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네임의 <그녀를 찾아주세요>
작사 민연재 / 작곡 윤민수(바이브)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더네임(The Name)'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시간이 흘러간데도
십 년이 지나간데도
그때도 사랑이면
난 어떡합니까
어디서 그녈 찾아야 합니까
- 더네임의 <그녀를 찾아주세요> 가사 중 -
안녕 안녕 안녕
사랑한 그녀가 떠나려고 해요
점점 멀어져 가네요
안녕 안녕 안녕
밤하늘 별들아 그녀 가는 길 비춰줘
부탁해 빗물아 그녀 눈물을 씻겨줘
하나만 바랄게요
어디에 사는지만 알려줘요.
찾아야 하는 일이 있을 때
찾아갈 수 있도록 말이에요
몇 년쯤은 충분히 참을 수 있어요
하지만 시간이 한없이 흘렀는데도
그때도 사랑하는 마음이 그대로면
나도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아서요
그때까지 나의 이름을
기억하며 울고 있다면
날 그리워하고 있다면
우린 만나야 하는 거잖아요.
누구든지 알고 있다면
내 사랑을 도와줘요
제발 그녀를 찾을 수 있도록
더 네임은 2002년 1집 앨범 <The First Scene of 名字>로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최민석이고 가수이면서 동시에 프로듀서입니다. 현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영상팀 본부장 겸 음악 프로듀서라고 나오네요. 스타쉽엔터에 <몬스터엑스><우주소녀><CRAVITY>그리고 <IVE>가 소속되어 있습니다.
2006년 2집, 2007년 3집을 내고 활동하고 2011년 디지털 싱글을 낸 후로는 사실상 프로듀서로 전향했습니다. 케이윌, 씨스타, 소유 등 많은 현역 가수들에 프로듀싱으로 참여한 것으로 나오네요. 2015년에 <복면가왕>, 2016년에는 <슈가맨>에 출연한 바 있습니다.
이번에 소개해 드릴 곡은 그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죠. 2007년에 발매한 3집 앨범의 타이틀 곡입니다. 이 노래 작사가가 민연재 씨인데요(남자분입니다) 바이브의 윤민수 씨가 작사가로 길을 열어 준 분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의 코러스에 윤민수 씨 목소리가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가 엑셀로 차곡차곡 정리한 리스트에 따르면 무려 5곡에 민연재 씨 이름이 발견되었습니다. <신촌을 못 가><못해><가수가 된 이유><곰인형>이었는데요. 이 노래들을 하나로 묶는 공통점 찾으셨나요? 네 바로 생활밀착형 가사라는 점입니다. 민연재 씨는 우리 주변의 이야기를 소재로 애절한 가사를 쓰는데 특화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네요. 앞으로도 계속 좋은 노래 만들어 주시길 바랍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살펴보죠. <그녀를 찾아주세요>입니다. 일명 지명수배곡이네요. 연애 사기라도 당한 걸까요? 사랑하는 연인을 떠나보면서 아주 먼 미래에도 그녀를 잊지 못하면 그 때라도 그녀를 찾아야 하니까 그녀의 소재를 알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미리 당부하는 내용입니다. 미래라도 다녀온 걸까요? 그만큼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떠나보내지만 잊긴 어려울 것 같다는 화자의 애절한 마음을 표현했다고 봐야 옳겠네요.
처음엔 쿨 한 척합니다. 1절의 '안녕 안녕 안녕/ 사랑한 그녀가 보내달라 하네요/ 안녕 안녕 안녕/ 밤하늘 별들아 그녀 가는 길 비춰주길' 부분과 2절의 '안녕 안녕 안녕/ 돌아선 그녀가 멀어져만 가네요/ 안녕 안녕 안녕/ 부탁해 빗물아 그녀 눈물을 씻겨주길' 부분이 그렇습니다. 자신을 뒤로하고 떠나는 그녀를 한없이 걱정해 주고 있죠.
그러면서 당부를 남깁니다. '하나만 알려주세요/ 어디에 살고 있을지/ 몇 년쯤이야 지금의 눈물쯤은 참을 수 있겠죠/ 시간이 흘러간데도 십 년이 지나간데도/ 그때도 사랑이면 난 어떡합니까/ 어디서 그녈 찾아야 합니까' 부분이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이자 사실상의 주제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장도 힘든데 10년 후를 생각하는 발상이 좀 앞뒤가 안 맞긴 합니다. 거기다 10년 후에 그녀가 어디에 살지 않고 알려달고 하는 건지도 어색하고요. 그걸 알려면 이사할 때마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는 건데. 그게 가능한 건지 싶네요. 그냥 시적 표현으로 받아들여야겠죠. 하하하.
반어법 정도로 봐야 할 것 같아요.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그때도 사랑일 거다. 그래서 분명히 찾고 싶을 거다. 그러니 어디를 가든지 흔적을 남겨달라. 내가 찾을 수 있도록'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중간에 여자분 목소리로 잠깐 나옵니다. '들어줘요 내 사랑을 도와줘요 누구든지/ 알고 있다면 그 누구라도 데려다줘요' 부분이죠. 자신을 찾는 화자를 보면 도와주라고 하는데요. 가사 전개상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뭔가 이상하죠. 떠나는 입장에 있는 여자분이 할 수 있는 말은 아닌 것 같거든요. 저는 그냥 화자의 간절한 마음이 불러온 환상 혹은 환영이 만들어낸 소리가 아닐까 하는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자. 오늘은 이 노래 가사에서 보듯 '선택을 한 후 그 결정이 잘못됐다는 걸 알았을 때'에 관한 썰을 좀 풀어볼까요?(올해는 좀 디테일하게 들어가 볼라고요. 하하하)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서 '선택'이라는 챕터가 있습니다. 그만큼 지금의 우리는 지금까지의 선택이 모인 값이기도 하죠.
그때는 최선이었는데 지나고 보니 최악의 선택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또 우리나라 투표를 비꼬는 말로 최선의 선택을 위해 투표장에 가는 게 아니라 최악을 막는 차선을 선택하기 위해서라는 표현도 있습니다. 선택이라는 게 미래값을 알 수 없는 인간의 입장에선 늘 골칫거리가 되는 건 당연합니다.
짬뽕이냐 짜장면이냐가 왜 어려운 걸까를 생각해 봤습니다. 쉽게 말해 하나 밖에 선택할 수 없어서겠죠. 그 어려운 결정을 해결해 준 게 짬짜면이죠. 반반씩 하나의 양을 만든다는 기가 막힌 발상 말이죠. 그런데 우리 인생은 짬짜면이 안 되는 것이 문제죠. 어느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들을 다 기회비용으로 날려야 하니까요.
짜장면을 선택한 후 생각한 거보다 맛이 없어서 옆에 짬뽕을 먹는 친구에게 국물을 구걸해서 먹어봤더니 뒤늦게 '짬뽕을 시켰어야 하네. 여긴 짬뽕 맛집이네'라는 말을 내뱉은 상황이 되면 어떨까요? 다음부터 그 집을 찾으면 짜장면이 아닌 짬뽕시키면 됩니다. 간단하죠.
그런데 이 노래처럼 이별의 경우는 그 중국집이 없어지는 돌발 상황이 발생한 겁니다. 그 집주인이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어딘가에서 중국집을 할 건같은데, 그 맛이 그리워 주변에 수소문을 해 보는 거죠. 몸이 안 좋아서 중국집을 계속 못하고 있을 수도 있고 그 사이 로또에 당첨되어서 중국집을 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죠.
중국집이 그 자리에 있을 때 더 자주 먹어두는 게 현명한 행동일까요? 아니면 주변에 비스므레한 중국집을 찾아보는 게 더 나을까요? 그것도 아니면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그 레시피를 배워두어야 했을까요? 다 본인의 선택에 따라 난처함의 수준이 달라지는 것이겠죠.
그래서 무엇을 선택하는 게 합리적이냐는 논쟁보다 선택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거부할 수 없는 사실에 주목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했어야 했는데'가 아니라 '(내가 선택한 일이니까 누굴 탓하겠어) 받아들이는 수밖에'라는 말이 우리의 기대와 너무도 다른 선택값을 대하는 바람직한 자세가 아닐까 싶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여러분들은 전국에 지명수배를 해서라도 찾고 싶은 사람이 있으신가요? 예전에 <사랑은 TV를 싣고>라는 프로그램에서 유명인들이 나와서 첫사랑, 은사님, 지인 등을 찾는 프로그램이 있었잖아요.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내가 저 자리에 나왔으면 누굴 찾았을까라고 생각해 본 기억을 더듬어 봤습니다. 우리 삶에도 연락하고 지냈어야 했는데 여러 이유로 인연이 끊어진 사이를 이어주는 이런 프로그램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하하하. 새 해 첫 워킹데이는 어떠셨나요? 올해도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1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