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Jan 14. 2024

효린의 <미치게 만들어>

작사/작곡 안영민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효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e6 vhIlBKNU? si=v_u2 zw8 f3 Xbl2 sMd

미치게 만들어 니가

날 울게 만들어 니가

가까이 손에 잡힐듯해

잡으면 멀어지는 바람처럼


혼자서 하는 게 사랑

남는 건 눈물인 사랑

그런 거지 같은

그런 바보 같은 사랑


- 효린의 <미치게 만들어> 가사 중 -




내 마음 들려

내 눈물 보여

자꾸 도망치려 해

왜 자꾸 멀어지려 해


내 곁에 있어줘

내 손을 잡아줘

날 사랑한다면

난 너여야만 해


마지막으로

안아봐도 될까

인사해도 될까


사랑했던 추억

행복했던 기억으로

다시 만나면

절대 헤어지지 말자


미치게 만들어

날 울게 만들어


가슴이 사랑한데

눈물이 미안하데

잡으면 멀어지는 바람처럼

주워 담으면 쏟아지는 말처럼


사랑

혼자서 하는 거야

눈물

남는 건 이뿐인 거야


거지 같은

바보 같은

사랑




효린은 2010년 씨스타 멤버로 데뷔했습니다. 2013년 솔로 정규 1집을 발매했죠. 현재는 걸그룹 멤버 최초로 1인 기획사를 설립했다고 하네요. 본인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하면 작곡, 작사에도 참여하고 있죠. JYP에서 연습생 생활을 했고요. 이때 노래 선생님이 솔리드의 멤버였던 김조한 씨였다고 하네요.

허스키 보이스의 대명사입니다. 일명 쇳소리가 난다고 하죠. 원래 이렇게 허스키 보이스는 아니었는데 성대결절을 겪은 후에 얻은 목소리라고 합니다. 다행이라고 해야겠죠. 그전에 어떤 목소리였는지 들어보고 싶네요. 허스키한데 간드러진 느낌도 있죠. 그래서 매력을 더하는 듯합니다.

얼굴이 까무잡잡해서 비욘세가 떠오르고 기교 측면에서는 머라이어 케리를 연상시키도 합니다. 이처럼 목소리 안에 여러 가수가 들어있다는 것은 장점이겠죠. 솔로 활동 속에도 발라드인 OST도 곧잘 부릅니다. 오히려 OST가 반응이 더 좋을 정도죠. 팝스타일의 노래를 선호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랩도 잘합니다.

이번 노래는 2013년 SBS <주군의 태양>에 실린 OST 곡입니다. 이 곡은 프로듀서 안영민 씨에 주목해 봐야 하는데요. 이 분 태연의 <사랑해요>(아테나 OST), 다비치의 <모르시나요>(아이리스 2 OST)를 만드신 분입니다. 피아노와 오케스트라가 활용되는 공통점이 있죠. 뭔가 익숙함이 느껴지더라니. 하하하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기 전에 OST곡이니까 드라마 소개를 드려야겠죠. '인색하고 욕심 많은 유아독존 사장님과 음침하고 눈물 많은 영감이 발달한 여직원이 무섭지만 슬픈 사연을 지닌 영혼들을 위로하는 코믹드라마'라고 나와 있습니다. 하하하. 남자 주인공은 소지섭 씨가 여자 주인공은 공효진 씨가 맡았죠.

제 버전으로 말씀드리면 죽을 뻔한 사고를 당한 후 여주인공은 귀신을 보게 됩니다. 여주인공은 남주인공의 몸을 만지면 귀신들의 괴로힘으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남주인공은 과거 기억 때문에 귀신이 붙어 있죠.각기 다른 귀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둘은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다가 사랑에 빠지게 되는 내용입니다. 코믹 호러 답게 중간중간 웃음이 터지는 포인트가 배치되어 있죠. 시청률이 무려 20%를 넘겼을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노래는 추측으로는 여주인공이 남주인공을 향한 마음을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극 중에 남주인공이 목숨을 부지하는 조건으로 과거 기억을 다 잃게 되거든요. 그 상황에 딱 어울리는 노래가 아닐까 합니다. 가사에서도 '사랑했던 추억을/ 행복했던 기억을/ 잊지 말아요'라는 가사가 나오죠.

전체적으로 가사가 매우 짧으면서도 시적입니다. 운율도 잘 맞고요. '듣고 있나요 내 마음을/ 보고 있나요 내 눈물을/ 이 세상에 하나 오로지 단 하나/ 난 너여야만 하는데/ 왜 자꾸 내게서 도망치나요/ 왜 자꾸 내게서 멀어지나요/ 내 곁에 있어줘요 내 손을 잡아줘요/ 날 사랑한다면'로 시작합니다. 남주인공과 신체 접촉을 하면 귀신들이 사라져서 붙어 있고 싶은데 남주인공의 반응은 시큰둥한 상황을 표현한 듯 보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미치게 만들어 니가/ 날 울게 만들어 니가/ 가까이 손에 잡힐듯해 잡으면/ 멀어지는 바람처럼/ 혼자서 하는 게 사랑/ 남는 건 눈물인 사랑/ 그런 거지 같은 그런 바보 같은 사랑' 부분입니다. 바라던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혼자만의 사랑을 하는 모습을 그린 가사입니다. 사랑을 구걸한다는 거지 같은 사랑이라는 표현이 참 좋네요. 상대를 바람에 비유했는데요. '잡힐 듯해 잡으면 멀어진다'라는 가사에는 애간장을 녹이는 안타까운 느낌이 들죠. 안 보이면 모를까 가까이 있는데도 못 가지는 상황 말이죠. 어린아이 앞에 아이스크림을 놓고 '먹는 거 아냐. 보기만 해' 이렇게 말하는 게 떠오르네요. 하하하


음. 오늘은 드라마의 제목에 나오는 '태양'에 대한 썰을 좀 풀어볼까요? 하루에 한 번 뜨고 지는 물리적인 태양이 가장 먼저 떠오르죠.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공간은 모두 태양을 기준으로 설계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계절도 그렇고 월, 시, 분, 초까지 시간을 의미하는 대부분이 그렇죠.

태양은 물리적인 것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것에 대해서도 쓰입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가곡 'O sole mio(오! 나의 태양)'가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요. 사랑하는 연인을 태양 같은 존재라고 의례 표현하죠. 무언가 자신에게 매우 소중하거나 희망을 주는 존재를 비유적으로 부를 때 태양이라는 단어를 빌리곤 합니다.  

태양은 한자이고 영어로는 Sun, 우리 말로는 해입니다. 우리 눈에는 붉은색으로 보이지만 우주에서 보면 하얀색으로 보인다고 하죠. 태양이 있기에 식물들은 광합성을 하고 그 식물을 주 먹거리로 하는 많은 동물들이 살아갈 수 있죠. 그래서일까요? 공기나 물처럼 태양은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이라 여기죠.

사실 태양도 스스로 움직입니다. 27일을 주기로 자전만 하죠. 신기한 것은 적도와 극지방이 다른 속도로 자전을 한다는 점입니다. 모든 것의 기준점이 되는 만큼 공전을 통해서 그 위치가 시시 때때로 바뀌면 지구를 비롯해 태양계 안에 있는 행성들이 대혼란을 겪게 될 겁니다. 나의 선망하는 대상이 그때그때 다르게 보이면 믿음을 주기 어려운 것일테니까요.

우리 삶에서도 모든 것의 기준이 되거나 희망을 주는 태양 같은 존재를 만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이 사랑하는 사람일 텐데요. 한 사람은 태양이 다른 한 사람은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와 같은 관계가 만들어지죠. 인생 멘토를 만나는 것도 그런 경우일 겁니다.

그런데 늘 영원할 것만 같고 곁에 있을 것만 같던 태양이 사라지는 날이 찾아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암흑과 같이 어두움이 짙게 깔리면서 피아 구분 자체가 어려워 절망의 상황에 놓이게 되겠죠. 그런 환경에서 사람은 어떻게 될까요? 네 미쳐버릴 겁니다. 그래서 이 노래 제목이 <미치게 만들어>가 된 것은 아닌지 싶네요.

양과 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태양을 강하게 받는 대상일수록 그 뒤에는 짙은 그림자가 드리우는 것처럼요. 어떤 대상에 미치면 그만큼의 후폭풍이 예상되는 이유입니다. 태양과 공존하려면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중용의 미가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지난주에 대뜸 트로트 1편을 하느냐고 빠뜨렸던 OST 편을 올려 드렸습니다. 트로트는 매주 월요일에 만나는 걸로 세팅 중입니다. 토요일은 팝송, 일요일은 OST, 월요일은 트로트 이렇게 로테이션이 되겠네요. 다른 노래들보다 시간을 꽤나 잡아먹는 작업이라 그렇습니다. 이해해 주시고요. 앞으로는 시간대를 넓혀서 좀 더 다양한 노래를 선곡해 볼 요량입니다. 7080도 간곡 소개해 드릴 예정이고요. 음원이 나오자마자 해당 곡을 소개해 보는 변칙 플레이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까지 180곡이 브런치 되었습니다. 꾸준히 제 브런치와 같이 호흡해 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럼 즐거운 일요일 보내세요. See you. Coming Soon- (NO.139)

매거진의 이전글 소향의 <가슴만 알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