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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n 10. 2024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작사 막무부 작곡 정기수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오승근'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0391 kGDbRdM? si=c9-px-M_mTqMQlmu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오오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 가사 중 - 




오승근은 18세인 1968년 데뷔했습니다. 홍순백 씨와 함께 <투에이스>를 결성했죠. 1971년 <영에스>라는 그룹사운드에서 활동했고, 1974년 군복무를 마치고 임용재 씨와 함께 <금과 은>이라는 그룹을 만듭니다. 그 시절 그룹사운드 이름은 왜 다 이런 식이지. 촌스럽기 그지없죠? 차라리 영어명이 더 나은 듯요. 이때 <빗속을 둘이서>와 <처녀 뱃사공>이라는 노래로 MBC 10대 가수상을 받았다고 합니다.

1980년 그룹이 해체되고 본격적인 솔로 활동에 나섭니다. 1984년 지금은 고인이 된 텔런트 김자옥 씨와 재혼했습니다. 우리가 그의 존재와 친숙해진 것은 2001년 <있을 때 잘해>라는 곡입니다. 트로트 가수로서 전향을 선언한 곡이죠. 제2의 전성기라고 불러도 괜찮을 만한 곡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소개해 드릴 2012년 <내 나이가 어때서>를 발매합니다. 처음 이 곡을 받았을 때 본인은 싱숭생숭했지만 아내 김자옥 씨는 히트를 예감했다고 하네요. 역시 아내 말 들어야 합니다. 하하하. 김흥국 씨에게 먼저 이 노래가 갔었다고 하네요. 많이 아쉬워했다는 후문입니다. 트로트 가수 홍진영 씨와 김연자 씨도 이 노래를 리메이크했습니다. 나이 지긋하신 노인 분들께 딱 어울리는 노래로 노인잔치 18번이라고 하네요.

예전에 명지전문대학 실용음악화 교수로도 재직한 바 있습니다. 아내와의 사랑이 절절했던 것 같습니다. 현재도 가끔 TV에 모습을 비추곤 하는데, 꼭 아내 이야기가 끊이질 않고 있죠. 아마도 IMF 때 사업에 부도나며 큰 시련을 함께한 인생 동반자였기에 더 그런 것이 아닐까 싶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내 나이가 어때서'입니다. 주변에서 누가 뭐라고 했나 보죠. 나잇값 못 한다 뭐 그러면서 그 나이에 무슨 사랑이냐라고 타박이라도 들은 모양입니다. 이 노래는 그렇게 말하는 주변 사람에 대한 답변 같이 느껴지네요. '나이 하등의 문제가 없어라' 이렇게요. 하하하.

'야 야 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에 나이가 있나요'가 첫 가사입니다. 네 어쩌면 사랑이 가장 많이 필요할 때는 아이와 노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전 세대에 사랑은 다 필요하죠. 하지만 굳이 더 필요한 쪽을 찾는다면 인생의 처음과 끝 부분이 떠오르는데요. 사랑에 나이가 있냐는 질문이 마치 철학적 질문으로 들리기도 하네요. 사랑의 명과 암을 충분히 경험한 나이에도 사랑은 유효한가 정도로 치환해 보면 말이죠.

'마음은 하나요 느낌도 하나요 오오/ 그대만이 정말 내 사랑인데' 부분입니다. 한 마디로 일편단심을 표현하고 있는 듯하네요. 지긋한 나이가 되어도 마음과 느낌이 동하는 사람을 찾은 것 같죠? 아직 그 나이가 되어보지 않아서 전 모르겠는데, 이성의 영역이 아무리 발달해서 뭐 별반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눈물이 나네요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부분입니다. 여기서 눈물이 난다는 표현이 다의적으로 해석됩니다. 이 나이에도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매우 좋다는 눈물인지 아니면 누군가가 나이를 걸고넘어지며 사랑이 웬 말이냐 타박을 해서 눈물이 나는 것인지 애매하거든요. 여러분은 어느 쪽에 손을 들어주시렵니까?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친/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부분입니다. 상대방의 발언 등을 의식하는 듯하죠. 그러니까 어느 날 우연히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유심히 바라봅니다.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너무 늙어버린 모습에 실망했을까요? 아니면 아직은 괜찮은데, 쓸 만한데라고 자신감을 가졌을까요?

'세월아 비켜라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인데' 부분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주제절이라고 생각합니다.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생각한 것 같죠? 흰머리나 주름에도 굴하지 않고 세월을 호령하며 자신의 사랑 전선을 사수하는 모습이 참 괜찮아 보입니다. 그러면서 사랑하기도 괜찮은 나이가 아니라 딱 좋은 나이라고 말하고 있죠. 이 배포 사고 싶습니다. 하하하.


음. 오늘은 '나이'에 대해서 썰을 좀 풀어봐야겠죠. 제 첫 책 <지구복 착용법>에서도 '5장. 세계-가치 편'에 '나잇값'이라는 꼭지로 '나이 먹음'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한 바 있습니다. 많은 글을 쓰면서 하는 고민 중 하나는 예전의 글과 겹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첫 번째입니다. 제가 제 자신을 뛰어넘어야 하는 일이죠. 그 바닥이 드러날까 싶어 매일매일 새로운 것들로 머릿속을 샤워시키기 위해 부지런히 책을 읽고 있기도 하고요.

첫 책에서는 나이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회적 시선을 꼬집었습니다. 이번 썰은 그것과는 조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해 봐야겠지요? 언어 이야기를 해 보죠. 나이를 우대하는 나라치고 존경어, 존칭어 등이 살벌하게 많죠. 일본과 우리나라가 대표적입니다. 다른 나라 언어는 제가 잘 몰라서 언급을 하지 않겠습니다. 참고로 저는 일본어, 영어, 독일어, 중국어 요 정도만 접해 봤거든요. 

중국어와 영어는 높임말이 있긴 하지만 거의 없다고 봐야 할 수준입니다. 그냥 나, 너죠. 그런데 일본어와 한국어는 저, 폐사 등 다양한 낮춤말은 물론 이에 상응하는 높임말까지 갖추고 있죠. 높임과 낮춤이 사람에서는 나이를 기반으로 합니다. 나이가 많다고 다 훌륭한 것도 아니고 그 나이를 노력으로 쟁취한 것도 아닌데 나이가 많다고 무조건 존칭해야 한다는 발상은 어디에서 온 것인지 궁금하네요. 누군가는 이런 말들이 수직 사회를 고착화시키는 역할을 한다며 경제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고도 말한 답니다.

아무튼 남자들에겐 한 살만 많으면 '형님'이라는 호칭이 붙죠. 자신의 큰 형님과 동네 형님이 구별이 안 될 정도로 형님이 지천에 깔린 형국이라니. '언니'라는 호칭도 그렇고요. 자신을 기준으로 수백 명의 형님과 누님과 언니 등이 있다는 사실이 우리나가 단일 민족이라는 걸 입증이라고 하는 걸까요?

나이와 관련해서 가장 인용이 많이 되는 것이 공자의 말씀 중 이립이니 불혹이니 지천명이니 하는 말일 겁니다. 동양 사상에는 이처럼 언제 결혼을 하고 언제는 뭘 해야 되는지가 바람직하다는 룰 아닌 룰이 존재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걸 수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많은 사람이 회자하고 있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입니다.

상대적으로 서구 유럽권은 몇 살에 뭐 해야 한다는 기준이 동양보다는 느슨한 것 같습니다. 결혼부터가 딱 정해진 나이대에서 이루 어지 않는 걸 보면 말이죠. 과학 기술처럼 객관성과 합리성을 찾는 분야에서 앞서간 나라들이 사람의 인생에 관해선 그 방법을 적용하지 않으며 오히려 더 동양적인 면을 과시하는 모습이 참 아이러니까지 합니다. 

어떤 나이에 가장 적합한 활동은 있을 겁니다. 나이 100세 먹은 노인이 에베레스트산 도전하겠다는 건 좀 앞뒤가 안 맞을 테니까요. 하지만 설사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게 비난받아야 하는 일은 아니죠. 오히려 격려하고 응원해 줘야 하는 일이 아닐까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엄두도 못 내는 일일 테니까요.

자신만 그 결과에 책임질 수 있다면 뭐가 문제겠습니까? 50세 나이에도 20대 체력을 가진 사람도 있을 거고요. 지금 당장 죽더라도 오지에 있는 어떤 동물을 보는 게 소원인 사람도 있을 거니까요. 그냥 일반적인 시선으로 그들의 도전을 감금시키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겠죠?

사랑 역시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예전에 노인들의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도 있었는데요. 노인이 사랑을 나누면 추하다는 사고 역시 고정관념일 수 있고요. 오히려 건강만 하다면 더 장려해야 하는 문화가 아닐까 합니다. 앞으로는 전 세계 인구 중 노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 될 테니까요.

나이가 아니라 그 사람의 능력치를 보는 세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저씨 또는 아줌마. 여기서 이러시면 안 돼요'가 아니라 '여기는 무슨 구역입니다'라는 말이 더 많아지는 사회 말이죠. 나이가 변수가 아니라 자신의 능력치에 따라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자유롭게 하도록 바라봐 주는 이웃이 많아졌으면 싶네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여러분들은 나이 듦을 어떻게 준비하고 계신지요? 나이가 들면 가장 힘든 게 세 가지라고 하죠. 건강, 금전, 외로움 이렇게요. 건강은 평소 무리하지 않고 운동하면 좋을 것 같고요. 금전은 뭔가 하고 싶은 욕구 때문일 텐데 돈을 많이 벌던가 욕구를 낮추는 두 가지 중 하나를 가치관에 따라 선택하면 될 것 같고요. 마지막 외로움은 '혼자 놀기' 대책 같은 게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 노래처럼 '내 나이가 어때서'를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분이라면 큰 걱정을 없을 것 같네요. 사랑도 외로움과 별도도 4번째로 추가해야 할까 봐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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