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LEL 작곡 김민지
https://youtu.be/PoBXincvYXk?si=FpSwLbsG3kVjJ1Te
수많은 시련을 딛고
수없이 눈물을 닦고
드디어 맞이한 시간
모든 꿈이 이뤄진다
한걸음 앞으로 나가
당당히 더 높이 올라
언제나 그려온 순간
이젠 그곳에 올라 아
- 김연우의 <그곳에 올라> 가사 중 -
늘 힘들었지?
숨죽여 애만 태운 거 알아
그 많은 시간들을 견뎌내는 일
헛되지 않았음을 곧 알게 될 거야
그동안 수많은 시련이 찾아왔고
그걸 다 극복해 냈어
수없이 눈물도 흘렸지만
그걸 역시 이겨 냈어
이제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말고
한걸음 앞으로 나가
당당히 더 높이 오르는 거야
언제나 바라왔던 꿈
이제 모두 이뤄질 거야
언제나 그려온 그 순간이야
이젠 그곳에 오르는 거야
김연우는 1996년 유희열이 이끄는 토이 2집에 객원 보컬로 참여하면서 데뷔했습니다. 노래의 정석이라고 할 만큼 발음과 음정이 매우 정확한 것으로 알려져 있죠. '목에다 CD를 넣고 다닌다는' 표현을 듣는 가수죠. 본명이 김학철인데 유희열이 발라드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라고 '연우'라고 예명을 붙여줬다고 하네요. 참 잘한 일인 듯합니다. 학철 씨는 좀 그러네요. 하하하.
뭐 노래 실력이야 두 말하면 잔소리죠. 1995년 유재하 음악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하며 그 싹을 보이더니 이젠 대한민국 실용음악계의 본좌가 되었습니다. 기본기와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정통파 보컬이죠.
<여전히 아름다운지><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걸><이별택시><사랑한다는 흔한 말> 등이 대표곡으로 서정적인 발라드가 대부분을 차지합니다. 원래 이 곡들 중 한 곡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새해여서 응원가가 좋다고 판단했습니다. 나중에 커버나 리메이크를 더 잘 불렀다고 생각하는 가수가 나오면 다뤄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그런 가수가 나올지는 미지수지만요.
이 노래는 MBC의 올림픽 공식 응원가입니다. 작곡가인 김민지 씨는 돈스파이크의 여동생이라고 하네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2022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한 마디로 생명력이 긴 곡입니다. 그만큼 가사도 좋고요.
저는 가끔 노래 선물도 하곤 하는데, 예전 직장에 있을 때 뜻하지 않게 자리를 비우게 된 대표님에게 응원가로 이 노래를 보낸 적이 있습니다. 4년 동안 힘들게 훈련했을 선수들 뿐만 아니라 오랜 기간 어려움을 겪었던 사람들에게 이제 그 꿈이 이루어진다고 응원하기에 안성맞춤인 곡이 아닐까 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다시 기록을 경신하는 곡입니다. 제가 다뤘던 노래 중에 가장 짧은 가사의 곡 되시겠습니다. 하하하. 노래 러닝 타임도 2분여 밖에 되지 않죠. 그래서 무척 망설였습니다.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요. 저 하나 희생하면 여러분들이 힘을 얻을 것 같아서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한 구절씩 꾹꾹 눌러가며 해석해 가는 수밖에요.
노래의 처음과 끝은 반복 구간이어서 '늘 힘든 시간 숨죽여 함께 애태우던/ 그 많은 순간 소중히 이 가슴에 담아' 부분부터 시작해야겠네요. 올림픽에 출전해서 특정 종목에서 메달권 안에 드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일까요? 일반인은 상상도 못 하는 수준의 고통의 터널을 지나쳐야 가능한 일이겠죠. 예전에 태능 선수촌에서 유도 선수 중 하나가 기숙사까지 기어서 올 정도로 많은 연습을 했다고 말했던 게 생각나네요.
'수많은 시련을 딛고 수없이 눈물을 닦고/ 드디어 맞이한 시간 모든 꿈이 이뤄진다' 부분입니다. 그렇게 긴 세월을 힘들게 숨죽여 애태우며 견딘 태극전사들. 수많은 부상과 재활 그리고 땀과 눈물들 그 시간들이 있었기에 올림픽이라는 무대에 오르고 꿈의 시상대라는 영광의 자리까지 차지하는 것이겠죠.
'모두가 그대를 향해/ 모두가 그대를 위해/ 소리쳐 한 마음으로 기쁨의 노래를 부른다' 부분입니다. 전 국민이 TV앞에서 태극마크를 건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하는 모습이 떠오르네요. 최근 월드컵에서 축구대표님이 극적인 마지막 골을 넣고 16강에 올라가던 장면 기억하시죠? 다 대한민국의 아들과 딸들인 거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한걸음 앞으로 나가/ 당당히 더 높이 올라/ 언제나 그려운 순간/ 이젠 그곳에 올라(처음 부분은 언제나 바라온 꿈이 이제 모두 이뤄진다입니다)'부분입니다. '더 멀리, 더 높이, 더 멀리'라는 올림픽의 모토가 담긴 가사입니다. 그토록 염원하던 일을 현실로 바꾸기 위해서 행동하고 전진하라는 의미 같죠? 그곳은 아마도 꿈이 실현되는 장소를 뜻할 겁니다.
응원가답게 당차고 박진감 있는 노래입니다. 태극전사뿐만 아니라 일반인인 우리들에게 적용해도 되는 가사이고요. '힘든 시간을 거친 자 움츠려들지 말고 당당히 한 걸음 나아가 높이 뛰어오르라 그러면 그 꿈이 현실이 될 것이다. 힘들었던 만큼 그대는 충분히 그 영광을 누릴 자격 있어'라고 말하는 것 같죠?
오늘은 새해의 첫날이니까 '시작'이라는 것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여러분들은 즉각적으로 시작에 임할 수 있는 '행동파'이신가요? '시작이 반이다' '만리 길도 한 걸음으로 시작된다' 등 시작의 중요성을 강조한 속담도 많습니다. 그런데 시작이 그리 쉬웠다면 이런 것들을 명언이라고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저 역시 무언가를 시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입니다. 이것저것 따져보고 발을 들여놓아도 괜찮은지 검토에 검토를 거치는 스타일이라서요. 뭔가를 한 번 시작하면 은근 성실함은 있어가지고 한동안은 쭉 가는 저 자신을 알아서 더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시작이 어려운 것은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는 영역이어서 일 겁니다. 셀레기만 한 일이라면 문제 될 게 없지만 두려움이 반대편에서 손짓을 하는 거죠. 셀렘이 두려움을 누르거나 극복할 때 시작이란 게 가능해지는 거겠죠. 긍정적인 사고가 두려움의 수위를 좀 낮추면 시작이 훨씬 수월해질 수도 있겠네요.
영화 <명량>에서 이와 관련한 대사가 나오는데요. 전쟁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 아들이 아버지에 묻습니다. '아버지. 두려우십니까?' 그러자 이순신이 말하죠 '그래 두렵다. 그러나 저들(일본 사람)도 두렵긴 마찬가지일 것이다. 이 두려움을 용기로만 바꿀 수 있다면 그 용기는 백배 천배 큰 용기로 배가 되어 나타날 것이다' (정확한 대사는 아닐 겁니다. 생각나는 대로 써서. 그냥 감안해서 보셔요. 맥락만 파악하심 될 듯요)
네 시작이라는 단어를 떡하니 가로막고 있는 두려움이라는 놈을 극복하려면 용기가 필요하다는 말이겠죠. 그럼 용기는 뭘까요? 전세는 불리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혹은 설사 패배해도 괜찮다는 마인드 셋이 아닐까요? 결국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자세, 비움의 미학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요?
연초에서 많은 목표 혹은 영혼을 갈아 넣어야 달성되는 계획을 세우시지는 않았나요? 올림픽의 모토처럼 '더 멀리, 더 높이, 더 빠르게' 가려면 일단 몸이 가벼워야겠지요. 1등 하겠다는 마음이 앞서면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을 테니까요. 올해 건강하게만 지내게 해 다오라고 마음먹는다면 생각지도 못한 행복인 세렌디피를 더 많이 느낄지도 모르겠네요. 비움의 미학으로 가볍게 시작하는 새해 첫날이 되시길 희망해 봅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번에 말씀드린 것처럼 12월 중순부터 전자책으로 통한 독서를 '시작'했습니다. 그동안은 새 책을 주문하고 읽은 후 다시 포장해서 중고로 파는 일을 반복했더랬죠. 일단은 테스트를 하는 기간입니다. 종이책에 대한 애착이 강해서 잘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다행히도 지금까지는 별 탈은 없는 듯합니다. 나중에는 전자책과 종이책을 혼용하는 제3의 길을 찾아볼 생각입니다. 전자책을 읽으니 서재도 제 마음도 훨씬 가벼워진 것을 느낍니다. 나무에게도 덜 미안하고요. 여러분들은 올해 무슨 일을 시작하시렵니까? 연휴의 마지막 날이네요. 편안한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See you. Coming Soon- (NO.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