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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r 26. 2024

2BIC의 광(狂)

작사 안영민 작곡 조영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투빅(2 BIC)'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nZIfKadNYxg? si=AP9 BbwvYXs1 V1 pjl

너를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서

너 없인 안될 것 같아서

한 번만 너 아닌 날 위해

살아봐도 괜찮겠니


아파도 널 훔쳐보겠어

내 눈에 널 숨기고

절대 울지 않아

널 흘리지 않아

내 눈에 사는 너니까


- 투빅의 <광> 가사 중 -




너의 기억을 부둥켜안아야

버텨낼 수 있는 하루

다른 사람을 만났더라도

내 기다림은 멈추지 않아


시력을 잃어도

너만은 선명히 보여

세상을 잃어도

너만은 돌려받고 싶어


다시는 못 보더라도

너 없는 세상을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나로 살아볼게


내 눈에 너를 숨기고

절대 울지 않을게

널 눈물로 흘리지 않아 볼게


그리움의 금단현상

널 잊는 일이란

나에겐 담배를 끊는 것보다

힘들고 버거운 걸


도저히 안 되나 봐

못 이기는 척

내 옆에 있어주면 안 될까


추억 다 쏟아내도

눈물이 마르지 않는 건

결코 잊지 못해

널 보낼 수 없는 나




투빅은 2012년 디지털 싱글 <또 여잘 울렸어>로 데뷔했습니다. 준형과 지형으로 이루어진 2인조 듀오입니다. 그룹명인 2 Bic은 '2 Bi Continue'의 약자로 두 사람이 항상 음악과 함께 하는 의지를 담고 있습니다. 2017년부터 소속사 '투빅컴퍼니'를 설립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은 추계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선후배 사이입니다. 조영수 작곡가가 발굴한 듀오죠. 보컬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지형 씨를 발탁하고 한 명 더 멤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조언으로 후재인 준형 씨가 합류하게 된 것이죠. 당시 너무 뚱뚱해서 가수가 되는 것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고 하네요.

두 사람은 데뷔 준비를 하면서 무려 30Kg씩 감량을 했다고 하네요. 여성 보컬 그룹인 빅마마나 버블시스터즈가 떠오르는 것도 우연은 아니겠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아주 따끈따끈한 곡입니다. 올해 1월에 발표된 곡입니다. 노래 분위기는 과거 SG워너비를 생각나게 합니다.

조영수 작곡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유명한 작사가가 붙는 형태로 그동안 음악을 만들어 온 듯합니다. 이 노래는 안영민 씨가 참여했고요. 데뷔하고 꾸준히 음반을 내다가 2020년 전후로는 음원이 나오지 않았다가 이번에 긴 침묵을 깨고 새 음원을 들고 나왔네요. 반가웠습니다. 앞으로 승승장구하시길 바라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한자로 '미칠 광'입니다. 네 화자는 어떤 한 사람에 대한 사랑으로 미쳐있는 상태입니다. 그만큼 절절한 감정을 노래 속에 표현하고 있는 듯해 보입니다. 어느 정도 사랑해야 '미쳤다'라고 표현해야 할지 가사를 한 번 따라가 보시죠.   

'이렇게 또 하루를 버텨냈어/ 너의 기억 꼭 끌어안고/ 나보다 나은 사람을 만났어도/ 기다려줄게'가 첫 가사입니다. 기억을 끌어안고 있는 것으로 봐선 사랑 이후의 상황인 것으로 보이죠. 헤어짐 이후에 좋은 사람을 만났어도 결코 포기하지 않고 기다리겠다고 말합니. 뭐. 이 정도를 가지고 미쳤다고 할 정도는 아니죠.

'내 눈은 이렇게 나빠졌는데/ 왜 너만은 알아보는지/ 세상이 날 버린다 해도/ 너 하나만 돌려줘' 부분입니다. 시력이 나빠졌다는 말일까요? 이 가사는 조금 맥락이 없어 보입니다. 못 볼 꼴을 너무 많이 봤다는 말일까요? 세상의 벼랑 끝에 자신이 버려진데도 그 사람만은 만나고 싶다고 하는 것은 끄덕끄덕. 하하하.

2절을 보면 '잘 안돼/ 널 잊으려 해 보는 일/ 나완 어울리지 않나 봐/ 그리움을 잘라내는 게/ 담배보다 힘들어' 부분입니다. 사람을 잊는 일이 어울리는 사람이 있을까요? 그다음 가사는 괜찮아 보입니다. 그리움을 금단현상과 연결 짓는 부분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단박에 이해가 되거든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너를 다시는 못 볼 것 같아서/ 너 없인 안될 것 같아서/ 한 번만 너 아닌 날 위해/ 살아봐도 괜찮겠니/ 아파도 널 훔쳐보겠어/ 내 눈에 널 숨기고/ 절대 울지 않아/ 흘리지 않아/ 내 눈에 사는 너니까' 부분입니다. 이별할 것 같아서 너 아닌 나로 살아보겠다고 말하는데요. 상대를 화자의 눈에 넣고 사는 게 나로 사는 모습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드네요

후렴구를 살펴보죠. '못 견디게 그리워 도저히 안 되겠어/ 못 이기는 척 해 한 번만 내게 져주면 돼/ 눈물을 다 쏟아버려도 추억을 다 쓰고 버려도/ 눈물을 나는 건 너 없는 날 잘 알기 때문에/ 세상에 소리쳐 말할게 이렇게 널 사랑해/ 다신 놓지 않아 널 보내지 않아/ 그게 날 살게 할 테니' 부분입니다.

전체적으로 가사 전개가 매끄럽진 않아 보입니다. 헤어진 후의 감정과 헤어지는 시점이 뒤엉켜 있는 듯한 느낌입니다. 저만 그렇게 느끼는 걸까요? 한 덩이 한 덩이를 보면 괜찮은데 전체적으로는 연결성이 좀 떨어진다고 할까요. 저도 나름 가사 해석을 꽤 했다고 생각하는데요. 이 노래는 좀 가사가 이상해요. 하하하.  

눈물을 다 쏟고 추억을 다 쓰고 다시 눈물이 난다는 표현도 그렇고요. 노래 제목인 광의 이미지로 맞는 듯한데, 미칠 광자를 제목으로 놓은 것치곤 미침의 정도가 약한 것도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은 어찌 보이시나요?


음. 오늘은 노래 제목에서 힌트를 얻어 '미치다'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좀 순화된 용어로는 '몰입'이 떠오르네요.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서도 관계 편에 '멍과 몰입'에 대해 언급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다른 내용을 담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하하하.

저는 몰입에 대해 정리되지 않는 몇 가지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걸 소개해 보죠. 뭔가에 미치면 주변의 부름이 안 들리곤 하죠. 과연 몰입을 많이 자주 하면 좋은 삶일까요? 제가 몰입과 관련해서 던지는 질문입니다. 몰입을 집중과 비슷한 단어라고 생각해 보더라도 말이죠.

처음엔 저도 그렇게 생각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그게 아닐 수도 있다는 작은 증거들이 발견되기 시작했죠. 먼저 장자에서 나오는 일화를 소개해 보죠. 여러분 먹이 사슬 아시죠? 곤충 < 개구리 < 닭 < 호랑이 이런 식으로 약육강식의 흐름이요. 장자는 어떤 사람이 그 먹이사슬의 광경을 지켜보다가 그만 본인의 나라 땅을 벗어나 다른 나라의 영토를 밟는 일화가 나오는데요.  

그걸 신기해서 지켜보던 사람이 갑자기 현타를 느끼게 되죠. 무언가가 무언가를 잡아먹으려고 노려보는 광경을 즐기고 있자니 자신이 다른 사람의 영토를 침범한 사실조차 잊게 된 것을 뒤늦게 깨닫게 되거든요. 분명 그 사람은 그 진귀한 광경을 보는 것에 몰입을 했을 뿐인데도요. 그 몰입에서 재빨리 빠져나오지 못했더라면 다른 나라로 끌려가서 뒤지게 맞거나 감옥살이를 했겠죠.

또 하나는 바로 시간과 관련한 내용입니다. 제 책에도 소개해 드린 바 있는데요. 생각의 힘이 모인 지점을 몰입이라고 본다면 우리가 몰입을 하면 할수록 시간은 빨리 흐르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간은 물리적 시간이 아니라 정신적인 심리적인 시간을 말합니다.

여러분들이 공부삼매경에 빠져서 책을 열심히 읽고 있었다고 생각해 보죠. 한참 뒤에 시계를 봤더니 2시간이 훌쩍 경과한 것을 알게 되죠. 몰입은 이처럼 심리적 시간을 단축시키는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만약 몰입이 일상화된 이가 있거나 늘 바쁘게 사는 1인이 있다면 그나 그녀의 시간은 쏜살 같이 지나간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장자의 이야기와 뭔가 일명상통하는 것이 느껴지시나요?

그래서 제가 오늘 드리고 싶은 말씀은 적당히 미치고 미쳤더라도 빨리 빠져나와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언가에 오래 미쳐있으면 정상 생활이 불가능하고요. 시간조차도 합리적으로 소요할 수가 없는 법이니까요. 몰입이 꼭 좋은 속성만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 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분명 미친 짓의 한 종류입니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가슴이 뛰는 게 맞냐고 물으면 그건 병원 가봐야 하는 거라고 말하잖아요. 무언가에 미친 듯 몰입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적당한 순간에 빠져나오는 것도 그만큼 필요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되겠죠? 미치도록 미치고 싶으시다고요? 워 워. 워.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글과 책을 곁에 두면서 이전의 일상 중 많은 것들이 자연스럽게 정리되었는데요. 그중에 하나가 드라마 본방사수였습니다. 글 쓰다 말고 책 읽다 말고 드라마 방영 시간을 지키기가 어려워서죠. 그런데 요즘 몇 개의 드라마가 저의 본방사수 능력을 자극하고 있습니다. 반가운 소식이죠. 하하하. 주말 드라마 <눈물의 여왕>, 월화 드라마 <멱살 한 번 잡힙시다><웨딩임파서블> 요 3개가 최근에는 재미더군요. 여러분들도 시간 되시면 한 번 보셨으면 좋겠네요. 1시간쯤 드라마에 몰입하는 정도는 괜찮은 듯요. 그럼 내일 만나요. See you. Coming Soon-(NO.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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