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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Jun 24. 2024

우연이의 <우연히>

작사/작곡 설운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 우연이'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qbvCveC_tRg? si=UeSgR5 k8 qJpzAizL

나이트클럽에서 우연히 만났네

첫사랑 그 남자를


추억에 흠뻑 젖어 함께 춤을 추었네

철없던 세월이 그리워


행복하냐 물었지 아무런 말도 없이

눈물만 뚝뚝뚝 흘리는 그 사람


난 벌써 용서했다고

난 벌써 잊어버렸다고

말을 해놓고 안아주었지

정말 정말 행복해야 된다고


- 우연이의 <우연히> 가사 중 -




우연이는 2001년 데뷔한 트로트 가수입니다. 2006년 혼성 그룹 서울 패밀리의 객원 보컬로도 활동한 바 있습니다. 가수에 입문하게 된 것이 전 남편 때문이었다고 하죠. 19살 때부터 나이트클럽에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1집 <남자인데>를 발표했지만 기대만큼 잘 되지 못했습니다.

다시 나이트클럽으로 돌아왔고요. 그때 그녀를 발탁한 인물이 설운도 씨였죠.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집에 실린 곡으로 2005년 발매되었습니다. 설운도 씨가 그녀가 일하는 나이트클럽을 찾았을 때 무대에서 본인의 첫사랑을 본 것 같은 착각을 했고(나중에 확인하니 아니었다고 합니다) 만약 그랬다면이라는 가정으로 만든 곡이 바로 '우연히'라는 곡이었죠. 이 노래로 우연이 씨는 36살의 늦은 나이로 트로트계에 정식 입문합니다.

정작 본인은 이 노래를 받았을 때 뜰 노래라고 생각하진 않았답니다. 이 노래의 인연으로 설운도 씨에게 주로 곡을 받았습니다. <당신만>, <몰랐네>, <그 남자>, <길>까지 계속해서 원히트원더라는 이름을 깨보려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우연히를 넘는 노래는 아직 나오지 않았습니다.

전 남편에게 생활비를 주는 인터뷰로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능력 있는 사람이 주면 되는 것 또 하나는 그것으로 인해 아들 마음을 편하게 해 주면 되는 것이라는 인터뷰 내용이 짠했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하는 아들은 한국에 있을 때 미스터트롯 2에 출연한 마커스강입니다. 그녀의 2번째 히트곡을 기대해 보죠.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우연히'입니다. 가수의 이름을 알리기 위해 비슷하게 제목을 만든 의도도 있어 보이네요. 우연이의 우연희. 이 노래는 헤어진 첫사랑을 우연히 나이트클럽에서 만난다는 설정인데요. 어찌 전개되는지 같이 가사를 쫓아가 보시죠.

'나이트클럽에서 우연히 만났네/ 첫사랑 그 남자를'이 첫 가사입니다. 한 사람은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종업원이고 다른 한 사람은 나이트에 놀러 온 사람 이렇게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나이트클럽이라는 장소적 성격상 연인 관계였던 두 사람이 시간이 한 참 흐른 뒤에 다시 만나게 되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합니다. 이 노래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가사는 '우연히'죠.

'추억에 흠뻑 젖어 함께 춤을 추었네/ 철없던 세월이 그리워' 부분입니다. 오랜만에 만난 사이지만 그리 나쁜 기억으로 헤어진 것은 아닌 것 같죠. 풋풋했던 청춘에 사랑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함께 춤을 같이 출 수 있는 사이여서입니다. 그립다는 형용사에서도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고요.

'행복하냐 물었지 아무런 말도 없이/ 눈물만 뚝뚝뚝 흘리는 그 사람' 부분입니다. 여자가 남자에게 묻습니다. '너 지금 행복하니'라고요. 이 말은 화자가 계속 이어지지 않은 삶이 괜찮냐는 질문일 겁니다. 그 남자의 대답은 묵묵부답. 눈물만 뚝뚝뚝 흘립니다. 그 말인 즉 행복하지 않다는 표현이겠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난 벌써 용서했다고/ 난 벌써 잊어버렸다고/ 말을 해놓고 안아주었지/ 정말 정말 행복해야 된다고' 부분입니다. 아마도 그 남자는 어떤 이유로 여자를 먼저 떠난 상황이었던 것으로 읽히네요. 이별의 원인 제공자였던 셈이죠. 하지만 지금은 내 탓 네 탓할 정도의 타이밍을 훨씬 넘은 시점이죠. 그래서 화자는 지난날을 다 용서하고 잊어버렸다고 상대를 안심시킵니다. 그리고 엇갈린 길에서 우연히 만난 상대방에게 앞으로는 행복해야 한다고 건투를 빌어주죠. 이 여자분 멋지지 않나요? 하하하.


자. 오늘은 당연히 '우연'이라는 단어로 썰을 풀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연은 '아무런 인과 관계가 없어 뜻하지 아니하게 일어난 일'을 가리킵니다. 철학에서는 우리의 삶이 우연이냐 필연이냐를 가지고 꽤나 심오한 논쟁을 이어오고기도 했죠. 가볍게 볼 만한 화두는 아닌 것이죠.

혹자는 우리가 원인과 결과를 모르는 것뿐이지 세상만사는 인과 관계에 의해 움직인다고 믿습니다. 과학이라는 학문 역시 인과 관계를 증명해야만 그들의 영역 안으로 사안을 끌어올 수 있죠. 또 반대로 우리의 삶은 순전히 우연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자연은 우주는 그냥 그 나름의 운행을 하고 있을 뿐 인간의 삶에 전혀 영향을 주고 있지 않다는 주장이죠. 여러분들은 어느 것이 더 끌리시나요?

살면서 한 두 번쯤 만나지 말았으면 하는 사람, 혹은 한 번쯤은 꼭 만나고 싶은 사람을 볼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같은 상황을 놓고도 우연이다 필연이다라고 해석이 양 극단으로 갈리죠. 속 편하게 뭐가 됐든 본인의 마음이 편한 것을 고르면 될 것 같습니다. 하하하.

빗방울이 하늘에서 떨어집니다. 작은 빗방울 하나가 각각의 우리를 상징한다고 가정해 보죠. 바람이 붑니다. 빗방울과 빗방울이 부딪힙니다. 우연일까요? 필연일까요? 우연일 수도 있고 필요일 수도 있는 건 아닐까요? 우연이나 필연의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둘 중 무엇이라고 믿는 사람이 존재하는 게 더 중요한 사실은 아닐까요?

불교의 인드라망을 봐도 그렇고 양자역학에서도 우리가 한 손을 들면 우주 어딘가에서는 나머지 한 손을 드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죠. 양자역학을 이해하는 사람은 지구인이 아니다는 말은 우주 어딘가에서 한 손을 들고 있는 사람을 우린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 사실을 모르기 때문에 인과관계가 작동하지 않다고 하기도 그렇고 그 사실을 알지만 눈으로 보여줄 수 없으니 인과관계가 있다고 하기도 그렇습니다.

마치 신이 있느냐 없느냐 논쟁과도 유사하죠. 누군가는 그렇다고 하고 누군가는 그렇다면 내 앞에 보여주라라고 말하잖아요. 어떤 믿음 체계를 가지고 있냐에 따라 실제 있는 것이 없는 것이 되기도 하고 그 반대도 가능하니라 생각됩니다. '우연히'라는 이 노래도 보는 사람에 따라 '필연'이라고 볼 수 있다는 말씀이죠.

살면서 같은 상황을 보고도 우연일지 필연일지를 잘 적용해 가는 것도 필요하리라 생각해 봅니다. 나쁜 일을 당했다면 우연 쪽에 기대는 게 좋을 듯하고요. 좋은 일은 그 반대이고요. 하지만 이것도 정도껏 해야지 너무 우연해 기댄 삶도 너무 필연에 얽매인 삶도 건강한 삶은 아닐 것 같네요. 참 어렵습니다, 우연과 필연 사이 말이죠. 여러분들은 이 노래에서 '우연히'라는 가사가 어떻게 다가오시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가수 소개자료가 적어서 영상 몇 개를 찾아보게 되었는데요. 자녀분인 마커스강이라는 분의 인터뷰가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부모의 이별에 대한 생각을 밝힌 것이었는데요. 한 번 사는 인생이니까 하루라도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아야죠까지는 식상한 내용이었고 자신과 두 분이 같이 볼 수 있는 지금의 관계가 최선이었다는 말에 눈이 가더군요. 성숙한 이별은 이 노래 가사처럼 오랜만에 같이 춤을 출 수 있듯이 자녀에게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을 수 있는 거구나 이런 생각을 해 보게 되었네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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