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DK'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슬퍼하는 너를 위해서
해줄게 남아 있다면
무엇이든 다 얘길 해주길 바래
나 기다리고 있을게
야윈 그대 안에 눈물이
마르는 그날이 오면
웃으며 다시 그댈 보내줄게요
사랑하니까
- DK의 <심(心)> 가사 중 -
한 땐 널 사랑했지만
지금 너의 마음은
다른 사랑을 향하고 있지
예쁜 사랑하는 모습에
내 마음이 놓였어
잘 되길 바랐고
하지만 사랑만 받아도
모자란 너에게
너의 그 사람이
힘들게 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또 한 번 힘들어져
내가 초라하게 느껴져
가진 것이라곤
네가 슬퍼할 때 기댈 수 있는
가슴 밖에 없으니까
혹시 너의 슬픔을
조금이라도 달랠 수 있다면
무엇이든 말해줘
여기서 이렇게 기다릴게
단지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은 야윈
너의 눈물이 그치면
난 웃으며 다시 널 보내줄 거야
마음으로 멀리서라도
널 사랑할 테니까
오늘은 세 번째 커버송 or 리메이크곡입니다. DK는 아시는 대로 남성듀오 <디셈버>의 멤버로 2009년 데뷔했죠. 제 기억에 한 번 다뤘다고 생각했는데 리스트에만 담아놓고 잊고 있었네요. 하하하. 다음 기회에 디셈버는 꼭 별도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50곡 가량이 되다 보니 이제 제 기억력도 가물가물해져서 가수를 안 겹치게 하려고 엑셀 파일까지 만들어서 정리해 놓고 있답니다. 하하하.
본명은 한대규 씨고요. 대규의 영어 약자로 DK를 활동명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솔로로 활동하고 있고요. 유튜브에서는 디셈버 DK로 부르네요. 2년 동안 성대결절로 고생했다는 이력이 나오네요. 저는 DK를 보면 타고난 재능보다는 노력형에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디셈버로 활동할 때도 곡은 꽤 좋았는데 이상하게 안 떴죠. 실력에 비해 많이 저평가된 가수입니다. 소속사 문제인지 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솔로로 활동하는 지금 시점이 사실상 가장 전성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데뷔해서 인기의 정점을 찍은 적은 없지만 꾸준히 활동한 흔적은 늘 남겼죠. 이 부분에 박수를 보냅니다.
이번 곡은 올해 2월에 발매한 싱글 앨범에 실린 곡입니다. 예전에 '얀(Yarn)'이라는 가수의 곡을 리메이크한 것인데요. 락 발라드고 2002년 발매된 정규 2집이었는데 <그래서 그대는>(빅마마 이영현 씨가 커버를 한 바 있습니다. 유튜브에서 찾으면 금방 나옵니다. 한 번 들어보셔요. 좋습니다)이 타이틀 곡이었죠. 얀은 많은 후배가수들의 단골 커버송으로 등장합니다. 이번 곡은 하마터면 묻힐 뻔한 노래를 DK가 자신만의 감성으로 재탄생시킨 것이라고 봐야겠죠.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커버송이나 리메이크곡이 대부분 그렇듯이 예전에 만들어진 곡이라서 해석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한 때 사랑했던 연인이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되고 그 남자 때문에 속 썩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또 한 번 찢어지는 사랑에 순수한(?) 남자의 마음을 표현한 노래입니다.
'한 때 너를 사랑했지만/ 네 곁에 있는 사람이 너무 아름다워 보기 좋았었기에/ 잘 되길 바라왔는데'가 첫 가사입니다. 떠난 사람이 행복한 사랑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진 착한 남자죠. '바라왔는데'라는 표현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겠네요.
'많은 축복에 둘러싸인 행복한 그 사람 곁엔/ 이젠 네가 아닌 다른 그의 사랑이/ 또다시 날 아프게 해' 부분입니다. 저는 여기가 이 노래의 주제절이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사랑만 받아도 모자랄 판에 다른 사랑으로 인해 힘들어하는 옛사랑을 보며 또 한 번 맴이 찢어지는 상황을 표현하고 있죠.
'미안해/ 너를 위해 기대어 줄/ 가슴밖에 빌려 줄 수 없는 나인걸'에서 보듯 지금 화자가 상대를 위해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그게 더 가슴 아픈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도 상대방의 아픔과 슬픔을 외면할 수 없는 거죠. 왜냐면 마지막 가사 지금도 여전히 (상대방을)'사랑하니까'라서 그런 것 아닐까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슬퍼하는 너를 위해서/ 해줄게 남아 있다면/ 무엇이든 다 얘길 해 주길 바래/ 나 기다리고 있을게'로 시작합니다. 저는 이 노래에서 다음 가사가 가장 좋습니다. '야윈 그대 안에 눈물이 마르는 그날이 오면/ 웃으며 다시 그댈 보내줄게요' 부분입니다.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 것 같이 야리야리한 상대방의 눈에서 닭똥 같은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보며 맴이 찢어지는 상황. 그 눈물이 마르는 날이 오면 행복을 위해 보내 준다고 말하고 있죠. 화자는 진정으로 상대의 행복한 삶을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힘들 때 옆에서 위로하는 일 정도라고 생각하고 있죠. 정말 누군가를 진심으로 혹은 성숙한 사랑을 해야만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거겠죠.
이 노래에서 가사가 아닌 노래 부분에서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가사인 '사랑하니까'에서 '까' 부분이죠. 거의 10초 가까이 고음으로 길게 빼는 구간인데 여러 사람 죽었다는 소문이 파다합니다. 저도 차에서 이거 몇 번 시도하다가 골로 갈 뻔한 게 한두 번이 아닙니다. 하하하.
그래서인지 노래방에 가면 이 노래는 도전 정신이 바짝 들게 하는 곡이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죠. 올해 노래방 순위 Top100에 든다고 알고 있습니다. 노래가 계속 들어도 질리지 않고 계속 따라 부르게 되네요.
음. 오늘은 '떠나간 사람에 대한 예우'에 대한 썰을 좀 풀어 볼까요. 여러분들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후 어떤 모습인가요? 관계가 끝난 것이니 남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신경 끄고 사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어찌 사는지가 궁금해서 안부를 물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물론 연인 사이에 어떤 감정으로 끝난 지가 무엇보다도 중요할 거라 생각이 드는데요. 이 노래처럼 사랑하는 마음이 말끔히 종료되지 않았을 경우에는 대부분 후자와 같은 마음이 되지 않을까 하는데요. 물론 노래의 화자는 독백처럼 한 말이라 진짜 그렇게 행동으로 옮겼는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죠. 마음만 그렇다고 표현해서 제목을 <심(心)>으로 정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우린 헤어진 사람이 '신경 쓰인다'라고 표현하면 그만큼 사랑하는 감정이 남아 있다는 의미로 읽습니다. 이 노래의 화자 역시 상대방이 퍽이나 신경 쓰였나 봅니다. 특히 잘 살 때보다 못 살 때가 되니 더 마음이 요동친다고 하죠. 누군가의 아픔이나 슬픔을 보고 측은지심을 느끼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히 갖게 되는 '인'의 자세입니다. 마치 물에 빠진 아이를 보면 건져주고 싶은 것처럼요.
하지만 우린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한 사이라면 그 마음을 내는 것을 두려워합니다. 얼마나 힘들게 마음을 다잡았는데 힘들어하는 상대방의 손이라도 한 번 잡아줄라치면 그 고생이 한순간에 다 허사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일까요? 그런다고 관계가 이전 수준으로 급변할 가능성도 적은데 말이죠.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한 때 사랑했던 사람이 마음이 따뜻한 인간미를 가진 사람이라는 인상을 남기며 좋은 기억이 될 수도 있는 일이잖아요. 안면도 없는 사람이 위험에 빠져도 도와주는데 한 때나마 사랑했던 사람이라면 애써 외면할 것이 아니라 더 그 슬픔을 보듬어주려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때의 외면과 무시에서 타인을 한 때 사랑했던 마음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지키고자 하는 마음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런 마음으로 상대방과 사랑을 했던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각자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이런 의문이 꼬리를 무네요. 하하하.
전생에 몇천만 번을 스쳐야 현생의 인연이 된답니다. 보낼 때도 예의가 필요하고 보내고 나서도 자연스럽게 보이는 상대방의 아픔과 슬픔을 외면하지 않는 삶 그리고 사랑이 되길 희망해 봅니다. 네. 행동까지 그러라는 말씀이 아니라 마음만큼은 그렇게 먹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말씀드리는 겁니다. 이 노래의 제목 심(心)이라는 한 글자가 전해주는 메시지는 바로 그런 게 아니었을까요. '착한 마음 심보를 갖고 살자' 이렇게요.
PS. 저는 주변 사람에게 책 선물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 사람이 관심 있어 하는 분야를 말하면 제가 가지고 있는 책 중에서 비슷한 부류의 책을 전달하곤 합니다. 그때가 어찌 보면 저와 책이 이별하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주는 것이지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서요. 저는 책을 떠나보내면서 책을 건네준 상대방은 물론이고 그 책이 다다를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의 행복을 빕니다. 부디 이 책이 새로운 영감을 불러오기를 이라고 혼잣말을 합니다. 사람뿐만 아니라 사물에도 떠남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요. 편안한 저녁 시간 되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