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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Y(최진영)의 <영원>

작사 주영훈 작곡 고성진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SKY(최진영)'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CbxynFLoxro? si=I2 MYqKQ37 K_gI3 zV

기다릴께 나 언제라도

저 하늘이 날 부를 때

한없이 사랑했던

추억만은 가져갈께


우리 다시 널 만난다면

유혹뿐인 이 세상에

나 처음 태어나서

몰랐다고 말을 할께


나 약속해


- SKY(최진영)의 <영원> 가사 중 -




최진영은 1990년 영화 <그래, 가끔 하늘을 보자>로 연예계에 데뷔했습니다. 누나가 그 유명한 최진실 씨죠. 두 분 다 너무 꽃다운 나이에 하늘나라로 가신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최진영 씨는 배우이자 가수였습니다. 가수로 활동을 한 것은 1999년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그때 곡입니다.

6촌형이 영화배우 최재성 씨고요. 최재성 씨의 도움으로 고등학교 때부터 광고 모델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이후 누나의 뒤를 이어 배우의 길을 걷게 되었는데요. 아마도 연예계를 먼저 경험한 최진실 씨의 일정한 기여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기타 연주 등 음악에 소질이 있었다고 하네요. 동경하던 조용필 씨 앞에서 노래를 부를 일이 있었는데 그 무대를 보고 조용필 씨가 자신이 제작해 줄 테니 가수 하고 싶으면 얘기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네요. 그러다가 '영원'이라는 곡의 뮤지비디오만 먼저 공개하는 식으로 음원을 발표했는데요. 이 노래는 가수 조장혁 씨가 디렉팅을 맡았다고 하네요. 2001년 2집 앨범 <영원 Ⅱ>를 발매했습니다. 2004년에는 3집 앨범도 냈고요. 가수로서의 활동은 여기까지였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것이 2010년이었고 그의 나이 40세였죠. 누나인 최진실 씨는 2008년이었고 41세였죠. 외모와는 다르게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였습니다. 저는 왠지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노래 가사가 그의 이른 죽음을 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답니다. 늦게나마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 보실까요? 노래 제목이 '영원'이죠. 어떤 상태가 끝없이 이어지는 것을 말합니다. 시간이라는 함수를 초월하는 것이죠. 흔히 하는 '영원히 사랑해'라는 표현이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만큼 누군가를 사랑하겠다는 다짐인 것이죠.

이 노래의 처음은 강렬한 랩으로 시작합니다. '너와의 행복했었던 또 아름다웠던 추억/ 우연히 지나친 그런 시간만은 아닐꺼야 backing down/ 이미 커져버린 내 빈자리 주인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너 바로 너/ 항상 그래 왔듯이/ 니가 내게 다가오기만을 기다리는 나니깐/ 니가 없는 세상 속에서/ 혼자 눈 뜬 아침이 너무 눈부셔' 부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지금은 떨어져 있는 상황처럼 보이죠. 마지막 가사를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은데요. '혼자 눈 뜬 아침이 너무 눈 부셔' 부분이요. 누군가가 곁에 있다면 아침 햇살을 나눠서 받겠지만 혼자 오롯이 그 햇살을 다 받아내려니 너무 눈부시다고 표현한 것이 아닐까 싶네요.

'이제껏 나 숨 쉬고 있는 이유는 하나/ 걸어온 길이 너무도 쉽지 않았기 때문에/ 내 사랑은 늘 그래 왔듯이 눈물만 남겨져/ 나 가진 것이 많아야 이룰 수 있는 건 가봐' 부분입니다. 화자는 힘든 사랑을 해 온 듯 보입니다. 지금은 그 사랑과 멀어져 있지만 어렵게 걸어온 지난 시간을 이대로 보내고 싶지 않은 눈치죠. 아마도 물질적이든 정신적이든 자신의 부족을 이별의 원인으로 지목할 수 있겠네요.

'이제 사는 법을 알겠어/ 세상이 원하는 걸/ 다시 내 삶을 돌려/ 널 만난 다면 널 잃지 않을 거야' 부분입니다. 큰 좌절을 경험한 후 사는 법, 처세술을 알았다고 합니다. 어떻게 해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킬 수 있는지를 말이죠. 그래서 시간을 거꾸로 돌린다면 상대를 절대 잃지 않겠다 말하고 있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기다릴께 나 언제라도/ 저 하늘이 날 부를 때/ 한없이 사랑했던 추억만은 가져 갈께/ 우리 다시 널 만난 다면/ 유혹뿐인 이 세상에/ 나 처음 태어나서 몰랐다고 말을 할께/ 나 약속해' 부분입니다. 해석이 난해한 구간입니다. 앞에 부분은 사랑하는 상대가 하늘나라에 먼저 간 것 같은 해석이 가능하고요. 뒷부분은 사랑이 비극으로 끝난 결말을 알기에 다시 태어나면 서로 몰랐던 관계로 살겠다로 읽힙니다.

또 다른 해석은 '죽을 때까지 상대를 기다리다 사랑의 추억을 안고 가겠다. 우연히라도 만난다면 관계의 끝을 보게 될 유혹에 빠지지 않게 되도록 모른 척하겠다'도 가능하겠네요. 여러분은 어느 쪽이 마음에 드세요?


음. 오늘은 가사 중 '유혹뿐인 이 세상에'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유혹의 사전적 정의는 '꾀어서 정신을 혼미하게 하거나 좋지 않은 길로 이끎'입니다. 이성 관계에서는 '성적인 목적을 갖고 이성을 꾐'이고요. 여러분들은 살면서 어떤 유혹에 혹하시나요?

유혹이라는 단어는 앞서도 언급한 이성이나 돈, 뇌물, 권력, 마약 뭐 이런 것들과 관련이 있을 듯싶습니다. 흔히 우리로 하여금 꼭 필요하지 않은 물건인데도 사게 만드는 교묘한 마케팅도 유혹의 일종이죠. 이성 분야에서는 카사노바라는 인물이 단연 1등이고요. 카이사르와 안토니우스를 동시에 살로 잡은 클레오파트라도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인물이죠.

우리는 인생을 살다 보면 수많은 유혹에 노출됩니다. 아이들은 유혹에 쉽게 휘둘리곤 합니다. 초콜릿이나 사탕만으로도 범죄자의 손에 이끌려 가곤 하니까요. 물론 성인이 되더라도 다단계나 보이스피싱은 물론 더 많은 돈을 벌게 해 주겠다는 유혹이 지천에 깔려 있습니다. 뭔 돈들을 그리도 빌려주겠다는 건지. 하하하.

유혹이 주로 부정적인 의미로 쓰여서 그렇지 그 반대도 있습니다. 유혹은 상대방의 관심을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그렇죠. 누군가를 대상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설득을 잘한다는 것은 영업사원이 갖추어야 할 제1의 덕목일 수도 있습니다. 유혹의 기술을 탑재한 누군가는 영업왕을 차지하는 것이죠.

유혹을 잘하려면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려 어느 지점을 공략해야 하는 지를 사전에 알아야 하죠. 생선 요리면 사족을 못 쓴다거나 소개팅해 준다는 말에는 꺼뻑 죽는다거나 이런 특유의 성향을 잘 이용하면 상대를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끌고 오는 데 유용합니다.

오늘 제가 힘을 주어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무언가가 끼어들어 하려고 하는 일을 못하게 하는 유혹입니다. 예를 들어 운동을 해야 하는 날이지만 재미있는 TV프로그램의 유혹에 넘어간다든지, 책을 보거나 글을 써야 하는데 재미있는 모임에 참석하라는 제안을 받아 그 자리에 간 경우죠. 다들 겪어 보셨죠?

이런 경우 다반사로 일어납니다. 꼭 해야 하는 일이 나중에는 보람되지만 당장은 괴롭고 고단한 일일 경우 무언가나 혹은 누군가가 그 속에서 나를 빼내줬으면 하는 바람이 한가득인데 마침 손을 흔들어 주는 격이죠. 당사자는 이때다 싶어 그걸 핑계로 그 유혹에 쉽게 넘어갑니다. 아니 넘어가 줍니다. 하하하.

이런 유혹 넘어가기 행위가 반복되다 보면 나중에 후회가 찾아오죠. 즐길 때는 좋았는데 뒤돌아 서면 어떤 일을 하는 것이 바람직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죠. 뭐 한 두 번쯤 유혹당해 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궁금증과 호기심으로 응할 수도 있겠지만 그게 회수를 더하면 이내 둑이 무너지게 마련이죠.

전 유혹에 현혹당할 때쯤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감정에 충실할 것인가? 아니면 이성에 충실할 것인가?' 이런 질문 말이죠. 유혹에 넘어갈 때는 감정 카드를 그 반대의 경우는 이성 카드를 꺼내곤 하죠. 문제는 감정 카드의 유효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는 점입니다. 몇 시간만 지나도 그 폐해를 인식하게 되죠.

우리 머릿속에는 천사와 악마가 삽니다. 천사의 삶을 사는 가운데 악마가 나타나 시시때때로 우리를 유혹하죠. '좀 쉬면서 해', '뭐 하루 정도야', '그 정도면 충분해', '오늘만 날인가' 이런 말들로 우리의 의지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습니다. 눈 감으면 코 배어 가려한다고 할까요.

공자는 40세를 불혹이라고 했습니다. 혹하지 않는 나이라는 것이죠. 그러려면 자신의 가치관과 신념이 올 곳이 세워져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몇 번의 실수는 반드시 필요하고요. 저도 한 때 지나친 호기심으로 인해 유혹의 영역을 넘나들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런 시행착오가 혹잡이에는 명약이더라고요.

오늘 여러분들은 어떤 유혹에 노출이 되셨나요? 달달한 디저트 아니면 걸어갈 수도 있는 곳에 차를 끌고 간 일 그것도 아니면 밥 하기 귀찮아서 배달 음식으로 때우기 뭐 이런 거 하셨나요? 삶에서 혹자를 떼어버리는 일 쉽지만은 않은 일이지만 반드시 필요한 일 같습니다.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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