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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블피쉬의 <으라차차>

작사 안성일, Rain / 작곡 안성일

by GAVAYA

안녕하세요?

이번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럼블피쉬'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E7 ZTU5 tff0 c? si=y3 XSCWciLN7 WpGm5

으라차차 한 번 더 참아볼게

으하하하 웃으며 넘겨볼게

혼자여서 좋은 일이

아직도 너무 많은데


나는 법을 잊어버렸다 해도

내일 향해 걸어가는 이 길이

언젠가는 더 커다란

날개가 되어 줄 테니


- 럼블피쉬의 <으라차차> 가사 중 -




삶이 너무 지루해서

나를 긴장시키려고

잊은 줄 알았던 네가

너무 빨리 생각났나 봐


겸연쩍어 내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너


차가운 그날의 기억들

잊으라 떠나라는 말도

이제 훌훌 털어버릴 테니


다신 날 찾아오지 마

가끔 내가 널 찾아갈게

나란 사람 있다는 것만

잊지 말고 잘 살아줘


비가 내려서 밤이 깊어져서

고독이 혼자라고 말해줘서

네가 생각났을 뿐이야

너를 떠올리지 않으려

나 이렇게 소리 질러 봐


으라차차 한 번 더 참아볼게

신나게 살아볼게

으하하하 웃으며 넘겨볼게

더 크게 웃어볼게


솔로 라이프도 나쁘지 않아

그걸 즐기는 방법을 잊었더라도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언젠가는 더 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거니깐




럼블피쉬는 4인조 록밴드로 출발했지만 2010년 첫 번째 앨범부터 최진희 씨 혼자 솔로 활동을 하게 되었죠. 최진희 씨는 오디션을 통해 보컬에 선발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시작도 하기 전에 멤버 간 음악에 대한 견해 차이로 솔로로 활동하게 되었다는 후문입니다.

그렇게 데뷔한 앨범이 2004년 발매한 1집 <Swing Attack>이었습니다. 여기에 실린 타이틀 곡이 많은 분들이 아시는 <예감 좋은 날>입니다. 3집에 실린 <Smile Again>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꽤 있습니다. 2008년 <Memory For you> 앨범에서는 영화배우 박중훈 씨의 <비와 당신>을 리메이크하기도 했죠. 이 노래도 참 좋습니다. 한번 기회 되면 들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2005년 발매한 2집 <Have A Nice Dream> 앨범에 실린 곡이죠. 장르로는 펑키한 모던락이라고 하는데요. 저도 세부적인 장르구분은 잘 알지 못해서 전체적인 느낌이 밝고 경쾌하다 정도로 이해하고 넘어가겠습니다. 하하하. 특이한 점은 자체적으로 작사 작곡을 하다가 유일하게 외부 작곡가에게 받은 곡이라고 하네요.

4집을 끝으로 가요계에서는 자취를 감췄는데요. 검색을 해보니 대학 강의도 나가시고 결혼도 하시고 사업도 하시면서 일반인의 삶으로 돌아간 듯해 보이네요. 건강하고 행복하시길 기원해 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만 들어도 뭔지 모르게 힘이 나는 곡이죠. 반면 가사 해석 난이도는 역대급이네요. 노래를 계속 들어봐도 가사 전개가 잘 그려지지가 않네요. 오래간만에 긴장모드로 진입하면서 해석을 시작해 보겠습니다.

'다시 내게 찾아온 거야/ 너무 빨리 돌아온 거야/ 네 모습을 보여봐/ 쑥스러워서 그런 거야'로 시작합니다. 처음부터 막힙니다. 무슨 의미지 라고 자꾸 묻게 되는 가사죠. 헤어진 연인이 슬픔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화자를 찾아왔다는 내용으로 해석해야 할까요. 찾아온 것을 화자에게 들켰지만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 주저하는 상대의 모습이 그려지네요. 저는 이 부분을 화자의 생각 속에 불현듯 찾아온 상대방을 떠올려 봤습니다. 실체는 보이지 않고요.

2절에 이 가사와 매칭을 이루는 부분이 있는데요. '나를 긴장하게 한 거야/ 지루하게 보였던 거야/ 네 모습을 보여봐/ 쑥스러워서 그런 거야' 부분이죠. 헤어진 후 무력한 일상을 보내던 화자에게 헤어진 상대방에 대한 생각이 삶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준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데요. 하지만 그런 화자의 바람과는 다르게 떠난 임은 눈으로 볼 수 없는 곳에 있죠. 이걸 쑥스러워서 그런 거야라고 표현한 게 아닌가 싶네요. 해석난망입니다. 하하하. 여러분들은 어떻게 해석이 되시나요? 진짜 궁금해서 묻습니다.

'빗소리를 듣고 온 거야/ 밤이 너를 다시 불러 낸 거야/ 너를 밀어내려고/ 이렇게 난 소리 질러'와 2절의 '혼자라는 사실 때문에/ 고독이란 너의 이름으로/ 다시 밀어내려고/ 이렇게 난 소리 질러'도 마찬가지죠. 애써 화자의 머릿속으로 찾아온 상대방을 핑계를 대며 마음속에서 밀어내려 애쓰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런 추정은 '이젠 나를 다신 찾아오지 마/ 가끔 내가 너를 찾아갈 테니/ 나란 사람 있다는 것만/ 잊지 말고 잘 살아줘' 에서 좀 더 선명해집니다. 화자의 생각 속으로 찾아오는 일을 그만하라고 에둘러 말하고 있는거죠. 자신이 때때로 상대를 추억하겠다면서요. 그러면서 서로에 대한 추억까지 지우진 말라고 부탁을 하죠.

'차가운 그날의 기억들도/ 다시는 가질 수 없는/ 내 안에서 들려오는 소리만/ 나를 잊으란 그 말도/ 나를 떠나란 그 말도/ 한숨 속에 모두 다 날릴 테니'가 사실상 주제절이 아닐까 싶은데요. 마음속에서 '우리 헤어진 거 맞잖아. 현실에선 가질 수 없는 사이. 내 마음 안에서만 가능한 사랑. 그러니 헤어진 상처 따윈 다 날려버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 하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제목 <으랏차차>로 시작하죠. '으라차차 한 번 더 참아볼게/ 으하하하 웃으며 넘겨볼게/ 혼자여서 좋은 일이/ 아직도 너무 많은데/ 나는 법을 잊어버렸다 해도/ 내일 향해 걸어가는 이 길이/ 언젠가는 더 커다란 날개가 되어 줄 테니' 부분입니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갈 테야'라는 말이 떠오르는데요. 그동안 늘 함께였으니 혼자가 지내는 법을 잊어버려서 당분간은 힘들더라도 묵묵히 내일을 향해 걸어가다 보면 혼자라도 좋은 일이 있고 행복도 느낄 수 있다고 자기 자신을 위로한 것처럼 들립니다.

엄청 신나는 노래로 들었는데 가사를 뜯어보면 헤어지고 솔로가 된 화자의 머릿속에 시도 때도 없이 방문하는 과거의 기억에 저항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듯합니다. 빠른 비트와 가사가 좀 꼬여 있는 게 어쩌면 이 노래의 매력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후. 오래간만에 가사 해석의 도전 정신을 들게 하는 곡이었습니다.


오늘은 '힘든 자신을 달래는 구호'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여러분들은 자신을 독려할 때 어떤 표현을 주로 쓰시나요? 파이팅, 일본말로 요시, 이 노래처럼 으랏차차, 오케이 등 자신만의 표현 방식이 있으시죠? 가수가 노래 따라가듯이 우리 삶도 우리가 하는 말을 따라간다고 생각해 보면 자신을 힘나게 하는 이런 말들을 일상에 자주 쓸수록 좋은 것이겠지요. 아자자자자자!

다 아시는 대로 철학(pilosophy)은 자신을 사랑하는 법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들은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시나요? 네. 우린 때로 자신이 이 세상 누구보다 밉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자랑스럽기도 합니다. 좋을 때야 크게 상관이 없을 테지만 삶에 지치고 힘들 때 평소에 갈고닦아 놓았던 자신만의 철학에 기대게 되죠.

아마 우리가 쓰는 '힘내''네가 최고야''충분해'라는 류의 말들은 벼랑 끝에 있는 자기 자신을 향해 잊고 있었던 본인만의 철학을 꺼내라고 말하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흔들리지 말고 곁눈질하지 말고 자신의 길을 향해 묵묵히 나아가야 한다고 말이죠. 이 노래에서 '으랏차차' 역시 그런 의미일 겁니다.

예전에 어떤 책에서 '숨만 쉬고 살아도 집세, 전기세, 휴대전화비 등 돈이 나간다'는 말을 본 적이 있는데요. 그만큼 우리 삶은 이런 구호가 없으면 그 자체가 팍팍하기 이를 때 없을 겁니다. 물론 늘 긍정적인 사고와 생활태도를 가지고 사시는 분들이야 이런 구호 없어도 잘 사시겠지만 말이죠. 그런데 그게 쉽나요?

그래서 자기 자신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아 주는 이런 표현을 하루에도 몇 번째 자주 사용하며 활용하는 게 어떨까 합니다. 좀 일이 안 풀릴 때, 재수 없는 일을 당할 때, 여자 친구와 헤어졌을 때에 이런 구호들을 빌려와서 크게 소리치며 '부정적인 생각들아 썩 물렀거라'라고 해보는거죠. 크게 분위기가 반전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 나을 수 있으니까요. 하하하. 오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는 주말에 읽어야 하는 몇 권의 책이 있는데, 일단 그중 한 권은 이미 다음 주 <독서유감> 편을 예약할 정도로 흥미진진합니다. 하하하. 주말에는 OST 1편과 팝송 1편을 올리는 거 아시죠? 네 기대 많이 해 주시고요. 한 주 동안 각자의 자리에서 수고 많으셨습니다. 여러분들의 즐거운 주말 계획이 무난히 진행되길 기원하면서 See you. Coming Soon- (NO.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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