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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Mar 27. 2024

지누션의 <말해줘>(Feat. 엄정화)

작사 지누션, 이현도 작곡 Teddy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지누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JnyKmW9 VZiM? si=IGzLB1 kBHdSrg1 QU

나에게 말해줘


사실을 말해줘


정말 네 마음을 말해줘


날 사랑하는지


얼마만큼인지


정말 네 마음을 보여줘


- 지누션의 <말해줘> 가사 중 -




나 사랑해?

얼마만큼?

사실을 말해봐

네 마음을 말이야

네 마음을 보여줘 봐


너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

난 몇 번이나 약속했어

답답해 갑갑해

어떻게 하면 날 믿어주겠니


지금까지 니 옆에 있었던 걸론

성이 안 차는 거야

난 너와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고 누누이 말했잖아


믿어줘

느껴줘

감싸줘

풀어줘

안아줘

불러줘

받아줘

기대 줘


지금 여기 있는

나의 사랑을




지누션은 1997년 데뷔한 2인조 힙합 듀오입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지누와 션으로 구성되어 있죠. 원래 1994년 데뷔해 '나는 캡이었어'로 활동했으나 별 반응을 얻지 못해서 미국으로 돌아가려고 했죠. 그때 서태지와 아이들의 해체 이후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에게 발탁되었죠.

션은 서태지와 아이돌의 백댄서를 하면서 양현석과 연을 맺었다고 합니다. YG가 야심 차게 출범시킨 킵식스가 폭망 하며 가세가 기울었는데, 그때 대들보 역할을 하며 YG를 다시 일으켜 세운 게 바로 지누션이죠. YG에게는 의미 있는 그룹이라 할 수 있죠. 힙합 그룹으로는 70만 장이라는 최대 음반 판매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1997년 결성되어 처음 내놓은 1집 앨범이 히트를 쳤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바로 1집 타이틀 곡입니다. 가수 엄정화 씨가 피처링에 참여했죠. 2004년까지 4집 앨범을 발매했지만 1집의 반향을 넘어서지는 못했습니다. 중간에 1.5집이 있었고요. 4집 발매 이후 두 사람 다 결혼을 했습니다.

이후 YG의 해외사업 파트에서 세븐과 빅뱅의 일본 진출을 돕기도 했지만 본인들의 음악 활동은 아쉽게도 막을 내렸죠. 션인 YG엔터테인먼트의 사내이사를 지누는 대외협력실 이사 업무를 각각 맡고 있다고 하네요. 아시는 바대로 션은 봉사 활동에 앞장서고 있기도 하죠.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말해줘'입니다. 사랑한다고 말해줬으면 한다는 것이 아니라 의심의 눈초리로 상대방에게 나를 얼마큼 사랑하는지 말해달라고 하는 내용이죠. 사랑을 재확인하는 말해줘라고 봐야 옳을 것 같네요. 아마도 그 대목에 엄정화 씨의 목소리를 배치한 것으로 봐서는 여자가 남자에게 건네는 말이라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오늘 노래는 워낙 가사가 길어서 주요 부분만 언급할게요. 크게 3파트로 구성이 되어 있는데요. 먼저 첫 번째 파트는 '너! 너! 넌! 항상을 그리고 일생을/ 너의 마음대로만 생각하니? 하려 하니/ 더는 이제는 그만!/... 다짐을 자꾸 받는 너의 의심 앞에서도/ 난 그렇게 몇 번씩이나 약속했어/.... Oh! 답답해 또 갑갑해/ 나 어떡해야 너를 이해시킬 수가 있을지/... 날 이젠 받아주면 좋겠어'입니다.

의심이 일상인 상대에게 몇 번이고 안심시키기 위해 노력했건만 좀처럼 개선이 되지 않는 모습이죠. 그래서 짜증이 폭발한 상황이죠. 그만 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고 화자를 받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합니다.

두 번째 파트는 'oh!, 생각해 봐 그땔 다시 돌아봐/ 너무 나도 가슴 뛰는 그때를 기억해 봐/... 언제나 머릿속에 널 그렸어, oh! 나는 그랬어 ah!/ 하지만 시간은 새처럼 날아가 버리고/ 괴로움의 날들이 시작되고/ 너는 날 점점 의심하고 난 그 마음을 돌리고 싶고/... 아직 모르겠어? you & me forever 나 약속하겠어!'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안 그랬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의심이 많아지고 괴로운 날들이 시작됐다고 말하죠. 처음처럼 풋풋했던 순간으로 돌아가고 싶은 화자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상대의 곁에 있는 화자의 모습에서 영원히 함께 하는 마음을 좀 읽어주었으면 하죠.

세 번째 파트는 '언제까지 바라봐야만 해!/.... 언제나 말했잖아/ 나를 이제 네 안에서 자유롭게 풀어줘, 날 안아줘! 불러줘! 받아줘!/ 내게 이제 네 안에서 자유롭게 기대 줘/.... 이제 그만 받아줘 나의 사랑을!/... 니 앞에 있는 여기 나의 사랑을' 부분입니다. 화자를 좀 믿어달라고 애원하죠. 의심을 거두고 진심을 봐달라고 하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세 파트 앞에 공통적으로 나오는 '나에게 말해줘/ 사실을 말해줘/ 정말 네 마음을 말해줘/ 날 사랑하는지/ 얼마만큼인지/ 정말 네 마음을 보여줘' 부분입니다. 이 정도면 의처증이나 의부증이 의심이 갈 정도네요. 사랑을 끊임없이 확인하려는 여자, 그만 좀 믿어달라는 남자가 엇갈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은 이 노래의 주제인 '의심'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볼까요? 의심은 '확실히 알 수 없어 믿지 못하는 마음'을 뜻합니다. 다시 말하면 확실히 알고자 하는 마음이 앞선 상태라고 볼 수 있죠. 의심이라는 단어 자체는 중의적 의미지만 잘못 사용하면 미운털 박히기 딱 좋은 단어죠. 상대방을 믿지 못한다는 인상을 주니까요.

철학에서는 끊임없이 세상 만물에 대해서 의심하라고 말합니다. 어떤 것도 의심할 수 없는 절대선을 찾으니까요. 예전에 철학책에서 본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내용인데요. 있다 없다는 개념이었어요. 외부에 자전거 한 대가 세워져 있는 걸 보고 집 안으로 이동합니다. 집 안에서는 자전거가 보이지 않죠. 이 경우 자전거는 있는 걸까요? 없는 걸까요?라는 질문이었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고민을 하는 게 철학인가 하며 피식 웃었던 기억이 있는데요. 생각해 볼수록 의미심장한 대목이 있는 질문이었습니다.

이성적 사고를 언급한 데카르트. 그가 찾은 의심할 수 없는 명제는 바로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였지요. 이처럼 철학에서는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는 논제를 찾는 방법론을 따르죠. 철학적 삶의 측면에서 본다면 나를 둘러싼 모든 만물을 의심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좀 다르죠. 다른 사람이 하는 말에 꼬치꼬치 근거를 묻고 따지고 들면 인간관계가 정상적이지 못할 테니까요. 그 어렵다는 것을 해 낸 사람이 있죠. 바로 소크라테스 형입니다. 그는 사람들을 찾아가 네가 믿고 있는 게 진짜 맞냐라고 질문의 질문을 쏟아내며 상대로 하여금 백기를 들게 했죠. 아시죠? 그 결과는 테스형이 골로 가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남녀 관계에서의 의심은 그중에서도 으뜸입니다. 상대에게 좀 이상한 김새가 보여도 주변을 조사한다거나 집중 관찰을 해야지 그걸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 건널 수 없는 강을 가는 경우도 심심치 않습니다. 인간관계에서는 의심이라는 단어가 곧잘 불신이라는 단어와 동의어로 사용되니까요.

일상에서의 의심과 관계에서의 의심이 둘로 딱 쪼개지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사실이죠. 누군가를 맹목적으로 믿는 사람이 현실 세계에 깊은 의구심을 갖는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으니까요.

의심을 다른 말로 하면 가능성이지 않을까 하는데요. 상상력과 연결이 되어 있는 것일 수도 있고요. 의심은 하면 할수록 좋은 것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의심은 의문스러운 마음이라는 한자에서 보듯이 마음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그쳐야지 그걸 현실에 불쑥불쑥 꺼내면 곤란하겠죠.

저는 개인적으로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사기 같은 거에 노출될 가능성이 적은 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하하. 저는 우주만물을 의심하죠. 136억 년 전에 우주가 생겼다는 것도 의심하고요. 왜 우리가 숟가락으로 밥을 먹어야 하는 건지도 의심스럽습니다. 제가 이렇게 의심하는 이유는 한 번 사는 인생이기에 잘못된 믿음만큼 위험한 것은 없다고 생각해서입니다. 이 노래에 나오는 상대방도 화자를 그런 느낌으로 대하고 있는 걸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의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의심하는 정도와 종류 등이 더 중요한 이슈가 될 듯합니다. 가벼운 것에 대해서는 가벼운 의심을, 무거운 것에 대해서는 무거운 의심을 해야 하는 것이겠죠. 여러분들은 스스로 판단하기에 의심이 많은 쪽이신가요? 반대쪽이신가요? '의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표현은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이지만 그런 사람이 한 번 믿게 된 사람이라면 좋은 의미가 되겠죠. 저는 의심이 많은 사람이 의심을 거둔 사람으로 남고 싶네요. 하하하. 그럼 내일 만나요. See you. Coming Soon.(NO.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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