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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Sep 09. 2024

강진의 <공짜>

작사 효선, 정서 / 작곡 김동찬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강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p4 WPmvscc6 Y? si=Ivqrd6 Sopkz_0 t44

당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거 공짜

하늘땅 바람소리 새소리 공짜


얼마나 좋으냐 내가 사는 이 세상

아낌없이 조건 없이 주는 게 많아


해와 달 별을 보며 꿈을 꾸는 거 공짜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도 공짜

 

무엇을 더 바래 욕심 없이 살면 되지

당신의 웃음도 공짜


- 강진의 <공짜> 가사 중 -  




강진은 트로트가수로 1986년 데뷔했습니다. 본명은 강옥원이라고 하네요. 1994년 '삼각관계'라는 곡이 히트를 치며 긴 무명생활을 벗어납니다. 하지만 A급 가수는 아니었죠. 그가 우리에게 존재를 알린 건 2001년 발표한 정규앨범 5집의 '땡벌'이었습니다. '난 이제 지쳤어요. 땡벌!' 아시죠? 

이 노래는 조인성 주연의 2006년 영화 '비열한 거리'의 삽입곡으로 쓰이면서 유명해졌습니다. 그래서 2007년 역주행을 하기도 했죠. 사실 땡벌은 나훈아 씨가 부른 곡을 리메이크한 것입니다. 참고로 영탁 씨가 불러서 유명해진 '막걸리 한잔'도 강진 씨의 곡입니다. 

그는 1975년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음악을 시작해서 올해로 반세기인 50주년이 되었었습니다. 트로트 가수로 데뷔한 지도 어느덧 39년째를 맞이했죠. 얼마 전 인터뷰에서 보니까 '대중을 두려워 가수로 살겠습니다. 신인의 마음으로 노래하겠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던데 참 겸손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2017년 발매한 곡입니다. 이런 곡이 있는지도 몰랐다가 후배 가수가 커버를 하는 것을 보고 찾아낸 곡이죠. 트로트 특유의 익살스러움이 담긴 곡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르긴 몰라도 땡벌 2를 만들어 보고 싶은 욕심이 담긴 곡이 아니었을까 추측해 봅니다. 앞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기대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공짜'입니다. 전 이 노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무한 긍정성을 느꼈다고 할까요? 뭔가를 채우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하며 사는 삶도 좋지만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자연과 주변 사람들이 전해주는 '공짜' 혹은 보너스를 쉽게 잊고 산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답니다. 노래에서 화자는 뭘 그리 공짜라고 하는지 같이 살펴보죠.

'당신을 사랑하고 좋아하는 거 공짜/ 하늘땅 바람소리 새소리 공짜'가 첫 가사입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에 돈이 들진 않습니다. 자신의 마음을 내는 것이 필요할 뿐이죠. 마치 하늘, 땅, 바람, 새소리 등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것들처럼 공짜일 뿐이라는 발상이죠.

'얼마나 좋으냐 내가 사는 이 세상/ 아낌없이 조건 없이 주는 게 많아' 부분입니다. 애초에 가진 것 없이 태어나서 누군가로부터 사랑도 받고 자연으로부터 여러 가지를 받으니 이 세상 얼마나 좋으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더 가지고 싶은 사람의 욕심만 내려놓으면 우리는 많은 것들을 이미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죠.

'해와 달 별을 보며 꿈을 꾸는 거 공짜/ 산과 들에 피어나는 꽃도 공짜' 부분입니다. 공 찌는 여기서 그치지 않죠. 해와 달 그리고 별 그리고 꿈이 덤으로 공짜입니다. 물론 산과 들에 핀 아름다운 풀과 꽃도 공짜지요. 이렇게 하나둘 우리에게 주어진 공짜를 찾다 보면 우리 스스로가 부자가 된 느낌이 드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 가사는 '무엇을 더 바래 욕심 없이 살면 되지/ 당신의 웃음도 공짜' 부분이 아닐까 합니다. 결국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욕심'이죠. 뭔가를 더 가지려고 애쓰는 욕망 말이죠. 돈도 드는 것도 아닌데 사랑하는 사람에게 웃음을 지을 수 있으면 참 좋겠죠?


음. 오늘은 '공짜'에 대해 썰을 좀 풀어봐야겠네요. 여러분 공짜 좋아하시죠? 네. 저도 좋아합니다. 공짜는 '힘이나 돈을 들이지 않고 거저 얻은 물건'을 뜻합니다. 그래서 대부분 공짜라고 하면 돈을 주고 사야 하는 물건을 그냥 얻게 되는 상황을 떠올리는 것 같습니다. 

공짜가 성립하려면 바로 거저 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죠. 공짜인 척 무언가를 주는 척하면서 마케팅을 덫을 놓는 경우에는 진정한 공짜라고 보기 힘들죠. 아직도 우리 주변에 보면 그런 얄팍한 상술을 디미는 곳이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적당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고 거저 주는 것에 대한 경계감을 일정 부분 갖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 같은 말도 자주 회자됩니다.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닌 이상 돈을 받고 팔 물건을 그냥 주는 경우에는 뭔가 감추고 있는 꿍꿍이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한 것이죠. 당시에는 이득을 얻을 것 갔지만 나중에 보면 그 몇 배를 배상해야 하는 경우도 생기죠. 일종의 눈 속임입니다. 

어떤 경품이나 뽑기에서 당첨된 경우가 그나마 공짜의 행운을 가지는 경우일 텐데요. 자세히 뜯어보면 그 경품이나 뽑기에 들어간 비용 역시 다른 사람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온 것이니만큼 자신도 어떤 상품 등을 구매할 때 그런 것이 포함된 비용을 미리 지불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진정한 공짜는 아니란 말씀.

'공짜 좋아하면 대머리가 된다'는 우스개 속담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공짜로 이발을 해 주던 곳에서 불청결한 이발 도구를 사용해서 병균으로 인해 탈모가 되고 대머리가 되었다는 속설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네요. 아무튼 공짜가 마냥 좋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라고 해 두죠. 

이 노래 가사처럼 진짜 공짜는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자연환경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플래시 한 공기, 산들산들 바람, 우뚝 솟은 산, 넓게 퍼진 평야, 해와 달 등등 우리 주변에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자연이라는 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짜 중에 공짜이죠.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이런 공공재가 모두의 주인인 동시에 누구도 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서 망가져가고 있는 점이 아닐까 합니다. 발전이라는 이름으로 자연환경이 파괴되고 기후 위기를 겪고 있지만 선진국의 움직임은 미온적이기만 하니까요. 사실 자연 역시 따지고 보면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을 앞으로 더 많이 느끼게 될 겁니다. 자연의 항상성을 깨뜨린 대가가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리고 또 하나는 '사람이 만들어 내는 웃음'이 바로 공짜죠. 일명 호의라고 봐야 할 텐데요. 사랑하는 사람의 미소도 공짜이지만 모르는 사람에게 보이는 웃음이 더욱 가치가 있죠. 대가를 바라지 않고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사람들에게 행해지는 모든 봉사활동이야말로 공짜의 기적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금의 산업 사회는 서로가 서로에게 빚을 지며 의지하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커피숍에서 먼 나라에서 재배된 커피를 맘 놓고 마실 수 있는 것도 가장 낮은 비용으로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것도 환경이나 누군가의 희생이 전제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만약 지구인들이 제대로 그것에 값을 치른다면 아마 지금보다는 훨씬 많은 비용이 들게 될 겁니다. 누군가의 공짜에는 누군가의 반대급부가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니까요.

우리가 살면서 겪게 되는 행운도 일종의 공짜라고 한다면 그 행운을 혼자만 간직할 것이 아니라 평소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베푸는 게 어떨까 합니다. 내가 얻게 되는 공짜에는 누군가의 몫이 늘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면 말이죠. 정당한 비용을 내고 무언가를 구입해서 뒤끝을 남기지 않는 편이 훨씬 깔끔하고 마음 편할 수 있습니다. 너무 공짜 좋아하지 맙시다. 가뜩이나 나이 들어 얇아지고 줄어드는 머리카락에 대머리를 재촉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공짜의 유혹은 우리 주변에 어디를 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죠. 일명 마트에서 이루어지는 1+1 행사가 대표적이죠. 이런 행사를 볼 때마다 1+1을 해도 남는 제품을 그동안 두 배를 받으며 팔았다는 것에 저는 실소를 짓곤 하는데요. 거기다가 그걸 미끼 상품으로 내걸어 다른 상품을 더 사게 만드는 마케팅에도 활용되곤 하죠. 공짜라고 하면 의심의 의심을 더해가며 머리를 굴려야 합리적인 소비가 이루어지는 시대입니다. 덥석 물었다간 매운탕 거리가 되기 십상이죠. 주의합시다. 공짜주의보 발동합니다.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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