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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r 14. 2024

나윤권의 <나였으면>

작사/작곡 김형석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나윤권'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tK402j_uuCw? si=VCLfLK9 SxrmfJaDy

나였으면

그대 사랑하는 사람 나였으면


수없이 많은 날을

나 기도해 왔죠


푸르른 나무처럼

말없이 빛난 별처럼


또 바라만 보고 있는 나를

그댄 알고 있나요


- 나윤권의 <나였으면>의 가사 중 -

 




하루가 지나가네요

그저 바라만 보네요

아직도 흔들리네요

눈물이 흐르네요


잊히지 않네요

내 맘을 몰라 주세요

그대는 웃고 있네요

결국 돌아봐 주지 않네요


그동안 연습해 왔던

사랑의 고백도

슬픈 뒷모습도

오늘로 끝을 내야겠죠


잊혀짐보다

기다림이 쉽다는 걸

슬프게도 알고 있어요


나였으면 하고 바라왔죠

그대 사랑하는 사람

그래서 묵묵히 바라봐 왔죠.


알고 있어요

이런 투정 지금 와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걸요


하지만 바보같이 철없는 내가

주제넘게도 그대의 안부를 물어요


늦었지만 담담하게 사랑했다는

말을 건네고 싶을 뿐이에요




나윤권은 2004년 1집 앨범 <중독>으로 데뷔했습니다. 실용음악과 전공자들이 인정하는 실력자라고 하네요. 그만큼 노래를 정석으로 부르는 가수라는 뜻이겠죠. 기본기와 곡 전달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음과 고음 영역보다 중음 영역대가 강점인 가수가 아닐까 싶네요.

2001년 인티즌에서 개최한 오디션에서 수천 대 일의 경쟁을 뚫고 우승하며 가요계에 입문합니다. 이 오디션 1등에게 주어지는 상이 바로 작곡가 김형석 씨에게 음악을 배울 기회를 얻는 것이었다고 하네요. 공교롭게도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의 작사/작곡이 김형석 씨네요.

김형석 씨와 함께 3년간 부단한 노력을 거듭한 끝에 탄생할 노래가 오늘 소개해 드릴 곡입니다. 이 곡은 2004년 MBC 드라마 <황태자의 첫사랑>의 OST로 먼저 삽입되기도 했습니다. 이 노래를 포함해서 같은 해 1집을 발표했는데, 타이틀 곡은 이 노래가 이니라 '약한 남자'였습니다. 이 노래도 듣기 좋지만 더 주목받은 곡은 '나였으면'이었죠. 그의 시그니처 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05년에는 미니 앨범 '기대'를 발표했고, 정규 앨범은 3집까지 발매했습니다. 싱글은 2008년부터 꾸준히 발표하고 있고요. 하지만 노래 실력 대비 그리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폭발력 있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인 듯하죠. 꾸준히 하다 보면 제2의 '나였으면' 같은 곡을 부를 날이 오겠죠. 아 참 최근에 결혼 발표를 했네요. 부디 노래도 잘 되시고 행복한 결혼 생활도 이어가시길 바라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나였으면'입니다. 가정법이죠. 이렇게 만약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현실은 그와 반대이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랑의 짝이 되고 싶으나 이미 그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이 있는 상황인 것이죠. 그 자리에 내가 들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곡이네요.

'늘 바라만 보네요/ 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지나도/ 그대 숨소리/ 그대 웃음소리/ 아직도 나를 흔들죠'가 첫 가사입니다. 계속해서 지켜보만 보고 있는 모양새죠. 전체 내용으로 판단컨대 화자는 누군가를 잊어야 하지만 그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괴로워하고 있습니다.

'또 눈물이 흐르죠/ 아픈 내 맘 모른 채/ 그댄 웃고 있네요/ 바보 같은 나/ 철없는 못난 나를/ 한 번쯤 그대 돌아봐 줄 수 없는지/ 알고 있죠/ 내 바람들은/ 그대에게 아무런 의미 없단 걸' 부분입니다. 화자의 마음이 타들어가는지 모르는 상대방은 웃고 있습니다. 그 마음을 바라봐주길 기대해 보지만 상대방은 이미 임자가 있는 몸이죠. 그래서 화자는 자신을 '철없이 못났다'라고 표현하고 있는 듯합니다.  

2절에서는 '늘 나 오늘까지만/ 혼자 연습해 왔던/ 사랑의 고백들도/ 슬픈 뒷모습/ 그저 오늘까지만/ 이런 내 맘을 모른 채 살아갈 테죠/ 기다림이 잊혀짐보다 쉽다는 걸/ 슬프게 잘 알고 있죠' 부분이 나옵니다. 답답한 마음에 오늘은 쫑을 내려하는 것 같죠? 여전히 화자를 바라봐주지 않는 상대에 대한 야속함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의미심장한 가사가 나오죠. '기다림이 잊혀짐보다 쉽다'와 '슬프게도 잘 알고 있다' 부분이요. 그냥 평소 하던 대로 기다림을 택하면 마음은 편한데, 더 이상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다 보니, 그 보다 힘든 잊혀짐이라는 단어가 마주해야 함을 알고 있어 슬프다는 말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나였으면 그대 사랑하는 사람 나였으면/ 수없이 많은 날을 나 기도해 왔죠/ 푸르른 나무처럼 말없이 빛난 별처럼/ 또 바라만 보고 있는 나를 그댄 알고 있나요' 부분입니다. '푸르른 나무'와 '말없이 빛난 별'은 화자를 의미하죠. 묵묵히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노래 마지막 부분에는 '묻고 싶죠 그댄 잘 지내는가요/ 함께하는 그 사람이 그대에게 잘해주나요/ 바보 같은 걱정도 부질없단 것 알지만/ 눈물 없이 꼭 한 번은 말하고 싶었죠/ 사랑한다고' 부분이 나옵니다. 상대에게 임자가 있는 상황이고 고백을 한다고 해서 바뀔 리 없지만, 마지막으로 담담하게 진심을 전해야 마음이 후련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음. 오늘은 딴지로 시작합니다. 제목 말이에요. '나였으면'이 아니라 '나였기를'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한 보입니다. '나였으면'이라고 하면 영어로 'If I were you(내가 너였으면)'이라고 오해할 여지가 있어 보이네요. 그래서 '내가 너였으면 옆에서 묵묵히 바라봐 온 나 같은 괜찮은 사람을 선택하는 게 맞다' 이런 식으로 전개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지 않았을까 생각해 봅니다.

오늘은 딱히 쓸 주제가 떠오르지 않아서 최근 읽었던 책에 나온 내용 몇 가지를 소개해 볼까 하는데요. 첫 번째 책은 제목이 <글 쓰기의 최전선>입니다. 구구절절한 책 소개를 하려는 것은 아니고요. 거기에 보면 '건축적 글쓰기 VS 별자리적 글쓰기'라는 표현이 나오는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는 별자리적 글쓰기를 하는 편입니다. 제가 이해한 두 글쓰기의 차이점을 설명드리자면 건축적 글쓰기는 서론-본론-결론을 정해 놓고 글을 쓰는 방식이고, 별자리적 글쓰기는 연관어들을 생각나는 대로 실로 엵어서 글을 완성하는 방식이죠. 여러분들은 어떤 글쓰기 방식을 채택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별자리적 글쓰기의 장점은 글쓰기가 좀 자유롭습니다. 반면 산으로 갈 위험이 있죠. 제가 몇 번 그랬더랬죠. 반면 건축적 글쓰기는 옆길로 샐 위험은 없습니다만 그만큼 글 쓰는 데는 속도가 잘 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뭔가 답을 딱 정해야 글이 시작될 테니까요. 저처럼 매일매일 글쓰기를 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별자리적 글쓰기가 나은 것 같더라고요. 책처럼 긴 글을 쓸 때는건축적 글쓰기 방법을 적용합니다만.

또 다른 책 하나를 더 소개해 보면, <지금을 살지 못하는 당신에게>라는 책입니다. 여기에는 공자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요. 제가 가장 마음에 들었던 구절은 '군자가 세상에 나아갈 때는 반드시 그래야 된다고 고집하는 것도 없고, 그러지 말아야 된다고 고집하는 것도 없으며, 오로지 마땅함을 척도로 할 뿐이다' 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하면 '누구에게나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죠.

이 문구를 이 노래의 화자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요? 화자가 임자가 있는 상대와 연결될 수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이죠. 그것이 마땅한 것이냐 아니냐만 판단하면 되는데요. 일단 임자가 있으면 마음을 내려놓는 것이 마땅한 것이겠죠. 그걸 슬프게도 잘 알고 있는 화자는 그래서 가정법으로 슬픔을 돌파해 보려는 것이 아닐까요? 임자의 자리에 자신을 놓아봄으로써 그 사랑에 마땅함을 부여해 보는 것이죠.  

'누구에게나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말속에는 '꼭 나여야만 한다 혹은 꼭 내가 아니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고 삶에 대한 겸손함을 가지라는 숨은 뜻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내가 바란다고 해서 그 상황이 꼭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이 세상에 없다는 말이죠. 이 말이 화자의 슬픔을 달래는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 여러분들은 개인 사정으로 시간에 쫓겨 브런치를 완성한 별자리적 글쟁이의 폐해를 목격하고 계십니다. 하하하. 가끔은 이럴 때도 있어야 인생이죠. 이해해 주실 거죠? 거의 4달을 하루도 빠짐없이 글을 쓰다 보니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네요. 저는 멘털이 좀 있는 편이라 오늘 같은 날에 크게 구애를 받지는 않을 자신은 있네요. 하하하. 꾸준히 제 브런치를 거침없이 읽어주시는 분들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냥 한 번 피식하고 웃고 넘기자고요. 그럼 내일 만나요.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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