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곡 오자키 유타카
https://youtu.be/CsBwfp9 YTm8? si=Lav8 AFnr_U89 LQh9
이 세상 아니라도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텐데
눈물 한 방울도
보여선 안 되겠죠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미소로 날 떠나요
그 미소 하나로
언제라도 그대를 찾아낼 수 있게
- 포지션의 <I LOVE UOU> 가사 중 -
포지션은 2인조 록그룹으로 1996년 데뷔했습니다. 안정훈과 임재욱으로 데뷔했지만 안정훈이 그룹으로 탈퇴하면서 원맨 밴드가 되었죠. 그룹명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좋은 음악을 만들자'라고 합니다. 안정훈 씨는 기타 연주자로 피노키오의 <사랑과 우정사이>에 참여한 바 있습니다. 당시 언더그라운드에서 록음악을 하던 임재욱 씨와 의기투합하여 만든 그룹이 포지션이죠.
1집에는 <후회 없는 사랑>이라는 노래가 타이틀곡이었습니다. 2집에는 <Remember>와 <Summer Time>이라는 노래가 히트를 했죠. 2007년 6집까지 발매를 했고요. 5집과 6집 사이에 5.5집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2022년 '온다'를 발표한 바 있습니다. 콘서트도 열고요.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정규앨범은 아니고 2002년 발표한 비정규 앨범에 담긴 곡입니다. 4.5집이라고도 하고요. 이 곡은 1983년 일본가수인 오자키 유타카의 노래를 리메이크했습니다. 멜로디는 동일한데, 가사는 완전히 새로 쓴 경우죠.
2016년부터 현재 신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있는데, 장광, 박선영, 강상원, 이하민 씨가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나오네요. 영화 제작에도 뛰어든 것으로 나오는데 그 결과는 파악이 안 됩니다. 신엔터테인먼트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10년간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지인의 이름을 앞자라고 하네요. 인터뷰를 보니 '리틀 포지션'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셨는데 꼭 그리 되시길 기원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I love you'입니다. 뭐 흔하디 흔한 제목이라서 제목만 봐서는 무슨 노래인지 당최 감이 안 오죠. 슬픈 이별 곡인데요. 헤어졌지만 아직도 포기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이네요. 가사를 들여다보면서 내용을 파악해 보죠.
'I love you/ 사랑한다는 이 말 밖에는/ 해줄 말이 없네요/ I love you/ 의미 없는 말이 되었지만/ 사랑해요'이 첫 가사입니다. 사랑한다는 말 밖에 해 줄게 없는데 의미 없는 말이 되었다는 건 그 말을 건네어도 들어줄 사람이 없다는 의미겠네요. 한 마디로 이별 상황인 것이죠.
'이제 와서 무슨 소용 있겠어요/ 다신 볼 수 없는 이별인데/ 돌이킬 수 없는 걸 잘 알고 있지만/ 어떻게든 그댈 잡아 두고 싶은걸' 부분입니다. 이별임을 명확하죠. 그런데 마음은 돌이키고 싶고 어떻게든 잡아두고 싶습니다. 우린 이걸 미련이라고 해야 할까요?
2절을 보겠습니다. 'I love you/ 기억하나요/ 처음 그대에게 느낀 그 떨림/ I love you/ 오랜 후에서야/ 내게 해준 그대 그 한마디' 부분입니다. 지난 시간을 복귀해 봅니다. 처음 만났던 설렘부터 꽤 오랜 후에 듣게 된 사랑 해라는 말까지도요. 과거를 회상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겠죠.
'우리 사랑 안 될 거라 생각했죠/ 너무나도 아름다웠기에/ 돌아서려 했었던 내 앞에 그대는/ 꿈만 같은 사랑으로 다가왔었죠' 부분입니다. 너무나 아름다웠기에 이 세상에는 존재할 수 없는 사랑이었다고 말합니다. 꿈만 같았다는 표현이죠. 화자보다 먼저 상대가 앞에 나타나 손을 뻗어주었으니 그런 것 같습니다. 화자는 그동안 대시를 한 번도 안 받아본 걸까요? 하하하.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이 세상 아니라도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날 텐데/ 눈물 한 방울도 보여선 안 되겠죠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던/ 미소로 날 떠나요/ 그 미소 하나로/ 언제라도 그대를 찾아낼 수 있게' 부분입니다. 지상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 천상에서라도 맺겠다는 의지네요. 그래서 눈물을 거두고 환한 미소로 지상에서의 헤어지자 말하죠. 그 미소가 상대를 찾는 트레이드 마크가 되자면서요.
이 노래 마지막에는 '언젠가 우리 다시 만나면/ 약속 하나만 해요/ 이렇게 아프게/ 너무 쉽게 헤어질 사랑 하진 마요' 부분이 나오는데요. 지금의 사랑이 너무 쉽게 끝나버린 아쉬움을 전하고 있죠. 천상까지도 이어질 인연이라는 화자의 기대치와는 다르게 지상에서의 시간은 짧고도 짧았던 모양입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의미 없는 말이 되었지만'에서 말이라는 것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달리는 말 아이고요. 하하하. 날씨가 갑자기 무더워져서 더위를 좀 먹었어요. 의사소통을 위해 입에서 나는 소리를 말이라고 하죠. 동물도 입에서 소리가 나지만 몇 가지 소리에 불과한 것이 인간과 차이점이죠.
말의 특징은 한 번 자기 입을 떠나면 주워 담을 수가 없다는 점이죠. 그래서 무거운 입이나 침묵이 늘 강조되곤 하죠. 우리가 사는 세계는 말로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세계 어딘가에서 발생한 사건도 화면과 함께 말로 전달되죠.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졌는데 멘트를 치지 않고 무성영화처럼 화면만 보여준다면 어떨까 하고요. 요즘 같이 말이 너무 많은 시대에는 본질이나 핵심을 더 잘 전달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답답해서 미칠 지경이 아닐까 합니다.
말은 글보다는 직접적이고 즉흥적입니다. 그만큼 잘못 사용하면 폐해가 크죠. 말로 상처를 입기도 하고 심지어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니까요. 거짓말도 많다 보니 많은 사람들을 현혹시키도 합니다. 명언도 나오지만 망언도 비일비재하고요.
사람의 생각이나 느낌 따위를 표현하고 전달하는 음성 기호가 사람을 해할 수도 있다는 것이 참 오묘합니다. 말은 인간의 활동 중 아주 큰 부분을 차지하죠. 혹자는 배우자를 고를 때 가장 많이 하는 행위가 말이니 그 사람의 말을 유심히 들여다보라고 조언을 하기도 합니다.
말은 목소리라는 기제를 통해 전달되죠. 목소리만 들어도 신뢰감을 주는 사람이 있는 반면 발음이 부정확해서 귀를 쫑긋 세워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또 말을 만드는 단어나 어휘 등 표현력도 무시하지 못할 기능을 하죠. 말 하나로 사람의 인품이 왔다 갔다 하기도 합니다.
말을 잘하고 싶어서 스피치 학원이 생기고 웅변대회 같은 것도 하고 그럽니다. 심지어 논리 배틀 같은 경연도 벌어지고요. 법정 영화를 보면 변호사의 말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지기도 하죠. 그만큼 말을 잘하고 싶은 욕구가 우리 안에 존재하고 그런 사람들을 보면 눈길이 가는 것이 사실입니다.
말은 실수가 많습니다. 오랜 시간 숙고하여 쓴 글과는 다르죠. 다른 행동을 하면서 동시동작으로 뱉어내는 까닭이기도 합니다. 어떤 사람의 영상 편집을 하다 보면 특유의 말버릇 같은 것이 발견되곤 하죠. 음. 어. 아 같은 추임새를 자주 넣기도 하고요. 다 같은 말인데 각자가 가져다 쓰는 맥락과 방식은 상이하죠.
대화가 잘 되면 말하는 것처럼 재미있는 일도 없습니다. 말이 잘 맞는다고 쓰고 마음이 잘 맞는다고 읽게 되죠. 말은 마음의 반영이고 마음은 말을 통해 드러나는지도 모르겠네요. 말할 대상이 없으면 독백을 하게 되고요. 3자 입장에서 하는 마당놀이에서 볼 법한 방백을 마음속으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개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누구나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안 들리던 말소리까지 공공연하게 들리는 시대인 것이죠. 그래서 때론 시끄럽다고 느낍니다. 고요가 그리워지죠. 말이면 단 줄 알고 말 같지도 않은 사람들도 많고요. 그러다 보니 말을 쉽게 믿지 못하고 사람에 대한 신뢰도도 낮아지죠.
말 참 어렵습니다. 같은 언어를 쓰는데도 누가 더 어렵게 쓰게 하나 내기라도 벌이는 것처럼요. 말의 본래 목적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는 것이라면 여러분들의 말은 지금 그 목적에 충실하신가요? 아시죠? 말은 듣기를 잘해야 완성된다는 걸요. 내 입장에서는 말이 타인의 입장에서는 듣기가 된다는 사실을 언제나 기억합시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말보다 행동이란 표현이 생각나네요. 말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거라서 행동을 통해 뭔가를 남기는 것이 더 확실한 방법일 테죠. 말은 관계를 나타내기도 합니다. 말하고 싶은 사람과 말하지 싫은 사람을 떠올려 보면요. 내 생각과 느낌을 전달하고 싶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일 테니까요. 우리 모두 말 걸고 싶은 사람, 말 들어주고 싶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