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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Aug 24. 2023

2am의 <죽어도 못 보내>

작사/작곡 방시혁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2am'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bCM7yyJcCdM


이렇게 아픈 가슴이

어떻게 쉽게 낫겠어

너 없이 어떻게 살겠어

그래서 난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가려거든 떠나려거든

내 가슴 고쳐내


아프지 않게 나

살아갈 수 라도 있게

안 된다면 어차피 못 살 거

죽어도 못 보내


- 2am의 <죽어도 못 보내> 가사 중 -




세상을 모른다고

아픈 것까지 모르지 않아

괜찮아질 거란 말 믿지 않아

아픈 가슴이 먼저 말해주고 있잖아


너 없는 세상을 생각 본 적이 없어

니가 날 버려도 끝까지 붙잡을 거야

그 많은 시간을 함께 했는데

이제와 어떻게 혼자 살란 거야


진정 떠날 거라면

내일 볼 것처럼 웃으며

날 충분히 안심시키는

거짓말이라도 해 봐


너 없이 내가

아프지 않게 살 수 있도록

내 가슴 고칠 수 있는

묘약이 있다면 모를까


그걸 줄 수 없다

어차피 살아도

산 게 아닐 테니

널 보낼 수 없어

죽어도 못 보내




2am4인조 남성 보컬로 조권, 이창민, 임슬옹, 정진운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2am은 '깨어 있는 시간에 하루를 돌아보고 그날의 감정을 다시 생각하는 오전 2시를 상징'한다고 하는데 박진영 씨가 붙인 이름이라고 하네요. 오전 2시면 한참 꿈나라에 있을 시간이 아닌가요? 하하하. 형제 그룹인 2pm도 있죠.

2am에 대하여 검색을 하다 보니까 참 우여곡절이 많은 그룹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2008년 데뷔했는데 소속사와 매니지먼트사가 이원화되면서 전폭적인 지원을 받지 못했고 모두 다른 기획사로 흩어졌다가 2021년 하반기에 재결합하는 진기록을 남기기도 했네요. 이 노래는 작사/작곡이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시혁 씨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2010년 빅히트에서 매니지먼트 할 때 발표한 노래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로 들어가 보시죠. 제목부터 살펴보죠. <죽어도 못 보내>입니다. 심상치 않죠. 보통 '죽어도'라는 표현은 '내 눈에 흙이 들어와도' 또는 '목에 칼이 들어와도'와 유사하게 절대로 그럴 일이 없다는 식으로 말할 때 자주 인용됩니다. 그러니까 제목은 절대 너를 못 보내겠다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죠. 노래의 화자는 어떤 사연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요?

첫 가사부터 찬찬히 보시죠. '어려도 아픈 건 똑같아/ 세상을 잘 모른다고/ 아픈 걸 모르진 않아'입니다. 가사로 추정컨대 노래의 화자는 연상인 상대방을 만났다고 볼 수 있죠. 아마도 상대방이 헤어지면서 '(아직 나이가 어리니) 앞으로 기회도 많을 거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고, 아픔이 덜하지 않겠냐'는 식으로 말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하지만 아픈 것은 나이와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응수하죠.

그러면서 '정말 갈 거라면 거짓말을 해'라고 말합니다. 너무 아프니까 '내일 다시 만자 나고 웃으면서 보자고/ 헤어지잔 말은 농담이라고' 본인을 안심시키면서 모르게 떠나라고 말하죠. 떠나는 상황을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것이 힘드니까 아는 이상은 보내줄 수 없다는 사실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지요.

이 노래의 클라이맥스는 노래에서 반복되는 후렴구에 있습니다. '죽어도 못 보내/ 내가 어떻게 널 보내/ 가려거든 가려거든/ 내 가슴 고쳐 내/ 아프지 않게/ 나 살아갈 수 라도 있게/ 안 된다면 어차피 못 살 거/ 죽어도 못 보내' 부분이요. 갈 수 있는 조건을 또 한 번 제시하는데 사실상 불가능한 버전이죠. 아픈 가슴을 고치고 갈 수 있는 이별이라는 게 있을 수 없지 않습니까. 이런 표현을 한 작사가님 칭찬합니다.

이 가사의 논리 구조는 이렇게 되는 것 같아요. '갈 거야? 그럼 내 마음 다치지 않게 해 놓고 가. 불가능해? 그럼. (어차피 네가 없으면 나는 살아도 산 게 아니니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매한가지지) 죽어도 널 못 보내'입니다. 네 이미 답은 정해져 있는 상황입니다. '무조건 날 떠나선 안돼'라는 결론으로 귀결되죠.

노래 가사 중에 물귀신 작전도 나오네요. '아무리 네가 날 밀쳐도/ 끝까지 붙잡을 거야/ 어디도 가지 못하게'라고요. 이 정도면 죽어도 못 보내는 사람의 마인드로 합격입니다. 하하하. 근데 떠나는 사람 입장에서는 조금 무서울 수도 있겠네요. 하얀 소복만 안 입었지 이건 뭐..... 하하하.

노래 제목처럼 '죽어도'라는 단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봅니다. 과연 우리는 살면서 사랑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죽어도'라는 단어를 쓸 정도로 그것에 흠뻑 빠져봤는지 자문해 보게 됩니다. 포기란 자신의 인생을 다 태워본 사람이 할 수 있는 것이라는 어느 카피라이터의 말이 떠오르네요. 그만큼 살면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열정을 다해, 한 점의 아쉬움도 남김없이 자기 자신을 연소시키는 일 말이죠. 시련의 아픔으로 가득 차 있는 노래의 화자가 가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점에서 부럽기도 한 이유입니다.

'죽어도'라는 표현은 대체로 부정의 단어와 짝을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죽어도~못해' 이런 식으로요. 저는 이런 부정을 긍정으로 바꿔서 생각을 해 봤습니다. '죽어도 해야지' '죽어도 먹어야지' '죽어도 다녀와야지'라고요. 이렇게 말하니까. 느낌이 정말 다르네요. 꼭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단호한 의지가 느껴지지 않습니까. 무심코 쓰는 단어를 이렇게 뒤집어 보니 색다르고 단어의 맛도 제법 껴지네요. 여러분들도 '죽어도'라는 단어를 이런 식으로 활용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어쩌다 보니 브런치가 구독 경제처럼 되어 버렸네요. 제 머릿속에서도 매일매일 브런치를 기다려주는 분들이 자꾸 떠올라서 이상한 핑계라도 대고 쉴 생각을 하다가도 저 자신을 채근하게 되는 기현상이 발생하더군요. 저도 직장인인지라 오늘은 회식이 있는 날이어서 부쩍 그런 생각을 많이 했더랬습니다. 하하하.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오늘도 여러분들의 기대에 이렇게 부응하고 있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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