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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Dec 03. 2023

XIA(준수)의 <사랑은 눈꽃처럼>

작사/작곡 백무현, 정창욱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XIA(준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h3 YFvzxH7 o? si=jcht3 uiNtPhgXWn1

사랑을 죽을 만큼 한적 있나요

단 한 번만 단 한 번만

제발 돌아봐요


소리쳐 불러봐도 닿지를 않아

너를 사랑해 널 사랑해

혼자서 되뇌는 말

널 사랑해


- XIA(준수)의 <사랑은 눈꽃처럼> 가사 중 -



처음부터 너였어

그냥 보기만 해도 좋았던 거야

이 맘 들키지 않으려 했던 거야


어차피 너의 허락도 없이

널 사랑하고 있는 거니까

힘들어도 누굴 탓하겠어


그리움이 쌓여갈수록

숨쉬기가 힘들어

너라는 한 가닥 희망이

그나마 나를 숨 쉬게 해


나중은 생각하지 않아

그냥 오늘을 살아

그래야 내가 버틸 수 있어

네가 있는 오늘이

내겐 내일이고 희망이니까


사랑은 눈꽃처럼

내 맘과 다르게

잡히질 않고 늘 녹아버려

하지만 넌 갖고 싶어


사랑을 죽을 만큼 한적 있나요

제발 나에게 돌아와 줘

소리쳐 불러봐도 닿지를 않아

그런 너를 너무 사랑하고 있어




XIA(준수)는 동방신기의 멤버였죠. 이전에 동방신기 편 다룬 거 기억하시나요? 이번 노래는 2012년에 방송된 드라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 삽입된 OST곡입니다. 극 중 주연으로 송중기 씨와 문채원 씨가 나오죠. 20부작이나 되고 시청률로 18%를 찍었을 만큼 많은 분들이 보신 드라마입니다. 기억상실 같은 흔한 콘셉트가 주인공 두 사람에게 적용되는 이례성을 지적하는 분들도 적지 않았지만 말이죠.

OST는 드라마나 영화의 내용을 대충 알아야 노래 가사가 더 와닿는지라 제 피셜로 간단 요약해 보겠습니다. 열렬히 사랑한 남녀(송중기-한재희)가 있었습니다. 그중 여자(한재희)가 자신의 욕망을 위해 남자(송중기)를 배신하자 남자는 복수를 꿈꿉니다. 극 중에서는 우발적으로 살인을 하게 된 한재희의 죄를 송중기가 뒤집어쓰고 5년 감옥살이를 하는 것으로 나오죠.

그런 과정에서 복수할 상대 진영에 있던 문채원을 만나게 되고 둘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모드를 형성합니다. 여러 사건들을 겪으면서 죽을 위기를 수차례 겪은 끝에 결국 송중기-문채원의 사랑은 해피엔딩으로 끝납니다. 해당 노래는 송중기-문채원의 극 중 이별과 사랑 파트를 보여줄 때 자주 삽입되곤 했었습니다. 그만큼 아픈 사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효과적이었으리라 추정됩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살펴보시죠. <사랑은 눈꽃처럼>입니다. 사랑이 눈꽃의 어떤 점이 닮았다고 말하는 걸까요? 하얗고 순수한 아름다움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금세 녹아버리는 안타까운 심정이었을까요? 첫 가사부터 하나씩 그 속내를 파헤쳐 보시죠.

우린 누군가를 좋아할 때 상대로부터 마음을 확인하려고 합니다. 이 과정이 빠지면 '네가 좋아하든 말든 난 널 좋아할 거야' 식의 완전 짝사랑 모드가 되니까요. 이 노래에는 '허락 없이 그대 맘 살펴 온/ 그대 맘 가지려 한/ 내 몫인가요' 부분에서 가슴 아픈 짝사랑 모드가 발동했음을 알려줍니다. '숨긴다/ 아무 일 없는 듯' 부분도 마찬가지죠.

당연히 짝사랑을 시작하면 마음이 아려 옵니다. 그리움이 쌓여가며 슬픔이 엄습해 오죠. 숨이 멎을 것 같을 때 짝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볼라치면 마음이 한결 나아지죠. '쌓여가는 슬픈 그리움/ 숨이 멎을 것 같아/ 희미한 빛을 따라/ 이제 너에게 간다' 부분입니다.

'하루씩 잘 살아가 본다/ 조금씩 버틸 수 있도록/ 그대 없이는 내일도 없을 테니까/ 희망도 없을 테니까 오늘처럼' 부분에서도 짝사랑을 하는 사람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죠. 먼 훗날 같은 것을 보며 꿈을 꾸기보다는 내 발밑에 와 있는 오늘 하루를 잘 사는 것이 곧 화자의 미래이고 희망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 노래의 주제절은 '사랑은 눈꽃처럼 다가오나 봐/ 손 내밀어 담아보지만 늘 녹아버려' 부분입니다. 네. 잡고 싶지만 잡히지 않는 모습이 화자가 생각하는 사랑이었네요. 참 아름다운 상대를 눈으로는 볼 수 있지만 내 호주머니에는 담을 수 없는 심정, 일명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같은 것 아니었을까요.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가사는 하이라이트 부분에 나오는 '사랑을 죽을 만큼 한 적 있나요' 부분입니다. 노래를 듣는 리스너들에게 화자가 질문을 던지고 마치 대답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일단 자신의 마음속에 YES와 NO로 답을 해 보시죠. 프라이버시상 오픈하지는 말고요. 하하하.

얼마나 답답하고 참담한 심정이면 저런 말을 허공에 대고 내뱉었을까요? 그렇다고 상대방에게 닿지도 않는 사랑 해라는 말을 목놓아 외쳐보는 심정 말이죠. 네. 개인적으로 저도 사랑을 하려면 '죽을 만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게 아니라면 애초에 시작도 말자 주의거든요. 하하하.

하지만 사랑이 아니 사람의 마음이란 게 어디 내 맘처럼 그 자리에 있어 주던가요? 아니죠. 나조차 변하는데 사랑이라고 사람이라고 변하지 않을 수 없는 게 이치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사랑에 믿지 못하거나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더 열렬히 강렬하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오늘은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썰을 좀 풀어봐야겠네요. 이 노래에서도 화자가 짝사랑하는 상대를 눈꽃에 비유하면서 그렇게 말하고 있죠. 쉽게 생각해 보면 자신의 의지로만 되는 일들은 대부분 '갖고 싶고 가질 수 있는 것들'이겠죠. 열심히 돈 벌어서 차를 산다 뭐 이런 식으로요.

하지만 타자와의 관계성이 생기는 지점에서는 응당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들'이 출연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이고 친구, 가족, 동료 등 나 아닌 다른 사람들과 맺는 관계 속에서는 내가 하고 싶다고 갖고 싶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지지 않죠. 상대방의 동의라는 부분이 반드시 필요해서입니다.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눈에 보이는 것들보다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 더 그렇습니다. 밝고 명랑한 마음, 남에게 호의를 베푸는 마음, 누군가를 신뢰하는 마음 등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지녀야 할 것들이지만 이 역시도 갖고 싶다고 해서 쉽게 가질 수 없는 것들이죠.

어찌 보면 갖기 어렵기 때문에 소유하기 어렵기 때문에 우리는 그런 것들을 갈망하는지도 모릅니다. 살아가면서 반드시 필요하지만 쉽사리 손에 넣기는 어려운 것들이라서요.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들은 차치하더라도 가질 수 있는 것조차 방법을 몰라서 노력을 안 해서 못 가지는 일은 생기면 안 되겠죠.

여러분들에게 '갖고 싶지만 가질 수 없는 것들'은 무엇인가요? 물론 그걸 갖는다고 해서 거기서 끝나는 것이라 인간은 늘 욕망하니까 다른 것을 찾게 되긴 할 겁니다. 그래서 많은 선인들이 가지려고 하는 마음까지 내려놓는 것이 이런 욕망의 메커니즘을 온전히 벗어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브런치를 마치겠습니다.


PS, 저는 참 질문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저 자신에게 묻기도 하고 글을 읽는 독자분들에게도 동시에 묻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철학과 사상이 최애 섹션이다 보니 아마도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데요.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해 보면 우리가 무언가를 대상으로 혹은 무언가에 대해서 질문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은 인간으로서 살아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동물은 질문을 하는 경우가 없을 테니까요. 하하하. 일요입니다. 남은 주말, 최고의 시간을 보내시길 기원하면서 See you. Coming Soon- (NO.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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