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작곡 조하문
https://youtu.be/pkXRqoi8 Ddc? si=RgvhqOhNkzlbOWFi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내 모든 사랑드려요
이 눈물 보시는 당신에게
내 마음 드려요
- 조하문의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가사 중 -
조하문은 1980년 데뷔했습니다. 연세대를 졸업하고 신학대원에서 학위를 받았습니다. 연세대학교 재학시절 하드록 밴드 '마그마'를 결정하여 1980년 MBC 대학가요제에 출전해 은상을 받고 데뷔를 하게 되죠.
마그마 1집을 내고 몇 년 후 본격적인 1987년 본격적인 솔로 활동을 시작합니다. 하드록을 하다가 잔잔한 발라드로 음악 장르로 변경했죠. 1집 타이틀 곡은 너무도 유명한 <이 밤을 다시 한번>이었죠.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은 1989년 발매된 2집의 타이틀 곡입니다. 조하문은 총 4집까지 개인 앨범을 발매했습니다.
1990년대 초반 사업을 병행하다가 잘 되지 않으면서 공황장애와 우울증을 겪었다고 전해집니다. 자살을 결심하던 차에 성경을 읽고 대학원에 가서 신학을 공부하게 되었다네요. 개종을 할 정도였다고 하니 그의 인생에서 엄청난 변화였겠죠. 2003년 캐나다를 이민을 가서 기독교 활동을 합니다. 2011년 귀국해서 '사랑의 빛 공동체'를 설립하여 어려운 이들에게 위로와 사랑을 전하는 목회 활동을 하고 있다고 전해집니다.
과거 유럽 클래식에서도 음악가들이 인생 말년에 종교계로 귀의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는데, 우리나라도 종종 있습니다. <나는 행복합니다>를 부른 윤향기 씨와 <사랑이 저만치 가네>를 부른 김종찬 씨가 대표적이죠. 그의 멋진 삶의 경로 변경에 박수를 보내면서 <가사실종사건> 아카이브에 그의 노래 한 곡을 담아봅니다.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입니다. 그냥 당신도 아니고 화자의 아픔을 아는 당신이라고 하니 새삼 다른 의미로 다가옵니다. 그만큼 애틋하고 마음씨 넓은 상대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겠죠. 화자의 사연을 쫓아가 보시죠.
'어둠을 헤치는 세월은/ 말없이 흘러만 가는데/ 지나간 시간이 서러워/ 한없이 눈물만 흐르네' 부분입니다. 가사라기보다는 한 편의 시어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미래는 알 수 없으니 어둠이라 비유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세월은 그 어둠을 헤치며 나아가죠. 물론 무심히 말없이 흘러갈 뿐이고요. 그 시간 위에 올라탄 연약한 인간인 화자는 잡을 수도, 대화를 건넬 수도 없는 시간을 보며 서러움을 느끼고 끝내 한없는 눈물을 흘립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을 만났네/ 누구도 느낄 수 없는' 부분입니다. 그렇게 살림살이가 팍팍했던, 감정이 메마르다 못해 쩍쩍 갈라져가고 있던 화자에게 사랑이 찾아오죠. 여기서 주목해 볼 것은 사랑이 나타난 시점일 겁니다. 상당히 위축되어 있을 타이밍에 화자의 매력도는 최하 수준이었을 텐데 화자의 손을 잡아 준 것이죠. 그만큼 상대는 마음이 곱고 힘든 사람을 위로할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의 소유자임이 분명합니다.
2절을 보실까요. 2절은 사랑이 이루어진 다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느덧 구름은 걷히고/ 따스한 햇살이 내게로/ 젖었던 내 마음 마르고/ 파아란 하늘이 감싸오네' 부분입니다. 1절과는 상반되고 세상만사가 긍정적으로 보이는 화자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나는 사랑을 배웠네/ 누구도 느낄 수 없는'이라는 가사가 이어지죠. 사랑을 알았네가 아니라 배웠다는 것은 상대를 자신보다 위에 놓는 겸손한 태도가 엿보입니다.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내 아픔 아시는 당신께/ 내 모든 사랑드려요/ 이 눈물 보시는 당신에게/ 내 마음 드려요' 부분입니다. 자신이 인생의 바닥에서 허부적 거릴 때 손을 잡아 준 사람이기에 '내 아픔 아시는 당신'이라고 표현한 것 같습니다. 여기서 눈물은 감격의 뜻으로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상대를 만나면 어느 누구라도 마음과 사랑을 다 줄 것 같습니다. 절대 놓치지 말아야겠죠.
음. 오늘은 가사 '그러던 어느 날'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으하하. (기억하시죠? 올해부터 쓰기로 한 웃음소리. 하하하). 일명 기대하지 않았던 시간 혹은 반전 정도를 떠올려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왔던 날들이 전환점을 맞는 순간이죠.
'그러던 어느 날'은 사건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스토리 구성을 가진 많은 소설이나 드라마를 글로 쓰면 이 지점부터 관객의 몰입도가 빛을 발하게 되죠. 예상 가능한 날과는 대척점에 있습니다. 전혀 당사자가 예상할 수 없는 타이밍에 일어난 사건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노래에서는 사랑은 꿈도 꿀 수 없는 화자의 상황에서 찾아왔기에 '그러던 어느 날'이라고 언급하고 있죠. 일반적인 사랑도 예측할 수 없는데 자신감이 한없이 위축되며 누군가를 만나야겠다는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순간에 찾아왔으니 그 고마움 심정을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말하고 있죠.
우린 인생을 살다 보면 '그러던 어느 날'을 종종 만납니다.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다가 혹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다가 그것도 아니면 꿈만 같은 날들을 보내다가 부지불식간에 예고도 없이 속수무책으로 방향의 변화를 겪게 됩니다.
사랑처럼 좋은 일도 있고요. 마른하늘에 날 벼락을 맞는 상황도 있습니다. 공부를 많이 했다고 혹은 돈이 많다고 나이가 좀 많다고 심지어 착한 일을 많이 했다고 찾아오는 것은 아니죠. 순전히 운의 영역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만들려고 해도 만들기가 쉽지 않으니까요.
그런 예측불가능성이, 낮은 빈도 때문에 우린 '그러던 어느 날'을 소중히 다루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삶의 경로가 서서히 변경된다면 차근차근 적응할 수 있겠지만 급변하게 되면 그 난처함과 당혹감에 경로를 이탈하거나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가버릴 수도 있어서 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이 있기에 지금 삶이 좀 힘들고 답답해도 우린 숨 쉴 수 있습니다. 만족하지 못한 삶을 사는 누군가는 지금의 경로대로만 인생이 한 길로만 간다고 생각하면 아찔할 겁니다. 그때 '그러던 어느 날'이라는 불특정의 미래를 상정하면 한결 마음의 짐이 덜어질 수 있으니까요.
잘 아시겠지만 우리 인생은 좋음과 나쁨으로 뒤섞여 있습니다. 물론 인과관계에 따라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사건들도 있지만 원인과 결과가 어떻게 연결 지었는지 모를 만큼 운명의 장난으로 이루어진 사건사고도도 적지 않죠. 그렇게 뒤엉켜 있다 보니 둘 사이 분간이 더 어려워지기도 하고요.
문제는 선별이 아니라 그 시점일 수 있습니다. 삶의 결이 달라지는 시점을 캐치해 낼 수 있다면 대응도 좀 수월할 테니까요. 명심보감에는 '사랑을 받게 되면 버림받을 때를 생각하고, 편안하게 있을 때는 위태로움을 생각하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셨나요?
'그러던 어느 날'이 지친 일상에 활력을 심어주는 일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이면 될 거고요. 그 반대라면 바로 이 격언을 되새겨 보면 어떨까요? 잘 나가고 잘 풀리는 순간도 머지않아 '그러던 어느 날'을 맞이한다는 사실을 안다면 말이죠.
여러분들에게 '그러던 어느 날'로 기억되는 시점이 있으신가요? 그날이 자신의 인생 항로를 많이 바꾸었나요? 인생의 반전을 일으켜주진 않았나요? 브런치를 둘러보다면 글을 묵묵히 쓰다가 '그러던 어느 날'에 조회수가 터지고 출판사에서 연락을 받는 글을 보게 되는데요. 올해 여러분들에게도 그런 일들이 있었으면 하고 바라 봅니다. 저도 마찬가지고요. 하하하.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조하문의 <이 밤을 다시 한번>이라는 노래도 참 좋습니다. 꼭 찾아서 들어보시고요. 8090으로 하니까 너무 노래 분위기가 달라서 조만간 80과 90을 분리하는 작업을 하려고 합니다. 쓴 글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혼란스러워하실 분들도 있으실 듯하여 미리 공지드립니다. 그럼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