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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l 09. 2023

김범수의 <슬픔활용법>

작사 윤사라 / 작곡 황찬희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범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hMKcO_AWj10?si=qrJZM3D6-U-mVxYA


너 때문에 이렇게 산다고 

너 때문에 못쓰게 된 나라고

바보처럼 너를 미워할 

핑계를 찾곤 했어

슬픔이 너를 멀리로 데려가 주길

.....

어떻게 목숨 같은 너를 

그렇게 울렸냐고 

오히려 슬픔은 또 너를 데려와

.....

바보처럼 너를 기억할 

핑계를 찾고 있어 

아직도 나는 이별도 못하고 살아


- 김범수의 <슬픔활용법> 가사 중 -




여기 한 남자가 있습니다.

이별한 지가 꽤 되었죠.

하지만 문득 떠오르는 과거 기억에

한 번씩 마음이 요동치는 일을 겪습니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는 일이 그렇습니다.

그럴 때마다 막으려고 해도 막을 수가 없는

주체할 수 없는 감정이 밀려오죠

잊은 줄 알았던 그녀였지만

아직도 떠나보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러고 보니

이별한 후로 제대로 웃어 본 적이 없었네요.

한 마디로 사는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했죠.

이별의 원인 제공자인 당사자가 오히려

상대방에게 이유의 화살을 돌렸습니다.

한 때 삶의 전부였던 그녀 때문이라고

그녀가 떠난 자리가 구멍이 났다고

덤터기를 씌우면서 떠난 그녀를 미워하는 것으로

슬픔을 다스려 보려 했죠.

그렇게 하면 슬픔이란 놈이 머릿속에 남아 있는

그녀와의 기억을 멀리 데리고 지도 모른다면서


하지만 이내 슬픔이 반격을 해 옵니다.

슬픔이라는 단어에 담아 그녀를 멀리 보내려 했지만

다시 내게로 데리고 돌아온 거죠

그녀를 떠나보내기 위한 노력이

사실은 그녀를 기억해 내기 위한 핑계였다는

들키고 싶지 않은 사실을 싣고 말이죠.

슬픔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지금도 제대로 이별을 하지 못하고 있는

바보 같은 남자의 모습만이

고스란히 모습을 드러내네요




이별 후 감정은 슬픔입니다. 이 슬픔을 어떻게 다스려야 하는가 하는 문제는 퍽이나 어렵습니다. 사실 이별 시점에 우리가 가장 많이 아파할 것 같지만 오히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문득 찾아오는 기억을 대할 때가 더 무섭지요. 가라앉은 줄 았았던 감정이 살아나 가슴을 후벼 파거든요. 여러분들도 이런 경험해 보셨죠?

우린 어떤 사람을 잊는 것을 머릿속에서 더 이상 그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때라고 말합니다. 어느 날 헤어진 사람이 불쑥 찾아와 내 감정을 요동치게 한다면 아직은 헤어짐이 종결된 것이 아닌 것이죠. 잘 이루어지지 못한 씁쓸함이나 그런 때도 있었지 하며 피식 웃음을 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그 슬픔을 잊기 위해 상대방을 악인으로 프레임 화해서 헤어짐을 정당화하고 자기 자신을 두둔해 보곤 합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잊으려고 하는 일 그 자체가 완전히 헤어지지 못하는 행위일 뿐이라는 것을 알아차리죠. 슬픔이라는 감정이 말합니다. 아직 넌 이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구나 라구요.

역설적이게도 우리는 슬픔을 활용할 수 없습니다. 보기 좋게 그 단어에 휘둘리기 십상이죠. 너보다 더 좋은 사람 만나 복수해 주겠다거나 나 떠나 얼마나 잘 사나 보자고 하는 이런 마음을 내는 것조차 넓은 의미에서 슬픔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음을 보여주죠.

그 슬픔을 피하려고 하면 할수록 내 앞에 나타나는 아이러니가 발생합니다. 분명 이별이 주는 마음의 헛헛함이 있는데 이걸 건너뛰려고 하면 이내 슬픔 지뢰와 폭탄이 마음의 여기저기서 떠지는 꼴이랄까요. 사랑은 우리가 느끼는 지상 최대의 아름다운 감정이지만 이처럼 뜻하지 않은 이별로 인한 슬픔을 동반합니다.

두 얼굴을 가진 양면성을 알아야만 제대로 된 사랑이 가능하죠. 그러니 열렬히 사랑하는 법을 알아야 하는 것만큼 이별 후 찾아오는 슬픔을 다루는 도 배워야 하죠. 하지만 너무 강력한 사랑의 감정은 자꾸 이별의 쓸쓸함을 못 보게 하는 미친 마력을 가지고 있어서 매번 우릴 이별 후 벼랑 끝으로 밀어 넣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제대로 사랑할 준비를 마치셨나요? 슬픔을 잘 활용하고 계신가요?   


PS > 많이 망설였습니다. 범수형의 노래 중 어느 곡을 택할까 하고요. 저는 <슬픔활용법>의 가사가 참 좋습니다. 제 첫 번째 책 <지구복 착용법>의 제목을 정하는데도 이 노래가 큰 기여를 했답니다. 산책하다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책 제목이 불쑥 머릿속에 떠올랐거든요. 그러니 범수형의 명곡 중 이 곡을 선택해도 큰 무리는 없을 듯합니다.(NO.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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