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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Dec 05. 2023

카더가든의 <명동콜링>

작사/작곡 캡틴락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카더가든'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LxQJMvXuOvo? si=vjnO9 WkR5 Ep4 LNfR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바람 불면

어디론가 떠나가는

나의 조각배야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 카더가든의 <명동콜링> 가사 중 -




사랑하는 사람아

새벽 별빛이 깔린

고운 흰 눈 위에

발자국만 남겨두는 이여

그대가 떠나가네요


크리스마스 저녁 명동거리

수많은 연인들은

그런 내 속을 아는지 모르는지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

너무도 많이 변해서

나도 몰라 볼 정도야


시선을 돌려

밤하늘 보름달을

바라 볼 수밖에


한 편의 영화였어

우리 사이

관객도 극장도 없었지만


사랑하는 사랑아

돌아와 줘

나의 궁전으로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와 줘

나의 궁전으로


바람에 정처 없이

떠나가는 나의 마음

추억을 벗 삼아

춤을 추네




이번 노래는 첫 번째 리메이크 송입니다. 엄밀히 따져서 이전에 다뤘던 김나영 씨의 <너의 번호를 누르고>원곡의 느낌을 살렸다는 점에서 커버송으로 봐야겠죠? 그때는 제가 리메이크니 커버송이니 하는 개념을 장착하지 않았던지라 이런 부분을 지나치고 말았네요. 하하하. 이번 노래는 2018년 카더가든이 SBS <THE FEN>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2라운드에서 불렀던 곡입니다.

원곡자는 크라잉넛. 아시죠? <말 달리자> 노래로 유명한 락밴드입니다. 크라잉넛이 2006년 발매한 곡이죠. 제가 찾아서 들어봤는데, 그룹 이미지답게 발랄하고 비트 있게 불렀더라고요. 아마 원곡을 들어보시면 이 노래가 이렇게까지 바뀔 수가 있다고 놀래실 겁니다. 전혀 다른 노래처럼 들리거든요. 그만큼 잘 바꿨다고 말씀 드릴 수 있겠네요.

카더가든은 본명이 차정원입니다. 차=카, 정원=더 가든 이렇게 자신의 본명을 재치 있게 활동명으로 바뀐 케이스입니다. 이 부분 칭찬합니다. 하하하. 처음 이걸 고 참 신선하다고 생각했었죠. 이전에도 음악활동을 해 왔지만 카더가든이라는 활동명으로 정규 1집을 낸 건 2017년이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THE FAN>에 출연하게 되었고 우승을 거머쥐었죠. 목소리가 유니크한 점이 최대 장점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는 가수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리메이크를 하면서 노래가 느리고 서정적으로 바뀌어서 가사에서 받는 느낌도 원곡과는 사뭇 다르게 전달됩니다. 제목부터 한 번 살펴보죠. <명동 콜링>. 검색을 좀 해 보니 영국의 펑크록 그룹 <더 클래쉬>가 발표한 앨범 제목이 <런던 콜링>인데, 여기서 따왔다고 되어 있네요. 우리말로 '명동에서의 울림' 정도로 해석해야 맞을까요? 이 부분은 저도 확실치 않습니다. 아시는  분 있으면 댓글 좀 남겨주세요.

이 노래의 내용은 평범합니다. 사랑했던 연인이 떠나간 후 그리움을 느끼며 돌아와 달라고 애원하죠. 여느 노래 대비해서 특별할 것 없어 보입니다. 다만 몇 군데 가사에 시적인 표현을 써서 곡 전체적으로 묘한 느낌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카더가든의 목소리가 한 몫  하고 있죠.

'Oh 달링/ 떠나가요/ 새벽 별빛 고운 흰 눈 위에 떨어져/ 발자국만 남겨두고 떠나가나요'가 첫 번째 가사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지요. 뭔가 아쉬운 감정이 느껴지죠.

'크리스마스 저녁 명동거리/ 수많은 연인들/ 누굴 약 올리나/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가사에서 왜 이 노래 제목에 명동을 붙였는지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혼자가 된 화자가 팔짱을 끼고 사이좋게 명동거리를 거릴고 있는 커플들을 보며 속이 제대로 뒤집히고 있는 상황이죠.

이 부분에서 주목해 봐야 하는 가사는 마지막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부분입니다. 이 노래에서 해당 가사가 3번 정도 나오는데요. 그 배치에 따라 묘한 감정을 느끼게 합니다. 잊고 있었던 사랑하는 사람과의 추억이 소환되는 모습을 이렇게 표현한 듯한데, 쓸쓸함을 표현하는 가사로 적격입니다.

'쇼윈도에 비친 내 모습/ 인간이 아냐 믿을 수 없어/ 밤하늘 보름달만 바라보네' 부분이 이 노래에서 가장 해석 난도가 높은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왠지 난해하기로 소문난 이상이라는 작가가 떠오르죠. 저는 왜 화자가 본인을 인간도 아니라고 표현했는지 곰곰이 생각을 하다가 '사랑하지 않는 자. 인간이기를 거부한 자' 정도로 해석하는 게 적당하지 않나 하고 생각해 봤습니다. 그래서 밤하늘에 떠 있는 보름달을 라본다는 것은 혼자 있는 외로움을 상징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되고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보고 싶다 예쁜 그대 돌아오라/ 나의 궁전으로/ 바람 불면 어디론가 떠나가는/ 나의 조각배야' 부분이죠. 이 부분도 쉽지 않습니다. 저는 뒷부분을 바람 불면 정처 없이 떠도는 나의 마음으로 해석했는데요. 뒷부분에 여지 없이 '갑자기 추억들이 춤을 추네' 가사로 이어져서입니다. 후~ 쉽지 않네요. 하하하.


오늘은 노래 가사 중에서 언급하지 않고 넘어갔던 부분. 눈치채셨나요? '관객도 없고 극장도 없는 언제나 우리들은 영화였지' 부분에 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이 노래에서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했던 시간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는데요. 저는 우리 삶을 이렇게 표현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여러분. 혹시 <트루먼쇼>라는 영화 아시나요? 1998년 짐캐리 주연의 영화였죠. 작은 섬에서 평범한 삶을 사는 30대 보험사 직원의 이야기였는데요. 주인공이 눈으로 보고 느끼고 사는 주변환경이 일명 누군가에 의해 세팅된 것이었죠. 뒤늦게 그걸 알아차린 주인공이 섬을 탈출하는 스토리였던 걸로 기억합니다.(하도 오래전에 본 영화라 저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전 가끔 우리 삶이 저마다 각기 다른 시나리오로 영화를 찍고 있다고 생각해 보는데요. 평범한 보통의 날들은 당연히 관객들을 잠재우지만 격동의 시절을 보낼 때는 영화를 보는 관객도 그리고 영화의 주인공인 나도 가슴이 뛰고 흥미진진해지는 거죠. 어쩌면 우리 삶은 이런 강렬한 몇 장면을 찍으려고 그리도 평범한 날들을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물론 현실에서는 나를 잘 아는 가족이나 친구 정도가 관객일 테고요. 물론 그들도 우리의 생애주기에 따라 그중 일부만을 보고 알게 되는 거겠지만요.

그래서 우리 삶은 왠지 관객도 극장도 따로 없는 행위 예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로지 다양한 곳과 다른 상황에서 열심히 연기를 하고 있는 나 자신만이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기록하고 있는 셈이죠. 가끔은 호기심 때문에 혹은 부러움으로 누군가의 영화를 기웃거려 보기도 하지만 말이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 모두는 '영화 같은 삶의 페이지'를 많이 만들 수 있다면 좋겠죠. 그러려면 평범한 하루에 악인도 출연시키고 안 가본 길도 가보고 못 먹던 음식도 도전해 보고 그래야 합니다. 일명 <트루먼쇼>의 주인공처럼 내가 사는 섬을 탈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하는 것이죠. 오늘 여러분은 섬탈출 게임에서 살아남으셨나요? 아직도 섬에 갇혀 계시진 않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노래 제목에 장소가 들어간 것들이 참 많습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장소를 노래 제목으로 하면 왠지 끌리죠. 저는 장소를 제목에 쓴 곡들을 모아서 나중에 브런치북을 만들어 볼까 하는 생각을 해 보고 있답니다. 아니면 누군가의 이름을 담은 노래만 모아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고요. 영화는 수많은 컷들의 모음입니다. 오늘하루는 그중 하나의 컷이고요. 우리가 오늘을 잘 살아내야 하는 이유 바로 인생이라는 좋은 영화를 잘 만들기 위해서가 아닐까요.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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