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ele은 2007년 'Hometown Glory'라는 싱글 앨범으로 데뷔했습니다. 영국 출신으로 최초로 그래미 어워드 제너럴 필드를 모두 수상한 첫 여성 가수입니다. 영화 주제곡으로 아카데미 주제가상을 받은 적도 있고요.
TV 관련 에미상, 음악 관련 그래미, 영화 관련 오스카, 연극이나 뮤지컬 관련 토니상을 미국 대중문화의 가장 권위 있는 4개 시상식이라고 하는데요. 이 네 가지 상을 모두 수상한 사랑을 4개 상의 앞 글자를 따서 EGOT이라고 부르는데, EGO까지 달성을 한 이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지 2장의 앨범만 내고 2010년대 가장 많은 앨범을 판 가수라는 타이틀도 있네요. 이것 말고도 전 세계 여기저기서 여러 상을 받아서 다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네요. 워낙 음색 깡패이고 가창력은 두말하면 잔소리죠.
이번 노래는 국내에서도 박정현 씨가 불러서 꽤 유명해졌죠. 2011년 두 번째 싱글로 발매된 곡입니다. 본인 이야기를 가사로 썼네요. 전 남자 친구와 관계가 끝난 헛헛한 마음을 그린 노래죠. 발매 때부터 인기가 폭발해서 그 잔열이 지금까지도 전 세계에 전해져 내려오는 곡입니다.
자 소개는 이 정도로 하고 본업인 가사 이야기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팝송이어서 영어 가사와 우리말 번역을 어떻게 섞어야 하나 고민을 좀 했더랬습니다. 그래서 영어 가사로 가사를 표기하고 우리말 번역을 다는 방법을 먼저 시도해 볼까 합니다.
이 노래 제목이 'Someone like you'잖아요. 우리말로 하면 '너 같은 어떤 사람'이죠. 너란 사람은 이미 다른 여자와 잘 먹고 잘 살고 있습니다. 그러니 내 걸로 만들기엔 한참 늦어버린 거죠. 막장 드라마가 아니고서야 남자 뺐어 오겠다고 무리수를 던지는 일은 좀처럼 벌어지지 않죠. 등을 돌리면서 떠나지만 그 씁쓸함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습니다. 그 남자에게 남겨두고 떠나는 자신의 마음을 바로 '너 같은 어떤 사람'을 찾아본다고 말하고 있죠. 마치 시집갈 나이가 된 딸이 아빠 같은 남자 만나볼게 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하네요.
어린 시절을 함께 같이 보내며 사랑이 싹텄던 남자와 어떤 이유로 만나지 못하고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시간이 쏜 살처럼 흘러갔지만 그를 향한 여자의 마음은 변함이 없었죠. 그러던 어느 날 주변으로부터 그 남자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게 되었습니다. 'I heard that you're settle down/ That you found a girl and you're married now/ I heard that your dreams came true(네가 잘 지내고 있다는 애기 들었어/ 여자도 만나서 벌써 결혼도 했다는 얘기도/ 니 꿈이 이루어졌다는 것도)' 부분입니다. 그토록 염원하던 과거에 사랑했던 사람을 찾았지만 자신이 기대하던 모습이 아니었던 것이죠. 얼마나 낙담했을까요.
'Guess she gave you things I didn't give to you(어쩌면 그녀가 내가 너에게 주지 못한 것을 준 것이겠지)'에서 아쉬움의 흔적이 묻어납니다. 만나지 못해 주지 못한 것이 시간과 상황에 대한 아쉬움인 거죠.
그러다 우연히 그 남자를 보게 됩니다. 그런데 남자는 그녀를 보자마자 부끄러워 쥐구멍이라도 찾는 심정으로 숨으려 하죠. 예전엔 그리도 당당했던 남자가 변한 모습을 보는 것이 탐탁지 않습니다. 마치 여자는 나타나지 말아야 할 곳에 나타나 분위기를 망친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상황이면 어찌하시겠어요? 임자가 있다고 전해 들었겠다 나를 우연히 보고도 피한다 뭐 그럼 나도 니 인생에 관여하지 않고 못 본 체할 가능성이 높잖아요. 그런데 여자는 발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한 번쯤 남자를 보고 싶은 마음이 가슴속 가장 깊은 곳에 있던 것이죠.
그래서 'And that you'd be reminded that for me it's over(내가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걸 너에게 알려주고 싶었어)'라고 혼잣말을 하죠. 과거 사랑했던 시절에 머물러 있는 나의 마음을 남자가 알아주길 기대했던 거죠. 하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였죠.
그리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구간이 이어집니다. 'Never mind I'll find someone like you(신경 쓰지 마 너 같은 사람 찾아볼게)'라며 남자에게도 앞으로 좋은 일만 있길 바란다고 말하죠. 그러고 싶지 않지만 모든 화살표가 포기라는 단어를 가리키자 여자도 할 수 없이 그 길을 택하면서 씁쓸한 안녕 인사를 합니다.
이 노래에서 가장 해석이 난해 부분이 'Don't forget me, I beg/ I'll remember' you said/ Sometimes it lasts in love/ But sometimes it hurts instead/ But sometimes it hurts instead(날 잊지 마, 애원할게/
기억해 네가 했던 말/ 가끔씩은 사랑으로 남거나/ 또 어쩔 때는 대신에 상처를 주지' 구간인데요.
그냥 문자 그래도 해석하면 이해가 잘 안 됩니다. 원활한 해석을 위해서는 다소의 의역이 필요한데요. 헤어지는 순간 여자가 자신을 잊지 말아 달라고 남자에게 부탁했고 그 남자도 기억할 거야라고 해야 무난해 보입니다. 그 말이 무색할 정도의 상황이 된 지금을 안타까워하는 마음이 느껴진다고 봐야겠죠. 그러면서 자신을 두둔해 보죠. 이어지는 사랑도 있고 깨지는 사랑도 있는 거라면서요.
노래 제목인 'Someone like you'는 긍정적인 상황에서도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둘 다 쓸 수 있는 표현입니다. 이 노래처럼 긍정적인 뉘앙스로 쓰이기도 하지만 우리네 부모님들이 잔소리할 때 '너 같은 아들이나 딸내미 낳아서 속을 썩어봐야 부모 마음 알지'라고 할 때도 있죠.
말장난 같지만 너 같은 어떤 사람이라는 표현에는 너란 사람이 유일하다는 의미가 숨겨져 있습니다. 유사품을 찾을 수는 있어도 진짜 너를 찾기는 어렵다는 말이잖아요. 이미 제목에 이 노래 가사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함축적으로 담겨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되었답니다.
살면서 사람이 되었든 물건이 되었는 유사품에 주의해야겠죠. 오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처음으로 팝송에 도전해 봤는데 어떠셨나요? 팝송 도전하려면 언어를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그동안 좀 망설였습니다. 하지만 <가사실종사건>의 확장성을 위해서는 영어권 음악이 반드시 필요한 요소였죠. 우리나라 아이돌들도 영어 가사로만 곡을 내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있는 상황이잖아요. 아무튼 첫 곡은 그런대로 잘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국내 가요보다는 시간이 소요되는 관계로 주말을 이용해서 한 편씩 올려봐야겠다는 생각이네요.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