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환의 <타타타>(feat. 이찬원)

작사 양인자 작곡 김희갑

by GAVAYA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김국환'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Xuk07 Wv9 zwo? si=vFk7 AhYi1 iLKFFaQ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음음 아 하하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 김국환의 <타타타> 가사 중 -




김국환은 김희갑 악단의 단원으로 미 8군 무대 1969년 데뷔했습니다. 1977년 라디오 드라마 '꽃순이를 아시나요'를 불렀지만 김희갑 악단이라는 이름에 가려 김국환이라는 이름은 묻혔습니다. 1979년 '밀림의 왕자 타잔'을 부른 후 1980년 초반까지 생계를 위해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많이 불렀습니다.

마징가 Z, 은하철도 999, 메칸더 V, 미래소년 코난, 우주용사 다이노서, 미래용사 볼트론, 축구와 슛도리 등이 그가 부른 곡이죠. 당시에는 만화 주제가가 그리 많은 돈을 받진 않았지만 집이 너무도 가난했기에 생활고를 벗어나기 위해 선택했던 고육책이었죠.

그러다 1991년 트로트 가수로 입원합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가 그의 1집에 실린 곡이죠. 앨범이 나왔을 때 반응이 뜨뜻미지근하다가 당시 인기 절정의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에 삽입되면서 국민 애창곡으로 되었습니다. 이 노래는 원래 조용필 씨를 염두하고 만든 곡이었는데요. 대마 문제가 생기면서 대신에 이 곡의 주인공이 김국환 씨로 바뀌었다는 후문입니다.

김국환은 1990년 초중반까지 전성기를 누렸고 2020년까지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현재는 성인가요 전문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고 있습니다.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 <아빠와 함께 뚜바뚜바> 등이 대중에 잘 알려진 곡입니다. 이 노래를 작사한 김희갑 선생님은 트로트 계의 둘째가라면 서러운 작곡가입니다. 나중에 따로 소개할 일이 있을 거라서 여기서는 이 정도만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목이 '타타타'입니다. 여러분은 '타타타'의 의미를 아시나요? '타타타'는 불교용어입니다. 인도의 고전어인 산스크리트어라고 하는데요. 이 노래의 작사가인 양인자 씨가 1983년 인도를 여행하던 와중에 이 단어를 알게 되어 제목으로 쓰게 되었다고 하네요. 양인자 씨는 김희갑 씨의 부인되시겠습니다. '타타타'는 '그래 그거야'라는 뜻이라고 하네요. 1992년 한국노랫말대상도 받았을 만큼 가사가 참 좋습니다. 서두가 긴 이유는 가사가 짧아서입니다. 하하하.

'네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한 치 앞도 모두 몰라/ 다 안다면 재미없지'가 첫 가사입니다. 첫 가사만 들어도 가사의 깊이가 느껴지시지 않나요? 흔히들 '내 마음도 모르는데 다른 사람 마음은 더더욱 모르지'라는 표현이 떠오르네요. 우리 인생이란 게 한 치 앞도 모르는 일도 수두룩하죠. 그런데 화자는 그런 불확실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야 인생이 재미있다면서요.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 음음음 아 하하' 부분입니다. 인생을 살다 보면 바람 부는 날도 있고 비 오는 날도 있습니다. 우리를 슬프게 하고 힘들 하는 날들의 연속이죠. 처음에는 '왜 내게만 이런 불행이 찾아오나'라고 말할 수 있지만 인생을 어느 정도 경험하면 '그럴 수 있는 거지' 정도로 순화됩니다. 내가 뭘 잘하고 못하고에 따라 발생한 일이 아니라 그냥 랜덤 하게 찾아온다는 걸 알게 되는 까닭입니다. 화자는 뭘 예상하기보다 그냥 내 앞에 닥친 일을 잘 소화하는 것이 인생이라 말하는 듯합니다.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건졌잖소' 부분입니다. 이 정도 긍정성이면 긍정의 왕이라는 표현이 따라붙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무소유를 실천하는 삶처럼 느껴지네요. 지금 내가 살아있는 것 그리고 의식주 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살만한 인생이라고 하는 것 같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딱이 없는 것 같은데, 내용상으로는 '우리네 헛짚는 인생살이/ 한 세상 걱정조차 없이 살면/ 무슨 재미/ 그런 게 덤이잖소' 부분을 꼽아야 할 것 같습니다. 뭔가를 안다고 하는 것, 날씨를 움직일 수 있다고 믿는 것, 뭘 더 가져야만 행복하다고 느끼는 것 등이 우리네 인생살이에서 헛다리 짚는 모습이라고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모르는 영역을 알려고 하고 바람과 비에 온몸이 흔들리고 그래서 걱정도 하고 그러는 게 인생이고, 그런 게 사는 재미라고 말합니다. 동의하시나요? 네. 괴로움이 동반되지 않는 즐거움은 진정한 즐거움이라 말할 수 없는 속성을 잘 간파하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가사가 아닐까 싶네요.


음. 오늘은 가사 중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에 대해 썰을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이 가사를 보면서 '땅바닥에 쓰러진 자 다시 땅을 딛고 일어서라'라는 문구가 떠올랐는데요. 인생을 살면서 고난이나 시련이 닥칠 때 회피하거나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지점에서 나를 울린 대상을 직시할 때 비로소 극복이 가능하다는 의미일 겁니다.

사랑으로 망가진 가슴은 사랑으로 치유하고 이별로 인해 아픈 가슴은 새로운 만남으로 커버해야 하는 것이죠. 삶의 무게가 무겁고 버겁다고 죽음이라는 단어로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일 테니까요. 우린 살면서 이 당연한 사실을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일이 적지 않습니다.

인간은 실수할 수 있지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엔 익숙하지 않죠. 자신의 실수를 직면할 용기가 쉽게 나지 않아서일 겁니다. 하지만 자신의 실수를 감춰 버릇하면 그 실수는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한강에서 뺨 맞고 다른 곳에 가서 화풀이한다는 속담도 그런 맥락이죠. 다 진실과 마주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이죠.

살다 보면 좋은 날만 있지 않습니다.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는 일상이 대부분은 차지하지만 지루함과 단조로움의 연속이죠. 혹자는 일상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고 하지만 일상에 갇힌 누군가는 그것을 잃기 전에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불현듯 불어닥치는 고난과 역경, 이 노래에서는 바람과 비는 웬만한 유비무환의 자세를 견지하지 않으면 쉽게 피해 갈 수 없죠.

비가 오는 것이 두려워 일 년 365일 우산을 들고 다닐 수 없는 것처럼 바람 부는 날을 피하려 바람막이 잠바만 입고 다닐 수 없는 것이 우리네 인생이니까요. 이쯤 되면 가만히 있는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은 아닌지 하는 기우를 할 법도 하네요. 비와 바람을 막을 수 있다 쳐도 태풍이나 집중호우를 이길 순 없는 법이죠.

'어차피 피하지 못할 거면 즐겨라'라는 말 들어보셨죠? 잔잔히 내리는 비는 우산을 잘 들고 있으면 피할 수 있지만 비에 바람까지 더해진 상황이라면 우산을 들고 있는 것이 전혀 효과가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우산을 접고 그냥 온몸으로 비를 맞는 선택을 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런지도 모르겠습니다. 가시거리라도 잘 나오니까요. 옷은 이미 다 졌어 있는데 얼굴만 비를 피한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우리가 바라는 모습을 아닐 겁니다. 그럴 때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바람이 부는 날은 바람으로/ 비 오면 비에 젖어/ 사는 거지 그런 거지'라는 가지를 읊조려 보는 것은 어떨까요?

불가항력인 무언가가 나타나 우리 인생을 훼방 놓을 때 몇 번은 뿌리치고 몇 번은 쫓아낼 수 있지만 그래도 껌딱지처럼 떨어지지 않는 상황을 떠올려 보죠. 떨어지지 않는 무언가를 늘 생각하며 사는 것은 고통을 자초하는 길입니다. 이럴 땐 언젠간 때가 되면 떨어지겠지 하며 무심하게 공존을 모색하는 것이 좋습니다.

우리 몸에는 적지 않는 기생충이 살죠. 지금은 기생충 검사를 하지 않지만 예전엔 대변 봉투에 담아서 학교에 제출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기생충이 없냐고요? 아닙니다. 있습니다. 우리 몸에 유해하지 않은 수준 정도가 있죠. 그걸 마지막 한 마리까지 없애야 속이 시원하다 여겨서는 안 되겠죠. 그냥 우리와 죽는 날까지 공존하며 사는 겁니다. 그래. 그런 겁니다. 타타타.

울 일이 있으면 울고, 웃을 일이 있으면 웃고, 더우면 벗고, 추우면 껴입고, 비 오면 비 맞고 바람 불면 휘청거리고 그렇게 살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먹고 싶은 거 있는데 미래를 위해 참고하고 싶은 것이 있는데 참고 웃을 일이 있는데 남 눈치 보며 크게 웃지도 못하고 그런 삶을 사는 건 고역일 테니까요.

아픔이 찾아오면 피하지 말고 당당히 아픕시다. 슬픔이 오면 피하지 말고 처절하게 슬픕시다. 고난이 오면 피하지 말고 너덜너덜하게 찌낍시다. 그렇게 피하지 않고 마주할 수 있어야 삶의 무지개를 볼 수 있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가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오롯이 직면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오늘은 짧고 간결하게 마치겠습니다. 즐거운 추석 명절 보내세요.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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