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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VAYA Oct 14. 2024

서지오의 <돌리도>

작사 임휘 작곡 박현진

안녕하세요?

오늘 <가사실종사건> 주인공은 '서지오'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z5 cka5 Qp-vw? si=Q4 VCfOPpf-b0 r5 tw


첫눈에 뿅 갔다고 

나 없이는 못 산다고

죽자 살자 매달린 

요놈의 사랑아


당신 사랑 깊이를 

자로자로 재보니 

일 미터도 못되더라


잘해 잘해 잘해 

바라볼 때 잘해 

너만 바라볼 때


잘해 잘해 잘해 

있을 때 잘해 

옆에 있을 때


한번 떠난 사랑은 

다시 오지 않아 

후회할 때는 이미 늦었어


돌리도 돌리도 내 사랑 돌리도 

돌리도 돌리도 내 사랑 돌리도(돌려줘)


- 서지오의 <돌리도> 가사 중 - 




서지오는 1993년 데뷔했습니다. 1990년 부산 MBC 신인가요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이래 1991년 MBC 강변가요제에 입상한 후 1집 앨범 타이틀 곡 '홀로서기'를 발매했습니다. 당시는 트로트가 아니라 아이돌 가수였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생활고로 불가피하게 활동을 조기에 접어야 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본명은 서옥경입니다. 2000년 들어 트로트 가수로 전향합니다. 긴 공백기 중 가수 김혜연 씨가 트로트를 해 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했다고 합니다. 김혜연 씨와는 친구이자 동료라고 하네요. 예전에 댄스 가수였던 점을 접목해서 그녀만의 리듬감 있는 트로트곡을 선보였습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노래는 2011년 발표한 곡입니다. 이 노래가 그녀의 노래 중 가장 잘 알려진 곡이죠. 전직 댄스가수임을 입증하는 골반 댄스가 동반됩니다.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르는 노래를 하나 불러보고 싶다는 그녀의 바람이 이루어지면서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곡입니다. 그녀의 인생에도 전환점을 마련해 주고요. 

미스터트롯에 나온 김희재 씨와 이모, 조카 사이라서 화자가 되기도 했습니다. 당시에 김희재 씨가 서지오 씨의 노래를 불러서 젊음 층까지 이 노래가 인지도를 확보하는데 일조했죠. 밤에만 일하는 엄마에서 TV에 나오는 엄마로 변신하고 싶었다는 그녀의 염원이 이루어졌으니 앞으로 제2의 돌리도를 기대해 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시죠. 제목이 '돌리도'입니다. 사랑이 한 번 떠나가면 다시는 기회가 오지 않는다는 설정으로 있을 때 잘하라고 표현한 곡입니다. 좋았던 한 때를 돌려달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중독성 있는 후렴구를 곡 초반에 배치해서 몇 번만 들으면 쉽게 외워지는 곡이죠. 

'첫눈에 뿅 갔다고/ 나 없이는 못 산다고/ 죽자 살자 매달린/ 요놈의 사랑아/ 당신 사랑 깊이를/ 자로자로 재보니/ 일 미터도 못되더라'가 첫 가시입니다. 뜨거운 사랑을 할 때와 지금은 극과 극인 것 같습니다. 사랑에 빠지며 열병을 앓던 상대의 모습에 대비해 지금의 상대는 너무 화자에게 노력을 안 하는 모습처럼 보이네요. 사랑의 깊이를 자로 재는 설정이 참 익살스러운데요. 일 미터도 못 된다고 했는데 몇 미터는 되어야 화자의 합격선을 넘는 것일까요? 궁금하네요.

'잘해 잘해 잘해/ 바라볼 때 잘해/ 너만 바라볼 때/ 잘해 잘해 잘해/ 있을 때 잘해/ 옆에 있을 때' 부분입니다. 가사만 보면 아직 화자의 마음이 완전히 떠나진 않은 상황 같죠? 마지막으로 상대에게 기회를 주는 것 같은 느낌이네요. 그런데 정신 못 차리는 상대가 이 말을 듣고 반성을 할지는 의문입니다. 

'한 번 떠난 사랑은/ 다시 오지 않아/ 후회할 때는 이미 늦었어' 부분입니다. 그래서 절박하게 임하라고 덧붙이는 말처럼 느껴집니다. 화자의 말을 허투루 듣지 말라고요. 나중에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 곱게 말할 때 진즉에 말을 들으라고 하는 것 같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돌리도 돌리도 내 사랑 돌리도/ 돌리도 돌리도 내 사랑 돌리도(돌려줘)' 부분입니다. 아마 화자도 이 관계의 결말이 어디로 흐를지를 알고 있는 것 같네요. 상대라는 존재와 물리적으로는 같이 있지만 이미 마음이 떠난 것을 안타까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사랑을 되찾아 오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돌리도'라는 말을 반복적으로 하고 있죠. 마지막에는 '돌려줘'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음. 오늘은 가사 중 '한 번 떠난 사랑은/ 다시 오지 않아'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겠습니다. 저는 이 노래에서 가사가 자체 충돌하는 느낌을 받았는데요. 화자의 상대 역시 사랑이 떠난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요. 그렇다고 보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화자는 자신의 사랑을 돌려달라고 같은 입으로 두 말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물리적으로 떠나는 것과 감정적으로 떠난 것을 구분한 것은 알겠는데, 이 둘이 그리 분리될 수 있는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하하하.

우리와 이별을 선언할 때 상대를 다시는 보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그냥 그렇게 하면 되는데 여기저기에 자신의 결심을 말하죠. 마치 술이나 담배처럼 중독성이 있는 것들을 끊을 때 하는 행동과 유사하죠. 그만큼 타인의 눈치라는 시선의 힘을 빌려 자신의 연약한 마음을 단속하기 위함이죠. 

지인에게 이별할 생각이다라고 알리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기도 합니다. 상대가 이별을 원치 않으면 혹은 다시 잡으면 안 흔들린 자신이 있어서 하는 말이냐고요. 이별 이야기를 밥 먹듯이 하고 보란 듯이 다음날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둘이 알콩 다콩 하는 것을 보면 이별 고민을 함께 나눴던 지인 입장에서는 짜증이 들끓죠. 속는 것도 한두 번 계속 그러면 대꾸하기도 싫어집니다. 

한 번 마음이 돌아서면 되돌리기는 힘들죠. 이건 상황을 되돌리려는 상대 입장에서 그렇고요. 실제 마음을 돌리는 사람 입장은 그 판단을 하기까지가 힘듭니다. 그래도 한 때는 나를 죽도록 좋아했는데, 우리가 보낸 세월이 얼만데, 다른 사람도 거기서 거기지라는 류의 말들이 이별 결심을 방해하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어차피 헤어질 거면 한 번 기회를 더 준다고 대세에 영향은 없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상대에게 면죄를 주게 되죠.

회사에서도 비슷한 상황을 가끔 목격합니다. 퇴사하겠다고 동네방네 떠들던 누군가가 어떻게 됐냐고 물으면 그냥 다니기로 했다는 답변을 듣는 식이죠. 보통 퇴사라는 것을 입밖에 꺼낼 때는 수많은 고민과 앞으로의 삶등을 그려보는 결단이 있었을 거라 생각하는데, 그 결단이 종이 뒤집듯이 며칠 만에 바뀐 것을 볼 때마다 저는 배신감 같은 감정을 느끼곤 한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이 지점에서 예전에 이경규 씨가 한 말이 생각나는데요. '인생의 짐을 함부로 내려놓지 말아라'는 말입니다. 하나 둘 핑계를 대고 인생의 짐을 내려놓기 시작하면 짐꾼인 우리의 성장과 성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는데요. 그 짐을 내려놓은 것은 가장 마지막에 해야 하는 것이라는 말로 덧붙였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얽혀 한동안 시간을 보내온 사이, 적지 않은 추억도 쌓이고 이를 공유하는 사이라면 이별은 아마도 앞서 언급한 '짐'에 비유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 짐은 내려놓은 타이밍은 신중한 결정이 되어야 함은 두 말할 나위도 없겠지만 가장 마지막에 하는 행동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기분 나쁘다고 그냥 내뱉을 있는 말은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그런 맥락으로 사람이 헤어질 결심을 하게 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게 되는 것이죠. 이별이라는 단어를 바라보는 사람에 따라 이별을 24시간 헤어짐으로 밥 먹듯이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진정한 사랑을 했다면 이별이라는 단어를 그런 용도로 쓰는 것은 이치에 맞지가 않는 듯합니다. 

이 노래에서 화자는 상대를 무척 사랑했다고 보입니다. 떠나가는 배를 보면서 다시 돌아오라고 손짓을 하고 있는 것 같거든요. 화자의 마음이 떠나기 전에, 화자의 마음이 요단강을 건너기 전에 자신의 손을 잡아달라고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말하며 덧붙인 말이 '한 번 떠난 사랑은/ 다시 오지 않아'인데요. 화자에게 이별은 사랑이란 관계에서 마지막으로 내려놓는 '짐'을 의미하기에 이런 말이 이어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사랑했던 사람과 연을 끊고 많이 두려울 수밖에 없는 다른 세계로 진입하고자 하는 헤어질 결심의 무게를 안다면 노랫말처럼 있을 때 잘하는 게 상책이겠죠?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요즘 한 해의 프로야구를 정리하는 포스트시즌 기간입니다. 제가 야구를 팀과 상관없이 좋아해서 하이라이트로라도 경기를 빼놓지 않고 보는 편인데요. 야구에서 늘 하는 이야기 중 하나가 그때 그 투수를 내리지 않았더라면 혹은 바꿨더라면이라는 가정입니다. 마운드에 있는 투수와 헤어질 결심을 하면 다시는 그 투수를 쓸 수 없기에 감독의 결정은 단호해야 하죠. 요즘처럼 몇 경기 안 하는 단기전에서는 더더욱 그렇답니다. 야구를 보는 재미 중 하나고요. 투수가 계속 던지려면 마운드에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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