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은 2003년 1집으로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최동욱입니다. 세븐이라는 활동명은 YG 양현석 씨가 지어준 것이라고 하네요. 세븐은 서태지와 아이들을 보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가수를 꿈꿨다고 하는데요.
부모님이 소유한 건물 지하에 안무연습실이 있었는데, <철이와 미애>의 미애씨가 운영하고 있었고 거기서 춤을 하사받으며 살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양현석의 눈에 띄게 되죠. 그래서 YG 연습생을 시작하면서 가수를 준비하게 됩니다.YG 연습생 4년만에 YG와 정식계약을 하게 되죠.
정규 1집 <Just Listen>의 타이틀곡이 '와줘...'였죠. 선캡 모자와 바퀴가 달린 신발이 트레이드 마크였죠. 기억나시죠? 그의 노래는 중간에 댄스 브레이크 타임이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몸으로 세븐을 그리는 시그니처 댄스가 압권이었죠. 모든 무대를 라이브로 소화한 점도 박수받을 만한 부분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집에 수록된 타이틀곡입니다. 신디사이저라는 악기 음이 많이 들리는 곡입니다. 2집 활동을 마치고 디지털싱글 Crazy를 발표했는데 발매 한 달만에 4억원의 매출을 거두며 디지털 싱글 분야에서 프론티어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일본과 동남아 등에 이어 미국도 도전했는데 결과는 좋지 않았습니다.
최근에는 뮤지컬 활동을 많이 하고 있고요. 작년에는 연기자인 이다해씨와 결혼을 했고 예능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기도 했죠. 골프를 좋아해서 관련 프로그램에도 간혹 얼굴을 비치는 것을 본 적이 있네요. 혹자는 이미지상 가수 비와 많은 부분이 겹쳐 보인다고도 말하기도 하고요.(끄덕끄덕) 과거 연예병사 논란의 당사자가 된 적도 있습니다. 워낙 동안이어서 가수 이승환씨와 함께 소환되기도 합니다.
자. 그럼 본업인 가사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은 '열정'입니다. '열렬한 애정' 정도로 번역하면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화자가 상대를 뜨겁게 사랑하고 있지만 상대에겐 화자가 친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상황인거죠. 엄밀히 따지만 '혼자만의 열정'이라고 해야 맞는 제목이 될 듯 하네요.
첫 가사에 먼저 후렴구를 끌어오죠. 이런 구성 많이 보셨죠? '뜨거운 가슴에 너를 안을래/ 내가 죽는 날까지 너만 사랑할래/ 나는 Everyday 너만 생각해/ 다른 사람은 절대 안돼 너야만 해' 부분입니다. 그렇게 되고 싶다는 화자의 바람이 듬뿍 담긴 가사입니다. 현실은 그와 반대인 상황이고요.
'내 모든 걸 다 바쳤지/ 원하는 건 다 사줬지/ 아낌없이 주고만 싶었어/ 하지만 너는 모르지/ 너에게 나는/ 오로지 친구 이상은 아니라고' 부분입니다. 네 두 사람간에 관계에 대한 생각이 어긋나 있음을 알 수 있죠. 이런 경우는 마음이 먼저 움직인 사람만 힘들어지는 거 말 안해도 아시죠?
'다른 사람을 만나려 하네/ 다른 사랑을 찾으려 하네/ 나에겐 오직 너 하나 밖에 없는 걸 알잖아/ 내 맘을 받아줘' 부분입니다. 연인이 될 수 없는 것에 이어 2연타로 다른 사람을 만나려 하죠. 소개팅이라도 나가는 걸까요? 화자는 속이 뒤집어 집니다. '온리유'라는 생각으로 똘똘 뭉쳐 있으니까요.
2절에서는 '너의 다른 그 시선이/ 니가 잡은 그의 손이/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아/ 생각해봐 내 가슴이/얼마나 찢어지는지/ 난 그저 울고만 싶었어' 부분입니다. 상대가 연애에 성공이라도 했는 모양입니다. 그 연애의 현장을 보는 화자의 질투심이 폭발 직전인 듯 보이죠.
'마음을 열어 더 늦기 전에/ 나를 남자로 봐주길 원해/ 행복한 미래가 눈에 선해/ 제발 날 받아줘 내 맘 좀 알아줘' 부분입니다. 주제절이죠. 친구가 아닌 남자로 바라봐달라는 말을 하고 싶은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화자의 사랑하는 마음을 상대가 거절하지 말고 받아줘야 하는 거겠죠?
마지막으로 후렴구 들어가기 전에 나오는 'One two three four five six seven'이라는 부분도 잠깐 언급하고 넘어가야겠네요. 이 부분에 시그니처 댄스인 몸으로 세븐을 그리는 퍼포먼스가 매칭되죠. 대부분 노래는 쓰리나 포 정도에서 끝나는데 이 노래는 세븐까지 세는 진기한 광경을 보여주죠. 하하하.
음. 오늘은 제목 '열정'에 대한 썰을 좀 풀어볼까 합니다. 열정은 크게 두 가지 의미로 나뉘는 것 같습니다. 이 노래처럼 누군가를 열렬히 사랑하다는 의미도 있고요. 어떤 일에 대해 갖는 뜨거운 마음을 뜻하기도 하죠. 오늘 이야기할 부분은 후자입니다.
여러분. '열정페이'라는 말 들어보셨죠? 월급은 적게 주면서 온갖 업무를 많이 시키는 행위를 비꼬는 말이죠. 청년 구직자나 대기업 인턴, 방송, 예체능계에서 많이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최근에 책을 만들거나 글을 쓰는 사람들과 관련된 책을 몇 권 읽었는데요. 거기서 보니까 교정하시는 분들의 작업비가 수년째 그대로라는 걸 알게 됐는데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물가가 그 사이 얼마나 올랐는데 말이죠.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우리가 열정을 쏟는 어떤 일에 그만큼의 대가가 따르지 않는다면 그 일을 지속할 수 있을까 하고요. 더구나 그 일이 생계를 책임지는 주된 일이라면 저는 그 일을 계속해 나가기가 어려울 듯합니다. 바로 열정의 반대편에 있는 '냉정'의 손짓을 거부할 재간이 없어서입니다.
<열정과 냉정 사이>라는 유명한 말 아시지요? 일본 소설가 아무개가 쓴 소설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사랑을 향한 두 남녀의 다른 태도를 모티브로 했죠. 책 제목에서 추정컨데 한 사람은 열정파, 다른 한 사람은 냉정파였겠죠. 물론 소설에서 이 둘의 관계를 끝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마무리 됩니다.
어쩌면 우리 삶은 이 책 제목처럼 열정과 냉정 사이를 오묘하게 걷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쪽으로 치우쳐 너무 열정적이 되면 사랑의 열병에 노출되고 일 중독 등이 될 수 있고요. 냉정에만 극단적으로 노출되면 냉소가 쌓이고 찔러도 피 한방울도 안 나올 냉혈한이 따로 없게 될테니까요.
개인적으로 공포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요. 그런 제가 <쏘우>라는 영화는 하루에 걸쳐 시리즈 전편을 다 봤죠. 그게 가능했던 이유는 영화를 볼 때 '냉정 활용법'을 나름대로 터득했기 때문입니다. 무서운 순간이 찾아올 때마다 '이건 관객들 무섭게 하려고 이리 만든거네~'라는 생각을 지속해서 하는 식이었죠. 그랬더니 그 영화에 흠뻑 빠져드는 장점은 잃어버렸지만 소스라치게 놀라는 상황을 벗어날 수 있었답니다. 하하하.
제가 말씀 드리고자 하는 것은 열정과 냉정 모두 어지간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열정과 냉정 사이'에서 '열정과 냉정'보다 '사이'라는 말에 더 주목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열정만으로 되는 일도, 냉정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도 모두가 불완전할 테니까요.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의 '멍과 몰입' 챕터를 다른 말로 바꾸면 바로 '냉정과 열정 사이' 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되네요.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균형잡힌 삶을 이렇게도 표현해도 괜찮겠네요. 하하하. 그런데 여러분들은 열정파신가요? 냉정파신가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