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AVAYA Mar 07. 2024

이상우의 <슬픈 그림 같은 사랑>

작사 김성란 작곡 박정원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이상우'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92 h9 sXxPTH4? si=K49 uZChgUDvO6x5 W

사랑이란 

사랑이란 그 이름만으로

아름다운 선물이라 하기에


이 세상은 

사랑으로 

불타는가


멀어지는 슬픈 

그림 같은 그대
잊지 못 할 내 사랑 


- 이상우의 <슬픈 그림 같은 사랑> 가사 중 - 




그대 창에 내려진 커튼

우리 추억마저 

가리어지는 듯해


지난 일들 아롱아롱

그 자태를 뽐내니

눈물 속에 헤어지지만

언젠가는 그리워지겠죠


모진 바람이 불었던 이유

사랑에 달린 이별이라는

꼬리표 때문이겠죠


그대가 없는 하얀 밤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해


사랑은 아름다운 선물

사랑으로 불타는 세상


슬픈 그림 같은 그대

잊지 못할 내 사랑이

멀어지네요




이상우는 1998년 강변가요제로 데뷔했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강변가요제에서 불렀던 곡이죠. 이곡으로 대상 바로 아래 금상을 수상했죠. 참고로 이 때 대상은 이상은 씨의 '담다디'였습니다.(이상은 씨도 언젠가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1980년 후반에서 1990년대 초에 활동했던 보컬입니다. 맑고 호소력 짙은 미성을 지녔죠. 지금으로 치면 '감성 발라더'라고 할 수 있겠네요.

바로 다음 해인 1989년 1집을 발표했죠. 여기에 그 유명한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와 <바람에 옷깃이 날리듯>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1990년 2집에서는 <그녀를 만나는 곳 100m 전>이 차트를 석권했죠. <이젠>이라는 노래도 후속곡으로 사랑을 듬뿍 받았답니다. 

1991년 3집은 타이틀곡이 <하룻밤의 꿈>이었고, 1994년 4집에는 <비창>이 수록되어 있죠. 여기까지가 전성기로 판단됩니다. <비창>은 본인 꼽은 최고의 명곡이기도 하죠. 찾아서 들어보시면 알겠지만 노래 소화하기가 상당히 힘든 곡입니다. 1997년 5집은 반응이 예전만 못했습니다. 이후에 연예기획사를 차려서 장나라, 한가인, 휘성을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부산 출신이어서 억양이 있는 편이죠. 그게 노래할 때는 도움이 되는 듯합니다. 2020년에 본인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신곡 <괜찮은지 몰라서>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한 때 활발하게 활동하다 발달장애 아들을 돌보기 위해서 무대에서 자취를 감췄다고 하네요. 부디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슬픈 그림 같은 사랑'입니다. 어떤 사랑을 말하고 있는 걸까요? 슬픈 사랑도 아니고 슬픈 그림 같은 사랑이라니. 왠지 이 그림이 밝고 선명한 색상이 아니라 회색빛의 흐릿한 색상의 수채화가 아닐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네요. 그 사연을 쫓아가 보시죠.

'안녕이라는 말대신/ 그대 창에 커텐을 내려도/ 너와 나 사랑했던 추억의/ 커텐만은 내리지 말아 줘요'가 첫 가사입니다. 옛날 노래인 게 '커텐'에서 느껴지네요. 하하하. 요즘은 '커튼'으로 표기하죠. 은유가 많이 들어간 가사입니다. '그대 창'이라는 것이 누군가의 집에 있는 유리창을 뜻할 수도 있지만 마음의 창이라는 의미로 읽힙니다. '추억의 커텐'은 서로 사랑했던 기억을 말하고 있죠. 직접적인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이별을 알고 있는 화자입니다. 하지만 사랑했던 과거까지 깡그리 부정하고 싶은 마음은 없는 것 같습니다. 

'지난 옛일은 모두가 아롱지는 사랑의 모습/ 눈물로 헤어지는 오늘도/ 언젠가는 그리워질 테니까' 부분입니다. 여기서 아롱지다는 쉽게 생각해서 알록달록 촘촘히 박혀 있는 모습 정도를 떠올리시면 될 것 같은데요. 과거가 그만큼 다채로운 추억으로 물들어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화자는 사랑 꽤나 해 본 사람 같이 나중이 되면 눈물이 그리움으로 바뀐다면서 상대에게 추억까지 버리진 말라고 말하고 있네요. 선순가? 하하하.

'이 별 없이 사랑할 수 없다고/ 바람 이토록 모질게도 불었나/ 그대가 없는 하얀 밤들을/ 이젠 사랑이라 말할 수 있나' 부분입니다. 참 가사가 좋죠? 사랑에는 이별의 꼬리표가 딸려 있다 정도의 의미가 아닐까 추정해 봅니다. '하얀 밤'도 은유겠죠? 뜬 눈으로 지새운 밤과 매칭시키면 될 듯하고요. 혼자 남은 순간인 지금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냐고 울부짖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사랑이란/ 사랑이란 그 이름만으로/ 아름다운 선물이라 하기에/ 이 세상은/ 사랑으로 불타는가/ 멀어지는 슬픈 그림 같은 그대/ 잊지 못할 내 사랑'입니다. 사랑은 죄가 없다 -> 이 세상은 사랑으로 불타고 있다 -> 그러나 사랑은 이별을 달고 다닌다 -> 내 사랑 역시 슬픈 그림처럼 점점 멀어져 간다 -> 하지만 나는 그 사람을 잊을 수가 없다 정도의 전개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음. 오늘은 '00 같은 사랑'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아시다시피 이 지구상에 나란 존재는 하나뿐입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죠. 그만큼 우리 자신은 저마다 고귀한 존재입니다. 그 고귀한 존재가 너라는 또다른 고귀한 존재를 만납니다. 만나기만 하냐 사랑도 나눕니다. 그 사랑 역시 이 세상에 하나뿐안 사랑이죠.

'온리 원(Only one)'과 '원리 원'이 만나 '온리 온리 원(Only Only one)' 혹은 '더블 온리 원(Double Only one)'이 되는 것이죠. 말장난 같지만 세상 어느 사랑도 같은 모습이 하나도 없습니다. 똑같은 사람을 만나도 그 연애나 사랑의 모습은 저마다 다른 것이죠.

이 노래 제목처럼 '슬픈 그림 같은 사랑'도 있고요. '동화 같은 사랑', '번개 같은 사랑', '바다 같은 사랑', '하늘 같은 사랑', '호수 같은 사랑' 등등 개별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사랑하는 이들의 수만큼 존재합니다. 지금 여러분들이 펼치고 있는 사랑은 '00 같은 사랑'에서 '00'에 어떤 단어를 넣으시렵니까? 혹은 지나간 사랑을 떠올려서 그 자리에 넣을 단어들을 한 번 떠올려 보는 것도 나름 추억을 회상하는 방법으로 괜찮을 듯 싶네요.

이처럼 저마다 다른 사랑의 모습이지만 그 속성, 혹은 본질만큼은 비슷한 듯합니다. 가사에 나오는 것처럼 '이별 없는 사랑'은 없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우리는 틈만 나면, 기회만 되면 사랑을 하려고 합니다. 언젠가는 깨질 것을 알지만 그 깨짐이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일까요?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언젠가는 죽는 유한자입니다. 그렇다고 우리가 죽는 날만 바라보며 살지 않죠. 오히려 죽는다는 사실로부터 역으로 오늘을 즐겁고 알차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발견하죠. 그런 맥락으로 사랑과 이별, 삶과 죽음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이별도 사랑의 잔재라고 친다면 우리가 사는 별, 지구는 사랑과 사랑의 잔재로 뒤덮인 곳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에서는 '이 세상은 사랑으로 불타는가'라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온 천지에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발견되는 지구, 그 속에서 '온리 온리 원' 혹은 '더블 온리 원'간 이루어지는 사랑, 그 속에 피어나는 '00 같은 사랑'. 여러분들은 뭐 같은 사랑을 꿈꾸시나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이상우 씨 노래 중에 좋아하는 곡이 많습니다. 오래간만에 설렘이 전달되게 <그녀를 만나기 곳 100m 전>이라는 노래를 고를까 하다가, <채워지지 않는 빈자리>를 한참 고민하다가 결국 이 노래를 최종 선택하게 되었네요 하하하. 제가 꿈꾸는 사랑은 <사극 드라마에서나 볼 것 같은 사랑>입니다. 햐안 한복을 입은 여인이 언덕에서 한 없이 오지 않는 님을 기다리는 장면이랄까요. 해석은 각자 알아서 하시고. 하하하.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와요. See you. Coming Soon-

매거진의 이전글 김종서의 <아름다운 구속>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