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욱은 아프리카 TV BJ 출신으로 2017년 데뷔했습니다. 보컬 트레이너였고 주요 콘텐츠였던 바람의 나라에서 활동하다가 무 엔터테인먼트에 특채 입사했습니다. 하지만 해당 방송의 도박성 이슈가 불거지며 6개월 정지를 당하는 등 시련을 찾아오고 끝내 방송을 그만두죠. 동시에 무 엔터테인먼트에서도 하차하고요.
보컬트레이너였지만 자신의 음악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슈퍼스타K에도 도전하기도 했고요. 그러다 2017년 '취하고 싶다'는 음악을 가지고 정식 가수로 데뷔했습니다. 인터넷 방송을 하던 무엔터 멤버들이 황인욱 씨의 곡을 소개해주며 노래방 중심으로 인기순위가 꽤 올라갔죠.
'취하고 싶다'가 2018년 후반기부터 역주행하며 노래방 인기순위 10위까지 올랐다고 하네요. 이후 소속사가 생기고 발매한 노래가 바로 오늘 소개해 드릴 2019년 발표한 '포장마차'죠. 이 노래도 노래방에서 상당히 많은 분들이 따라 불렀던 노래되겠습니다. 하하하.
길거리 노래방이라는 너튜브를 한동안 보곤 했는데요. 일명 길거리 노래자랑이죠. 처음엔 일반인 위주였는데 지금은 유명한 가수들도 출연하고 그럽니다. 여기서 노래 좀 한다는 분들이 길거리 버스킹을 가끔 하시는데요. 아마도 정규 방송 출연할 정도의 인지도가 아닌 까닭에 현장에 특화된 방식으로 음악 활동을 전개하는 것일 텐데요. 황인욱 씨도 그런 전철을 밟아온 것 같군요. 프로필을 보니 특이한 게 스노 보드 선수 겸 강사였네요. 암튼 노래를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것은 인정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포장마차'입니다. 옛 여인과의 추억이 배어있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여러분들은 헤어진 후 사귈 때 자주 가던 포장마차 같은 곳을 다시 찾으시는 편이신가요? 보고도 못 본 척하며 그냥 쌩까시는 편인가요? 하하하.
'그대와 자주 가던 그 술집에/ 혼자 널 생각하며 소주 한잔해/ 그대가 좋아하던 김치찌개를/ 가만히 바라보다 눈물 한잔해'가 첫 가사입니다. 이제는 둘이 아닌 하나가 된 몸으로 포장마차를 찾습니다. 그 포장마차 안에는 둘이 만든 기억과 추억으로 아로새겨져 있죠. 그 쓸쓸함을 소주 한잔에 담아 목에 털어 넣어 봅니다. 안주로 나온 김치찌개를 보며 그녀 생각에 목이 매여 숟가락을 미처 들지 못하네요. 닭똥 같은 눈물이 소주잔에 떨어지고 눈물이 섞인 소주 한잔을 다시 들이켜 봅니다. 씁쓸하겠죠?
'그 사람 왔었나요/ 아니 소식이라도(혹시 혼자였나요)/ 그녀에게 전해줘요/ 늘 지금처럼 기다린다고' 부분입니다. 포장마차 주인에게 묻는 걸까요? 떠나간 사람의 소식을 묻고 있고 있죠.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다른 사람을 만나서 포장마차를 찾은 건 아닌지 하고요. 그러면서 당부도 남깁니다. 화자 자신은 예전처럼 포장마차를 찾아 상대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고 전해 달라고 하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포장마차 그때 그 자리에서/ 네가 있던 그곳에 서서/ 날 사랑한다 말했잖아/ 영원할 거라고 말했잖아/ 포장마차 그때 그 자리에서/ 돌아오라는 말을 다시/ 되뇌이고 되뇌어도/ 네가 돌아오지 않을 걸 알잖아' 부분입니다.
화자는 과거가 그리워 포장마차를 찾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 상대가 사랑한다고 영원할 거라고 말했던 장면이 마치 눈앞에서 벌어진 일처럼 환영을 보게 되죠. 아직도 상대를 잊지 못하는 마음을 가직한 화자는 술이 넉근히 취한 채로 '돌아와, 돌아와'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바뀔 리 없죠.
노래의 말미에는 '다 잊으려고 노력해 봐도/ 그게 잘 안되나 봐/ 습관처럼 아니 예전처럼 우리/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나요/ 내가 싫은 건가요/ 날 사랑한다 말했잖아/ 영원할 거라고 말했잖아' 부분이 나오는데요. 화자도 잊어야 한다는 것 정도는 아는 눈치죠. 다만 몸에 베인 습관이 문제인 듯 보입니다. 언제쯤 과거의 울타리에서 나와 새로운 미래를 그릴 수 있을까요?
음. 오늘은 제목인 '사랑했던 사람과 함께 갔던 장소'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볼까요? 집 밖을 나가면서 보게 되는 수많은 장소들, 뭐 별다를 것 없이 오늘도 그 길을 따라 걷습니다. 가끔 정들었던 가게에 임대 표시가 붙어 있거나 새로 오픈한 가게가 눈에 들어오죠. 뭐 그리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엔 단골이 아닌 이상 어렵죠.
그런 평범한 장소에 '사랑하는 사람과'라는 조건이 붙으면 그 의미는 새롭게 태어납니다. 그곳을 유독 두 사람이 좋아했던 거나 자주 갔었다면 그 강도와 빈도만큼 그 장소에 남아 있는 기억과 추억도 겹겹이 쌓여갈 테죠. 하지만 이별을 한 후가 되면 그 기쁨은 슬픔이라는 화살이 되어 다시 돌아오곤 하죠.
나의 일상의 장소들을 보여주며 호감을 표했던 상황이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버린 후 더 헛헛하게 느껴지는 것도 우연은 아닐 겁니다. 동네에서 만난 사람이라면 그 동선이 너무도 겹쳐서 진절머리가 날지도 모르고요. 장소는 늘 그때 그대로 있는데 자신의 마음이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한 것이죠.
이 노래에서는 포장마차가 바로 그런 장소인 듯합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봤습니다. 누군가와의 의미 있는 장소는 고정되어 있지만 사람의 마음은 유동적이라는 것이 극과 극의 상황인 게 아닐까 하고요. 고정된 사물에 투여한 유동하는 마음이랄까요. 그러니 둘의 부조화로 당사자는 마음이 찢어질 수밖에 없는 것은 아닐까요?
여러분들은 포장마차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세요? 음. 저는 변변한 식당을 구할 형편이 안 되어서 단속을 피해 이리저리 옮겨다는 팍팍한 서민의 삶도 그려지고요. 드라마 같은 곳에서 보면 술 대결을 하는 장소로 섭외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언젠가부터 포장마차는 혼자 가는 모습이 어울립니다. 술에 잔뜩 취하고 싶어서 추가로 술을 시키지만 손님 몸 생각해서 더 이상 술을 안 팔겠다는 주인과의 실랑이를 벌이는 장면 말이죠. 혼술의 대표장소라고 말해도 어색하지 않은 곳이 바로 포장마차가 아닐까요? 잔치국수가 생각나기도 하고요.
노래에서 나오는 김치찌개라는 단어에도 눈이 가는데요. 서민 음식의 대명사죠. 그만큼 포장마차에 추억이 얽혀 있는 화자와 화자가 사랑한 사람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의 칼질이 아니라 평범하디 평범한 연애의 풍경을 연출했었던 모양입니다. 그만큼 꾸밈이 없고 가식도 없었던 사랑의 모습의 아닐까 싶네요.
포장마차라는 단어에서 포장과 마차를 나눠보면 말이죠. 비바람, 먼지, 햇빛 등을 막기 위한 포장은 누군가의 슬픔과 고통을 덮는 것으로 볼 수도 있고 마차는 말이 끄는 수레처럼 바퀴가 달려 있어서 언제라도 어디라도 떠나갈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해 볼 수도 있겠네요. 다시 말해 이별의 장소로 어울린다는 말입니다. 연애하시는 분들 있으심 포장마차는 가급적 피하시는 걸로. 하하하.
그런데 요즘은 그 많던 포장마차 다 어디로 사라졌나요? 일제 단속이라도 한 걸까요? 오히려 너무 없어서 실내에 그런 인테리어 한 가게는 봤어도 포장마차를 본 게 언제인지 기억이 나질 않아요. 붕어빵이나 호두과자 정도는 봤는데요. 여러분들은 포장마차를 언제 마지막으로 방문하셨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개인적으로 올림픽 종목 중에 유도를 특히 좋아하는데, 우리나라 선수들이 어설픈 판정으로 넥스트 스테이지로 가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앞도적인 경기력을 선호하는 편인데, 요즘은 나라마다 실력이 평준화되어서 경기가 좀 루즈한 측면도 있습니다. 한판의 사나이나 여전사를 보기에 힘든 세상이죠. 이런 무더위에 경기를 단숨에 끝내버리는 한판이 그리도 그리울 수가 없어요. 대신 포장마차를 찾아서 크게 술잔을 한판 벌려야 할 판이네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