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경의 <쓰러집니다>
작사 장대성 작곡 김진룡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서주경'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쓰러집니다 쓰러집니다 쓰러집니다
올 때는 내게 예고 없이 다가왔다가
이제 와서 날 떠나요
말도 안 돼 핑계 어쩌면
잘 갖다 붙여 뻔뻔하게도
차라리 내가 싫어졌다 말을 한다면
잡을 나도 아니겠지만
사랑해서 떠난다는 말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하루가 멀다 나를 찾던 그대 사랑은
모두 연극이란 말이죠
나 없으면 못 산다는 말
없던 걸로 하잔 말이죠
쓰러집니다 쓰러집니다
그대 말을 듣고 있으면
뭐가 어때서 그런 건가요
사랑이 장난인가요
가던 길 그냥 떠나지 왜 돌려요
이제는 그만 나를 울려요
가던 길 그냥 떠나지 왜 돌려요
가던 길 그냥 떠나지
- 서주경의 <쓰러집니다> 가사 중 -
서주경은 트로트 가수로 1993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조연희고요. 1990년 연예협회주관 각 지방 대표 옴니버스앨범을 발매했는데 진주시 대표로 <내 고향 진주>를 불렀습니다. 이때는 본명으로 활동했습니다. 1991년 TOP프로덕션 전국공개오디션이 참가해 작곡가 김영광 씨에게 곡을 받아서 1집을 발매합니다. 1992년 가을에 코리아뮤직에 스카우트되어 활동명을 서주경으로 바꾸고 다시 1집 '발병이 난데요'를 발매했습니다. 사실상의 데뷔 앨범이고요. 1994년과 1995년에 2장의 앨범을 서주영이라는 활동명으로 발매했지만 큰 반향은 없었습니다. 활동명 서라도 있었고요.
1996년 그 유명한 '당돌한 여자'를 통해 어마무시한 인기와 돈을 벌었다고 전해집니다. 슈가맨 역사상 최초로 100불을 받은 곡일 만큼 남녀노소 모르는 사람이 없는 인지도가 높은 곡입니다. 해당 음반은 잘 되었지만 돌연 은퇴를 선언하는데 재벌가에서 스폰서 제안을 많이 받은 것이 이유라네요.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06년 발표된 곡인데요. 정규 4집에 실렸고요. 이 노래로 '나 아직 안 죽었어'를 입증했죠. 잦은 활동명 변경과 10년 노예 계약, 밤무대 활동 등으로 소속사와 갈등을 빚으면서 마침내 이런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본인 소속사를 차리게 되죠. 그리고 가수 강문경 씨를 발굴합니다. 큰 수술도 하시고 뒤늦게 출산도 하시고 인생의 적지 않는 풍파도 끝났으니 앞으로는 가수로 대성하시길 기원합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쓰러집니다'입니다. 화가 들끓어서 혈압이 오르고 뒤목 잡고 쓰러지는 상황이 그려지는 제목입니다. 다소 코믹하기도 하고요. 경쾌한 리듬과 반복적인 가사가 듣는 재미를 주고 있는 곡입니다.
'올 때는 내게 예고 없이 다가왔다가/ 이제 와서 날 떠나요/ 말도 안 돼 핑계 어쩌면/ 잘 갖다 붙여 뻔뻔하게도'가 첫 가사입니다. 왜 쓰러졌는 질 수밖에 없었는지를 설명하는 가사인데요. 예고 없이 왔다 가는 것도 못 마땅한데 상대가 거짓말이 뻔한 것을 핑계라고 갖다 붙이는 상황입니다. 한 마디로 비겁한 변명이죠.
'차라리 내가 싫어졌다 말을 한다면/ 잡을 나도 아니겠지만/ 사랑해서 떠난다는 말/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부분입니다. 싫어졌다고 말해도 안 잡을 화자에게 '사랑하기 때문에 헤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내뱉었네요. 하하하. 그러니 화자 입장에서는 열불이 끓을 수밖에요. 으이구~~~
2절을 볼까요? '하루가 멀다 나를 찾던 그대 사랑은/ 모두 연극이란 말이죠/ 나 없으면 못 산다는 말/ 없던 걸로 하잔 말이죠' 부분입니다. 화자는 1절 남자의 말에 이어서 2절에서는 그 남자 자체를 믿지 못하게 된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만남도, 그동안 했던 말로 진실성이 눈곱만큼도 안 보이는 상황이죠. 믿기지 않는 현실에 거듭해서 물어보고 있는 것 같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쓰러집니다 쓰러집니다/ 그대 말을 듣고 있으면/ 뭐가 어때서 그런 건가요/ 사랑이 장난인가요/ 가던 길 그냥 떠나지 왜 돌려요/ 이제는 그만 나를 울려요/ 가던 길 그냥 떠나지 왜 돌려요/ 가던 길 그냥 떠나지' 부분입니다. 가사가 재밌죠? 사랑을 가지고 장난친 상대 때문에 뒷목 잡고 쓰러지길 일보 직전인 상황입니다. 거기에 마지막 결정의 한방은 보내주는데도 어설프게 뒤돌아보며 걱정해 주는 척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죠. 정말 화자 입장에서는 피가 거꾸로 오를 상황으로 보이네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에 대해서 썰을 풀어 보겠습니다. 제가 장담하건대 이런 주제로 쓰는 글은 보기 힘드실 겁니다. 하하하. 뭘 써야 할지 대략 난감하지만 그래도 이 가사가 왜 이렇게 끌리는지 포기가 잘 안 됩니다. 도전해 보겠습니다. 그냥 웃으며 읽어주세요. 하하하.
이 말을 언제 자주 쓰는지를 생각해 봤습니다. 나와 관계된 상대가 어이없는 행동을 할 때겠죠? 하나씩 나눠서 살펴보죠. 먼저 '지금'입니다. 과거에 했던 행동이나 미래에 어찌할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 앞에서 하는 행동이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는 것이죠.
그다음은 '뭐'입니다. 지금 상황에서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그림이 있는데 그것과 전혀 딴 판인 혹은 완전히 반대되는 것을 꺼내드는 거죠. 사과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사과를 요구한다거나 미안하다고 해야 하는데 그냥 쌩을 깐다거나 뭐 이런 상황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하자는'에서 '하자'는 뭘 같이 해 보자라는 의미일 텐데요.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걸 같이 할 생각이 없는데 왜 같이 하자고 하느냐 반문하는 느낌이죠. '할 거면 너나 하세요'의 의미 같아요. 마지막으로 '겁니까'는 상대방이 조금이라고 깨닫기를 바라면서 던지는 의문을 빙자한 '정신 차려'의 뜻이죠.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지금 네가 보인 반응을 나는 절대 네가 생각하는 것 같이 이해할 수 없어. 그러니 네 잘못을 얼른 알아차리고 그 행위나 행동을 바꾸었으면 싶네' 정도가 될 듯한데요. 그런데 말이죠. 이 말을 쓰는 대상에 대해서 잠깐 생각해 보면 어떤 일이나 상황으로 엮인 제삼자가 제일 먼저 떠오르는데요. 이 노래에서 두 사람은 서로 한 때나마 사랑하던 사이었는데 제삼자에게 보인 반응을 보인 점이 의미심장하네요. 이미 이 말을 내뱉기 전의 상황에서 상대는 님에서 남의 영역을 갔다고 봐야겠죠?
이 노래에서 이 가사가 나온 부분을 다시 한번 보죠. '차라리 내가 싫어졌다 말을 한다면/ 잡을 나도 아니겠지만/ 사랑해서 떠난다는 말/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에서 앞의 두 소절은 화자가 성숙한 이별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임을 나타내고 있죠. 그런데 상대는 그런 화자를 전혀 읽지 못하고 되지도 않는 변명을 늘어놓습니다. 상황 파악이나 메타 인지가 부족한 상태죠.
그만큼 화자와 만나면서도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조차 파악을 못할 정도로 겉핧기로 사귄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러니 진실한 사랑을 원하는 화자에게 책에서 나오는 '사랑하기에 떠나신다는' 구절을 내뱉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분위기 파악을 못하는 화자에게 가려면 조용히나 갈 것이지 왜 사람 염장을 뒤집어 놓냐고 타박하는 의미가 바로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이라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하하하.
살면서 이런 말 많이 하고 듣는 건 여러모로 좋을 것 같진 않네요. 연인에게 하면 이별이고 모르는 사람에게 하면 싸움하자는 말일 테니까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은 이 말을 저에게 써야 할 것 같습니다. 브런치를 한다고 해 놓고 지금 제가 뭐 하자는 건지 모르겠네요. 하하하. 사욕에 사로잡혀 이상한 주제를 껴안고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 듯합니다. 반성합니다. 뭐. 이런 날도 있어야죠. 만약 과거 시험에 이 문장이 문제로 나왔으면 낙방했을 것 같습니다. 많이 들어본 말인데, 그걸로 글을 쓰려니 막막하네요.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다고나 할까요? 더 도를 닦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런 문장에 당황하지 않도록요. 하하하. 그럼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