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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Dec 20. 2023

케이윌의 <말해! 뭐해?>

작사 샐리, 태윤미, 허성진 / 작곡 허성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케이윌'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mVuNCEM3_o? si=CpE5 VqmOAf9 Q_7Uq

말해! 뭐해?, 말해! 뭐해?

이러다가 바보처럼

한눈팔게 하지 말고


말해볼래, 말해볼래

나의 맘에 담긴 사람


you are my only one


- 케이윌의 <말해! 뭐야?> 가사 중 -




어느새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너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아

왜 이렇게 네게 빠진 건지

이유를 나도 모르겠어


내 주변을 맴도는 너

뭘 해도 신경 쓰이고

그냥 궁금해지고

자꾸 생각이 나

이런 게 사랑이겠지?


눈물겹게 사랑한다는 말

그동안 무슨 뜻인지

그런 게 세상에 있기나 한 건지

의심하며 살아왔지


그런데 너의 두 눈 가득

고인 눈물을 보며

사랑인 걸 알았어


서툴더라도 네 곁에

머물고 싶은 심정이야

너의 남자가 되고 싶어


말해! 뭐해?, 말해! 뭐해?

망설이다가 기회를 놓치지 마


말해볼래, 말해볼래

나의 맘에 담긴 사람

오직 너란 한 사람이라고




케이윌은 2005년 <이 죽을 놈의 사랑> OST로 데뷔했습니다. 영어표기가 K.will인데요. 원래는 K를 빼고 will이라고 활동명을 정하려다 유산균 음료가 떠올라서 본명이 김 씨여서 K를 붙였다고 하네요. 한류를 말할 때 앞에 K자를 자주 붙이는데 아주 탁월한 선견지명이 아닐까 하네요. 얻어걸린 느낌이지만.

원래 R&B 장르를 하고 싶었다고 하고요. 아카펠라 그룹 '매니쉬'에서 활동할 때 '스윗소로우'와 연을 맺어서 2007년 선보인 정규 1집 피처링에 참여한 듯합니다. 원래는 유명한 가수들의 코러스와 가이드보컬 활동을 하기도 했죠. 1집 앨범은 기대와 다르게 잘 안 됐습니다. 2009년 미니앨범에 실린 <눈물이 뚝뚝>부터 서서히 리스너들이 반응을 보였죠. 이후로 <가슴이 뛴다><그립고 그립고 그립다><이러지마 제발> 등을 내놓으며 점점 가수로의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이번 노래는 다 아시다시피 2016년 KBS2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 실린 OST입니다. 여기 나온 OST가 다 좋죠. 라인업도 대단했고요. 거미의 <You Are My Everything>부터 다비치의 <이 사랑>, 윤미래의 <Always> 등 가요대잔치라도 하는 것 같은 느낌이었죠. 드라마가 안 됐어도 아마 OST는 흥했을 것 같은 느낌이죠. 케이윌이 부른 이번 OST곡을 최고로 꼽는 분도 계십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먼저 OST니까 대체적인 줄거리를 먼저 말씀드려야겠죠. 전 드라마나 책도 2번을 보지 않는 편인데요. 유일하게 2번 이상 본 드라마가 바로 <태양의 후예>입니다. 그만큼 극 중 배역들이 연기도 잘했고 각본도 잘 썼고 무엇보다 대사가 너무 재미지더라고요. 하하하.

다들 보셨을 거라고 생각해서 한 줄 요약본을 빌려와 봅니다. '낯선 땅 극한의 환경 속에서 사랑과 성공을 꿈꾸는 젊은 군인(송중기, 극 중 유시진)과 의사(송혜교, 극 중 강모연)들을 통해 삶의 가치를 담아낸 블록버스터급 휴먼 멜로드라마'라고 나오네요. 동의하시나요? 주인공도 주인공이지만 진구(극 중 서대영)와 김지원(극 중 윤명주)의 러브스토리도 볼만했지요. 설마 아직까지도 못 보신 분 있으심 꼭 보실 것을 추천합니다.

자. 그럼 소개는 이쯤 하고 가사를 짚어볼까요. 그다지 해석에 어려움을 느끼는 구간은 다행히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1절 위주로 간단한 해석을 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이마저도 크게 필요 없을 수도 있지만요.

 '아무 말 없이 내게서/ 커져만 가는 게/ 아무래도 이대론 안 되겠어'가 첫 가사죠. 사랑하는 감정이 마음에서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상황을 말하고 있죠. '어쩌다 내가 이렇게 /네게 빠진 건지/ 이유를 나도 모르겠어' 부분에서는 콩깍지가 단단히 씐 모습이죠.

'넌 왜 내게서 맴돌아/ 뭘 해도 신경도 쓰이고/ 뭘 해도 궁금해지고/ 넌 왜 내게서 맴돌아/ Oh 어떡해 나/ 자꾸만 생각나' 부분에서는 단단히 사랑에 빠져서 통제가 안 되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누군가가 신경 쓰인다 혹은 궁금해진다는 반응은 사랑의 감정을 뜻하는 거 다 아시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노래 제목으로 시작하죠. '말해! 뭐해?, 말해! 뭐해?/ 이러다가 바보처럼/ 한눈팔게 하지 말고/ 말해볼래, 말해볼래/ 나의 맘에 담긴 사람/ you are my only one' 부분입니다. 앞에 말해 뭐해와 말해볼래가 운율이 참 잘 맞죠. 노래 듣는 맛을 느끼게 하는 가사입니다.

말해! 뭐해?에서 앞에 말해!는 화자가 자신에게 용기를 내서 사랑을 고백하라고 하는 것 같죠. 뒤에 뭐해? 굼뜬 모습을 보이는 화자 자신에게 행동을 재촉하고 있는 것처럼 그껴집니다. 그래서 행동으로 옮기는 말해볼래로 전환되는 아주 자연스러운 흐름을 연출하고 있는 거 아닐까요? 이 노래에서는 이 부분만 제대로 이해하면 전체 내용을 다 이해했다고 할 만큼 가장 중요한 구간이죠.

주변에 이것저것 재느냐고 사랑 고백을 주저하는 친구나 지인이 있다면 이 노래를 들려줘야 할 것 같습니다. 전체적으로 경쾌하고 밝은 이미지잖아요. 드라마의 희로애락이 있다면 '희'구간을 맡고 있는 곡인 듯요.


음. 오늘은 말, '언어'에 대한 썰을 좀 풀어볼까요? 흔히들 '말하지 않으면 네가 뭘 원하는지 모르는 거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늘 쓰고 있는 말이지만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달한다는 게 이렇게 어려운가 하는 생각을 한 두 번쯤은 해보셨을 텐데요. 어느 책에서 보니까 대화를 통해 상대방에 전달될 수 있는 게 15% 정도 수준이라고 하네요. 8마디 하면 한 마디를 알아듣는다네요. 하하하. 그냥 흘러들을 이야기가 아니라 수치로 제시했듯이 과학적 방법론을 사용해서 나온 연구결과라고 하니 기가 막히죠.

저도 언어를 누구보다 많이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언어라는 것에 대해 그동안 고민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 같습니다. 저만 고민한 것도 아니고 언어학자나 철학자 등 공부 꽤나 했다는 사람들도 우리가 쓰는 언어에 대해 그동안 많은 연구를 해 왔더랬죠.

노장사상의 대표주자인 노자도 <도덕경>의 처음을 '도가도비상도'로 시작하는데요.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해석에 따르면 이 말은 '언어의 한계'를 지적한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우리가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신' 혹은 '사랑' 같은 추상명사들을 이것이다라고 정의하는 순간 그것이 가지고 있던 본래의 모습이 훼손된다는 의미죠. 그래서 비스겐슈타인 같은 철학자는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 침묵해야 한다'는 명언을 남기기도 했고요.

그만큼 밥 먹는 것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언어로 인해 우리 인간 세계는 많은 행복도 느끼지만 반대로 많은 불행도 양산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말은 적게 하라는 격언도 괜히 나온 것은 아니겠지요. 저도 최근에 말수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달변가 소리를 듣었던 저이기에 이번 도전은 나름 의미가 있지요.

입을 닫으면 귀가 더 잘 틔일까 하는 기대도 있고요. 그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온전한 삶을 살려면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입니다. 비 오는 날 우산 장수와 해가 쨍쨍 는 날 양산 장수가 제 몸 안에 함께 있어야 더 풍요로운 삶이 되지 않을까 해서죠. 사실 잘 안 됩니다. 하하하. 그래도 노력이라도 해 보는 것은 의미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혹자는 생긴 대로 살아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요. 일단 해보고 판단하기로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일상생활에서 언어를 어떻게 사용하고 계신가요? 그 언어로 인해 각종 오해가 쌓이고 가슴에 상처를 입으신 적은 없으신가요? 저도 아직 이 언어의 올바른 쓰임에 대해 다 알지 못하기에 오늘도 어줍지 않게 이렇게 브런치를 하며 더 나은 상태가 되려고 노력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언어는 어려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원래 평일에는 미분류편만 취급하는데, 케이윌 노래에 꽂혀서 그만 주말에 해야 할 OST 편을 미리 당겨서 하게 되었네요.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 노래하고 계속 저울질하다가 결국 이 노래를 하는 것으로 마음이 가는 바람에 어쩔 수 없었네요. 하하하. 한국 남자들은 참 표현에 인색하죠. 저도 그런 편인데요. 그때마다 이 노래를 떠올리며 말을 통해서라도 제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해 봐야겠네요. 여러분들도 그러실 거죠?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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