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Mar 06. 2024

홍경민의 <흔들린 우정>

작사/작곡 김창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홍경민'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hQx8 TqJRPLo? si=3 uDF3 rU1 NUgzSO5 W

미안해 내 친구야

잠시 너를 기만했던 걸


지금까지 너에 대한 내 우정이

아직도 좀 모자란 가봐


이해해 줘 내 친구야

잠시 흔들렸던 우정을


누군가가 너와 나의 친구사일

질투해 시험했던 거라

그렇게 생각해줘


- 홍경민의 <흔들린 우정> 가사 중 -




내가 미쳤나 봐

친구의 여자에게

자꾸 마음이 가


이러면 안 되는 거잖아

너무도 잘 알지만

온통 그녀 생각뿐이야

왜 하필 친구의 여자일까


오랜 우정을 두고

여자 하나 때문에

이리도 흔들린다는 게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야


나만 포기하면 되는데

고민할 가치도 없는 문제를 가지고

이렇게 끙끙 앓고 있다니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아


언젠가는 친구를 거치지 않고

나에게 전화를 해 왔는데

냉정하게 거절을 못하겠더라고

어찌나 설레던지


친구하고 다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흐뭇한 웃음이 지어지더라고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되지도 않는 기대를 해 본거지


이런 나 자신이 나도 싫어

친구에게 죄를 짓는 것 같고

나중에 지옥에 갈 것 같아


지금이라도 모든 걸

제 자리로 돌려놔야겠어


정말 미안해 친구야

정신이 잠시 가출을 했었나 봐


이해해 줄거지

그냥 너와 나의 우정이

시험에 들었었다고 춰줘


그렇게 생각해 줘




홍경민은 1997년 정규 1집 'Dedicate'로 데뷔했습니다. 청소년 시절 무한궤도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꾸었다고 하네요. 그의 기대와 다르게 데뷔하고서는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제작자인 김창완 씨의 레이더에 포착되면서 스타 가수가 되기 위한 준비가 시작되죠.

오늘 소개할 노래가 그를 대중에 알린 곡입니다. 2000년에 발표된 3집의 타이틀 곡이었죠. 록발라드 풍으로 라틴 음악이라는 콘셉트를 그의 트레이드 마크로 만들어 준 노래입니다. 한 때 한국의 '리키 마틴'이라는 호칭을 부여받기도 했습니다. 4집에서도 비슷한 느낌의 '가져가'라는 곡을 선보이기도 했죠.

여러 번 방송에 나온 적이 있는데 76년 용띠 남자 연예인 클럽 멤버죠. 김종국, 조성모, 차태현, 홍경민, 장혁 등과 함께요. 전성기가 지났지만 잊을만하면 모습을 비출 만큼 안 보이는 곳에서도 꾸준히 음악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활동량에 비해 적중률이 좀 떨어지는 것이 흠이 아닐까 싶을 정도죠.

오랜 기간 활동하면서도 구설수도 없고 나름 모범적인 연예인 생활을 하고 있는 듯합니다. 워낙 독특한 음색을 가지고 있어서 가수로서의 유니크함을 보유하고 있죠. 정기적으로 라이브 콘서트도 하고 있다고 하네요. 저도 한 번은 기회가 되면 가 볼까 생각 중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흔들린 우정'입니다. 가사를 쭉 훑어보니 깨진 우정이 안 된 게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친구의 여자를 좋아하게 되며 겪는 내적 갈등을 노래에 담았습니다. 혹시 여러분들 중에 이런 경험을 하신 분이 있을까요? 하하하.  

'아냐 이게 아닌데/ 왜 난 자꾸만 친구의 여자가 좋을까/ 이러면 안 되지 하면서/ 왜 내 맘 속엔 온통 그녀 생각뿐일까/ 친구 몰래 걸려온 그녀의 전화가/ 난 왜 이리도 설렐까/ 냉정하게 거절하면 되는데' 왜 난 그녀를 거절하지 못할까'가 첫 가사입니다. 네. 친구의 여자를 좋아하게 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배워 익힌 윤리적 잣대라는 것이 발동해서 이러면 안 된다고 말하고 있죠.

'정말 난 미치겠어/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 오랜 친구와의 우정을 외면한 채/ 여자 때문에 흔들린 게/ 너무나 괴로워/ 나만 포기하면 되는데/ 왜 난 고민할 가치도 없는 일을/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지' 부분입니다. 자신이 생각해도 어이가 없겠죠. 그 많은 사람 중에 하필이라는 생각이 들 법도 하잖아요. 그리고 그게 나라는 사실도 기가 막히고요. 결정적으로 그 사실을 아는 대로 심장이 마음대로 나대는 것이 더 환장할 노릇이죠.

2절에서는 '뭐야 정말이게 뭐야/ 왜 하필 난 친구의 여자가 좋을까/ 이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 왜 난 자꾸 그녀에게 끌리는 걸까/ 친구와 그녀가 다퉜다는 얘길 듣고/ 왜 내가 웃는 걸까/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며/ 헛된 기댈 왜 난 자꾸 하는 것일까' 부분입니다. 아주 솔직한 속내라고 해야겠네요. 머릿속에서는 무슨 상상이든 가능합니다. 이러다 친구의 여자가 나랑 사귀자고 하면 어떡하지 이렇게요.

'정말 난 모르겠어/ 이런 나 자신이 싫었어/ 내 욕심만 채우려/ 우정을 잠시 망각했던/ 나 자신이 싫었어/ 너무나 괴로워/ 마치 죄를 짓는 것 같아/ 이젠 모든 걸 다 잊고/ 난 친구 곁으로/ 돌아가야 하겠어' 부분입니다. 흥미진진했었는데 여기서 김이 빠지네요. 너무 모범생 스타일 아닙니까? 굳이 이해해 보자면 괴로우면 움켜쥐었던 것을 놓는 것이 맞는 거겠죠. 그 마음을 욕심이라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드라마 같은 데서 보면 친구의 여자하고 끝날 때까지 마음을 품고 한없이 곁에서 기다리는 경우도 있던데요. 하하하.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구간은 '미안해 내 친구야/ 잠시 너를 기만했던 걸/ 지금까지 너에 대한 내 우정이/ 아직도 좀 모자란 가봐/ 이해해 줘 내 친구야/ 잠시 흔들렸던 우정을/ 누군가가 너와 나의 친구사일/ 질투해 시험했던 거라/ 그렇게 생각해줘' 부분입니다. 거의 고해성사에 가깝죠. 화자보다 화자의 친구가 위너입니다. 이렇게 순둥이 친구를 두었다는 사실이 말이죠. 우정만 흔들리는 걸까요? 사랑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하하하.


음. 오늘은 '가까운 사람에게 끌리는 이유'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이 노래 듣다 보면 우정을 테마로 한 노래 몇 곡이 생각납니다. 제가 소개한 적이 있었던 '사랑과 우정 사이'라는 노래도 있고요. 김건모 씨가 부른 '잘못된 만남'이라는 곡도 있죠. 그 노래에서는 이 노래보다 한 단계 진전이 된 내용이 담겼죠.

지금 여러분 중에 짝이 있다면 어떻게 만나셨는지를 생각해 보세요. 짝이 없으시다면 예전에 만났던 누군가를 떠올려 보셔도 좋고요. 짝이 되기 전에 전혀 모르던 분이셨나요? 우리 주변에서 보면 안면이 있는 후에 어떤 계기가 되어서 사랑으로 발전하는 커플들이 종종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죠.

이 노래의 화자는 그런 사람 중 한 명인 듯합니다. 친구는 물론 친구의 여자 친구와 함께 도란도란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마음이 동하게 된 걸까요.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일까요?

먼저 생각해 볼 만한 것은 사랑이라는 것이 바로 금기에 도전하는 영역에서 고도의 쾌감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윤리적인 잣대로 금기시되어 있는 영역에 있는 사람일수록 실제값보다 더 그 도전 욕구를 증폭시키기도 하니까요. 마치 땅에 선을 그어놓고 밟지 말라고 하면 평소에는 관심도 없다가 더 밟고 싶어지는 그런 느낌 아닌 느낌이랄까요.

다음으로 생각해 볼 것은 아무래도 가까운 데서 그 사람을 관찰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제공되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데요. 이 부분에서 갑자기 깻잎 논쟁이 떠오르는네요. 아마도 친구의 여자인 경우, 친구의 남자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관계에서는 우호적인 환경이 펼쳐지잖아요.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한 이성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기회를 제공받는 셈이죠. 그런 메커니즘이 결국 한 사람의 눈을 멀게 하는 것은 아닐는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아무튼 사랑의 큐피드가 잘못된 방향으로 쏘아지면 그것만큼 난처한 경우도 없죠. 이 노래에서는 우정이냐 친구냐 사이를 수도 없이 갈등을 하며 오가게 될 테니까요. 어느 한쪽을 과감히 포기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 이긴 한데요. 여러분이라면 어떤 것을 내려놓으시겠습니까? 저는 화자와 같은 선택을 할 겁니다. 하하하.

누군가를 만날 때 친근함이라는 키워드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고 그 반대의 생경함을 추구하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아마도 본인의 성격이나 스타일이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좋아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면 생경함 쪽일 테고, 그 반대라면 당연히 친근함 쪽이겠죠? 여러분들은 어느 쪽이신가요? 친근함 쪽에 가깝다면 이 노래의 화자와 같은 상황에 빠질 염려가 있으니, 친구와 함께 그나 그녀를 자주 만나는 것은 삼가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전 다행히도 생경함 쪽입니다. ^^


PS. 전 유튜브로 강의를 많이 듣는데요. 지난번에 왜 제가 시에 빠져 있을까를 고민하다 그런 경로로 답을 찾기도 했죠. 최근에도 왜 제가 예전엔 잘 안 보던 클래식과 미술 관련 책에 관심을 갖게 되었나 하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던 중이었는데요. 어느 철학자 분이 이런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자본주의는 소유가 신으로 배타성을 띠지만 예술은 누구나 향유할 수 있는 비배타성을 띤다'고요. 멋진 말이죠. 하하하. 앞으로 그동안 겉핧기로 알던 예술 공부를 열심히 해 볼 생각입니다. 그 일부를 브런치에도 간간히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매거진의 이전글 XIA(준수)의 <사랑은 눈꽃처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