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는 것처럼 사랑과 이별은 노래의 주요 테마입니다. 아닌 노래를 찾기 어려울 정도죠. 특히 사랑에 빠졌을 때 설레는 감정과 그리고 이별에 직면했을 때 느끼는 가슴 저미는 아픔을 주제로 삼은 경우가 참 많습니다. 그 사연도 각양각색이죠. 애절하고 개성 있는 가수의 목소리까지 더해지면 그 감정은 배가 됩니다. 당연히 본인 경험과 매치되는 어떤 노래의 가사는 공감대를 이끌기에 충분하죠.
벤이 부른 180도는 사랑의 양면성. 아니 시간의 흐름에 따라 느끼는 관계의 허무함을 잘 표현한 노래라는 생각입니다.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지난날 사랑했던 기억이 문득 떠오르며 발목을 잡는 상황. 한 번쯤 경험해 보셨죠? 그것이 의리인지 미운 정인지 아니면 그동안 깊게 몸에 배어버린 습관인지는 알 수 없지만 몸과 마음이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는 거죠.
사랑에는 온도 차이가 존재합니다 빠져드는 것도 거기서 빠져나오는 것도 사람마다 각각 다르잖아요. 그런데 깊이 빠져든 사랑일수록 헤어 나오기 어려운 법이죠. 이 노래에서는 남자보다 여자가 그런 경우인 듯합니다. 남자는 헤어진 이유조차 모르고 있는 듯 보이거든요.
애석하게도 사랑이라는 행위는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합니다. 서로 희생하지 않으려고 하면 사랑이 성립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일방적인 한쪽의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이면 오래가지 못한다는 거죠. 흔히들 더 많이 사랑하는 쪽이 희생하는 거라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우린 알고 있습니다. 그런 온전하지 못한 사랑은 파국으로 끝을 맺는다는 것을요.
180도라는 표현은 무언가가 완전히 반대가 된 상황을 표현할 때 쓰는 우회적인 말입니다. 원을 떠올려보면 시작점으로부터 서로가 떨어진 거리가 가장 먼 지점이죠. 기가 막히죠. 서로 한 점이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을 보낸 연인들이 어느새 가장 먼 거리에서 서로를 바로 보고 있는 상황말이죠. 은인이 원수가 된 것과 같다고나 할까요. 제목 참 잘 지었다는 생각입니다.
여러분들은 이런 상황을 겪으면 미련을 훌훌 털어버리고 일상으로 잘 복귀하시나요? 원의 속성상 있던 자리로 돌아가려면 그 사람과 만났던 시간만큼은 필요한 것 아닐까요? 전 다친 마음을 치유하고자 다른 사랑을 바로 만나는 걸 그다지 선호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요. 그 자리로 다시 돌아가는 시간이 빠져있어서요.
PS> 어떠셨나요? 앞으로 이렇게 100곡을 다룰까 하는데, 괜찮을까요? 의견 좀 남겨주시면 고맙겠습니다.(NO.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