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은 발라드 가수로 1999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이지연입니다. 유년 시절과 학창 시절 부모를 여의였습니다. 17살에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장원을 수상했고요. 18살에 혹독한 가수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다고 하는데요. 발라드 가수가 왜 댄스 연습을 그리도 죽도록 했는지는 이해가 잘 안 되네요. 하하하
1집 <I Believe>에 이어 2001년 2집 <Never Again>을 발표했습니다. 2집 화동 중에 건강이 나빠져 생각보다 일찍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3집이 2001년 12월 발매되죠. 노래는 아는데 얼굴을 모르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이때부터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고요. 연변 사투리를 개인기로 내세웠죠.
1년가량 라디오 DJ로 활동했고요. 동시에 4집 <my stay in sendai>를 발표하는데,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여기에 실린 곡입니다. 이수영 씨 노래 중에서는 가장 인기를 얻는 곡이죠. 음악 프로그램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2003년 5집을 <덩그러니>를 발표하고 그 해 첫 가요대상을 수상합니다.
일본 활동에 도전했지만 큰 반향은 없었고요. 6집에는 잘 알려진 <휠릴리>라는 곡이 담겼죠. 2006년 7집이 발매되었고 반응이 꽤 괜찮습니다. 소속사 문제가 해결된 2007년 8집 앨범 <내려놓음>은 내놓았고요. 그리고 2009년 정규 9집을 발매했고 10집 정규앨범은 2022년에 나왔죠.
다시 라이오 DJ로 돌아와 승승장구하다가 결혼도 하고 출산도 하면서 방송에서 하차했죠. 현재는 여러 프로그램에서 패널로 얼굴을 비추고 있습니다. 워낙 독보적인 보이스여서 한 때 OST도 많이 불렀고요. 특유의 간드러진 목소리가 일품이죠. 한 때 팬덤을 형성하기도 했고요. 어릴 적부터 가정사며 소속사 분쟁 등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그 속에서도 10집까지 발매한 그녀의 음악적 열정에 박수를 보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라라라'입니다. 특별한 뜻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의성어인데요. 랄라라는 기쁨을 표현하는데 반해 라라라는 슬픔이 배어있는 듯합니다. 강은경 작사가가 참여한 노래이니 만큼 정신 바짝 차리고 해석을 해보죠.
'어느새 잊었나 봐요/ 그대가 떠났다는 걸/ 내가 이래요/ 철없는 바보야/ 아직도 전화가 오면/ 그대일 거란 생각에/ 나의 목소릴 먼저/ 가다듬고는 하죠/ 습관이란 무섭죠/ 생각처럼 안 돼요/ 이별보다 사랑에 더 익숙하니까'가 1절 가사입니다.
이별보다 사랑에 익숙한 화자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이별은 했지만 몸은 아직도 사랑할 때를 기억하고 있죠. 전화가 오면 상대에게 잘 보일 생각에 자연스럽게 목소리를 가다듬는 행동이 이를 대변하고 있습니다. 전 이 부분에서 '습관이란 무섭죠'라는 가사가 눈에 들어오네요. 무한한 반복을 통해 나도 모르게 스며든 상태이니까 쉽게 몸 밖으로 빠져나갈 일이 없겠죠.
2절을 볼까요. '쇼핑을 하면 무심코/ 그대 몫까지 사다가/ 다시 말없이 내려놓은 바보야/ 좋은 영화가 나오면/ 꼭 같이 보러 가야지/ 나도 몰래 또 그런 생각해요/ 그댄 그랬던 적 없었나요/ 한 번이라도/ 헤어진 그날로 끝인 건가요' 부분입니다.
헤어진 다음에도 늘 곁에 있는 것처럼 과거의 행동을 반복합니다. 뭐든 짝수로 사고 좋은 영화가 나오면 같이 보러 갈 생각부터 하게 되죠. 의식은 이별을 알고 있지만 무의식 영역에서는 아직도 둘인 상태로 보입니다. 본인만 이런 증상을 겪는 것인지 떠난 상대에게도 물어보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변해볼게요/그대가 그랬듯이/ 이제는 또 다른 사랑도 할게요/ 시간이 흘러/ 그렇게 살다 보면/ 누구든 내겐/ 또 익숙해지겠죠/ 잊어볼게요/ 안 돼도 해볼게요/ 사랑도 추억도 없었던 것처럼' 부분입니다.
가사에서 변한 건 상대라는 힌트를 주죠. 새로운 사랑을 하고 익숙해져서 상대와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시도를 해 본다고 합니다. 가능할까요? 물리적으로는 만난 시간이 동일하다면 과거의 기억을 현재의 기억으로 덮을 수 있어야겠지만 첫사랑이나 끝 사랑 혹은 깊게 사랑한 사람의 경우에는 시간의 양으로는 커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남아 있죠. 그런 의미에서 화자의 애씀이 아리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그렇게 한다고 해서 그리 될 것 같지가 않은 것이죠. 그래서 '라라라'는 허밍이 그토록 슬프게 느껴지는 것 아닐까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습관이란 무섭죠'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습관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행위를 오랫동안 되풀이 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익혀진 행동양식'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이 딱 이걸 표현하고 있죠. 우리가 살면서 좋지 않은 습관이 굳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이유이기도 합니다.
보통 새로운 습관을 들일 때 100일 정도로 많이 말하는데요, 과학적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 중앙값이 60일 정도 된다고 하네요. 2달. 뭔가 시작했으면 2달은 꾸준히 해야 한다는 말인데요. 어떤 일을 2달 이상 해내는 것이 참 쉽지 않죠? 헬스장 끊어놓고 2달을 꾸준히 다니는 사람 제 주변에는 못 봤습니다. 하하하.
참고로 저는 60일 정도는 거뜬히 <가사실종사건>을 해 낸 바 있죠. 제 개인 최고 기록은 150일쯤 되니깐 오늘 주제에 대해 말을 좀 섞어봐도 자격 요건은 갖춰졌다고 해야겠죠? 습관이 잘 안 붙는 이유를 생각해 봤습니다. 뭔가 꾸준히 좀 하고 싶은데 저질 의지력이 늘 발목을 잡곤 하죠. 저도 어떤 습관을 들이기 위해서는 그런 과정을 몇 차례 반복합니다. 처음부터 되진 않더라고요.
전 안 된 다음이 여타 분들과 좀 다른 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왜 안 됐는지 집요하게 분석에 들어갑니다. 뭐가 내 발목을 잡았을까 하고요. 그런 다음 그 장애물들을 가능하면 하나씩 처냅니다. 그럼 뭐가 남을까요? 바로 나 자신만 남습니다. 한 마디로 주변에 핑계를 댈 수가 없는 상황이 되죠.
주변에서 어찌 그런 습관을 들일 수 있냐고 혀를 찰 때마다 제가 말하는 게 그래서 '삶이 단순해져야 한다'입니다. 복잡한 삶은 습관을 들이기가 어렵습니다. 친구 만나야 하고 공연 보러 가야 하고 잔업해야 하고 집안 일 해야 하고 등등등 이 중에서 진짜 해야만 하는 일과 안 해도 되는 일을 먼저 구분해야 하는 것이죠. 습관이 얼추 들면 그다음부터 중요순 대로 하나씩 갖다가 붙이면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 사람들은 뒤에서부터 가지 치기를 합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거 하나 버려보고 그 시간에 습관과 관련된 것을 하는 식이죠. 그러다가 중도에 포기하게 되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습관을 들이려면 일정 시간 지속해야 하잖아요. 60일 정도요. 그때는 의지력이 작동하는데요. 저는 그 의지력이 굳은 생각이나 확신과 정비례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다시 말해서 그걸 왜 해야 하는지, 얼마나 나에게 간절한 건지에 대한 자기 자신을 대상으로 한 설득이 안 되면 중도 포기하기 쉬워지는 것이죠.우리 주변에 얼마나 재미있는 게 많습니까. 당연히 샛길로 빠지게 쉽죠.
'생각 -> 행동 -> 지속'의 프로세스가 습관을 만든다고 보면 생각에 주문을 거는 것이 첫 번째가 아닐까 싶어요. 행동을 방해하는 요소는 앞서 말씀드린 '삶의 단순화'와 맞닿아 있고요. 앞의 두 개가 이루어지지 못하면 결국 지속해 나갈 힘이 부치는 것이 아닐까요?
'좋은 습관이 좋은 사람을 만든다' 이렇게 표현하면 어떨까요? 습관의 핵심은 반복이니까 무언가를 반복하는 힘은 우리 인생을 바꿔놓을 만큼 어마어마할 겁니다. 신체적인 습관부터 정신적, 정서적인 습관까지 한 사람을 살릴 수도 죽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겠네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저는 운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지금도 어렵습니다. 가급적이면 2~3일에 한 번은 운동을 하려고 마음먹는데요. 갈 때마다 가기 싫어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그때마다 지금 가면 30억 원 버는 거다라는 주문을 욉니다. 너튜브에서 어느 의사분이 나중에 아프지않고 건강하면 그 가치가 30억 원쯤 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계산한 건지 따지고 싶은 마음보다 하기 싫은 걸 꼭 해야만 할 때 이처럼 뇌를 속이는 행동도 필요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거든요. 이 글을 마치고 다시 주문을 걸려고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