디어 <가사실종사건> 보이그룹 1편이 무사히 마무리 되었네요. 처음 시작할 때 걸그룹 보다 인기가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는데 예상보다 참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셔서 놀랬습니다. 그덕에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올 수 있었네요. 물론 저 역시도 산발적으로 알고 있던 보이그룹의 데이터를 말끔히 정리할 수 있는 자기성장과 성찰의 시간이었음을 고백합니다.

다음은 미분류편 2로 가서 좀 자유롭게 노래 선택을 하려합니다. 그 다음은 OST -> 다시 미분류 -> 트로트 식으로 진행해 보려 합니다. 사실 트로트편 저도 기대됩니다만. 하하하. 그동안 <가사실종사건> 보이그룹 1편을 사랑해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See you. (NO.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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