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김혜선, 작곡 김형석 세비안
https://youtu.be/yZmiQ1 u3388? si=Hz9 a6 BwQrY2 PlX-E
내 맘 아프지 않게
그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야 해
모든 걸 잊고
이 밤의 끝을 잡고 있는 나의 사랑이
더 이상 초라하지 않게
나를 위해 울지 마 난 괜찮아
- 솔리드의 <이 밤의 끝을 잡고> 가사 중 -
솔리드는 3인조 남성 R&B 그룹으로 1993년 데뷔했습니다. 한국계 미국인인 김조한, 이준, 정재윤이 멤버입니다. 이들은 LA 한인 교회에서 처음 만났다고 합니다. 김조한이 메인 보컬을 맡고 이준이 중저음으로 랩을 담당했으며, 정재윤은 작곡 실력 등 프로듀싱을 도맡았습니다.
1993년 발표한 1집은 힙합 스타일의 댄스곡 <이젠 나를>이 타이틀 곡이었습니다. 015B의 장호일이 프로듀서였습니다. 하지만 흥행 부진으로 바로 접었죠. 그래서 1집이 있었는지도 모르는 분들이 다수입니다. 그리고 1995년 오늘 소개해 드릴 곡이 담긴 2집을 발매하면 일약 스타덤에 오르게 됩니다.
댄스 음악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시점에서 이례적으로 1위를 차지했고 100만 장가량 앨범을 판매하기도 했죠. 후속곡은 <나만의 친구>라는 곡이었죠. 1996년 발매한 3집에는 <천생연분>이라는 유명한 곡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이 곡은 원래 타이틀 곡이 아니었고 후속곡이었는데 타이틀곡보다 더 많은 인기를 누렸죠.
1997년 R&B가 아닌 마이애미 힙합 댄스곡이라는 장르를 타이틀 곡으로 삼았는데 폭망 했죠. 4집까지 활동하면서 거의 쉬지 못했기에 잠시 공백기를 가지려다 소속사의 일방적인 해고 통보를 받으며 팀이 해체됩니다. 그로부터 25주년을 맞이하여 해체 21년 만인 2018년 5집을 발매하기도 했습니다.
김조한은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솔로 가수 활동을 하고 있고, 이준은 결혼 후 사업가로 변신했다고 하네요. 정재윤은 중화권을 중심으로 프로듀서를 하며 각자가 잘하는 분야에 활약 중입니다. 우리나라 가요계에 R&B를 정착시킨 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들이었죠.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실까요? 제목이 '이 밤의 끝을 잡고'입니다. 밤이라는 추상명사를 잡을 수 있다는 설정이 범상치 않아 보입니다. 왜 그런 무리수까지 써서 밤의 끝자락을 잡아보고 싶었던 걸까요? 화자에겐 어떤 사연이 숨어있는 것일까요?
'다신 널 볼 수 없겠지'가 첫 가사인데요. 노래는 중저음의 내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 이별했음을 알리고 있죠.
'나의 입술이 너의 하얀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렇게 우린 이 밤의 끝을 잡고 사랑했지만' 부분입니다. 한 이불 덮고 잤다는 표현을 이렇게 한 것일까요? 아니면 서로 포옹을 한 모습을 표현할 걸까요? '사랑했지'가 아니라 '사랑했지만'이라는 가사로 끝나는 걸 봐서는 반전의 기운이 느껴지죠.
'마지막 입맞춤이 아쉬움에 떨려도/ 빈손으로 온 내게 세상이 준 선물은/ 너란 걸 알기에 참아야겠지' 부분입니다. 더 함께 있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던 상황에 대한 아쉬움이었겠네요. 더 오랜 시간을 같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이 시간이라도 같이 있게 해 준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랑을 하고 나니 세상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게 된 걸까요? 여기서 입맞춤 앞에 마지막이라는 표현에 주목해야 봐야 할 듯요.
오늘 헤어지고 내일 보는 마지막이 아니라 헤어져서 다시 못 보는 마지막으로 읽히네요.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내 맘 아프지 않게/ 그 누구보다 더 행복하게 살아야 해/ 모든 걸 잊고/ 이 밤의 끝을 잡고 있는/ 나의 사랑이 더 이상 초라하지 않게/ 나를 위해 울지 마 난 괜찮아' 부분입니다. 행복하게 살아라는 식상한 이별 표현을 이렇게 바꾸니 듣기 좋은 것 같아요. 이 밤이 지나고 날이 밝으면 헤어짐이라는 현실이 발 밑에 당도한다는 것을 아는 화자이기에 이 밤을 그토록 잡고 싶은 거겠죠?
'나의 가슴으로 너와 함께 나누었던 이 밤을 간직한 채/ 잠시 널 묻어야 하겠지/ 나의 눈물이 널 붙잡고 있지만/ 니가 힘들지 않게 웃으며 보내야겠지' 부분입니다. 여기서 밤은 단순한 밤이 아니라 기억의 밤, 상대와 사랑을 나누었던 밤 혹은 시간을 상징하는 듯하네요. 상대가 힘들지 않도록 눈물이 아닌 웃음을 보여주려 했는 화자의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과 배려의 감정이 전해집니다.
내레이션 부분이 또 한 번 나오는데요. '그래 어쩌면 우린 오래전부터/ 우리의 사랑에 어쩔 수 없는 이별이 찾아올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울지 마 이 밤의 끝은 내가 잡고 있을 테니/ 넌 그렇게 언제나 웃으면서 살아야 돼/ 제발 울지 말고 나를 위해 웃어줘 제발' 부분입니다. 별도 해석은 붙이지 않을게요.
음. 오늘은 가사 중 '빈손으로 온 내게 세상이 준 선물은'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에 소개한 바 있었던 '타타타'라는 노래 중 '산다는 건 좋은 거지/ 수지맞는 장사잖소/ 알몸으로 태어나서 옷 한 벌은 걸쳤잖소'라는 가사가 떠오르는데요. 제가 이 문장으로 질문을 던진다면 여러분들은 세상에 태어나 어떤 선물을 받았다고 대답하시렵니까?
세상에 태어날 때 우리 모두는 아무 옷도 걸치지 않은 나체의 모습이죠. 그리고 돈 한 푼 가지고 있지 않아서 누군가의 보호를 받아야만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아직 가난한 존재였습니다. 그랬던 우리가 부모나 친지 등의 보살핌을 받으며 성인이 되기까지는 돈 한 푼 안 벌고도 옷도 입고 밥도 먹고 그러지요.
딱 거기까지인 듯합니다. 사회로 나오는 순간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만 살아내야 하는 시간을 맞이하게 되죠.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는 성인이 되어도, 시집장가를 가도 부모들의 힘에 의지하며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동양적인 문화나 경제적 차원에서는 자산 격차 문제 등 원인은 다양합니다.
관계라는 것도 선물 중 하나일 겁니다. 태어나자마자 가족과 친척이라는 관계의 선물을 받고요. 친구라는 관계 선물도 있고, 동료 나아가 동호인 등 다양한 관계로 인해 많은 인간관계가 펼쳐지죠. 물론 이 노래 가사처럼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관계도 있고요. 이 모두 태어날 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것들이죠.
그래서 이런 물질적, 경제적인 것이 아닌 분야로 눈을 돌려봅니다. 물론 성인이 되어서도 마마보이나 파파걸이 있을 수는 있지만 대부분의 판단은 스스로가 한다고 가정해 보고요. 그런 자유의지를 통해 만들어진 자신의 정신세계 역시 태어날 때는 없던 세계였을 겁니다.
빈(?) 머리로 왔지만 살면서 받은 선물이 그 안에 있을 겁니다. 하하하. 빨리 머릿속을 뒤적뒤적해 보세요? 뭐가 보이시나요? 어떤 이는 삶을 좋은 방향으로 보는 '긍정성'이 있을 수도 있고요. 크고 작은 일에 크게 개념치 않는 '담대함'일 수도 있을 겁니다. 무엇이든 하나쯤은 선물이라고 할 만한 것이 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저는 이 지점에서 어떤 선물을 받은 것이 더 좋은 것이냐를 따지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걸 잘 지켜나가야 한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습니다. 왜 남이 떡이 더 커 보인다는 말을 자주 하잖아요. 자신이 받은 선물을 돌볼 생각은 안 하고 남의 것을 탐하다 보면 자신의 선물마저 잃어버릴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겠죠?
음. 저는 '어려운 것을 이해해서 쉽게 설명하는 능력'을 선물로 받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공부하는 것, 그리고 이를 글이나 말로 풀어헤치는 일을 좋아라 합니다. 처음부터 이 능력을 발견했던 것은 아니고 10년 전쯤부터 이런 부분에 다른 사람들보다 관심이 있고 잘 질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선물을 어떻게 고이고이 간직할까 하다가 책도 쓰고 음악도 듣게 되고 그렇게 되었네요. 하하하.
같은 금액의 돈을 주어도 그 돈을 다 잃는 사람부터 돈을 가지고만 있는 사람, 그리고 몇 배를 불리는 사람 등 다양한 모습이 있죠. 이처럼 말이죠 세상이 자신에게 준 선물은 얼추 비슷하더라도 그걸 어떻게 활용하고 발전시키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차만별일 것 같네요. 어찌 보면 받은 선물 자체보다 그 선물을 활용해 자신의 삶을 좀 더 풍요롭고 평온하게 할 수 있느냐의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봐야 할 것 같네요.
지금 여러분은 받은 선물이 뭔지 찾으셨는지요? 그리고 잃지 않고 잘 간직하고 계신가요? 그렇다면 '그 선물을 활용해서 자신의 삶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나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프로야구는 진즉에 끝났지만 <프리미어 12>라는 국제 경기가 있고, 오늘부터 우리나라가 경기에 나섭니다. 퇴근하고 돌아보면 딱 보기 좋게 7시 또는 7시 30분에 경기를 시작하지요. 브런치와 어찌 병행해야 할지 한 걱정이네요. 하하하. 야구보다 브런치 쓰기 신공을 꺼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야구라는 스포츠도 제가 태어날 땐 알지도 못했을 운동인데 지금은 이렇게 좋아하고 있으니 저에겐 큰 선물이라고 할 수 있겠죠?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