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사 적재
https://youtu.be/Mz031 oU0 Xfw? si=LZDd4 DamaH8 KNTMy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너희 집 앞으로 잠깐 나올래
가볍게 겉옷 하나 걸치고서 나오면 돼
너무 멀리 가지 않을게
그렇지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 적재의 <별 보러 가자> 가사 중 -
적재는 2014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정재원이고요. 전국 최고의 경쟁률을 자랑하는 서울예대 실용음악과 출신입니다. 버클리 음대에서 합격했지만 학비가 부담되어서 가지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그만큼 기타 실력이 일품입니다. 유명 가수들의 기타 세션 활동 및 음악 편곡을 하면서 기타리스트로서 먼저 알려졌죠.
2014년 1집 <한마디>를 발매하면서 싱어송라이터로서 변신을 시도합니다. 2022년 정규 2집 <THE LIGHTS>를 내놨고요. 2017년과 2020년 미니앨범을 발매했는데요.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2017년 발매한 미니앨범 <FINE>에 실린 곡입니다. 2020년부터는 매년 2개 정도의 싱글을 꾸준히 발표하고 있고요. 자신의 음악을 하는 중간중간 유명 가수들의 노래에 피처링으로 참여하며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만큼 많은 가수들이 음악 작업을 같이 하고파 하는 것 같네요.
2020년부터는 유희열이 있는 안테나 뮤직과 계약을 맺고 소속사 가수인 정승환과 권진아 등의 앨범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팬카페 이름이 '학부모회'라는데요. 적재가 아들이고 팬들이 학부모인 콘셉트로 운영된다고 합니다. 웃기죠? 너튜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보입니다. 아직 30대 중반인 만큼 앞으로 내공이 쌓이면 어떤 음악을 선보일지 기대가 되네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별 보러 가자'입니다. 제목만 봤을 땐 천문대가 생각나네요. 데이트 장소가 많을 텐데요. 별을 보러 가자고 말하는 것이 좀 낭만적으로 느껴지기도 하죠. 화자는 왜 상대에게 그 많은 장소와 행위 중에 별을 떠올렸을까요?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밤하늘이 반짝이더라/ 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가는 길에/ 네 생각이 문득 나더라/ 어디야 지금 뭐 해'가 첫 가사입니다. 이 부분은 시간과 장소가 그려져 있죠. 계절은 겨울로 향하고 있고 화자는 귀가 중입니다. 유독 밤하늘에 떠 있는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에서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각나는 상황이죠. 그래서 지금 뭐 하냐고 묻고 있죠.
2절을 볼까요. '찬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면은/ 네 생각이 난 그렇게 나더라/ 긴 하루 끝 고요해진 밤거리를 걷다/ 밤하늘이 너무 좋더라/ 어디야 지금 뭐 해' 부분입니다. 1절에서는 상대 생각이 문득 난다고 했다가 2절에서는 그렇게 (많이) 나더라로 바뀌어 있는 거 보이시나요? 점점 분위기 때문이지 끓어오는 감정 때문이지 상대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커지는 것 같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너희 집 앞으로 잠깐 나올래/ 가볍게 겉옷 하나 걸치고서 나오면 돼/ 너무 멀리 가지 않을게/ 그치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부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것을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주 거창한 무언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함께 하는 것이 중요성도 생각해 보네요.
2절에서는 '나랑 별 보러 가지 않을래/ 어디든 좋으니 나와 가줄래/ 네게 하고 싶었던 말이 너무도 많지만/ 너무 서두르지 않을게/ 그렇지만 네 손을 꼭 잡을래/ 멋진 별자리 이름은 모르지만/ 나와 같이 가줄래' 부분이 나옵니다. 과연 화자는 별을 같이 보고 싶었던 걸까요? 아니면 별을 보는 것을 핑계로 상대를 보고 싶었던 걸까요? 저는 후자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데요. '그치만 네 손을 잡을래'라는 가사가 그렇게 보이네요.
후렴구에서는 '너와 나의 걸음이/ 향해 가는 그곳이/ 어디 일진 모르겠지만/ 혼자였던 밤하늘/ 너와 함께 걸으면/ 그거면 돼' 부분이 나옵니다. 어디로 얼마큼 가는 것보다, 혼자보다 함께 가는 걸으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말하고 있죠. 이 노래에서 나오는 별은 상대와 함께 있고 싶은 자신의 마음은 아니었을까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어디야 지금 뭐 해'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관계에서도 거리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지구촌 다양한 국가들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거리는 천차만별입니다. 언젠가 너튜브에서 보니까 인도는 연인 사이가 되면 하루종일 전화통을 붙잡고 '어디야 지금 뭐 해'를 수도 없이 외치다가 잠이 든다고 하네요. 통화를 하다가 자는 적도 흔하다면서요. 하하하. 그런가 하면 러시아 같은 나라에서는 헤어지고 나면 '잘 들어갔니?' 하는 문자조차 하는 것이 실례라고 하던데요. 정말 극과 극이라고 할 수밖에 없죠?
그런데 말이죠. 어떤 국가나 사회가 아니라 한 국가와 같은 사회 내에서도 통용되는 거리 개념은 있지만 그걸 꼭 지켜야 한다는 법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이 거리에 대한 생각이 사뭇 다르죠. 결혼한 부부 사이와 연애 시점을 기준으로 보면 아마 후자가 전자보다 '어디야 지금 뭐 해'를 물을 확률이 크죠. 하지만 결혼한 부부사이에서도 연애 시점 버금가게 서로의 안부를 묻는 시시콜콜한 전화가 하루종일 이어지기도 합니다.
전화를 거는 사람과 받는 사람만 문제가 없다면 비난받을 일도 나무랄 일도 아니겠죠. 하지만 그 전화의 빈도를 가지고 두 사람 간의 견해차가 발생하면 둘 다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죠. 여러분들은 어떠세요? 상대방에게 전화를 많이 하는 쪽이신가요? 아니면 반대인가요? 전화 자체를 잘 안 하시는 편이신가요?
보호받아야 할 어린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핸드폰의 위치추적 시스템이 다 큰 성인에게 적용되는 현상을 볼 때마다 거북한 느낌이 듭니다. 요즘은 배달 서비스가 잘 오고 있음을 고객에게 알려주기 위해 실시간으로 어디까지 왔는지를 알려주고 근처에 오면 음식 받을 준비를 하라고 친절하게 문자까지 보내주는 시대이죠.
전화를 거는 누군가는 '어디야'와 '지금 뭐 해' 중에 어디에 방점이 찍혀 있는 걸까요? 가까운 곳에 있으면 얼굴을 보자는 마음이 클까요? 나는 심심한데 중요한 일 아니면 나랑 놀아달라는 의미가 더 클까요? 아무튼 상대방의 프라이버시를 넘나들 수 있는 이 표현이 공공연하게 자행되는 것이 참 신기방통하네요.
화자는 이 질문을 하는 것이 갖는 사회적, 문맥적 의미를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제목은 '별 보러 가자'로 정했지만 가사는 '별 보러 가지 않을래'라는 표현으로 상대방의 의사를 묻고 있습니다. 거절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여지가 남겨 있는 표현이죠. 그리고 가볍게 챙겨 입고 멀리 가지 않겠다는 단서까지 달며 상대방을 안심시킵니다. 스토커의 냄새가 1도 안나는 아주 세련된 표현이라는 생각입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인상을 받는다고 할까요. 한 인간이 한 인간에게 취해할 자세 같은 거요.
누군가에게 지금 있는 장소와 하는 행위를 물을 때는 그 사람의 자유의지와 선택권을 인정해 주는 이런 표현이 어떨까 합니다. 자신의 위치와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을 먼저 밝히고 상대와 뭔가를 하기 원하는지를 말한 후 상대에게 질문하는 것이 순서면 어떨까 합니다. '나 집인데 혼자 있어서 재미가 없어. 가까운 곳에 있고 너도 특별한 일 없으면 나랑 놀아줄래?' 이렇게요. '어디야? 지금 뭐 해?'라고 직접적으로 물으려면 약간의 애교를 섞는 것도 나 빠보이지 않고요. 상대방의 신상에 대한 예우가 자리 잡는 그날을 꿈꿔봅니다.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은 날씨가 유독 더운 것 같아요. 약간 더위를 먹은 것 같기도 하고요. 의욕이 너무 없는 하루네요. 여차하면 <가사실종사건>을 스킵할 뻔했을 정도였습니다. 하하하. 이렇게 짜증 지수가 올라와 있는 날 누군가 연락해서 '어디야, 지금 뭐 해?'라고 말했음 싸울 뻔. 하하하. 요즘은 별 볼일이 참 없죠. 밤이 너무 밝아진 탓일 겁니다. 별은 그 자리에 있을 테니까 전보다 각박한 삶에 별을 그리는 우리의 마음이 사라진 것은 아닐까요? 가끔 하늘에 떠 있는 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삶이 되길 응원합니다.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