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사 김용호 작곡 김동진
안녕하세요?
<가사실종사건> 오늘의 주인공은 '김동진'입니다.
아래 노래 들으시면서 글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https://youtu.be/4 pOMb32 ORN8? si=Pg5 OqCiwiKMFy9 Lt
https://youtu.be/uZH3 GNV1 jVM? si=V_ZBy14 MgT9 aHzk6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내 마음도 따라가라
그대를 만날 때까지
내 사랑도 흘러가라
- 김동진의 <저 구름 흘러가는 곳> 가사 중 -
김동진은 1913년생으로 역사책에 나올 만한 인물입니다. 목사인 가정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교회를 통해 서양 음악을 접하게 되었다고 하네요. 중학교 재학시절 김동환의 시에 곡을 붙인 <봄이 오면>을 작곡한 것이 그의 첫 작품이었습니다. 바이올린, 피아노, 화성학, 작곡, 바리톤, 클라리넷 등 음악 천재의 면모를 갖추었죠.
고등학교 2학년 때 이은상 시은의 <가고파>를 작곡했죠. 사실 이 노래가 더 유명하죠.
일본에서 유학을 했고 만주신경교향악단에 소속되어 있다가 태평양 전쟁 이후 평양으로 돌아와 국립음악학원 교수가 됩니다. 한국전쟁 이후 대한민국으로 와서 군대 음악단을 거쳐 숙명여대 강사를 거쳐 서라벌 예술대학 음악화 교수로 임용되었죠. 이후 경희대로 옮겼고요.
최무룡, 김지미가 주연한 홍성기 감독의 영화 '길은 멀어도'의 주제가였습니다. 촉망받은 작곡가와 소프라노의 사연 많은 사랑이야기가 주된 스토리라고 하네요. 남자 주인공 최무룡이 극 중 젊은 작곡가로 김지미가 소프라노로 나와서 이 노래를 부르게 됩니다.
한국 최초의 클래식 영화를 제작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어다니던 홍 감독이 당시 서라벌예술대학의 교수로 재직 중이던 김동진 작곡가를 만나 만들어진 노래인데요. 그는 이 영화에서 지휘자 배역으로도 직접 출연했다고 하네요. 진짜 이 노래를 불렀던 소프라노 박옥련 씨는 바리톤 김동규 씨의 모친이라고 하고요.
자. 본업인 가사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보겠습니다. 제목이 '저 구름 흘러가는 곳'입니다. 어디일까요? 이샹향이라고 말하면 어떨까 싶네요. 우리 각자의 꿈이 다다르는 곳 말이죠. 혹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뜻할 수도 있고요. 무엇을 넣어도 상관없을 것 같네요.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아득한 먼 그곳/ 그리움도 흘러가라/ 파아란 싹이 트고' 부분입니다. 화자는 지금 서 있는 현실이라는 자리에서 아득히 먼 곳을 꿈꾸며 그리워하고 있습니다. 그곳에는 생명의 탄생이 되는 푸르름이 우거진 곳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꽃들은 곱게 피어/ 날 오라 부르네/ 행복이 깃든 그곳에/ 그리움도 흘러가라' 부분입니다. 싹에 이어 꽃들도 곱게 피어 있는 그곳. 유토피아 같은 세상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행복이 가득할 겁니다. 그곳을 향한 그리움도 저 구름을 쫓아 그곳에서 함께 하길 바라고 있죠.
이 노래의 하이라이트는 '저 구름 흘러가는 곳/ 이 가슴 깊이 불타는/ 영원한 나의 사랑/ 전할 곳 길은 멀어도/ 즐거움이 넘치는 나라/ 산을 넘고 바다를 건너/ 저 구름 흘러가는 곳/ 내 마음도 따라가라/ 그대를 만날 때까지/ 내 사랑도 흘러가라' 부분입니다.
팍팍한 현실을 살고 있지만 화자의 가슴은 그곳에 언젠가는 이르겠다는 희망을 놓지 않습니다. 사는 동안 그것을 품에 안은 채 그곳에 이르는 길이 어렵고 험하더라도 저 구름을 쫓아 산 넘고 바다 건너 그곳에 도착하는 것이 인생의 과업처럼 여겨지네요. 그곳에는 말 못 할 즐거움과 사랑이 기다리고 있어서입니다.
음. 오늘은 '구름과 꿈'에 대해 썰을 좀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름은 멀리서 보면 존재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서 만져보면 잡히지 않을 겁니다. 차갑고 작은 물방울들이 모여 있는 일정한 시간의 현상일 테니까요.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만져질 듯 만져지지 않는 그런 존재죠.
구름은 떠다닙니다. 한 순간도 같은 자리에 있지 않죠. 이 노래에서처럼 산과 바다를 가르기도 하고요. 사막도 도시도 지나갑니다. 한 순간도 고정된 형태가 아니라는 말씀이죠. 우리가 보는 찰나의 순간에는 사진처럼 어느 한 곳에 박혀 있는 듯 하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죠.
그래서일까요. 저 하늘에 떠 있는 해나 달보다도 훨씬 자유롭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에도 막힘이 없이 흘러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죠. 물론 해나 달은 고체라 소멸하는 시간이 제법 길지만 구름은 소멸하는 시간이 턱도 없이 짧은 게 흠입니다.
구름은 때가 되면 비가 되어 땅으로 내려옵니다. 땅에서 수분이 증발해서 하늘에 구름이 만들어지고 일정 조건이 형성되면 비가 되어 다시 내려오죠. 자신이 태어난 땅과는 조금 낯선 곳에서 비로 내릴 것 같은데요. 귀향의 본능은 사람 못지않은 것 같습니다.
우리가 그리는 꿈을 이런 구름의 특성에 대입해 보죠. 우리의 꿈은 늘 변합니다. 어릴 적에는 대통령부터 다양한 꿈들로 1년에 한 번씩도 바뀌고 그러죠. 그러다가 20대에 현실의 벽을 실감하면 현타가 와서 꿈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각박한 현실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면서 마음의 허함을 느끼게 되고 그때서야 잃어버린 자신의 꿈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꿈은 현실과의 괴리가 크면 클수록 위력을 발휘합니다. 지금의 삶이 죽을 만큼 팍팍해도 우리를 숨 쉬게 하는 치료제 같은 역할을 하죠. 꿈이 주는 환상, 격함, 에너지 등으로 인해 현실의 고통에 잠시 눈감을 수 있게 되고 내일을 살게 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의 속박이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죠.
꿈을 꾸는 자는 누구보다 자유롭습니다. 서로의 존재를 증명하는 거울과도 같다고 할까요. 꿈은 현실 너머를 기획하는 일입니다. 지금은 뭐 때문에 안 되고 뭐 때문에 어려운 일들이 꿈에서는 다 가능해지죠. 꿈은 중력이나 물리적 법칙, 사회적 제약 따위가 통하지 않는 유일한 영토니까요.
몸이 억압될수록 우리가 꿈을 그리는 것은 그만큼 자유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꿈을 꾸면 꿀수록 자유로워지는 것도 이런 원리죠. 꿈은 자유에게 지금 삶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자유는 꿈에게 생명력을 부여하고요. 꿈이 실현되는 그날 우리는 자유로운 인간이 될 수 있다고 믿죠.
사람도 꿈처럼 땅에서 나고 땅에 묻히죠. 땅 위에서 일정한 생명 활동을 한 후 어떤 조건이 만들어지면 다시 땅의 성분으로 회귀합니다. 늙어서 고향을 찾고 죽어서 고향 땅이 묻히고 싶은 마음이 마치 구름을 연상시킵니다. 넓은 바다가 나갔다가 알을 낳기 위해 돌아오는 연어도 매한가지고요.
구름의 어원은 '굴움'이라고 합니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마치 둥글게 말린 모양 같다고 표현한 듯한데요. 구름은 하늘에서 굴러다니는 존재, 사람은 땅에서 굴러다니는 존재 이렇게 생각해 보니 재미있네요. 땅엔 숲도 나무도 굴러다니는 것을 막을 수 있지만 구름은 그런 장애물이 없는 공간을 이동하죠.
땅을 굴러다니는 존재인 인간이 몸의 제약을 인식하고 하늘을 굴러다니는 구름에 마음을 투영해 봅니다. 자유롭게 어디론가 흘러서 지금의 세상을 넘어서는 기쁨과 행복이 충만한 곳에 당도하기를 기도해 보는 것이죠. 하지만 모든 구름이 다 원하는 곳으로 갈 수는 없죠. 그 중간 어디쯤에서 소멸하고 말 운명을 가지고 태어났으니까요. 예전에도 말씀드렸지만 꿈이라는 건 꼭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늘에 떠서 가끔 땅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면 되는 것이죠. 평생 꿈을 좇는 사람보다 꿈이 달성된 사람이 더 불행하다는 말도 있죠.
우리가 사는 현장은 땅입니다. 꿈으로부터 비를 내려받아 지금 우리가 사는 땅에서 식물을 잘 가꾸는 일이 필요하지 꿈 자체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하진 못합니다. 비가 한동안 내리지 않아서 농사가 너무 힘들 때 잠깐 고개를 들어 하늘의 구름을 보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집니다. 그게 꿈의 역할이 아닐까요? 꿈은 땅의 수확을 돕는 인류의 최대 발명품이 아닐는지요. 오늘의 브런치는 이것으로 마치겠습니다.
PS. 긴 연휴가 끝나고 다시금 일상입니다. 아직도 쉬고 있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제 어렸을 때의 꿈은 '외교관'이었습니다. 그냥 많은 나라를 구경해 보고 싶은 요량이었죠. 제가 그 꿈을 꿀 당시에는 해외에 나가는 일이 쉽지 않았는데,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가 실현되면서 이미 제 꿈은 이루어진 셈이죠. 하하하. 지금은 꿈은.... 글쎄요. 구름처럼 자유로운 삶? 하하하. 오늘은 이만^*. See you. Coming soon-.