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조병석
https://youtu.be/KtxakrLjyK0? si=MfxRYPxSGf0 oHLu5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 여행스케치의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가사 중 -
여행스케치는 대학민국을 대표하는 포크 음악 그룹으로 1989년 데뷔했습니다. 제2회 백마가요제를 계기로 결성되었죠. 1집 앨범 타이틀 곡이 그 유명한 '별이 진다네'입니다. 통기타와 자연의 소리가 어우리진 매력적인 곡이죠. 여행스케치는 남녀 혼성 그룹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데뷔 당시 멤버 수가 무려 11명이었습니다. 정규앨범 9집까지 내며 많은 멤버 교체를 겪다가 지금은 조병석과 남준봉 씨 둘만 남은 2인조 그룹이 되었죠. 그 사이 멤버들이 다 흩어져 각기 다른 삶을 살고 있는데, 슈가맨 3이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윤사라외 이선아 씨에 눈이 가더군요. 윤사라 씨는 김범수의 <보고 싶다>, 박효신의 <좋은 사람>, 애즈원의 <원하고 원망하죠>의 작곡을 했고, 이선하 씨는 대학에서 있으면서 빅마마 이영현, 임정희 씨 등을 제자로 실용음악과 보컬 강의를 하고 있다네요.
여행스케치의 발표된 대부분 곡들은 조병석 씨의 손에서 나왔습니다. 그는 영화음악이나 드라마 OST 제작 등에서 음악 감독을 맡기도 했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도 조병석 씨가 작사, 작곡을 맡았습니다. 1994년 발매한 4집 앨범에 실린 곡이고요. 가사가 참 좋습니다.
2020년에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가졌다고 하네요. 그룹 동물원과 함께 '동물원에 여행 가자'라는 전국 콘서트를 진행하기도 했고요. 이런 장수 포크 그룹이 참 귀하죠. 다양한 장르가 공존하는 again 1990년대를 꿈꿔 봅니다. 여행스케치 파이팅~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입니다. 이 노래에서는 산다는 걸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는데요. 여러분은 산다는 건 그런 거다라고 말할 때 그런 거다에 어떤 말을 넣으면 괜찮겠다고 생각하는 표현이 있을까요? 저의 생각은 아래 썰에서 공개하죠. 하하하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아기엄마가 되었다면서/ 밤하늘의 별빛을 닮은 너의 눈빛/ 수줍던 소녀로 널 기억하는데 후후/ 그럼 넌 어떻게 지내고 있니/ 남편은 벌이가 괜찮니/ 자나 깨나 독신만 고집하던 니가/ 나보다 먼저 시집갔을 줄이야 어머나 세상에'가 첫 가사입니다.
두 명의 여자분이 과거를 추억하며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있는 모양새죠. 수줍던 소녀가 애 엄마가 되어 있고 독신만 고집하던 소녀가 먼저 시집을 가는 오묘한 인생사가 유머러스하게 표현되어 있죠. '어마나 세상에'라는 감탄사에서 인생은 예측 불가능함과 놀라움으로 이루어졌다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2절을 볼까요? '지금도 떡볶이를 좋아하니/ 요즘도 가끔씩 생각하니/ 자율학습 시간에 둘이 몰래 나와/ 사 먹다 선생님께 야단맞던 일 후후/ 아직도 마음은 그대로인데/ 겉모습이 많이 변했지/ 하지만 잃어버린 우리 옛 모습은/ 우리를 닮은 아이들의 몫인걸(몫인걸 몫인걸) 하모 니 말이 맞대이' 부분입니다.
자율학습을 땡땡이치던 고등학교 시절 기억을 소환하는 가사가 보이고요. 마음만큼은 10대 소녀인데 겉모습은 영락없는 아줌마가 되었죠. 하지만 자신들이 잃어버린 10대의 소녀의 모습은 고스란히 아이들을 통해 재생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인생은 지속적인 생성과 소멸의 반복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 부분입니다.
이 노래는 인생과 관련해 첫째,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 둘째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셋째 누구도 알 수 없다 이렇게 정리를 했네요. 동의하시나요?
음 오늘은 하이라이트 구간에 나오는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 원하는 대로만 살 수는 없지만/ 알 수 없는 내일이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야 두렵기는 해도/ 산다는 건 다 그런 거야/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첫째. 산다는 건 원하는 대로만 살 수 없다. 동의하시죠? 사실 원하지 않는 모습으로 사는 경우가 훨씬 많기도 하죠. 원하는 것 몇 개를 위해 원하지 않는 많은 것을 해야 하는 것이 '삶의 진실'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황은 차치하고서도요.
둘째. 산다는 건 내일이 있어서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다. 동의하시나요? 내일은 오늘보다 좋아질 것이다 혹은 내일이 오늘보다 못하면 어쩌지 하는 마음은 늘 교차하기 마련입니다. 안 해 본 일을 처음 도전할 때도 설렘과 두려움이라는 두 단어가 우리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곤 하죠.
셋째. 산다는 건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다. 끄덕끄덕. 왠지 인생 역전 같은 말이 생각나기도 하고 한 치 앞도 모르는 우리네 인생사가 그려지기도 합니다. 미술로 치면 아무것도 그려지지 않은 햐얀색 도화지가 그려지기도 하네요. 그래서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품고 있어 보이고요.
여러분들은 '산다는 건 그런 게 아니겠니'라는 말 뒤에 위에 세 가지 중에 어느 것에 가장 눈이 가시나요? 음. 저는 마지막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을 고를 것 같네요. 여기서 끝나면 안 되겠죠? 저 나름대로의 산다는 건에 대한 생각을 몇 자 붙여봐야 하겠죠?
뭐 많습니다. 각각의 위치에서 삶을 표현하는 '그런 게'는 말이죠. 산다는 건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산다는 건 타인을 이해하는 과정이다. 산다는 건 죽는 것이다 등등. 이런 말들도 좋긴 한데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는 산다는 건을 정리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이번 기회에 한 번 생각해 보심 어떨까요?
저는 산다는 건 '정답이 없는 것'이라고 정의해 봅니다. 위의 3가지 아니 지금까지 나온 세상의 모든 관련 명언 이 다 틀린 답일 수도 있고요. 다 정답일 수도 있고요. 사람마다 산다는 것에 대한 정의는 다 다른 법이고 옳고 그른 것은 없다는 의미죠. 단지 많은 사람들이 좋은 혹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삶의 모습이 있을 뿐이지 그것에 못 미친다고 해서 어떤 이의 삶이 끝난 건 아니잖아요. 모두가 다 각자의 삶을 사는 것이고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래서 누구도 알 수도 없고 누구도 정답을 말할 수 없는 것은 아닐까요?
산다는 건 한 마디로 압축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에 가깝고 언어 놀이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의외로 긍정적인 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꼭 한 번 해 보시길 추천하면서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고미숙 씨가 쓴 동의보감에서는 생명이라는 것이 왜곡에서 시작된다고 말하는 게 인상적이었는데요. 태양과 지구의 자전, 공전이 생명의 기원이라고 보면 무언가는 적은 상태고 무언가는 남는 상태가 우리 몸 안에 그려져 있다네요. 음양오행설이 나온 배경이기도 하죠. 이걸 산다는 것에 대입해 보면 늘 인간이 무언가를 갈망하듯 '어그러진 욕망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의 시간'이라고 논리가 가능한데요. 이건 동의가 되시나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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