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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l 11. 2023

허각의 <나를 잊지 말아요>

작사 원태연 / 작곡 전해성 

안녕하세요?

오늘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허각'입니다. 

내용을 보시면 더 좋을 듯합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FLOfiuWa_oM


사랑이란 멀리 있는 것

눈에 보이면

가슴 아파 눈물이 나죠


그래서 널 떠나요

사랑을 사랑하려고

안녕 안녕 안녕

….

나를 잊지 말아 주세요

사랑한다는 한마디도 못하고 가는

혼자 했던 사랑이

떠날 땐 편한 것 같아

안녕 안녕 안녕

….

그대 핸드폰이 난 너무 부럽습니다

지금도 니 옆에 같이 있잖아요

….

나를 잊지 말아요


- 허각의 <나를 잊지 말아요> 가사 중 -




여기 짝사랑하는 한 남자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사랑하는 그녀는

다른 사람을 바라보고 있는 듯합니다.


그녀를 위하는 길은 역설적이게도

그녀가 보이지 않는 곳으로 떠나는 것이죠

그래서 사랑은 멀리 있는 것이라고 말하네요.

가까이에서 보면 더 아파지니까요


그 남자는 사랑을 사랑하려고 떠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녀가 이런 그의 절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알아주길 바라죠.

눈물을 숨기고 떠나는 그의 모습을요.


사랑한다는 고백조차 못해보고 떠나며

짝사랑이 마음은 편하다고 자신을 두둔해 봅니다.

하지만 그녀 곁에 언제나 있을 수 있는

핸드폰이라도 되고 싶은 심정이죠.


천년을 살아도, 일초를 살아도

세상에서 딱 한 사람을 사랑한대도

정답은 그녀만이었죠.

그녀만 보이는 정말 바보 같은 남자입니다.




여러분들은 짝사랑해 보셨나요? 저는 해 봤습니다. 하하. 쉽지 않죠. 그냥도 힘든 데 상대방에게 좋아하는 상대가 있는 상황이면 그 아픔은 배가 되죠. 그래서 펼쳐보지도 못했던 마음을 그 사람을 위한다는 핑계로 조용히 접기도 합니다. 혼자 개 멋진 척을 하죠. 사랑하니까 헤어지는 거라고. 아무도 안 알아주는데도 말이죠.

주변에서 이런 걸로 끙끙 앓고 있는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미련하다고, 세상에 사랑할 사람이 그 사람밖에 없냐고 타박을 받기 일쑤입니다. 세상에 절반은 남자고 여자이니까요. 그런데 신기하게 그 사람이 아니면 안 되는, 뭐에 씐 것 같은 이 더러운 기분이 쉽게 떨쳐지지가 않아서 문제입니다.

우린 사랑하려면 바보가 되나 봅니다. 논리적 혹은 합리적 잣대를 가져대는 순간 사랑이 가진 순수힘을 잃게 되니까요. 바보는 그거 하나 밖에 모르죠. 사랑에는 그것 하나 밖에 라는 정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니까요. 사랑하면 바보가 되는 것일까요? 바보가 사랑을 잘하는 것일까요?

이 노래에서 제 눈을 사로잡은 단어를 꼽으라면 단연 핸드폰입니다. 얼마나 절절했으면 무생물인 핸드폰이 부러웠을까요? 곁에만 있을 수 있다면 말하지 않아도 관심조차 주어지지 않아도, 무엇이 되어도 좋다는 의미겠지요. 이 정도면 약도 없을 듯합니다.  

이 노래는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주제곡이었습니다. 기억나시나요? 가슴에 인공 심장을 단 차승원은 최고의 스타이고 상대역으로 한 물간 아이돌인 구애정역을 공효진이 연기하죠. 한의원장으로 훈남 윤필주(윤계상)가 출연해 이 둘의 사랑을 더욱 빛나게 해 주는 역할을 소화합니다.

누군가에게 사랑하는 감정을 느끼는 것은 자유입니다. 제가 송혜교를 좋아하던 그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 것은 제 자유 의지죠. 그런데 그다음부터가 문제입니다. 그것을 상대방에게 표현하는 순간 그 좋아하는 감정은 더 이상 그 자리에 있을 수 없습니다.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아니면 그전의 관계까지 싸잡아서 없어지죠.

그걸 익히 아는 우리는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는 일을 주저하게 됩니다. 짝사랑이 깊어지면 갖은 상상으로 혼자서 모노드라마를 찍게 되죠. 누군가에 차일 각오를 하고 사랑을 고백하는 용기는 그래서 꼭 필요합니다. 혼자만 간직하고 있으면 하나님 아버지가 와도 그 마음을 알아주긴 어려우니까요.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지금 혹시 주변에 마음에 둔 사람이 있나요? 그렇다면 쿨하게 고백하세요. 사랑하는 감정을 혼자만 간직하다 보면 어느새 눈덩이처럼 커져서 감당할 수 없는 상태가 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왜 떠나가면서 본인을 잊지 말아 달라고 했을까요? 저는 답을 끝내 못 찾았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해석하시나요?

억지로 갔다 붙이자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이 아닐까 합니다. 어차피 그녀에게 말 한마디 못했던 사람의 목소리가 그녀에게 닿을 리 없으니 자신이 사랑했던 기억을 이런 식으로라도 간직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요?

드라마 제목처럼 최고의 사랑은 짝사랑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라면서요.


PS> 내일은 이영현 누나인데, 정말 하루하루 무슨 곡을 골라야 할지 엄청 고민됩니다. 그래도 정말 많은 분들이 지난번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에 성원을 보내주셔서 보람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제 96곡 남았네요. 요즘은 트로트도 한 번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ㅎㅎㅎ. 일단은 이별 콘셉트로 10개부터 채우고요.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라면서 - Coming Soon -(NO.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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