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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31. 2023

EXO의 <으르렁>

작사 서지음 작곡 신혁 외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EXO'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46jf5DSs_eo?si=M9djjL-5PdU5HTm_

검은 그림자 내 안에 깨어나

널 보는 두 눈에 불꽃이 튄다

그녀 곁에서 모두 다 물러나

이젠 조금씩 사나워진다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너 물러서지 않으면 다쳐도 몰라


- EXO의 <으르렁> 가사 중 -




경고하는데 날 자극하지마

내 여자에 대한 시선을 거둬

내가 가만두지 않을 거야


그녀가 날 향해 걸어올 땐

숨이 자꾸 멎어

나를 보며 웃는 걸 보면

그녀도 내게 끌리거겠지


그녀가 뚫어져라 날 쳐다볼 땐

눈앞이 다 캄캄해져

내 귓가에 그녀의 숨소리가 들릴 때면

미쳐버릴 것 같아

너무너무 완벽한 여자야


난 언제나 경계를 늦추지 않아

여기저기 그녀에게

추파를 던지는 시선

내 안에 울리는 경보


아무도 그녈 못 보게

품에 감추고 싶어

늑대들이 너에게 시선을 줄 때면

내 안에선 거센 소용돌이가 일어


너를 지키기 위해

나는 난폭해질 거야

결국 강한 자가 미인을 얻지

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그녀를 넘보는 건 꿈도 꾸지 마


검은 그림자 내 안에 깨어나

널 보는 두 눈에 불꽃이 튄다

그녀 곁에서 모두 다 물러나

이젠 조금씩 사나워진다


나 으르렁 으르렁 으르렁 대

물러서지 않으면 다칠지 몰라





EXO는 SM소속으로 2012년 데뷔한 보이그룹입니다. 시우민을 비롯해 수호, 레이, 백현, 첸, 찬열, 디오, 카이, 세훈, 루한, 크리스, 타오까지 12명의 멤버로 시작했죠. 어제 소개해 드린 슈퍼주니어와 데뷔 멤버 숫자가 같네요. 글로벌 그룹을 지향했듯이 3명이 중국인 멤버였습니다. 현재는 중국활동을 하는 레이와 병역 복무 중인 카이를 제외하고 7명이 남았죠.

EXO는 'EXOplanet'의 약자로 태양계의 외행성을 뜻합니다.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스타'라는 의미 부여를 했다고 하네요. '수금지화목토천혜명'에서 탈락한 명왕성이 생각나네요.

21세기에 데뷔한 가수들 중 최초로 누적 음반 판매량 1,000만 장을 달성한 전무후무한 그룹입니다. 5회 연속으로 100만 장 판매를 기록한 보이 그룹으로 '퀀터플 밀리언 셀러'라는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번 곡은 정규 1집 리패키지 앨범의 타이틀 곡입니다. 이 곡 외에도 유명한 곡이 많지만 전 이곡이 가장 최애곡입니다. EXO는 동화 콘셉트를 노래에 담는 걸로 잘 알려진 그룹입니다. 이번 곡 역시 '내 여자에게 손대지 마'라는 의미를 호랑이의 의성어 '으르렁'으로 치환하여 곡이 만들어졌죠.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노래 전반에 남성의 야성미가 뿜뿜 합니다. '나 혹시 몰라 경고하는데 지금 위험해/ 자꾸 나를 자극하지 마/ 나도 날 몰라'로 시작하죠. 한 마디로 뭔가 맘에 안 들면 눈 돌아가서 앞뒤좌우 못 가릴 수 있으니 건드리지 말라는 표현입니다. 노래 시작부터 왜 이렇게 엄포를 놓은 것일까요? 네. 사랑하는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다는 표현입니다.

'아무도 널 못 보게/ 품에 감추고 싶어/ 널 노리는 시선들/ 내 안에 일어난 거센 소용돌이' 부분을 보면 노래의 화자 말고 다른 남자들(여기서는 늑대라고 표현하죠)이 호시탐탐 자신의 여자 친구에게 추파를 던지기 때문에 그 시선들에 화가 나는 동시에 그녀를 자신의 품에 감춰버리고 싶어 합니다.

랩 부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데요. '너만을 위해서 난 난폭해지고/ 결국엔 강한 자가 얻게 되는 미인/ 자리가 없으니까 그냥 돌아가 I win'이라고 말하죠. 남성들의 여성을 향한 욕망을 정글로 비유하고 본인이 그 정글 속의 우두머리인 호랑이라고 칭하며 자신을 이길 자 하나도 없으니 자신이 그녀를 차지하는 것이 온당하다는 논리입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상당히 동화적인 발상이라고 봐야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으르렁'이 반복되는 구간인데요. 그 구간이 나오기 전에 '은 그림자 내 안에 깨어나/ 널 보는 두 눈에 불꽃이 튄다/ 그녀 곁에서 모두 다 물러나/ 이제 조금씩 사나워진다'라는 가사가 나옵니다. 한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서 자신의 안에 있는 동물적 야성을 깨우며 난폭해지고 사나워진다고 합니다.

동물의 왕국은 그야말로 힘의 논리에 따라 1등만 기억하는 세상입니다. 보스가 정해지면 모두들 그 질서에 순종하며 살죠. 그런데 참 야비하게도 보스가 잠시 자리를 뜬다든가 혹은 보스의 힘이 약해진 것을 알면 여지없이 2인자, 3인자가 그 자리를 차지하려고 하죠.

그러다 다시 보스가 나타나 머리 한 대 쥐박으면 냅다 도망치게 됩니다. 얼마 후면 보스가 온다는 것을 생각하지 못하니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이죠. 동물성이 이성에 앞서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인간이라면 보스가 다시 재기할 수 없는 상황을 여러 루트로 확인한 다음에 반역을 꿈꾸는 것이 합리적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노래에 등장하는 호랑이는 동물의 왕국에서 가장 상단에 있는 포식자입니다. 호랑이에게 단짝 호순이가 있지만 다른 호랑이들은 호랑이가 딴 눈이라도 팔면 호순이 옆을 얼씬거리거나 몸을 비비곤 하죠.

그걸 눈치 챈 호랑이는 '으르렁' 소리로 '나 눈 돌아간다. 너 죽어볼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죠. 그러면서 두 번째 '으르렁' 소리로 '그녀를 넘본다면 나를 먼저 넘어봐. 그럴 자신 있어. 꼴리면 내빼던가'라는 메시지를 전달하죠.

. 이 노래에서 나오는 '으르렁 으르렁 대'에서 앞의 으르렁과 뒤의 으르렁은 바로 이런 의미가 아닐까 하네요. 평소에는 아주 순했던 호랑이가 호순이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 오면 아주 난폭해지며 피도 눈물도 없는 존재로 돌변하는 것이죠. 으미 무서워라. 이런 남자가 여자분을 지켜준다면 다를 좋아하시겠죠. 믿음직스럽기도 하고요. 거기다가 EXO 같은 FACE까지 하고 있으면 뭐. 다 끝난 거죠. 하하하.

호랑이라는 익숙한 동물의 울음소리를 소재로 사랑하는 여인을 지키고자 하는 남성의 마음을 표현하는 발상이 참신해 보인다고 밖에 할 수 없네요. 사랑스럽다는 의미로 개나 고양이를 출연시키거나 남자들을 늑대에 비유하는 가사는 익히 봐왔지만 그걸 호랑이를 등장시켜 퇴치한다는 발상까지는 가지 못했네요. 작사가님의 발상에 경의를 표하면서 오늘은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예전에 롯데에 근무할 때 EXO를 활용한 동남아 마케팅이 화두였던 기억이 생생하네요. 정수기 광고도 찍고 그랬더랬는데. 그때는 노래를 자세히 듣진 않고 그냥 가장 잘 나가는 아이돌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 BTS급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한참 유행할 때 듣는 맛도 있는데 한 철 지나서 자세히 들여다보는 재미도 만만치 않네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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