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치열의 <그대가 내 안에 박혔다>
작사 황치열, 오케이오케이 / 작곡 이래언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황치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그대가 내 안에 박혔다
그대가 내 맘을 녹였다
그대가
나밖에 몰랐던 내가
사랑을 배워가고 있다
겨울 같은 시간이 와도
꽃은 꺾지 않겠다
나 이제야 이제야 숨을 쉰다
너와
- 황치열의 <그대가 내 안에 박혔다> 가사 중 -
내 지난 사랑에 대한 미련이
한가득 밀려와서
답답한 마음에
한참 하늘을 보며 걸었어
그날 이후로
사랑 따윈 믿지 않게 됐어
그냥 힘겹고 버거운
사랑 없는 삶을 살며
무너지기 일보직전이었어
그러다 햇살처럼
니가 네게 와 준거야
나의 막힌 숨을 터 준거야
춥고 어둡던 지난 시간들
버텨내야 했던 이유
흩어진 맘 아픈 시간들
함께 걸어가야 할 이유
바로 너였던 거야
심각한 이기주의였던 내가
너로 인해 사랑을 다시 배웠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사랑은 포기하면 안 되는 거라고
네가 내 안에 박혔어
얼음장 같았던 내 맘을 녹였어
이제야 꿈이란 거
미래라는 것을 그려보게 됐어
그 안에 너를 담아서
황치열은 2015년 <너의 목소리가 보여> 시즌2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임재범 씨의 가이드 보컬 활동을 했을 만큼 허스키 보이스가 마치 임재범 씨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죠. 원래 데뷔는 2007년이었다고 하는데 꽤나 무명시절이 길었네요. <너목보> 출연 당시 음악을 그만두려고 했었다고 하니 귀한 가요계의 실력자가 기억 저편으로 떠날 뻔했네요.
우여곡절 끝에 2017년 정식 1집 앨범을 발매하며 <매일 듣는 노래>로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돌입합니다. 중국 비롯해서 중화권에서 한류스타로 부상하기도 했죠. 그 스타트는 중국 경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검색해 보니 중국판 <나는 가수다> 시즌4라고 나오네요.
이번 노래는 2018년 6월 싱글로 발매된 곡입니다. 제목이 참 인상적이죠. 노래 제목이 길어서인지 짤게 '그 내박'이라고 줄여서 부르기도 합니다. 예전 가야 G가 부른 <그그그>라는 노래 제목도 그런 경우죠. 이 노래는 올해 순순희(기태)라는 가수가 커버송을 불러서 제 레이더에 걸린 케이스입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퐁당 해 보실까요? 먼저 제목부터 짚어보죠. 단박에 느낌 오시죠. 다만 슬픈 노래인지 기쁜 노래인지만 알면 될 것 같습니다. 슬픈 노래라면 가슴을 후벼 파는 스토리 전개일 거고 기쁜 노래면 이 보다 좋은 사랑은 없을 만큼 금상첨화겠죠. 네. 이 노래는 기쁜 쪽입니다. 다행입니다.
첫 가사가 힘들었던 지난 시간으로 시작합니다. '한참을 하늘을 보고 걸어갔어/ 내 지난 사랑은 온통 미련으로 가득한데/ 사랑이 있다는 말 믿지 않아/ 그렇게 그렇게 그저 살아' 부분입니다. 화자는 시련의 아픔에 상처받은 마음입니다. '사랑 따윈 믿지 않아'라고 울부짖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사랑 없는 삶을 살고 있죠.
당연히 '사는 게 힘겨워서 버거워서 무너지고 싶던' 마음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쥐구멍에도 볕 뜰날 온다고 '그날에 햇살처럼 그댄 내게 왔다'라는 가사가 이어지죠. 아픈 사랑을 해 본 뒤에 찾아온 또 다른 사랑. 이처럼 삶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순간도 없을 겁니다. 내 인생에 더 이상의 사랑은 없을 것 같았던 막막했던 순간이 어떤 한 사람으로 인해 거짓말처럼 다 거치는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요.
그리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인 '그대가 내가 박혔다/ 그대가 내 맘을 녹였다/ 그대가'로 이어집니다. 얼마나 황홀한 기분이었을까요. 저는 상투적인 표현일지 모르지만 다음에 이어지는 가사가 더 끌립니다. '나 밖에 몰랐던 내가 사랑을 배워가고 있다/ 겨울 같은 시간이 와도 꽃을 꺽지 않겠다/ 나 이제야 이제야 숨을 쉰다/ 너와' 부분이죠. 아픈 이별로 인해 사랑에 대해 잘못 배울 뻔했으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을 다시 배우고 있다는 전개가 마음에 듭니다. 사랑에 실패하는 한이 있더라도 사랑을 저버린 삶을 살진 않겠다는 의지도 내비치고 있네요. 되찾은 사랑으로 인해 죽어 있던 삶이 깨어나는 모습입니다. 이제 숨이 제대로 쉬어지는 거죠.
사랑이 없는 삶, 사랑을 믿지 못하는 삶을 '한없이 춥기만 했던 어둡던 지난밤들'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 부정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진 표현이 '오늘을 위한 시련'이라는 긍정의 해석으로 바뀌고 있네요. 그래서 '흩어진 내 맘이 길을 잃어도/ 아픈 시간이 와도/ 그대와 함께 걷겠다/ 내 전부를 걸겠다/ 그대와'라고 말하고 있죠. 부정을 긍정으로 해석하니 어려움이 찾아와도 밝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놓지 않을 수 있는 것이겠죠.
전반적으로 훈훈한 가사의 곡입니다. 황치열 씨의 허스키 보이스와 잘 어우러져 노래 듣는 맛을 느끼게 하죠. 여러분들에게도 인생에서 한 번은 가슴에 박히는 상대를 만나시길 기원합니다. 하하하. 사는 동안 우리는 사랑이란 걸 포기하면 안 된다는 아주 계몽적인 내용을 담은 노래였네요.
음. 오늘은 '사랑이 가진 위대한 힘'이라는 주제로 썰을 좀 풀어볼까요? 전 사랑이라는 주제가 나올 때마다 주변 인물이나 지인들에게 이런 짓궂은 질문을 던져 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어떤 일까지 해 봤냐고요. 여러분에게도 같은 질문을 던져 보고 싶습니다. 사랑에 대한 이상 반응의 폭이나 감수성을 알 수 있는 질문이죠.
네. 사랑은 평상시에는 절대 하지 못하는 행동이나 표현 등을 가능하게 해 주는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곡에서도 세상의 벼랑 끝에 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구제되는 모습이 그려져 있잖아요. 죽어가는 심장에 찬물을 한 바가지 껴앉지를 않나 대못을 박지를 않나 사랑이란 그런 것이겠죠.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거의 죽음에 다다른 시점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생의 마지막을 부여잡고 있는 장면이 적지 않게 나오는데요. 죽기 전에 상대의 얼굴을 한 번만이라도 보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모습을 보면서 여러분들은 어떤 심경이셨나요? 만약 여러분들이 그 영화나 드라마의 주인공이었다면 어땠을까요?
사랑은 이전의 세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세상의 중심이 나에게서 상대에게로 바뀌기 때문이겠죠. 세상을 보는 시선 역시도 부정의 영역에서 긍정의 영역으로 이동합니다. 그뿐입니까. 어떤 경우에는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던 자신의 목숨까지 기꺼이 내놓기도 하죠. 사랑이 뭐길래 말이죠.
우리 주변을 보면 사랑에 대한 정의가 제각각입니다. 자신에 대한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자식에 대한 사랑을 최고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고 연인 간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습니다. 우리가 사랑이라 부르는 것들의 모습은 한 마디로 무엇이다라고 말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모든 사랑의 공통점 하나를 꼽으라고 하면 '희생'이라는 단어를 꺼내고 싶습니다. 사랑은 서로를 향한 '희생'의 산물이 아닐까 하거든요. 자기 것만을 고집하는 거래가 아니라 자기 것을 내어주는 행위가 있어야만 사랑이 움트니까요. 물론 그 대가를 바라는 것은 인간의 사악한 욕망 때문이지만요.
그런 의미에서 사랑을 믿지 않는다 혹은 사랑의 위대한 힘을 믿지 않는다는 것은 '희생'의 마인드가 아니라 거래의 마인드가 앞서서가 아닐까 합니다. 내 것을 내어주고 그만큼을 못 받을 것 같아서 주지도 않고 받지도 않는 가장 안전하다고 믿지만 가장 위험한 길을 선택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하하하. 사랑을 하려면 먼저 희생해 봅시다. 설사 돌려받지 못하더라도.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팝송이 생각보다 반응이 좋네요. 주말에는 아시는 대로 팝송 한편과 OST 한편을 올려드리려고 합니다. 오래간만에 <독서유감>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 책이 700페이지가 넘어서 머릿속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네요. 다음 주를 기대해 주시고요.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앞으로 30년 동안 <가사실종사건> 프로젝트를 계속한다면 대략 1만 곡 정도 올릴 수 있겠다는 미친 생각을요. 근데 왜 전 도전정신이 발동하는 걸까요? 하하하. 그만큼 사랑하려면 저 스스로가 무언가를 희생하는 자세가 필요하겠죠. 내일부터는 즐거운 주말이네요. 이번주에 저는 에일리 공연을 보러 갑니다. 갔다 와서 짧은 후기 남길게요. 하하하. See you. Coming Soon-
(NO.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