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신예영의 <우리 왜 헤어져야 해>

작사/작곡 음유시인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신예영'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INQ8 R5 ZXJjI? si=s-67 E2 isMJCt9 eCS

우리 왜 헤어져야 해

혹시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한 번 더 내게 기회를 준다면

내가 더 노력할게


네가 싫어하던 행동도

다신 하지 않을게

돌아와 나를 꼭 안아줘


- 신예영의 <우리 왜 헤어져야 해> 가사 중 -





어려웠어

헤어지자 말하기가

되지 않았어

널 보낼 준비가


아픔을 참으며

견뎌온 탓일까

무뎌진 현실

모두가 다

나의 욕심이었나


헤어질지 몰라

조마조마했던 말들

그랬나 봐 내가


그냥 마음이 변한 거면

솔직히 말해줘

네가 원래 없던 것처럼

나 지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널 많이 사랑했나 봐

이렇게 비참하게라도

구차하게서라도

널 다시 만나길 바라


날 떠난 미운 마음

그때 널 잡지 못한

미안함 한 가득이지만


다시 돌아온다면

니 품에 안겨

울고불고할 거 같아


아직 못다 한 말

한 가득인데

혼자 끝을 정해버리고

다시 보지 않을 사람처럼

왜 날 두고 떠나가


헤어지고 나서야

그 이유가 궁금해졌어


내가 잘못한 게 있었나

내가 더 노력해야 했을까

네가 싫어하는 행동을 했나


난 아직은 싫어
헤어진다는 게

제발 날 떠나지 말아 줘




신예영은 2019년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로 데뷔했습니다. <슈퍼스타 K7> 출신입니다. Top26에 포함된 관계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서울예대 실용음악학과를 졸업해서인지 전체적으로 노래를 안정감 있게 부르는 듯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번 노래는 뮤직 드라마 '오드리 프로젝트'에 참여한 곡인데요. 'OST 드라마 리뷰 프로젝트'의 줄임말인 '오드리 프로젝트'는 해당 가수의 뮤직비디오를 드라마처럼 제작해 홍보해 주는 프로젝트였다고 하네요. 기존 드라마 OST와는 역방향으로 진행되는 듯 한 느낌이죠.

신예영 씨는 박기영의 <마지막사랑> 커버송을 잘 불러서 그 때 소개할까 하다가 이 노래를 들은 후 생각이 바뀌어서 이번에 다루게 되었네요. 주로 싱글 앨범 위주로 발매를 하고 있고 <미씽>과 웹드라마 <아직 낫 서른> 등 OST곡에 다수 참여한 바 있습니다.

주말에 소개해 드린 소향 씨와 마찬가지로 CCM(크리스천) 앨범에도 참여한 이력이 있네요. 그녀의 음반을 보면서 특이했던 점은 노래 제목인데요. <넌 내가 보고 싶지 않나 봐><그리워하지도 말고, 찾아오지도 마><미안하다고 말하지 말아 줘><전화 한 번 못하니> 등 이번 곡까지도 그렇고 뭔가 화자가 독백하는 말을 노래 제목으로 붙인 것 같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부터 짚어보죠. <우리 왜 헤어져야 해>입니다. 화자가 사귀고 있던 상대방에게 던지는 말인 듯 합니다. 화자는 아직 상대와 헤어질 의사가 없어 보이기도 하고요. 단순 미련일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요?

'이런 말 하기까지가 참 어려워서/ 그대를 보낼 준비가 되질 않아서/ 아프고 또 아파서/ 이젠 무뎌진 걸까

/ 나의 욕심인가 봐'가 첫 가사입니다. 힌트가 하나도 주어지지가 않아서 처음부터 해석에 어려움을 겪었음을 시인합니다. 이 노래에서 해석하는데 가장 난해했던 지점입니다.

이 가사에서 '이런 말'이 어떤 말이었을까요? 헤어지자는 말이었겠죠. 화자는 이별이 다가왔음을 알고 상대를 대할 때마다 아픔을 느끼지만 헤어지기 싫은 마음에 그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도록 내버려 두면서 감정마저 무뎌집니다. 헤어지기 싫은 욕심이 원인이었다고 생각하죠.

다음 가사는 '서운한 말을 하는 게/ 너무 미안했어/ 그토록 바라고 또 바랬던/ 서롤 볼 수 없을까 봐/ 그랬나 봐 내가'입니다. 여기서도 서운한 말이 이별과 관련된 말이라고 추정됩니다. 서로를 더 이상 볼 수 없는 상황이 되지 않으려고 애써 그 말을 마음속에 꾹꾹 눌러 담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제목이 나오는 '우리 왜 헤어져야 해/ 혹시 내가 잘못한 게 있다면/ 한 번 더 내게 기회를 준다면/ 내가 더 노력할게/ 네가 싫어하던 행동도/ 다신 하지 않을게/ 돌아와 나를 꼭 안아줘' 부분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화자가 헤어지는 정확한 이유를 모른 채 아마도 화자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었지 않나 추정해봅니다. 헤어지기 싫어서 뭐든 해서라도 상대를 붙잡고 싶은 간절함 같은 게 느껴지죠.

이 노래 가사는 저에게 하나의 그림처럼 그려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래를 반복해서 계속 들어봤는데요. 왜냐면 화자는 '그때 상대를 붙잡지 못했다'는 것을 후회하며 미안한 감정을 가지고 있는 반면 상대는 화자가 손을 붙잡아도 끝을 혼자 정해버리고 떠나버렸다고 하거든요. 화자와 상대의 입장이 상충됩니다. 상대가 화자의 손을 한 번 뿌리치고 떠났는데, 화자는 다시 잡지 않았다는 말일까요?

전체적으로 화자가 상대를 향해 떠나지 말라고 애원하는 것으로 봐선 떠나는 상대를 적극적으로 잡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쪽이 맞는 듯합니다. 도대체 이 두 사람에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저의 머리로는 여기까지가 한계네요. 두 손 두 발 다 들었습니다. 이런 노래가 있다니 신기할 따름입니다. 하하하. 여러분들의 집단지성이라도 빌려봐야 할까 봐요. 댓글 좀 남겨주세요(지금까지 다른 가사 해석 댓글은 한 번도 못 받아 봄 ㅜㅜ)


음. 오늘은 '헤어지는 이유'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여러분들은 헤어지는데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냥 마음이 떠난 거지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동안 했던 연애사를 돌이켜 보면 헤어진 이유는 이거다 하고 다 정리가 잘 되어 있나요? 저는 잘 안 됩니다. 아직도 이유를 모르는 게 태반입니다. 하하하.

아마도 헤어짐을 선언한 쪽이 그 이유를 조금 더 명확히 알긴 할 겁니다. 저는 먼저 헤어지자고 말하는 쪽이 못 되어서 상대가 이거다 하고 말해주기 전까진 알 길일 난망이네요. 하하하. 그런데 이별 상황에서는 대부분 이유를 속 시원하게 말해주지 않죠. 아마도 상대가 상처받을까 봐 말을 못 하는 걸까요? 그래서 이별통보를 받는 사람은 짐작만 할 뿐이죠. 그 짐작이 실제값과 얼마나 같을지는 영영 모른 채로 남아 있게 되고요.

이 노래에서도 화자가 상대에게 왜 헤어져야 하냐고 묻죠. 만약 상대가 우리가 헤어져야 하는 100가지 이유를 조목조목 설명해 준다면 화자는 납득을 했을까요? 저는 일부 수긍은 했겠지만 그런다고 헤어짐이라는 단어를 내려놓았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하나의 힌트를 얻죠. 이유보다 중요한 것은 헤어진다는 사실일 겁니다. 무슨 이유가 되었건 이미 헤어진 상태로 진입했다는 사실 말입니다. 그 이유를 뒤늦게 알아서 극복하려 해도 이미 때가 늦은 것이죠. 아마 헤어짐을 선포하는 당사자도 추후에 극복이 가능한 사안이라면 설득을 택했지 이별을 통보하지는 않았을 테니까요.

헤어지는 명확한 이유를 찾는 것은 헤어짐을 통보받은 당사자가 납득을 통해 마음의 충격을 완화시키려는 시도가 아닐까 합니다. 머리로 이해가 되면 마음의 답답함이 한결 누그러뜨려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거죠. 헤어짐이라는 상황이 바뀌지 않더라도 말이죠. 하지만 상대는 끝내 그 이유를 말해 주지 않아 헤어짐을 통보받은 당사자의 마음에 고구마를 선사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이럴 수 있냐며 비난의 화살을 보내곤 하죠.

헤어지는 이유에 대해 확인사살을 하든 모른 채 묻어두든 상황은 바뀌지 않습니다. 말해 주지 않는 이유를 굳이 듣게 되어도 납득하지 못하고 오히려 화만 돋울 수도 있습니다. 헤어짐의 이유보다는 헤어지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노래 제목이 '우리 왜 헤어져야 해'일까요?

그러니 헤어짐의 선언이 있은 다음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조용히 보내줍시다. 정 답답하다면 한 번 정도 물어보고 대답하지 않으면 그것으로 됐다 칩시다. 그게 서로를 위해 좋을 것 같네요. 먼 훗날 부쩍 성장해서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게 되면 그리 침묵했던 상대에게 고마움을 느낄지도 모르겠네요. 그런 이유로 전 이별의 순간엔 침묵을 택하는 것으로 하렵니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상대방의 귀책사유가 있는 헤어짐이면 오히려 깔끔히 마음 정리가 될 텐데요. 그게 아니라면 사람 참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겠죠. 이 노래에서도 '마음이 변한 거라면 솔직했음 해'라는 가사가 나오는데요. 그 솔직한 심정을 듣는다 한들 순순히 인정하게 될 것 같진 않습니다만. 저 역시 살면서 이유라는 괴상한 놈을 찾으려고 꽤나 분주히 움직이는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답이 찾아지지 않을 땐 그냥 조용히 일정 기간 바라보는 것을 택하는데. 이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네요.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NO.121)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이비의 <눈물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