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Dec 17. 2023

태연의 <만약에>

작사 송재원 / 작곡 김준범, 이창희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태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yfqByZyT6 Ww? si=w_iEhJ59 k58 QQndq

내가 바보 같아서

바라볼 수 밖에만 없는 건 아마도

외면할지도 모를 네 마음과

또 그래서

더 멀어질 사이가 될까 봐


정말 바보 같아서

사랑한다 하지 못하는 건 아마도

만남 뒤에 기다리는 아픔에

슬픈 나날들이

두려워서 인가 봐


- 태연의 <만약에> 가사 중 -




만약에

내가 너에게로

다가간다는 상상을 해봐


용기가 안 나

네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만약에

네가 나에게서

떠나간다는 상상을 해봐


자꾸 겁이 나

널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몰라서


난 참 바보 같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잖아


너와 더 멀어질까 봐

고백도 못하고

바라볼 수밖에 없고


설사 만남이 이루어진다 해도

그 뒤에 기다리고 있을

슬픈 나날들이 두려워져


이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있어




이번 노래는 2009년 KBS2에서 방영되었던 <쾌도 홍길동> OST에 실린 곡입니다. 멜론에서 19주 연속 OST부문 1위를 했을 정도로 인기가 있었던 곡이죠. 2년 전쯤 <비긴어게인>에서 불렀던 버전도 조회수가 상당합니다. 그만큼 세월을 크게 타지 않는 곡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가수 소개부터 좀 할까요? 태연은 아시는 대로 걸그룹 소녀시대의 멤버로 2007년 데뷔했습니다. 당시에도 리더이자 메인보컬을 맡았을 정도로 가창력 전담 요원이었죠. 8년 후인 2015년 본격적인 솔로 가수로 리스너들에게 찾아오죠. 태연의 보컬트레이너가 가수 더원이었다는 사실을 이번에 알게 됐네요.

솔로 데뷔곡이 <I>였죠. OST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는 가수이기도 한데요. 전문가들은 그녀의 '감정 표현' 능력을 많이들 꼽더라고요. 특별한 기교를 부리지 않고 노래를 담백하게 부르잖아요. 그래서인지 드라마 속에서 노래가 나올 때면 여주인공의 심경을 노래로 표현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태연은 싱어송라이터라기 보다는 보컬리스트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전 이런 영역에 있는 가수도 가요계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봅니다. 본인이 직접 작사작곡을 하는 것도 좋지만 작사가나 작곡가의 의도를 잘 파악해서 그걸 표현하는 능력을 가진 가수도 있어야 가요계가 풍성해진다는 생각에서요.


자. 그럼 본업인 가사 해석 파트로 들어가 보실까요? 가사가 엄청 짧습니다. 그래서 망설였습니다. <그대라는 시>라는 곡을 할까 하고요. 그런데 그것도 가사가 짧긴 마찬가지더라고요. 제가 늘 말씀드리지만 가사가 많아서 자르는 게 쉽지 적은 걸 다루는 게 저에겐 더 어렵습니다. 그래서 이런 노래 만나면 늘 주저하게 됩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거죠. 해야 되나? 다른 곡할까? 이렇게요.

일단 OST니까 <쾌도 홍길동>의 스토리를 짤막하게 설명드려야겠죠. 퓨전 사극이었고요. 남녀 주인공으로 강지환 씨와 성유리 씨가 나옵니다. 말 그래로 국어시간에 배운 <홍길동전>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죠. 당연히 남녀 주인공은 극 중 사랑에 빠지고 3자 관계를 형성하는 인물로 장근석 씨가 등장하기도 합니다. 드라마에서 장근석과 남자 주인공은 사랑과 권력 모두에서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 노래는 극 중 여주인공이 길동이 죽었다고 생각할 때나 장근석이 여주인공을 짝사랑할 때 배경 음악으로 적격이었죠.

'만약에 내가 간다면/ 내가 다가간다면/ 넌 어떻게 생각할까/ 용기 낼 수 없고'가 첫 가사입니다. 1차적으로는 상대에게 차일까 봐 고백을 못하는 상황으로 보이죠. 그런데 뭔가 뒤에 숨인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죠. '만약에 네가 간다면/ 네가 떠나간다면/ 널 어떻게 보내야 할지/ 자꾸 겁이 나는 걸'로 이어지죠. 다가갈 수도 없고 떠나는 것은 겁이 나고 도대체 어쩌자는 걸까요? 화자의 마음이 상대를 향하고 있다는 대전제 위에 두 가지 상황 다 여의치가 않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무슨 사연이라도 있는 걸까요?

왜 이런 어정쩡함의 한가운데 서 있는지 다음 가사를 살펴보시죠. '내가 바보 같아서/ 바라볼 수 밖에만 없는 건 아마도/ 외면할지 모를 네 마음과 또 그래서/ 더 멀어질 사이가 될까 봐/ 정말 바보 같아서 사랑한다 하지 못하는 건 아마도/ 만남 뒤에 기다리는 아픔에 슬픈 나날들이/ 두려워서인가 봐' 부분입니다.

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구간이죠. 본인을 바보 같다고 자책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고백하면 상대가 떠날 것 같고, 설사 고백이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그 뒤에 아픔으로 인한 슬픈 나날들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하죠. 그래서 고백하지 않고 먼발치에서 바라만 보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듯 합니다.

과연 어떤 상황일까요? 얼마 안 있으면 이 세상을 등지게 될 예정인 환자나 사형수를 좋아하고 있는 경우가 떠오르긴 하는데요. 여러분들은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사랑이라는 단어를 접한다면 어찌하시겠어요. 빠져 죽는 거 알면서도 간다 아니면 화자처럼 행동한다. 어느 쪽이신가요?

만약에라는 가정을 꺼내서 두 가지 선택의 길 중 하나를 선택할 때 어찌 될까를 생각해 보는 건 그만큼 고민이 된다는 말이겠죠. 하지만 우리의 삶이 생각한 데로 된다면 뭐가 문제겠습니까? 가보지 않고는 모르는 거잖아요. 예전에 감각이라는 것이 지능보다 앞선 개념이라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는데요.

그런 의미에서 마음이 이끌리는 데로 가는 것에 저는 한 표를 던집니다. 만약 계속 지켜만 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으면 그 후회와 낙담을 감당하는 것도 쉽지 않을 거라서요. 차라리 끝이 보이지 않거나 아픈 사랑이라도 몸을 내던지는 게 더 낫지 않을까요? 하하하. 드라마를 본 지 하도 오래 돼서 드라마속에서 이 노래 가사를 가장 잘 표현한 장면을 찾는 것은 포기했습니다. 그냥 극중 여주인공의 어떤 마음을 표현했으려니 하겠습니다. 하하하. 아시는 분 있음 댓글 환영합니다.


음. 오늘은 '가정'에 대한 썰을 좀 풀어볼까 하는데요.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도 '가정'을 다룬 바 있습니다. 그만큼 살면서 중요한 개념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들은 모르겠지만 나름 브런치를 할 때 최대한 저의 책 내용과 겹치지 않으려고 저 자신과 사투를 벌이고 있답니다. 그래서 최근에 가정과 관련해서 봤던 강의 내용의 일부를 소재로 삼아 이야기를 풀어갈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주로 긍정과 부정 중 어떤 가정을 많이 사용하시나요? 만약 간만에 타야 하는 버스를 놓쳤다고 했을 때 여러분들은 '조금만 일찍 나왔더라면 탈 수 있었을 텐데'라는 가정의 문장을 사용하시겠죠. 그런데 '다음에는 5분 일찍 나오면 좋을 것 같아' 이런 문장은 어떠신가요? 두 문장이 다 같은 의미인데, 표현이 약간 다르죠. 우린 첫 번째 문장에 좀 더 가까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는데요.

첫 번째 문장에서는 약간의 후회, 혹은 아쉬움 이런 감정들이 묻어 있죠. 이미 지난 감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도 하고요. 하지만 두 번째 문장은 지나간 과거를 건너뛰고 미래를 바라 봅니다. 표현도 상당히 긍정적이죠. 네. 같은 말이라도 어떻게 가정을 하느냐가 생각이 긍정과 부정 사이를 넘다들죠.

인간은 늘 가정이라는 것을 달고 삽니다. 미래를 볼 수 없기에 끊임없이 미래의 모습을 그려보는 거죠. 그 능력이 잘 발휘되어 구체화되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가 하는 오만가지 생각 중 현실화되지 않는 경우가 100배, 1000배는 많죠. 가정이란 결국 일어나지 않는 것이 정상 상황일지 모르겠습니다. 가정했던 일이 가끔씩 우연치 않게 일어나서 나에게 안 생기란 법은 없다 하며 우리에게 거짓 믿음을 주는 것은 아닐까요. 제가 너무 갔나요?

가정을 너무 많이 하는 삶은 썩 좋아보이지 않습니다. 현실을 외면하는 것 같거든요. 반대로 가정이 너무 없는 삶은 너무 밋밋할 수 있죠. 그 적정한 선을 유지하는 것, 그리고 가정의 문장을 긍정적으로 만드는 습관이 더해지면 우리 삶은 쉽게 가정이라는 단어에 흔들지 않게 되리라 생각되네요.

만약 브런치를 1,000개쯤 올린다면...., 촉망받는 작가가 된다면... 이런 건 되고 난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을 것 같고요. 먼저 브런치를 1000개 올리려면 지금 뭘 해야 할까? 어디서 출발해야 할까? 이런 행동을 위한 가정이 훨씬 생산적일 거라 보이네요. 여러분들은 삶에 어떤 방식으로 가정문을 활용하고 계신가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번주는 무려 8편의 브런치를 했네요. 거의 최대치인 듯요. 기가 좀 빨립니다. 하하하. 주말마다 2번째 책을 쓰고 있어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브런치만 하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어제 부로 <가사실종사건>이 150편째를 찍었습니다. 저 자신을 스스로 격려하는 동시에 그동안 꾸준히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가사실종사건> 프로젝트를 언제까지 할 수 있을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씁니다. 부족하다 싶으면 읽고 보고 듣고 합니다. 그렇게 지금까지 굴러왔네요. 앞으로도 그러려고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136)

매거진의 이전글 효린의 <미치게 만들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